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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1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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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좋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단기전망은 취약해졌지만 중장기 전망은 밝다. 국민의 자신감이 문제다. 그간의 추진업적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4대부문 개혁을 굳이 점수로 매긴다면 한국정부에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
―한국정부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수익률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또 부채를 줄이고 전략적 제휴를 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업과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와 채권단은 자산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대우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늘려 경기를 진작하는 방안에 대해….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한국정부는 이미 승인된 예산 범위 안에서 올해 지출을 짜임새 있게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경기진작은 주어진 범위 안에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재정확대에 의한 경기진작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에 대한 견해는….
“이 제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의 하나이고 현대전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진행과정에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 현대는 대우와 다르다. 현대 자회사 중 하나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룹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IMF 프로그램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만병통치약인가.
“아니다. 한국은 IMF 프로그램에서 대부분 목표가 달성됐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평가한다.한국경제는 아직도 외부환경과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으로선 경제위기가 재발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IMF의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한 한국정부의 정책수행 능력은….
“높이 평가한다. 외환위기를 겪은 여러 아시아국가 정치지도자 가운데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 돋보였다.”
―IMF가 요구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사외이사제도의 경우가 그렇다. 경영을 견제하기는커녕 오너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맞지 않을지 몰라도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방향대로 나아가야 한다.”
―IMF서울사무소는 언제까지 운영하나.
“6월까지다. 99년 11월 이후의 한국생활이 개인적으로 무척 보람 있었다.”
코 소장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재무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무했으며 미시간대 교수로도 활동했다. 88년 이후 IMF에 근무하면서 주로 개도국 개발업무를 맡았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