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2월 27일 22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우리 나라에서 축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꽤 많으면서도 동시에 너무 썰렁하다. 무슨 소린가? 이웃 나라 일본과 국가대표 경기라도 벌어지는 날이면 거리는 한산해지고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날 전국적인 산업 생산성이 들쭉날쭉한다. 외국에서 벌어지는 경기가 새벽이나 한밤중에 벌어지는 날이라면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우리 나라 선수가 골을 넣은 것에 환호하는 소리로 이웃이 깰까 조심스러울 필요도 없다. 왜냐? 다들 그 경기를 보고 있으니깐.
하지만, 21세기에 최초로, 단일 종목으로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을 개최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축구장"이 몇 개나 있는지 아시는 독자? 미리 정답을 이야기하자면 딱 두 개다. 놀랍지 않은가? 그나마 전국 각지에 군데군데 세워진 "종합운동장"에는 나이트 시설도 없어서 1983년도에 출범해서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한 프로축구는 일부 구장에서는 "좀 전 까지만 해도" 야간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오죽했으면 'K-리그 스타즈 2001'의 시연회에 초대된 김병지 선수는 "우리 나라 전국의 경기장이 게임 안에서 본 경기장과 비슷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을까. K-리그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의 관중석이 영 을씨년스러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하여튼 실제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스포츠 장르의 게임 가운데 축구 게임의 인기는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들이 즐겼고 현재도 즐기고 있는 게임이라면 단연 EA스포츠의 '피파'시리즈. 그런데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게임은 우리 나라의 프로축구를 전면에 내세운 'K-리그 스타즈 2001'이라는 게임이다. 제작사는 같지만 과연 어느 부분에서 개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는 지금 'K-리그 스타즈 2001'을 두고 각 PC통신의 게시판이나 인터넷에서 정말 많은 게이머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약간 골치가 아플 수도 있는" 게임의 경우 다른 필자에게 리뷰를 맡겨도 상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굳이 필자가 'K-리그 스타즈 2001'의 리뷰를 자진해서 맡은 이유는, 음... 잘 모르겠다(?!).
아니, 일종의 모험심(?)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필자는 축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고 축구 게임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그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이야기꺼리로 잡아도 밤이 새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그렇게 하기를 즐기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전해야 겠다.
말하기가 무서운 게임, 'K-리그 스타즈 2001'
CD를 집어넣고 인스톨을 마치면 곧장 플레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게임이 동일하다. 하여튼 이 과정을 거쳐 "일단 잠깐 플레이를 해본" 'K-리그 스타즈 2001'의 짧은 소감은 "'피파'시리즈와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뭐가 어떻게 다른데? '피파'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키의 배치도 생소하고 슈팅 뿐만 아니라 패스를 할 때에도 게이지를 통해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달랐으며 'K-리그 스타즈 2001'의 제작에 사용된 '프리미어 리그 스타즈' 엔진만의 독특한 개성인 스타-포인트 시스템(경기를 치르면서 얻게 되는 경험치로 선수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다)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그래픽과 사운드도 현저하게 다르다.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K-리그 스타즈 2001'이란 게임은 '피파'시리즈와 그렇게 틀린, 완전히 다른 게임인데 과연 어떤 부분에서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며 비난을 받아 마땅한가, 하는 것을 체크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기존에 익숙했던 게임과 비교해서 키 배열과 플레이가 틀리다고 해서 영 수틀린 게임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는 'K-리그 스타즈 2001'만 두고,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이 게임(판매도 당연히 우리 나라 안에서만...)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로 한다. 말하기가 약간 무섭기는 하지만.
그래픽 1 - 절반의 실패
'K-리그 스타즈 2001'의 그래픽에 대해 이야기할 때, 플레이 처음에 만나게 되는 오프닝 동영상에 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오프닝 동영상은 국내 프로축구 리그에서 만날 수 있었던 각종 멋진 장면들이 편집되어 있는데, 물론 그 동영상 자체는 굉장히 멋지고 훌륭하지만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다. 이유는 필자의 경우, 정기적으로 방영되는 TV프로그램 가운데 천재지변이 없는 한 꼭꼭 챙겨보는 프로가 9시 뉴스와 스포츠 뉴스인데 그 중 대부분은 이미 스포츠 뉴스를 통해서건, 일부는 실제 경기장을 찾아서건 본 적이 있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프닝 동영상이 실사라는 이유만 갖고 불만이라는 소리가 아니다. 'NBA 라이브 2000'에서도 오프닝 동영상은 실사로 나왔고 '녹턴'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여기에 우리가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게임 제작을 위해 따로 촬영되고 편집된 것이기 때문이었다('NBA 라이브 2000'에서도 그냥 경기 장면이 나오지 않냐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케빈 가넷이 동네 농구장에서 혼자 연습하는 장면은 따로 촬영한 부분이다. 그리고 본 사람은 알겠지만 편집의 효과가 탁월하다). 그리고 경기에 들어가서, 관중들의 모양새가 영 매끄럽지 못하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하드볼 6'처럼 그냥 "쌩" 그래픽으로 납작하게 만들어놓은 게 아니라 실사를 촬영한 다음 이 데이터를 배경에 입힌 것처럼 보이는데, 움직임도 전혀 없고 그냥 평평한 카페트나 벽지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다. 경기장 밖, 그러니까 우리 나라 구장으로 치자면 육상 트랙 부근에 군데군데 서 있는 사람도 마치 게임기용 게임 '움 재머 라미'의 캐릭터들처럼 평평하다. 그밖에도 일부 팀의 유니폼이 너무 번쩍거리는 것처럼 보이거나 배경과 선수들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도 있다. 'K-리그 스타즈 2001'의 그래픽이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선수들의 생김새이다. 거의 80% 이상의 선수들이 쌍둥이(?)처럼 보인다.
사실 플레이 중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부분이며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유통사인 EA코리아도 "2001 버전에서는 선수들의 생김새 하나하나까지 구현하지는 못한 것을 인정한다. 다만 앞으로 나올 2002년, 2003년 버전에서는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고 했으니 매우 아쉽기는 하지만 접어두기로 한다.
그래픽 2 - 절반의 성공
'K-리그 스타즈 2001'이 그래픽 부분에 있어서 위에 이야기한 문제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부는 매우 훌륭하게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구장의 잔디. '피파'시리즈를 보면 마치 융단처럼 깔린 잔디가 별 입체감이 없어 보이는데 'K-리그 스타즈 2001'에선 그렇지는 않다. 마치 패치를 따로 깔아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 그리고 경기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선수들의 구현이 큼직하니 보기에 좋다(축구공도 그렇다).
물론 실제 비례로 따지자면 선수들이 약간 커 보이긴 하지만(상대적으로 경기장이 작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게임 플레이"의 측면에서 플레이하기가 수월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피파 2000'의 마치 나무토막처럼 생긴 선수들의 몸집과 비교하자면 오히려 더 나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이 'K-리그 스타즈 2001'인 만큼 선수들의 유니폼에 씌어진 글씨는 당연히 한글이고 모든 부분이 실제와 같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단순히 그래픽에 연관된 문제가 아니고 기획의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이지만 하여튼 유니폼이 실제와 같이 구현되었다는 것은 그래픽적인 효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한다.
주간 경기에서는 태양에 의해, 야간 경기에서는 조명에 의해 생기는 그림자도 괜찮다고 할 수 있는 부분.
<게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