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조우현-전희철 "킬러 손맛 살아나라"

  • 입력 2002년 3월 29일 17시 40분


한국축구의 문제점으로 한때 ‘킬러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에서 번번이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얘기.

농구에서도 고비에서 한방 터뜨려 줄 킬러가 없다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동양 오리온스와 LG 세이커스도 기대했던 킬러들이 제몫을 못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정규리그 1위 동양은 포워드인 ‘에어’ 전희철(1m97)이 그랬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화끈한 공격력을 갖고 있는 전희철은 1, 2차전에서 평균 12.5점을 터뜨려 정규리그 때 14.8점을 밑도는 득점을 보였다.

특히 3점슛 라인 밖에서는 영 맥을 못췄다. 1차전에서는 3점슛 7개를 던져 단 1개를 성공시키더니 2차전에서는 6개 시도에 아예 하나도 넣지 못했다. 2게임을 통틀어 3점슛 성공률이 고작 7.7%. 수비수가 전혀 달라붙지 않은 오픈 찬스에서도 던지는 볼마다 족족 림을 벗어난 것.

가드 김승현이 발목을 다친 동양 코칭스태프는 전희철의 3점슛이 몇 개만 들어갔더라도 경기를 쉽게 끌어갈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동양 김진 감독은 “4시즌 만에 플레이오프를 뛰어보는 전희철이 지나친 부담감에 시달리며 긴장하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전희철은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외곽슛이 안 풀릴 때는 골밑 공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LG에서는 ‘육각수’ 조우현(1m90)의 부진을 답답해하고 있다. SK빅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때만 해도 조우현은 평균 14점에 고비마다 폭죽처럼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펄펄 날았다. 이번 동양전에서도 외곽에서 조성원과 ‘조-조 쌍포’를 이뤄 호쾌한 장거리포를 터뜨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조우현은 1차전에서 3점에 그쳤고 2차전에서도 8점에 머물렀다. 포인트가드와 포워드를 번갈아 소화하다 보니 체력 부담과 함께 슛 감각까지 잃어버렸다는 지적이다.

전희철과 조우현은 수비에서도 서로 매치가 돼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며 3판2선승제가 된 동양과 LG의 대결에서 이들 가운데 누가 먼저 살아나느냐가 승부를 결정지을 공산이 크다.

대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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