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더위…나른함…스트레스…고3이여 「苦3」이여

  • 입력 1997년 7월 8일 07시 55분


「날은 덥고 공부는 안 되고…」. 고3학생들의 더위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더워서 짜증만 나는 데다 시시때때로 졸립고 몸은 나른해 축 처지고…. 「고3은 체력싸움」이라던데, 여름을 잘 나야 된다던데, 걱정만 앞선다. 무더위보다야 장마철이 오히려 낫다지만 눅눅한 공기가 짜증을 돋운다. 쉬는 시간에 도시락 후딱 까먹고 가만 앉아 책을 들여다보자니 소화는 안 되고 도시락 두 개씩 싸오기가 귀찮아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자니 몸이 축난다. 성적은 안 올라 불안하고 초조한데 뜻대로 공부는 안 되고…. 도대체 언제 이 지긋지긋한 공부가 끝날까. 수험생의 엄마들도 마찬가지. 여름이라고 아이 입맛 떨어지지 않게 도시락 반찬 고민하랴, 몸 보할 영양식 챙기랴, 부쩍 짜증이 는 아이 눈치보랴 스트레스가 만만찮다. 누구는 아침저녁으로 영지버섯 달여주고 「고3탕」도 먹인다던데…. 고3학생들과 엄마들에게 전문가와 대학신입생이 들려주는 수험생 여름나기 비법을 모아보았다. 연년생 남매의 고3 뒷바라지를 끝낸 요리연구가 전정원씨는 『인스턴트 식품을 거의 안 먹이고 여름철엔 곰탕 삼계탕 닭죽으로 영양 보충을 해줬다』고 일러준다. 야식으로는 잣죽 호도죽 전복죽 등 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이나 미숫가루물을 주었다고. 기억력을 높이는 데는 두부 된장찌개같이 콩이 들어간 식품, 두뇌회전을 높이는 데는 고등어 꽁치같은 붉은살생선이 좋고 피로회복에는 시원한 오미자화채가 일품이란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과장은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지 말고 특히 아침식사는 반드시 하라』고 말한다. 오전 10시∼오후 4시에는 더위 먹기 쉬우므로 외출을 삼가고 낮잠을 20∼30분 자는 것도 좋다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허봉렬과장은 『매일 30분 정도 짬을 내 맨손체조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커피는 하루 1,2잔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수면을 방해해 피로가 쌓이기 쉽다. 각성제는 절대 금물. 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 뒤 6∼7시간 숙면을 취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학생건강클리닉의 김덕곤교수는 『정신적 소모가 많으면 전반적인 몸의 신경기능이 예민해지고 약해진다』며 여름철 피로회복 음식으로 맥문동 오미자 인삼을 2대1대1로 넣어 달인 생맥산이나 삼계탕을 권한다. 머리가 무거울 때는 목 뒷부분이나 관자놀이, 발바닥 한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을 꾹꾹 눌러주라고. 대학와서 몸무게가 4㎏ 빠졌다는 우수연양(이화여대 법학과 97학번)은 『살찔 걱정 말고 뭐든지 잘 먹으라』고 조언한다. 공부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이더라도 「막판에 성적이 오르겠지」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여름방학 때는 전과목 얇은 문제집을 택해 정리했다. 공부가 정 안 될 때는 서울대를 찾아와봤다는 엄익천군(서울대 기계공학부 97학번)은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어쨌든 3일은 지킬 테니 계획을 꼭 세워가며 마음을 다잡으라』고 말한다. 김은희양(서울대 건축학과 97학번)은 『친구들과 같이 얘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하기도 했다』며 『모의고사 성적에 집착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하라』며 「파이팅」을 외친다. 〈윤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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