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팔자’ 속셈풀이 분분

  • 입력 2002년 3월 26일 17시 20분


외국인 투자자는 이제 ‘셀 코리아(sell Korea)’로 돌아선 것인가.

외국인이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며 종합주가지수를 끌어내리자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적인 현상이며 조만간 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긍정론이 많지만 “삼성전자에 이어 옐로칩마저 팔고 있어 매도 공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2월에 32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3월에는 25일까지 1조1348억원이나 팔아치웠다. 99년 9월의 1조5127억원 이후 월별로는 가장 많은 수준.

▽“셀 코리아는 아니다”〓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에 불과하다”며 “충분한 수익을 올린 만큼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이익을 챙기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외국인 순매도 금액 가운데 83%(9455억원)가 삼성전자를 판 것이었다.

전병서 대우증권 조사부장도 “지난해 10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4조원 들어왔는데 이중 단기 투자를 노린 일부 펀드가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본다”며 “악성 매물이 사라지는 것으로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집중 매도에도 불구하고 우량종목에 장기투자를 하는 주류 펀드들이 아직 삼성전자의 56%를 가지고 있는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지난해 11월부터 오르던 반도체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가 일시적 조정을 받고 있지만 2003년까지 반도체 업종이 호황일 것이란 전망은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대중 SK증권 연구원도 “시장의 불안 요인이었던 미국증시도 2·4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되면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이한 대응은 위험하다”〓그러나 ‘대세 상승’이라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현상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옐로칩도 팔기 시작했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인이 이익을 챙기고 당분간 한국 시장을 떠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

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의 순매도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순매도가 진정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주가 상승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 △2·4분기는 반도체의 비수기라는 점에서 상승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게다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미국인들의 위험자산(주식, 비우량채권) 투자가 줄어든 것도 외국인의 투자 여력을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3월 외국인의 순매수 동향 (단위:억원)
거래소삼성전자주식거래소삼성전자주식
4929414-3643-2697
52962134115-2083-2211
6-2813018-241-1069
7-655-22919705163
8-2167-91520359-18
11-244-21921-1349-527
12-1247-86322-31640
13-1015-78725-2222-1588
합계-11348-9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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