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급발진 또 날벼락…탤런트 송승헌씨車에 4명 부상

  • 입력 1998년 11월 5일 19시 17분


계속해서 일어나는 자동차 급발진사고. 전자파가 그 원인일까. ‘날벼락’의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또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에 사고를 낸 차는 탤런트 송승헌씨의 국산 고급승용차. 지난달 24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밤나무골 시장 근처에서 송씨의 아버지 송세주(宋世主·56)씨가 시동을 거는 순간 급발진했다. 그러면서 3m 앞 간이 구두수선소와 행인 2명을 치고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승용차 등과 충돌한 뒤 도로 건너 약국건물 기둥에 부딪치며 멈췄다. 이 과정에서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할머니 2명과 충돌 차량에 타고 있던2명 등4명이다쳤다.

송씨측은 급발진 사고로 신고했으나 경찰은 “차량결함을 밝히기 어렵다”는 이유로 운전자 과실로 일단락지었다.

이 사고로 탤런트 김수미씨 소유 외제고급승용차의 급발진 사고 원인규명에 나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아직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가지 소득이 있다면 전자파가 자동변속장치 등에 영향을 미쳐 이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개연성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

미국식 공식시험기준(SAE)에 맞춰 실시한 시험 도중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시동이 꺼지거나 최고 48%까지 속도가 증가했다. 그러나 국과수측은 △속도 증가에 걸린 시간이 20초 정도여서 급가속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시험기준과 다른 조건에서 급가속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 관계자는 “도로상에서는 자동변속기 차량이 다양한 주파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급발진사고는 언젠가는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정밀기계연구소의조한상(趙漢相)박사는이번조사결과에 대해 “승용차의 ‘두뇌’인 변속기제어장치(TCU)와 엔진제어장치(ECU)에 대한 전자파 장애 가능성에 대해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시동걸 때 발생하는 급발진 사고는 94년부터 소비자보호원과 교통문제연구시민모임에 수입차와 국산차를 포함해 1백20여건이 접수된 상태며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없으며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교통문제연구시민모임의 오경섭(吳敬燮)사무국장은 “자동변속기 차량이 늘면서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정부와 자동차제작사가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달·이헌진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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