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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인생]북한 전문음식점 운영 귀순요리사 강봉학씨

입력 1996-10-24 20:16업데이트 2009-09-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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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康秀珍기자」 귀순 요리사인 강봉학씨(36)에겐 맛이 곧 고향이다. 감자막가리만두 아바이순대 농마냉면 가자미식해…. 고향인 함경도 음식들을 만들 때마다 그는 고향생각이 물씬물씬 솟는다. 지난 92년 귀순한 강씨는 지난 7월 대전 변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북한음식전문점인 「봉학관」(042―527―7778)을 열었다. 『주로 고향인 함경도 음식들이에요. 단골손님의 70%정도가 실향민들이죠. 고향의 맛을 찾아 멀리서 오시는 분도 많아요』 함남 신포출신인 그는 함남체육전문대를 졸업하고 한동안 안전국(우리의 경찰서에 해당)에서 근무했다. 요리인생이 시작된 것은 86년 러시아에 있는 후방공급소에서 일하면서부터. 1m75의 키에 다부진 체격조건이 눈에 띄어 임업대표부 간부식당의 웨이터로 뽑혔다. 『주방이 바쁠 때는 웨이터도 요리를 거들었는데 어느날 주방장이 「너는 손맛이 난다」며 요리사를 하라고 시켜서 음식을 배우게 됐죠. 북한에서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요리사가 아주 선망받는 직업이에요』 요리솜씨가 좋았던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그는 곧 간부식당의 요리사로 발탁됐다. 귀순한 뒤 그는 경희호텔전문대 조리과에 입학, 정식으로 한식을 배웠다. 『북한 음식은 기후의 영향 때문에 발효식품이 발달하고 감자나 메밀을 이용한 것이 많아요. 남쪽 음식은 맵고 짜고 맛이 강하지만 북쪽은 양념보다는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는 편이죠』 함경도 음식은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흔히 알려진 함흥냉면은 이북에서는 「농마냉면」이라 한다. 농마는 녹말의 함경도 사투리. 또 아바이순대도 함경도 음식인데 남한에서는 당면을 넣고 만들지만 본고장에서는 당면대신 찹쌀과 입쌀만 넣는다. 함남의 전통음식인 감자막가리만두는 강씨의 자랑거리. 감자로 만두피를 하고 당면 부추 돼지고기 등으로 소를 해 만든 이색만두다. 실향민들이라면 보기만 해도 저절로 군침이 도는 가자미식해도 이북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다른 이야기는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던 그는 가자미식해 요리법에 대해 묻자 「청기와장수」처럼 입을 다문다. 가자미와 무를 푹 삭힌 뒤에도 아삭아삭한 맛을 그대로 살려두는 것이 바로 자신만의 「노하우」라는 것. 최근에는 광주에서 열린 김치대축제에 참가, 팔도전통김치부문에서 우수상을 탔다. 그는 『남한사회에서 혼자 힘으로 뭔가 해낸 것이 뿌듯하다』며 『내년쯤 서울에도 북한음식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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