구세군 자선냄비 "신용카드 받습니다"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신용카드’시대가 열렸다.

구세군 대한본영(사령관 이성덕)이 올해부터 현금이 아닌 카드 기부금도 받기로 한 것.

최근 시종식을 갖고 모금활동에 들어간 구세군측은 현재 시범적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 설치된 자선냄비 옆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해 시민 호응을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서울 여의도 증권가,외국인 출입이 많은 대형호텔앞 등 전국 32곳의 자선냄비 옆에 단말기를 추가설치할 계획. 카드 기부는 1000원부터 가능하다.

사이버공간을 통해서도 카드 기부가 가능하다.

구세군 홈페이지(www.salvationarmy.or.kr), 굿모닝인터넷TV(www.goodmorningtv.com), 한빛은행(www.hanvitbank.co.kr) 홈페이지에 자선냄비 항목이 게시돼 직접 자선냄비를 찾지 않고도 신용카드 입금으로 모금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

구세군측은 “신용거래가 정착된 미국의 경우 재작년부터 카드모금을 했다”며 “한국도 신용사회, 정보화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모금형태를 다변화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아직은 낯설어하는 시민이 많은 것 같다”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앞 자선냄비 옆에서는 “참신하다”는 긍정론과 “익명성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돈 많은 사람들만 겨냥한 것 같다”는 부정론이 엇갈린다는 것.

구세군측은 ‘보이지 않는 손의 선행’이라는 자선냄비의 뜻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신용카드로 기부했을 때도 본인이 원할 경우 서명을 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자선냄비는 전국에 191개가 설치돼 있으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자정까지 모금활동이 진행된다. 지난해 모금총액은 13억5000여만원. 올해 모금 목표액은 14억5000만원이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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