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공연티켓 학생들에게 강매 「눈총」

  • 입력 1999년 6월 6일 18시 15분


입장권 강매인가, 교육적 관람 권유인가. 정부예산으로 공연하는 국립무용단의 공연에 전공학생들이 동원되어 말썽을 빚고 있다.지난달 2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백제춤―천년의꿈’이 문제의 공연.

A대 무용학과 학생들과 B대학 한국무용 전공 대학원생들은 공연장 로비에서 청중으로 ‘동원’된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관람하고 리포트를 제출하라는 구실이지만 사실은 입장권 강매에요. 저는 개막일에 이미 봤는데도 또 사야만 했는걸요.”

입장권강매는 무용계의 고질적 병폐. 그러나 ‘국립’무용단만큼은 그동안 이 비난에서 비켜나 있었다. 국립무용단은 공연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왔기 때문. 이번에도 1억9천만원을 지원받았다.

공연결과는 관객동원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 나흘간 5천9백49명의 관객이 찾아 98%의 좌석을 채웠다. 이중 유료 입장객 수는 2천6백70명으로 약 4천만원의 공연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수지면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국립극장의 관계자는 “국립극장은 입장권 강매와 관계가 없다”며 “무용단 관계자 개인 차원에서 벌어진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수호국립무용단장(중앙대 무용과 교수)은 “절대 누구에게 강제로 표를 팔아달라고 의뢰한 적이 없다”며 “대학에서 교육적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공연 관람을 권유했다면 이해할 수 있는 문제 아니냐”고 해명했다.

내년 실시될 국립극장 책임경영화를 앞두고 국립무용단을 비롯한 산하단체는 ‘유료입장객 수를 늘려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알음알음으로 입장권을 판매하면 무용 전공자나 그 가족 친지들만 주로 찾아 관객층의 저변확대는 갈수록 어렵다는 갈수록 어렵지 않을까.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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