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키드 북 포럼]「날아라…」「생명이 들려준…」

  • 입력 1997년 8월 23일 08시 07분


작은 것의 아름다움, 생명의 고귀함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시각과 자신감을 가져다 주는 창작동화집이 나왔다. 사계절에서 펴낸 「날아라 된장잠자리야」(조성자 지음)와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위기철 지음). 「날아라 된장잠자리야」. 된장잠자리 「홀짝이」는 공장폐수로 인해 한쌍의 날개만 달고 태어난 불구 잠자리. 날아다닐 때도 친구들보다 느려 늘 따돌림을 당한다. 그래서 홀짝이의 하루하루는 외롭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꾸벅꾸벅 졸고 있던 홀짝이는 웬 소리에 놀라 화들짝 잠에서 깼다. 홀짝이를 잡아 먹으려고 노려보는 나방 한마리. 가슴이 철렁, 엄마 아빠를 불러야하나. 도망갈 여유도 없고 아, 싸워야 하는구나. 홀쭉이는 점점 힘이 빠져갔고, 이렇게 잡아 먹히고 마는건가. 아니다, 힘을 내야 한다. 힘차게 날갯짓을 하다보니 나방도 힘이 빠졌잖아. 조금만 더, 나방이 드디어 슬그머니 도망을 치는 게 아닌가. 해냈구나. 이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할 수도 있겠구나. 홀쭉이는 높이 날아올랐다.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 철이는 어느날 꿈 속에서 아기도깨비를 만났다. 이 도깨비는 울면서 도깨비방망이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다음날 철이는 친구들과 함께 과학자 사장님 작가선생님 술주정아저씨 등을 찾아다니며 도깨비방망이가 어디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도깨비가 실제로 있는 것인지 열띤 토론도 벌였다. 「금나와라 뚝딱」 하면 금이 나온다는 도깨비방망이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커져만 가고. 그러면서도 도깨비방망이는 착한 사람한테만 나타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이광표기자〉 ▼ 조월례(아동문학평론가) ▼ 아쉽게도 지금 우리 아이들은 생명의 아름다움이나 경외심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도 적지 않다. 이런 아이들에게 이 세상 모든 생명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주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때로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야 하고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해야 함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어린이문학의 본령이고 이런 점에서 「날아라 된장잠자리야」와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책들은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언뜻 진부해 보이는 주제를 싱싱하게 살려내고 있다. 「날아라 된장잠자리야」는 개미 무당벌레 잠자리 돌멩이 등 우리 주변의 작은 생명과 사물을 의인화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나하나의 생명들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결국에는 당당히 승리한다. 때로는 다른 생명들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는 아이들의 일상으로 뛰어들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이들은 현실에서 고민과 갈등을 겪게 되고 그것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에 공감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생명 죽음 따위의 무거운 주제를 논리적이면서도 탄력있는 언어로 새롭게 재구성함으로써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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