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박용선/물의 가르침 ‘기본에 충실하라’

  • 입력 2001년 4월 13일 18시 56분


세상에는 그 가치의 소중함을 모르고 그냥 하찮게 여기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물은 언론보도나 기타 매체에서 소개되듯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 특히 물 부족 국가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잊고 물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물의 소중함을 익히 알고 있으며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고 절약하는 대다수의 서민들과 양식 있는 지식인들도 많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저변에는 물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일례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물먹었다” “물처럼 쓴다” 등이 있다. 가히 물을 경시하며, 함부로 여기는 최상급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면서 경제적으로도 절대적인 필수 자원이다. 모든 생명이 물을 바탕으로 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을 이용한 자원활용 등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물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며 더불어 물이 가진 참되고 진실된 속성을 되새겨 살아가는 지혜로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조금만 관심을 갖고서 물의 의미를 음미해보면 기업을 경영하면서 자칫 소홀하기 쉬운 가장 기본적인 법칙들을 내포하고 있어 경영자 입장에서 배울 점이 많다. 바로 신입사원들을 받아들일 때마다 그들의 새로운 사고와 행동을 발견하면서 놀라는 것처럼 말이다.

첫째,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한줄기 비처럼 물은 그 모양을 달리하면서도 우리들에게 도움을 주듯 우리 기업들은 어떠한 경영전략을 펼치더라도 소비자와 기업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이익을 주어야 한다.

둘째, 물은 그 형태는 변해도 근본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정보 지식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 혁신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지만 기업의 기본 목표를 망각해서는 안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모럴해저드, 지역 및 집단이기주의 등도 잘 살펴보면 눈앞의 이익을 참지 못하고 기본에서 벗어나 있는 한 모양이다.

셋째,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그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의사 결정을 통해 항상 고객과 기업 구성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임하면 그 본연의 마음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 섣부른 눈속임을 바탕으로 한 경영 정책은 물이 역행할 수 없듯 잘못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넷째, 물은 만물을 포용한다. 물은 작은 그릇에 담으면 작아지며, 아름답고 큰 그릇에 담으면 아름답고 커지듯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가온 현실을 회피하려 하지 않고 포용하려 한다.

이와 같은 물의 속성을 통해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자’고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한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고객 감동이라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고객에게 실익을 제공하고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여 낮은 곳에서도 밝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물의 날’을 맞아 전남 완도 일대의 초등학교에 정수기 62대를 무상으로 기증하였다. 그곳 어린이들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했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물의 정신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박용선(웅진코웨이개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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