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채림, 아역티 벗고 성인연기자 변신 성공

  • 입력 1999년 4월 21일 19시 24분


『그 배우는 맨날 똑같다는 말은 정말 싫어요. 팬들이 깜짝깜짝 놀랄만큼 달라지고 싶습니다.』

요즘 자주 등장하는 아역출신 탤런트 채림(21). SBS ‘카이스트’(일 밤9·50)와 19일 첫회가 방영된 KBS2 ‘우리는 길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월화 밤9·50)의 주인공이다. 방영중인 CF가 3편이나 될 정도로 인기바람을 타고 있다.

씩씩하고 똑똑한, 때로는 남자보다 포용력이 있는 ‘남자같은’ 매력이 채림의 특징. MBC드라마 ‘짝’에서 보여준 철부지 여고생 모습과는 딴판이다.

채림의 인기는 아역출신 탤런트의 경우 어릴적 이미지가 짙게 남아 있어 성인 연기자로의 변신이 쉽지 않다는 연예계 속설을 뒤집은 셈이 됐다. 안성기 손창민 최재성 등의 스타들도 아역 이미지를 벗느라 홍역을 치렀을 정도.

‘카이스트’의 연출자 주병대PD는 “채림의 성공비결은 어린 나이에 비해 소름끼치는 욕심과 과감성”이라고 고개를 젓는다.

MBC 베스트극장 ‘딸의 선택’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여고생의 임신과 출산 등 고교 1년생으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두차례의 ‘드라마 결혼’도 그의 연기세계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SBS ‘엄마의 딸’과 MBC ‘수줍은 연인’에서 남편보다 훨씬 똑똑하고 야무진 아내 역할을 했다. ‘수줍은 연인’부터 이름을 박채림에서 채림으로 바꿨다.

“‘딸의 선택’을 통해 병아리가 알을 깨는 것처럼 연기에 눈을 떴어요. 젊은 연기자라고 꼭 청순가련형의 배역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배역이라도 좋아요.”

‘우리는…’을 찍느라 20일 밤을 꼬박 새운 뒤 차에서 잠깐 선잠을 자고난 그는 다시 새벽촬영에 들어가면서도 “평소 잘 먹고 잘 자 연기와 건강에는 문제없다”고 젊음을 자랑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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