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젤 워싱턴,코믹영화 「프리처스 와이프」서 주연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3분


「로스앤젤레스〓朴元在기자」 덴젤 워싱턴은 할리우드의 흑인배우 가운데 가장 지성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연기자다. 「펠리칸 브리프」 「크림슨 타이드」 「커리지 언더 파이어」 등 주요 출연작에서 그는 치밀하고 논리적이며 정의감에 투철한 캐릭터로 「흑인은 무식하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흑인관객들은 덴젤 워싱턴의 성공에 흐뭇해하고 백인들도 그의 스타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워싱턴은 흑인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과 함께찍은영화 「프리처스 와이프」(The Preacher's Wife)에서 종전과 다른 스타일의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내년초 국내에 개봉될 이 영화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더들리(덴젤 워싱턴)와 목사의 아내 줄리아(휘트니 휴스턴) 사이에 펼쳐지는 플라토닉 러브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았다. 지난 14일 오후4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윌셔호텔 6층. 인터뷰장에 먼저 도착한 덴젤 워싱턴은 『쿠키가 아주 맛있다』며 『여러분 몫을 남겨 놓았으니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조크를 던졌다. ―이 영화는 당신이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3년전 내 프로덕션에서 원작을 검토한 뒤 영화로 꾸미는 작업에 들어갔다. 여주인공으로 줄리아 로버츠를 캐스팅할 생각도 있었지만 결국 휘트니가 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개인적으로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었다』 ―작품의 주제를 요약한다면…. 『요즘 영화가 잊고 있는 것들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다뤘다. 사람을 총으로 쏘고 칼로 찌르는 액션물이 유행이지만 관객들은 그럴수록 순수한 영혼의 이야기를 갈망한다. 늘 착하게 살면 우리 모두 천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실제로 기적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하늘에서 누군가가 나를 찾아오는 식의 기적은 물론 없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과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바로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백인관객들은 흑인이 주연한 영화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과 외모가 다른 사람이 등장하면 공감을 느끼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재미있고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면 인종차이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성가대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는데 당신의 노래실력은…. 『내가 만약 성가대에 가입하면 대원들이 모두 탈퇴할 것이다(웃음). 진짜 음치다. 촬영하면서 휘트니가 어찌나 부럽던지…』 워싱턴은 『며칠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만나 다음작품 출연문제를 논의했다』며 『당분간 심각한 영화보다는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영화 위주로 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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