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프장 'Y-M 전쟁'…산자부 "야드대신 미터써라"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30분


‘야드(Y)와 미터(M)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

정부의 ‘비법정계량단위 사용근절 시책’에 골프 관련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6개월간의 홍보기간이 끝나는 7월1일부터 모든 골프장은 거리표시 단위로 ‘야드’대신 반드시 ‘미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어길 경우는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산업자원부의 기본방침.

‘법정계량단위’란 일상생활과 산업 과학 교육 등 공공분야에서 길이와 무게 넓이 부피 등을 나타낼 때 통일적으로 상용하기로 약속한 단위로서 한국은 국제법정계량기구(OIML)가 권고하는 국제단위계(SI)를 지난 1964년 채택했다.

산자부의 취지는 ‘동일한 양에 대한 여러 가지 단위의 사용으로 발생할수 있는 혼란과 피해를 예방하고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골프장업계측은 “골프장에서 거리를 표시하는 야드는 매매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상거래 질서문란 등 일반국민 생활에 혼란과 피해를 줄 이유가 전혀없다.

야드로 표시된 각종 시설물과 인쇄물을 미터표시로 교체하려면 골프장당 5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의 비용이 드는 데 국가적인 낭비가 아니냐”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골퍼들도 “골프장을 미터단위로 바꾸면 야드단위에 익숙한 프로골퍼는 물론 주말골퍼들에게도 거리측정에 혼란을 주게된다. 게다가 아이언클럽은 번호별로 비거리가 10야드씩 차이가 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기존 아이언도 모두 교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흥분한다.

이렇듯 골프관련단체와 함께 ㎡ 대신 여전히 평(坪)단위를 고집하는 아파트건설업계가 의외로 강한 반발을 보이자 산자부는 일단 주춤한 상태.

어쩔수 없이 계도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해 야드와 미터,평과 ㎡의 병기를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등 탄력적인 대응을 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자부의 담당자는 “비법정계량단위 사용근절의 기본원칙에는 변한 것이 없다”며 ‘야드와 미터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혔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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