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비즈니스, 주인은「더 벌고」 고객은「아끼고」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30분


화려한 성공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요즘 가장 두려운 고민거리는 IMF다. 웬만한 아이디어와 준비만으로 겁없이 창업했다가는 경기침체 여파로 실패하기 십상이기 때문.

IMF한파를 뚫고 성공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은 없을까. 요사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이른바 ‘셀프비즈니스’가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셀프비즈니스란 고객 스스로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하도록 하고 이용료를 받는 사업을 뜻한다. 고객 입장에선 돈 씀씀이를 줄이는 동시에 ‘하는 재미’까지 만끽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낯익은 셀프비즈니스로는 ‘셀프클리닝’ 전문점을 꼽는다. 맞벌이 주부, 미혼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셀프클리닝 전문점은 기존 세탁소를 이용할 때보다 비용이 3분의 1가량 적게 든다.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면 2∼4일 가량 걸리지만 셀프클리닝점의 경우 한두시간이면 충분하다.

올들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셀프세차장’도 이 분야의 유망사업. 중소기업에서 10년간 근무하다 명예퇴직하고 11월 중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셀프세차장 ‘우물’을 차린 김영봉씨(02―202―5250)는 “산뜻한 인테리어로 고객들에게 세차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주고 있다”며 “주택 밀집지역이나 자동차로 출퇴근할 때 눈에 잘 띄는 부지를 고르는게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충고했다.

셀프세차장은 넓은 부지를 임대해야 하고 세차기계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창업비용이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매출액중 90% 가량이 순이익이라는 점은 이 사업만이 가진 매력이다.

경기도 성남 중동의 셀프해물요리체인점 ‘백의민족’(0342―749―4310)도 IMF이후 급성장한 곳.손님이 직접 원하는 음식재료를 골라 미리 준비된 양념으로 맛과 조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김범중사장은 “기존 음식점은 종업원이 5,6명 필요하지만 셀프방으로 바꾼 뒤 2,3명이면 충분해 인건비를 줄인 만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밖에도 애완동물셀프목욕탕,고객 스스로 취향에 맞는 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DIY맥주양조장 등 다양한 셀프비즈니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셀프비즈니스 100% 활용하기〓셀프요리점처럼 기존 사업에 셀프비즈니스를 응용해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SK, LG정유 주유소에서 고객이 직접 주유를 하고 휘발유값을 할인받는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것이 한 사례. 사업 내용에 따라 고객이 스스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셀프’로 바꾸고 그만큼 인건비를 줄이는 게 포인트. 음식점 세탁소 인테리어 커피전문점 여행업 등 셀프비즈니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은 무궁무진하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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