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대통령 「알뜰」…투숙 신라호텔서 수건6장만 썼다

  • 입력 1998년 9월 19일 07시 18분


“역대 VIP중 제일 ‘짠’ VIP.” “IMF형 지도자의 모델.”

18일 한국을 떠난 로만 헤어초크 독일대통령의 검소한 생활태도를 보고 서울 신라호텔의 직원들 사이에 오갔던 말들이다.

헤어초크대통령은 15일 내한해 공식 비공식 수행원과 특별초청인사 등 76명의 독일측 인사와 함께 3박4일간 이 호텔에 묵었다. 투숙했던 최고급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떠날 때까지 그가 사용한 물건이라곤 하루 수건 2장씩 모두 6장이 전부. 이 방에는 매일 20장의 수건이 비치된다.

미니바는 물론이고 욕실에 비치된 세면도구와 화장품에도 일절손을 대지 않고 가져온 물품만 사용했으며 한차례도 룸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 단 1원의 추가비용도 없었다는 것.

또 객실에서 나올 때는 직접 전자제품과 전등의 전원을 일일이 점검해 끄는 모습을 보였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이 룸의 숙박비(하루 4백50만원)와 추가비용도 모두 초청자인 한국측 부담.

그는 16일 점심, 17일 저녁에 호텔측에서 VIP를 위한 특별식사를 준비했으나 매번 피자 한판만을 주문해 일행과 나눠먹었으며 다른 식사도 3,4가지 메뉴로 간단히 들었다.

심지어 ‘말’까지 아껴 영어로 ‘Thank you’라는 역대 국빈급 중 가장 짧은 투숙소감을 남겼다. 또 일행 76명 가운데 의류세탁 서비스 이용은 단 3건이었으며 룸서비스는 커피를 시킨 것 뿐이었다.

VIP전담 지배인인 박경선(朴敬善·40·여)씨는 “지금까지 1백3명의 대통령과 총리 등 국빈을 담당했으나 이렇게 ‘남의 돈’까지 아끼는 알뜰한 사람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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