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평화의 소」신방차렸다…건강 회복 2살된 암소와

  • 입력 1997년 5월 29일 07시 57분


「평화의 소」가 건강을 회복하고 신방을 차렸다. 지난해 8월 대홍수때 북한에서 떠내려온 뒤 비무장지대인 경기 김포군 월곶면 유도에서 빈사상태로 발견돼 지난 1월17일 우리 군에 의해 구출된 황소가 최근 기력을 완전히 회복하고 두살짜리 암소와 신방을 차렸다. 북한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소가 상처투성이로 유도에서 신음중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소의 해에 소를 굶겨죽일 수 없다』며 『남북관계의 상징성을 생각해서라도 소를 살리자』는 여론이 돌았다. 지난 1월 17일 해병 청룡부대 장병들이 암호명 「부엉이 작전」을 수행해 구출해낸 황소는 왼쪽 발목에 고름이 흐르고 몸 구석구석에 상처가 심한가 하면 몸무게가 2백50㎏ 정도일만큼 빼빼 말라 있었다. 경기 김포군은 이 소를 남북의 평화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로 이름짓고 인천소재 국립동물검역소에 보내 15일간 검역과 진료를 받게한 다음 월곶면 포내리의 한우사육농 金吉中(김길중·48)씨 축사로 옮겨 관리해 왔다. 수의사 鄭秀一(정수일·55)씨가 매주 2회 진료와 사육일지를 작성하며 보살피는 등 정성을 들인 탓인지 황소의 건강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현재 체중은 구출 때보다 2백㎏이상 늘어난 4백67㎏이며 발굽이 잘라졌던 왼쪽다리도 굳었다. 김포군은 지난달말 이 황소에게 두살된 암소를 붙여 신방을 차려줬다. 정씨는 『짝짓기는 했지만 수태 여부는 다음달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가 발견됐을 당시 우리측은 처음 『남한은 여물을 보내고 북한은 암소를 보내 유도에서 함께 살도록 하자』고 제의했다가 관리상의 어려움과 북한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포기하고 황소를 구출했었다. 김포군은 농촌지도소 부근에 오는 6월말까지 특별 우사를 마련, 「신방 차린 평화의 소」를 공개한다. 〈김포〓이헌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