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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2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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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가 김대중 정부 3년 동안의 여성정책을 평가한 결론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은 22일 오후 서울 성공회 성당에서 현정부의 여성정책 성과와 과제에 대해 토론회를 갖고 "역대 어느 정권보다 국민들에게 여성문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여성들의 정리해고·비정규직화 등 열악한 고용현실은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성균관대 정현백 사학과 교수는 "정부가 6개 부처에 여성정책 담당관실을 신설하고 공무원여성채용 목표제를 앞당기는 등 여성정책의 행정적 기반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실제로 여성정책담당관은 4급이 대부분이어서 낮은 위상으로 업무를 총괄하기 어렵고 여성공무원이 주로 하위직에 집중돼 있는 등 실제로는 크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가 정책결정과정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어느 정도 제고하는 데 기여하긴 했지만 공약으로 내세운 약속에 비한다면 성과가 훨씬 못미친다는 주장이다.
정교수는 또 작년 6월 유엔이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를 인용, 여성권한 척도 부문에서 한국이 70개국 중 63위를 차지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여성발전기금 조성, 차별방지 및 구제사업, 여성능력개발사업 등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6개부처 여성정책 담당관실 정책개발비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려줄 것"을 촉구했다.
정교수의 총론발제에 이어 여성인권·노동·복지 등 분야별 정책평가가 발표됐다.
이들 분야중 현정부가 가장 비난을 받은 부문은 여성노동 분야.
여연 왕인순 노동위원장은 "김대중 정부의 여성정책 중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여성노동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여연에 따르면 김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여성의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고용불안정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성의 대량실업사태와 고용불안정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특히 골프 경기보조원(캐디)·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형태의 여성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노동권과 기본권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임을 지적했다.
왕원장은 "여성노동 정책에 대해서는 큰 희망을 걸기 어려울 듯하다"며 "정부의 경제나 노동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여성의 퇴출과 빈곤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인권분야 평가에 나선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은 "정부가 직장내 성희롱 관련법을 만들고 성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등 노력해온 점을 인정하나 성폭력 관련정책이 여러 부처로 나뉘어 있어 사건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소장은 또 여성장애인·외국인 여성노동자 등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며 이들에 대한 인권보호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복지분야의 정책평가에서 가톨릭대학 김인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김대중 정부는 여성의 가족내에서의 수발과 보호노동을 인정하고 여성복지서비스 대상을 대폭 확대했으나 실제로 여성의 현실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여성의 수발노동을 지원하는 정책은 자칫 여성을 가족성원을 수발하는 존재로 낙인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김교수는 무엇보다도 김대중 정부 여성복지정책의 결정적인 문제점이 현정부가 표방하는 '생산적 복지 개념'과 대치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적 복지는 '가사노동·수발노동의 담당자로서의 여성'에게는 맞지 않는 개념이라는 것.
그러면서 김교수는 여성의 가사노동의 가치인정을 바탕으로 개인단위의 기초연금제 마련·여성복지시설 확충 등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여성개발원 김양희 사회문화연구부장은 "지난 3년동안 여성특별위원회, 6개부처 여성정책 담당관실, 청와대의 여성전담 비서관까지 과거 어느때보다 여성정책 추진의 기반이 좋았다"며 "그러나 과연 3자간 협조 및 연대가 충분하였는지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김부장은 또 "여성부(Ministry of Gender Equality)의 영문명칭에 걸맞는 성평등정책이 적극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연은 정부의 여성정책 실행정도를 평가하고 여성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김영삼 정부 시기부터 임기 1년·3년·5년마다 여성정책 평가 토론회를 개최해 왔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