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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12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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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산문가, 학자와 소설가로 전방위적 역량을 보여주는 작가 김승희씨가 첫 장편소설을 펴냈다. 문학에 대한 허기와 열정으로 가득찬 작가는 이 소설에서 특유의 시세계인 실존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왼쪽 날개가 약간 무거워 바위위에 혼자 내려앉게 된 새, 양날개의 균형을 잃어버린 새, 이 소설은 그 새를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심의 아스팔트 위에, 책상위에, 어느 빌딩의 복도 위에 내려앉은 그들은 자의로 혹은 타의로 소위 정상궤도에서 탈락하여 일탈의 삶을 사는 존재이며, 세상의 수많은 소수자이고 단독자들이다.
1인칭 주인공 미랑을 중심으로 일거리를 찾다 죽고마는 형윤, 레즈비언 리나, 난자를 팔고사는 윤희, 미혼모 수란등의 삶은 추락과 우수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날아간다.
김승희의 시 속에 이야기가 많았던 것처럼 그녀의 소설 속에는 강렬한 이미지나 상징이 많다. 이 소설 역시 은유와 직관이 빛을 발하는 특유의 문장을 통해 인간존재의 본질에 한층 더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