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영국적인 로맨틱 영화에 왜 미국 여배우 르네 젤웨거를 캐스팅했는지, 30대 독신 여성의 실제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발한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심지어 브리짓이 선택한 연인이자 무뚝뚝한 이혼남 마크 다아시(콜린 퍼스)는 원작을 보면 바람둥이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에 비해 묘사가 적은 탓에 영국 18세기 대표소설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 성격 묘사를 빌려왔다는 뒷 얘기는 흥미진진하다.
영화 자체의 색감이나 음향도 깔끔한 편. 영화를 위해 몸무게를 10㎏이나 늘렸다는 르네 젤웨거나 휴 그랜트의 푼수(?) 연기, 영국 도심과 시골의 묘사가 화사한 영상으로 조화를 이루며 셀린 디옹의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같은 삽입곡도 이야기 전개와 어울려 또렷히 파고 든다. 한마디로 DVD로 본 이 영화는 남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것처럼 ‘유쾌 상쾌 통쾌’하다. 그래서 지난해 흥행에 가장 성공한 영국영화로 기록됐지만.
여기에 감독의 영화해설과 뮤직비디오 2편은 나름대로 소장가치가 있다. 2002년 새해를 맞이해 결혼하기로 굳은 결단을 내린 늦깍이 미혼 남녀분들에게 감히 이 DVD를 권한다. 다만 너무 심각하게 보진 말 것! 콜럼비아트라이스타 28일 출시예정. 2만5000원
김종래·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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