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4일은 애인없는 사람들 자장면 먹는 블랙데이』

4월14일은 연인이 없는 외로운 사람들이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

사랑을 나눌 짝이 없어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받지 못한 남녀들이 함께 자장면을 먹으면서 외로움을 달래라는 의미로 수년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일종의 반(反)기념일이다.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패러디에 익숙한 젊은이들은 이날 자신들만의 기념일조차 다시 뒤집어서 일종의 ‘패자부활전’을 벌인다.

‘전국 재미있게 살기 실천협회’는 이날 서울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블랙데이’행사를 열고 선착순으로 뽑힌 30여명의 남녀에게 미팅을 주선한다.

서울 명동 일대 중국음식점은 이날 자장면 매상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재료를 가득 쌓아놓고 자장을 입 주위에 묻혀가며 ‘가식없이 만날’ 남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블랙데이’마저 놓친 짝없는 기러기를 위한 날은 넉넉하다. 카레라이스를 먹는 ‘옐로데이’(5월14일), 포도주를 마시는 ‘레드데이’(10월14일), 오렌지주스를 마시는 ‘오렌지데이’(11월14일) 등이 있기 때문.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