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다른 뮤지컬 3편 이달말부터 일제히 개막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29분


뮤지컬 팬들에게 올가을은 ‘알찬 식탁’이 차려진 계절이다. 공들여 제작된 3편의 개성 다른 뮤지컬이 8월말부터 일제히 개막돼 관객몰이에 나선 것.

3파전에서 선제공격에 나선 작품은 창작 록뮤지컬 ‘하드록카페’. 가난한 기지촌 아이가 록가수로 성장하기까지의 도전과 좌절 재기의 과정을 그렸다. 한국형 ‘헝그리 록’의 정신을 연기하는 것은 인기 록가수 윤도현. 그의 연인으로 폭발적 열정을 지닌 최정원(지원역)이 나온다.

‘하드록카페’가 겨냥하는 관객층은 20, 30대의 록 애호층. TV 드라마PD 황인뢰가 연출한다. 10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5―3978

스타 동원이나 음악적 완성도로는 체코 뮤지컬의 번역인 ‘드라큘라’도 만만치 않다. 학살의 죄 때문에 ‘영원히 죽을 수 없는 흡혈귀’로 저주받은 드라큘라백작의 삶이 중세의 성과 20세기 카지노로 시공간을 달리하며 전개된다.

드라큘라 역에는 뮤지컬배우 박철호와 록가수 신성우가 더블 캐스팅됐다. 음산함과 에로틱한 매력, 폭력성과 고독을 동시에 지닌 드라큘라를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낼지가 공연성공의 관건이다. 드라큘라의 영원한 연인 역은 서지영과 브로드웨이에서 ‘미스 사이공’의 킴으로 활약했던 이소정이 맡는다. 음악은 부드러운 발라드풍. 체코필하모닉의 녹음 반주가 유장함을 더한다. 9월12∼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02―747―6093

3파전의 마지막 경쟁작인 ‘의형제’에는 연출자 김민기(극단 학전 대표)를 빼면 ‘스타’가 없다. 그러나 학전의 전작 ‘지하철 1호선’‘모스키토’등이 비평가등의 예상을 뒤엎고 장기공연의 기록을 세웠듯이 이번에도 완성도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83년 영국에서 초연된 ‘Blood Brothers’의 번안. 출생의 비밀을 모른채 부잣집과 가난한 생모밑에서 갈려 자란 쌍동이가 끝내 서로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비극을 담았다.

연출자 김민기가 내세우는 강점은 ‘우리 이야기’라는 것. 원작의 줄거리를 모두 수정해 피난지 부산부터 70년대말 서울까지의 한국현대사를 불행한 한 가족사와 씨줄 날줄로 엮어냈다. 9월1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그린소극장. 02―763―8233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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