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4〉
처음엔 그 말이 두 사람의 얼굴을 붉어지게 했다. 그 말을 들을 때 이상하게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게 되는데, 그러면 그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은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쪽 것이 저쪽 것에 더해지듯 커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묘하게 두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물을 때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정색을 하듯 말하긴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정말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실핏줄을 타고 가슴 구석구석을 덥히듯 번지는 것이었다.
『참 이상한 아주머니셔』
『그러게 말이지』
그가 맞장구쳤다.
그러다 다음 복덕방을 찾아가는 길에 그가 물었다.
『이 다음에도 우리가 함께 이렇게 방을 찾아다니거나 집을 찾아다니게 될까?』
『언제요?』
『이 다음…』
그 말을 할 때 오토바이 뒤에 앉은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그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표정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의 허리를 잡고 있는 그녀의 팔이 더욱 세게 그의 허리를 안았다.
『이렇게 함께 방을 구하러 다니니까 왠지 우리가 어른 연습을 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나두…』
그러나 첫날의 어른 연습은 별 성과가 없이 끝났다.
방은 다음날 수업이 없는 토요일 오후,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학교 후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구해졌다. 한 여학생이 이태 가까이 쓰다가 지난 주 언니 집으로 들어가며 비운 방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살림할 방이우?』
그 집 주인 할머니 역시 그렇게 물었다.
『아닙니다』
이번에도 그는 그녀쪽을 먼저 쳐다보고 나서 괜스레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나는 색시하고 같이 다니길래 그런 줄 알았더니』
그러면서 할머니는 다시 『뭐 그래도 괜찮을 게야. 방이 넓어서』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은 넓고 깨끗했다. 먼저 있던 여학생이 오래 있을 생각으로 학기 초에 새로 깨끗하게 도배를 했다고 말했다.
<글:이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