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핵심소재인 연료전지의 분리막(전해질막)의 성능을 기존보다 44%나 높인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에 수소기술 선진국에서만 가능한 전해질막 개발 기술이 국산화될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헨켄스마이어 디억 수소·연료전지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고온형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인 전해질막의 성능 높이고 전압손실을 낮춘 ‘파라·폴리벤즈이미다졸’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100℃ 이하에서 작동하는 저온형과 180℃ 부근에서 작동하는 고온형으로 나뉜다. 고온형은 작동 시 발생하는 열을 버리지 않고 메탄올과 같은 연료를 수소로 변환하는 공정에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를 다시 연료전지 에너지원으로 재사용한다. 저렴하고 운반이 쉬운 메탄올은 수소변환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메탄올 개질기와 결합된 고온 연료전지는 기존 디젤 발전기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65%나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이 집중한 ‘고온형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는 이온전도성 고분자막을 이온전달 전해질로 사용한다. 고온형 연료전지가 상용화되려면 높은 전력밀도와 내구성이 필요하다. 고온형 연료전지는 이온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인산이 첨가된 폴리벤즈이미다졸(PBI)계 전해질막이 사용되지만 PBI계 분리막은 연료전지가 작동되는 고온에서 인산에 용해됐다. PBI는 열적·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 방화복이나 우주복 등에 쓰이는 고분자 재료다.
KIST 연구진은 고분자막의 안정성과 전도성을 높이기 위해 황산 분자에서 하이드록시기가 떨어져 나간 구조의 원자단인 ‘설폰산기’를 폴리벤즈이미다졸에 부착하고 열을 가해 고온에서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고분자막을 만들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분리막은 160˚C의 인산에서도 용해되지 않았다. 또 기존의 다른 분리막보다 44% 더 높은 전도성과 전력밀도를 보였다. 시간에 따른 전압감소도 63%나 더 낮아 내구성도 개선됐다.
KIST 헨켄스마이어 디억 박사는 “고온용 고분자 전해질막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이나 기술적인 장벽이 높아 현재는 소수의 국가에서만 생산 가능한 실정”이라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전해질막의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KIST 주요사업과 덴마크 혁신기금·한국녹색기술센터가 지원한 사업으로 수행됐으며, ‘멤브레인 사이언스 저널’(Journal of Membrane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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