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난입사태 이후]MBC 10~30억 손배訴 준비

  • 입력 1999년 5월 13일 07시 04분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에 의해 방송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은 문화방송(MBC) 직원들은 12일 전사적인 강력한 대응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문화방송은 전날 신도들의 방해로 방영하지 못한 ‘PD수첩―이단파문 이재록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을 12일 오후 9시55분부터 방영.

일부 신도들은 방송 직전 문화방송 본사 앞에서 방송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려 했으나 전날 사태의 파문을 의식해서인지 실제로 시위는 벌이지 않아 전날과 같은 충돌은 모면.

7천여명의 신도들은 방송이 나가는 동안 교회에 모여 예배와 기도를 드리며 방송에 대해 애써 무관심을 표명.

한편 교회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방송을 시청한 10여명의 신도들은 방송시간 내내 불만을 터뜨렸으며 특히 신도들의 보증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영적인 생각이 없고 성경을 모르는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이날오전방송국에출근한 직원들은 “이번 사태로 한국방송사에씻을수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며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사법처리가반드시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방송 노성대사장도 “이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사원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어떤 부당한 압력과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방송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문화방송측은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李載祿)목사와 경찰에 연행된 6명의 주동자를 형사고발하는 한편 파손된 시설 등에대한 피해조사를 통해 교회측을 상대로 가까운 시일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결정.

민사소송으로는 △폭행당한 직원의 치료비 및 위자료 △해당방송시간 광고손실분(약 1억2천2백47만원) △시설 장비파손액 10억∼30억원선의 피해보상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제2의 난입사태’에 대비, 문화방송 사옥에 7백5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건물 내부로 통하는 모든 출입구에서 출입자들의 신분과 휴대품을 검사하는 검문검색을 강화.

○ …구로구 구로동에 자리잡은 만민중앙교회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반경 평소와 다름없이 신도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부흥회 예배를 진행. 오전 9시반경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신도들은 단상에서 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우는 30여명의 응원단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며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

○…시민 언론 종교단체들은 12일 문화방송의 PD수첩 방영중단 사태와 관련, 성명을 내고 방송을 방해한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와 재발방지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폭력으로 방송을 방해한 것은 법치주의사회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는 이들을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는 한편 언론사 등 공공기간산업의 경비태세를 총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이현두·이승헌·이헌진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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