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경선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장이 바로 북한 대표팀의 숙소인 도하 쉐라톤 호텔이기 때문이었다.
만남의 주인공들은 안영학(가시와)-량용기(센다이) 듀오. 이들은 지난 시즌 일본 J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북한 축구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안영학은 오미야에서 17경기를 소화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시와 레이솔로 이적했고, 량용기는 작년 34경기에 나서 11골-8도움의 탁월한 공격 감각을 뽐냈다.
공교롭게도 아시안 컵 기간 중 둘은 룸메이트로 생활한다. 그래서일까. 한 목소리로 북한 대표팀의 선전을 다짐했다.
“우린 아주 좋은 꿈을 꾸고 있다. 우리가 속한 D조에 이란, 이라크 등 강호들이 즐비해서 모두 어렵다고 보지만 하면 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을 이끌었던 김정훈 감독의 후임, 조동섭 감독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보다 공격적인 전술 변화가 이뤄진 게 큰 특징이라고 했다.
“전임 감독이 계실 때는 우리가 3-5-2 포메이션을 주축으로 수비에 무게를 많이 뒀지만 조 감독은 4-4-2 시스템을 기본 포맷으로 활용한다. 공격적인 북한 축구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이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한국과 만날 수 있다. 또 한 번 남북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축복을 빌어주는 한편, 색다른 시선도 던졌다.
“남북 대결은 언제라도 흥미롭다. 이왕이면 각 조에서 1위를 거둬 8강에서는 일단 피한 뒤 결승에서 만나는 게 훨씬 좋은 얘기가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