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욱진화백 그림 「사람」, 日서 돌아온다

  • 입력 1997년 6월 20일 08시 26분


영원한 동심의 작가로 불렸던 고 장욱진화백(1918∼1990).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설립을 앞두고 그의 그림 한 점이 일본에서 돌아온다. 지난 64년 장화백이 일본인 다나카(田中香浦)에게 선물했던 그림. 「사람」이란 제목의 5호크기 작품이다. 다나카는 지난 63년 일본의 한 불교종파인 국주회(國主會)의 회장이 됐다. 일본불교가 한국에서 전래됐다고 믿어온 그는 한국에 사은비(謝恩碑)를 세우기로 하고 몇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충남 부여에 사은비를 세운 그는 이때 장화백을 만났고 그림 선물도 받았다. 이 그림은 지난 95년 장화백의 5주기 추모전(서울 호암아트홀) 때 잠시 서울로 왔다가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나카가 별세하고 국주회 회장은 그의 아들(田中暉丘)이 이어 받았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을 설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림을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그는 『지진이 많아 언제 파손될지 모르는 일본에 있는 것보다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나카회장을 비롯한 국주회회원 35명은 그림을 전달하기 위해 20일 한국에 온다. 이들은 이날 오후 경기 용인시 구성면 마북리에서 장화백의 미망인인 이순경여사에게 그림을 전달한다. 이곳은 장화백이 마지막으로 작품활동을 한 장소. 이들은 21일 부여를 찾아 사은비를 참배하고 23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한편 금년중 설립될 것으로 보이는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은 마북리에 미술관을 건립하는 등 그를 기리는 사업을 하게 된다. 이사진은 이순경 최경한 윤명로 최종태 이만익 이호재 김형국 김동건 조영동 맹인재씨 등. 장화백의 아들인 장정순교수(인하대의대·생화학)는 『재단기념사업의 하나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상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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