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족나들이/흑산도]섬마다 스민 전설 뱃길 답사

  • 입력 1997년 5월 1일 09시 16분


한반도 남서쪽 끝단의 목포항에서 93㎞ 떨어진 대흑산도.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오죽 검게 보였으면 흑산도라고 했을까. 예전에는 목포항을 출발해 대흑산도까지 예닐곱 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항로였다. 그러나 요즘은 1시간반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대흑산도는 해안선의 길이가 41.8㎞에 이르는 제법 큰 섬. 이 섬을 중심으로 동쪽 9㎞ 지점에 「영산팔경」으로 유명한 영산도가, 동북쪽 7㎞지점에는 다물도와 대둔도가 있다. 홍도는 서쪽으로 24㎞ 떨어져 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될 만큼 크고 작은 1백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흑산군도. 그곳에 가면 기암괴석과 검은 입을 떡 벌린 동굴들이 널려 있다. 먼저 영산팔경으로 유명한 영산도로 뱃길여행을 떠나자. 대흑산도의 예리항 선착장을 출발, 등대섬을 돌아 파숫문에 닿은 후 비류폭포와 천연석탑, 석주대문(石柱大門)을 거쳐 용생암굴로 돌아오는 2시간 코스. 오랜 세월 바닷물에 씻겨 빚어진 규암과 사암의 벼랑(해식애·海蝕崖)이 압권이다. 이중 제7경인 석주대문은 영산팔경의 하이라이트. 바닷물이 바위를 씻어내 만든 돌문이다. 「대문바위」라고도 불리는 이 문을 유람선으로 통과하는 즐거움은 영산팔경 나들이의 절정. 대흑산도 동북쪽에 있는 촛대바위와 칠성동굴 학바위 등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해상관광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대둔도와 다물도 사이를 유람선으로 빠져나오면 푸른 바다 위에 솟아있는 50m 높이의 촛대바위가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화창한 날, 이 바위 위에 하얀 구름이 걸쳐있을 때는 마치 촛불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원숭이바위와 도승바위 쌍용동굴을 지나면 장보고가 뱃길의 안전을 빌기 위해 칠성탑을 쌓아놓고 용왕제를 모셨다는 칠성동굴에 이른다. 입구는 하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7개의 동굴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가는길〓목포항에서 대흑산도로 가는 쾌속선은 모두 세척. 오전 7시20분에 첫 배가 출항하고 8시, 오후 1시20분, 2시 등 네차례. 흑산도의 유람선(2척)은 대둔도와 다물도를 하루 세차례(오전8시, 오후1, 5시) 도는 1코스와 영산도를 부정기적으로 순회하는 2코스가 있다. 각각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요금은 중고생 이상 각각 8천원(초등학생 4천원). 문의 흑산도 해상관광유람선. 0631―75―9115 ▼먹을 거리〓흑산군도의 명물은 단연 홍어. 예리항 선착장 주변의 낙원식당(0631―75―9042)이 유명하다. 가늘게 채를 썬 무와 미나리를 홍어에 섞어 무쳐내는 홍어회와 홍어찜이 각각 4만원(5인 기준). 〈신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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