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내는 것은 무엇일까. 메이저리그 박찬호 선수의 강속구? 아니면 골프신동 타이거 우즈의 멋진 드라이버 샷? 놀랍게도 배드민턴에서 스매싱할 때 속도가 가장 빠르다. 무려 시속 3백㎞. 그러나 이것도 자동차경주에 비하면 한수 아래.
자동차 경기의 최고봉인 F1그랑프리의 속도는 배드민턴의 스매싱 속도보다 빠른 시속 3백20㎞.
시속 3백㎞가 넘는 속도로 달리게 되면 머리와 목에 받는 중력은 평소보다 4∼5배 증가한다. 전투기 조종사가 받는 중력과 마찬가지다. 또한 쉴 새 없이 꼬불꼬불한 코스를 파악해야 하는 시력은 평상시 1.5에서 0.1로 떨어진다. 맥박은 평소의 3배 가까이 올라가고 섭씨 50도되는 운전석(경기용 차량에는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다)에서 불에 타지 않는 경주복을 입고 거의 2시간을 운전해야 한다. 1천분의 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 순간의 실수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가 없다. 관전하는 사람들은 즐겁지만 카레이서들은 그야말로 「인간 마루타」가 된다.
카레이스가 엄청난 운동량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체중의 감소에서도 잘 알 수 있다. 70㎏의 프로테니스 선수는 2시간의 격렬한 경기 후 2㎏의 체중이 감소한다. 마라톤 선수의 경우는 4∼5㎏, 카레이서는 3㎏의 체중이 감소한다. 또한 마라톤이나 테니스가 계속 움직여 근육이 자체적으로 경기중 피로를 풀어가는데 반해 카레이서는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축적이 훨씬 더 많다.
〈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