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주제 사라마구 「예수의 제2복음」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24분


예수가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와 동거를 한다…. 요셉이 자기 아들을 죽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십자가에서 죽는 마지막 순간, 예수가 아버지인 하느님에게 속았다고 울부짖는다…. 예수의 피가 그릇으로 떨어질 때 하느님이 그를 조롱한다….

‘예수의 제2복음’(문학수첩)은 91년 발표 당시 “신성모독”이라는 격렬한 비난에 휩싸였던 화제작. 청년 예수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또 다른 성서 ‘제2의 복음’에서 예수는 너무나 과중한 짐을 지고 이땅에 태어나 어떠한 자신의 삶의 기쁨과 인간으로서 의지도 표출할 수 없는, 주체성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음울한 사실주의와 기이한 환상, 그리고 뒤틀린 유머…. 마술과도 같은 현란한 묘사 속에 인간 예수의 고뇌와 번민이 ‘악몽 속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아기 울음소리’인냥 생생하게 들려온다. 이동진 옮김. 문학수첩 펴냄. 전2권. 각 7,800원.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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