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장 터진다… 전력차 줄어 박진감 넘쳐

  • 입력 1998년 8월 5일 19시 09분


“10년만에 처음 관중앞에서 경기해봅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조승연 전무는 5일 사천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98한국여자농구 여름리그 개막일인 지난달 28일과 29일 장충체육관의 관중이 하루평균 3천5백여명, 지난 주말 의정부체육관은 1천2백여명. 4일과 5일 사천실내체육관은 1천5백여 좌석이 모자라 통로에까지 관중들이 빼곡이 들어찼다.

WKBL이 당초 목표로 한 관중은 하루 평균 1천명. 아직 여름리그 일정의 절반이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성공작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원주에서 열린 실업연맹전과 12월 종별선수권대회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대회기간 내내 전체관중이 1천명을 넘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96년 4월 춘계연맹전에선 8일간 유료관중이 5백명에도 못미쳤고 단 10명뿐인 날도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여자농구 관계자들이 흥분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WKBL 손정웅 사무국장은 “농구대잔치에서 가득찼던 팬이 여자경기가 시작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곤 했다”면서 “준결승 경기도중 빨리 끝내라는 팬의 야유를 받은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는 벼랑끝에 몰린 여자농구 관계자들의 마지막 승부수. 그리고 그 ‘도박’은 적중한 셈이다.

여자농구에 갑자기 관중이 몰린 것은 해체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해 팀간의 전력차가 줄어들었고 규칙을 개정,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게 됐기 때문.

특히 4일 열린 현대산업개발 대 신세계의 경기는 남자농구에서도 보기 드문 명승부로 기록됐다.여름리그의 성공에 고무된 WKBL은 내년부터는 대회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 일본 중국 호주의 클럽팀을 초청, 우승상금을 걸어놓고 국제규모로 대회를 치른다는 것이다.

〈사천〓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