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램버트 댄스 컴퍼니 내한공연…「현대무용 진수」선사

  • 입력 1998년 5월 11일 09시 39분


“이 춤을 보는데 지식은 필요 없다. 단지 즐기면 될 뿐.”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 램버트 댄스 컴퍼니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19∼22일 오후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신체의 역동적 리듬감과 유연한 몸동작으로 유명한 ‘램버트’. 지극히 현대적인 면모와는 달리 의외로 긴 역사를 가졌다. 러시아 무용수 디아길레프가 창단한 근대무용의 산실 발레 뤼스가 해체된 뒤인 26년 이 무용단 출신의 마리 램버트가 발레단을 세웠다. 탄생부터 ‘봄의 제전’으로 대변되는 혁신적 춤의 정통을 잇게 된 것.

램버트 댄스 컴퍼니가 뚜렷한 색깔을 드러낸 것은 66년. 고전 발레 레퍼토리를 포기하고 새로운 형식의 춤을 시도하면서부터다. 오늘날 램버트 댄스 컴퍼니는 독일의 피나 바우쉬 무용단과 함께 유럽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양대 주자로 꼽힌다.

내한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세편. 첫무대 ‘에어스(공기)’는 헨델의 음악 10곡을 바탕으로 안무한 작품이다. 공기처럼 신선하게 다가오는 헨델의 음악이 빠르기 균형감 등 온갖 요소를 통해 밀고 당기는 변화무쌍한 춤을 낳는다.

두번째 무대는 ‘스트림(흐름)’. 구체적 내용 없이 추상적인 움직임으로 치밀하게 계산해낸 다섯 장면의 춤이다.

세번째 무대 ‘루스터(수탉)’는 귀를 찢는 듯한 롤링 스톤스의 음악을 배경에 깐 작품. 털갈이하는 어린 수탉을 10대의 젊은 사내아이들에 비유했다. 사내들은 여자에 대해 호기심이 많지만 정작 여성에게 다가가자니 어색하고 두렵기만 하다. 어색한 정장을 입고 어른흉내를 내는 풋내기들. 막 털갈이를 해 풋내가 풍기는 깃털을 뽐내는 젊은 수탉과도 같다.

램버트 댄스 컴퍼니의 자랑은 엄격한 선발과 훈련.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유럽 각국에서 정예 무용수를 선발한다. 현대무용이 주레퍼토리임에도 엄격한 고전발레의 기량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어떤 장르, 어떤 안무가에게도 관계없이 자유자재로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기량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

현재의 예술감독인 크리스토퍼 브루스는 탄탄한 춤동작에 사회비판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안무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중 ‘스트림’ ‘루스터’ 두 작품도 그의 안무. 02―580―1234(예술의 전당)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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