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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하순 예상되는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우리 군대의 특출한 역할이 보다 높아지는 5년이 될 것”이라며 새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발표를 시사했다.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인민군 창건(건군절) 78주년 기념일인 전날(8일) 국방성을 방문해 진행한 연설에서 “모두가 각오하고 있는 바 올해는 우리 군대의 투쟁 전선이 더 넓어지고 더 과감히 분투해야 하는 거창한 변혁의 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던 만큼 9차 당대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경험을 반영한 새로운 국방력 발전 5개년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연설에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그는 “멀리 이역의 전투 진지에서 영웅 군대의 명예를 걸고 조국의 명령을 수행하고 있는 해외특수작전부대 지휘관과 전투원들”을 언급하며 “건군 명절을 맞아 뜨거운 격려와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건군절 기념 연설에서 러시아 파병부대를 지칭하는 ‘해외특수작전부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 위원장이 파병된 북한군을 공개 언급한 것은 러-우 전쟁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국면에서 북한의 ‘참전국’으로서의 지위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의) 공동 교전국이자 승전국 파트너로서의 지분을 대외적으로 확인시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반면 대남·대미 메시지나 핵무력 관련 언급은 않아 9차 당대회에 메시지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2월 건군절 연설 당시 그는 세계 각지 분쟁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며 핵무력 고도화 방침을 밝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흑해 북서부 우크라이나·루마니아 국경 인근에 있는 면적 0.17km²의 즈미이니섬. 고대 그리스인들이 섬에 세운 사원에 뱀이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뱀섬(Serpents Island)’이라는 명칭으로도 익숙하다. 이곳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첫날 가장 먼저 점령한 곳이자, 러시아군이 투항을 요구하자 섬 수비대가 “러시아 전함은 꺼져라”라며 저항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이전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해양 경계 획정을 두고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뱀섬은 섬이냐, 아니냐”로 공방을 벌여 이미 유명해졌다. 독도(면적 0.187km²)보다도 작고 담수 자원도 부족하며 사람이 거주한 적이 없는 이곳을 우크라이나는 ‘진짜 섬’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군인 100여 명을 주둔시키고 부두와 등대, 우체국을 세우는 것도 모자라 은행까지 급조했다. 인간이 살고 경제 활동도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해양법상 바위가 아닌 ‘섬’으로 인정받고, 이를 기준으로 한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을 주장한 것이다. 뱀섬을 해안선 끝으로 삼으면 양국 사이의 중간선이 남쪽으로 쏠려 석유, 가스가 풍부히 매장돼 있는 수역을 차지하려는 의도였다. 이에 루마니아는 2004년 9월 “뱀섬은 외딴 암초일 뿐”이라며 ICJ에 우크라이나를 제소했다. 2009년 ICJ는 뱀섬을 우크라이나 해안 지형 일부가 아닌 ‘외딴 바위’로 보고 12해리 영해만 인정했고 뱀섬이 경계 획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루마니아의 손을 들어줬다. ICJ는 뱀섬을 배제하고 양국 본토 해안선을 기준으로 중간선을 확정해 분쟁 수역의 80%를 루마니아에 배분했다. 해양 경계가 경제·안보 논리가 아니라 객관적인 지리 기준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판결을 시작으로 국제 해양 경계 분쟁에서 중간선을 기본값으로 두는 흐름이 국제 표준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해역에 이 같은 판례가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2006년 유엔 해양법 협약 제298조에 따라 해양 경계 획정과 관련한 강제적 분쟁 해결 절차를 배제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중국도 뒤따라 배제 선언을 했다. 이 때문에 한중 해양 경계 획정은 국제 중재가 아닌 ‘당사국 간 협의’로만 해결 가능한 구조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이 당사국 간 협의로 유일하게 타결한 베트남과의 통킹만 경계 획정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역사적 근원과 육지영토 기준선을 강조하며 넓은 EEZ를 주장한 반면 베트남은 등거리 원칙(중간선)을 고수하면서 평등한 분할을 요구하며 맞섰다. 1993년부터 10년간의 협상 끝에 2000년 12월 ‘통킹만 경계 획정 및 어업 협정’을 체결해 2004년 6월 말 발효됐다. 중간선에 약간의 조정을 가미한 타협안으로 분쟁 해역을 공평하게 나눴고 공동 개발협정도 함께 맺어 경계가 불확실한 자원 지역은 같이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이 사례처럼 분쟁국 간 신뢰가 부족할 때 공동 개발과 같은 실리를 연결고리로 해양 갈등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중국 해경선 갑판 위에서 쌍안경을 든 남성이 무인도를 응시한다. 이어 물대포로 외국 선박을 제압하고, 선체를 충돌시킨 뒤 나포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중국 해경이 1일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해상에서의 법 집행’ 영상이다. 중국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 순찰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해경은 댜오위다오 영해에 매우 가까이 접근했다”며 “이는 댜오위다오 영해 내 정례적 순찰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중국 해경은 지난해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357일간 해상 순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매일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중국의 무력시위와 일본의 반발이 반복되면서 동중국해에서 중일 간 충돌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은 “해양 경계 획정은 국가가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자원은 물론 안보·군사적 가치까지 포함해 해양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 주변 바다는 ‘국경선 없음’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바다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사례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이 지난달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대형 구조물 3기 가운데 관리시설이라고 주장하는 고정식 구조물 1기를 이동시켰지만,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이번 구조물 이동이 “기업의 자율 조치”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는 만큼 남은 구조물의 이전 가능성은 미지수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해양 경계선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 경계선은 흔히 ‘바다의 국경선’으로 불린다. 한 국가가 바다에서 행사하는 권리는 크게 주권이 미치는 영해(12해리·약 22.2km), 배타적경제수역(EEZ·영해 기선으로부터 200해리), 육지가 해저로 이어진 대륙붕(통상 수심 200m 이내)으로 나뉜다. 국가는 영해에서 육지와 같은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고, EEZ에서는 해당 수역에서의 경제적 우선권을 가지며, 대륙붕에서는 해저 자원에 관한 우선적 권리를 행사한다. 해양 경계선은 해역의 성격과 협상 결과에 따라 영해·EEZ·대륙붕별로 각각 설정될 수도 있고, 하나의 단일선으로 설정될 수도 있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국경선은 놀랄 만큼 제한적이다. 북방한계선(NLL)을 제외하면 제주도 동남부에서 대한해협으로 이어지는 ‘한일 대륙붕 북부구역 경계선’이 한국이 체결한 유일한 해양 경계선이다. 그 밖에 황해(서해), 동해,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는 여전히 ‘경계선 없음’ 상태다. 이는 한중·한일 간 거리가 400해리 미만이어서, 서로의 EEZ와 대륙붕 관할권 주장이 겹치는 해역이 많기 때문이다. 한중은 1996년부터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한 국장급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듬해 차관급 회담을 개최했지만, 양국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국은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그친 차관급 협상을 올해 중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국 간 서해상 경계선이 설정되어야 동중국해 등 기타 해역에서의 경계선도 논의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1974년에 대한해협 인근 북부 대륙붕 경계선을 합의하고, 동중국해에서는 남부 대륙붕 공동개발구역(JDZ)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JDZ 협정은 해양 경계선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50년간 해당 구역의 자원을 공동 개발하자는 성격의 협정이다. 한국과 일본은 1996년부터 2010년까지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한 회담을 11차에 걸쳐 진행했지만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억지 주장으로 회담은 2011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해양 경계선 둘러싼 ‘동상이몽’경계선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아무 규칙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중일 3국이 모두 비준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해양 경계선 설정의 ‘공평한 해결(equitable solution)’을 위해 당사국이 서로 합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공평한 합의를 위한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각 국가는 최종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어업 분쟁 등을 관리하기 위한 ‘잠정약정’을 운용하고 있다. 한중일 3국도 잠정약정으로서 각각 어업협정을 맺어 일정 수역의 어업 자원을 공동 관리해 오고 있다. 서해에서 한중 간 거리는 최장 343해리(약 635km), 최단 96해리(약 178km)다. 양국 모두 200해리 EEZ를 주장하고 있기에 서해에서 양국 EEZ는 겹칠 수밖에 없다. 해양 경계선 설정 원칙과 관련해 한국은 ‘중간선’에 기초한 이른바 ‘3단계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국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중간선을 먼저 설정한 뒤, 해안선 형태나 지형 같은 관련 사정을 고려해 일부 제한적으로 조정하고, 그 결과가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불리하지 않은지 점검하는 방식이다. 반면 중국은 첫 단계부터 양국의 해안선 길이, 육지 면적, 전통적 어업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을 그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평한 해결’이라는 같은 목적을 위해 한국은 ‘객관적 기준을 먼저 세운 뒤 조정하자’는 쪽이고, 중국은 ‘기준을 못 박지 말자’는 쪽에 가깝다. 협상 출발점부터 입장이 다르다 보니 기술적 논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중국해에서의 해양 경계선 설정은 더 복잡하다. 한국은 동중국해에서 EEZ와 대륙붕 경계선을 각각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1970년 제주 남쪽 200km 지점, 일본 오키나와 해구 앞 대륙붕인 제7광구에 대한 관할권을 선포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969년 북해 대륙붕 사건에서 대륙붕이 육지 영토의 자연적 연장이라고 판결하면서 대륙붕 관할권에 대한 한국 측 주장이 유리해진 점이 영향을 끼쳤다. 반면 일본은 EEZ와 대륙붕을 구분하지 않고 중간선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85년 ICJ 판결에서 대륙붕이 육지로부터의 자연 연결이라는 개념을 부정한 이후 최근의 국제 판례는 중간선을 주장하는 일본 측 입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1980년대 이후 JDZ 공동개발 및 협정 연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해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영해·EEZ·대륙붕 등 해양 경계선을 모두 확정했다. 남북한과 일본, 러시아가 공통으로 접하는 해양 경계선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건 역시 한국과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해양 경계 획정 문제를 영유권 분쟁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한국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일 간 해양 경계 획정은 진척이 없는 상태다.● 경계 미획정은 ‘상시 충돌 가능성’ 해양 경계선이 정해지지 않아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군사적 충돌 등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다. 같은 해역에서 관할권을 주장하는 상대국 해경이나 군함이 초계 활동을 벌여도 이를 제지하기 어렵다. 국제해양법 전문가인 이기범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해양 경계선이 설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안보적으로 항시 충돌 위험이 열려 있는 상태”라며 “우발적 사건 하나가 바로 국가 간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가 대표 사례다. 중국은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이후 대(對)일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는 한편 이 해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왔다. 중국과 일본의 해경 순시선과 어선이 얽히며 충돌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센카쿠 열도 일대에선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해경은 최근 5년간 함정 55만 척과 항공기 6000대를 투입해 해상 권익 보호 임무를 수행했다고도 밝혔다. 특히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남중국해는 미중 패권 대결의 최대 화약고로 꼽힌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각자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 해역에서 중국은 인공섬을 건설하고, 이를 군사기지화하면서 남중국해의 내해화(內海化)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남중국해에 항공모함 전단을 진입시키는 ‘항해의 자유’ 작전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중동에서 출발한 원유는 인도양을 거쳐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통과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중국이 군사훈련을 이유로 지금보다 넓은 범위의 항행을 제한하면 중동에서 오는 에너지 수송선은 우회할 수밖에 없다. 비축유가 있다 하더라도 우회가 길어질수록 에너지 공급 차질과 물가 상승이 누적돼 한국 경제에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본 홋카이도 북쪽 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선 러시아와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이다. 이 섬들을 실효 지배 중인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승국과 패전국 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을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러시아가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서명을 거부한 만큼 현재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쿠릴열도에서 군사훈련을 확대하고, 일본은 반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국제 판례 분석해 논리 강화해야” 해양 경계선은 한 번 설정하면 되돌리기 어렵고, 해양 자원과 안보 측면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전문가들은 획정을 빠르게 하는 것보다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요한 것은 협상력의 내실이다. 국제 판례를 축적·분석해 상대 논리를 반박할 근거를 준비하고, 우리 주장에 유리한 사례를 꾸준히 정리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해양 경계 획정에서 ‘공평한 해결’이라는 원칙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실제 협상에서는 국제 판례와 관행으로 다져진 논리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신 판례를 계속 연구하고 발굴해 우리 주장에 유리한 근거를 축적하는 것이 협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경계가 확정되기 전 단계의 관리도 중요하다. 국제법은 해양 경계가 획정되지 않은 잠정조치수역에서 당사국 모두에게 일정한 ‘자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김현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국가는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 합의를 위태롭게 하거나 방해할 수 있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원칙에 비춰 볼 때 서해 구조물 설치처럼 상대국의 일방적 행위가 국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면, 분명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심광물의 원활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새로운 무역블록 구축에 나섰다. 이 블록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독점해 온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이 동맹·우방을 규합해 핵심광물 생태계를 재편하려는 시도다. 이에 사실상 강도 높은 ‘대(對)중국 경제 봉쇄’란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 시간)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주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핵심광물 시장을 더 건강하고 경쟁적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가격 하한선 설정을 통해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되는 핵심광물을 위한 ‘특혜 무역지대(preferential trade zone)’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핵심광물 가격이나 공급 통제에 나서는 걸 막기 위해 참여국 간 현실을 반영한 기준 가격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우리는 광물 공급망을 통제하는 누군가에게 완전히 종속된 상태가 됐다”며 중국을 겨냥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같은 날 미국은 핵심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인 ‘포지(FORGE·Forum on Resource Geostrategic Engagement·지전략적 지원협력 포럼) 이니셔티브’의 출범도 공식화했다. 포지 이니셔티브는 한국, 미국,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해 온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후속 기구 성격이다. 미국은 포지 이니셔티브에 동맹·우방을 중심으로 55개국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MSP 의장국인 한국은 6월까지 포지 이니셔티브 의장국을 수임할 예정이다. 향후 핵심광물 무역블록 구축과 관련된 논의가 포지 이니셔티브를 통해서도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외교부는 “주요 7개국(G7), 포지 회원국 및 주요 핵심광물 보유국과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 미국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제안했고, 무역블록 구축 작업의 일환이 될 수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보에 관한 양해각서(MOU)는 아직 체결하지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이라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비롯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관련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가운데, 이에 동참하는 게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심광물의 원활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새로운 무역블록 구축에 나섰다. 이 블록은 전 세계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독점해 온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이 동맹·우방을 규합해 핵심광물 생태계를 재편하려는 시도다. 이에 사실상 강도 높은 ‘대(對)중국 경제 봉쇄’란 평가가 나온다.4일(현지 시간)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주재하고 “오늘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핵심광물 시장을 더 건강하고 경쟁적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가격 하한선 설정을 통해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되는 핵심광물을 위한 ‘특혜 무역지대(preferential trade zone)’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핵심광물 가격이나 공급 통제에 나서는 걸 막기 위해 참여국 간 현실을 반영한 기준 가격을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우리는 광물 공급망을 통제하는 누군가에게 완전히 종속된 상태가 됐다”며 중국을 겨냥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같은 날 미국은 핵심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인 ‘포지(FORGE·Forum on Resource Geostrategic Engagement·지전략적 지원협력 포럼) 이니셔티브’의 출범도 공식화했다. 포지 이니셔티브는 한국, 미국,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해 온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후속 기구 성격이다. 미국은 포지 이니셔티브에 동맹·우방국을 중심으로 55개국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MSP 의장국인 한국은 6월까지 포지 이니셔티브 의장국을 수임할 예정이다. 향후 핵심광물 무역블록 구축과 관련된 논의가 포지 이니셔티브를 통해서도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외교부는 “주요 7개국(G7), 포지 회원국 및 주요 핵심광물 보유국과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다만 한국은 미국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제안했고, 무역블록 구축 작업의 일환이 될 수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보에 관한 양해각서(MOU)는 아직 체결하지 않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이라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비롯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희토류 등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관련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가운데, 이에 동참하는 게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9일 “(한미 관세) 합의 파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우리가 미 측에 잘 설명을 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런 과정은 재협상이 아니라 기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의 충실한 이행을 서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라고 보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번 조치가 쿠팡 사태와 온라인플랫폼법안(온플법)과는 관련이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쿠팡 사태는 이번 관세와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우리 스스로 (관세 문제와) 연계해 해석하는 것은 협상에서 우리의 위치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미 정부와 의회에서 한국의 팩트시트 이행과 관련한 기류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변화된 미국의 의사결정 구조와 SNS 중심의 발표 방식상 우리가 사전에 포착할 수준의 사안은 아니었다”며 “설령 어떤 신호를 감지했더라도 그로 인해 우리의 일정 자체를 바꿔야 할 정도라고 판단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SNS 발표에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너무 화들짝 놀래서 우리 스스로 입장을 약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 내 미묘한 변화까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안보 현안과 관련해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가 본격 논의 단계에 접어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핵잠 건조를 위한 자체 역량 평가와 관련해 “대강 마무리됐고, 협상 준비를 위한 내부 협의체도 구성됐다”며 “미국 협상팀이 이르면 2월 방한할 가능성이 있고, 여건이 맞지 않으면 우리가 미국을 방문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020년대 후반에 건조를 시작한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미 측 역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과의 면담을 언급하며 “확장억제, 즉 미국의 핵우산 제공에 대해 전혀 이견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최상위 대외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과 하위 문서인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북한 비핵화’와 ‘확장억제’ 표현이 빠진 데 대해서도 “기조 변화가 아니라는 설명을 미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핵과 관련해 ‘군축 협상’을 거론한 데 대해 “군축이냐 핵 군축 협상이냐는 표현 논쟁은 나쁘게 말하면 용어의 장난”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핵 군축 협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조 장관은 “원칙은 같다. 목표는 물론 비핵화”라며 “비핵화를 맨 먼저 얘기하면 (협상이) 잘 안될테니 표현을 순화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자는 입장에는 한미 간 이견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한반도 주변 외교 지형 전반에 대해 조 장관은 한중일 협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 대통령 지시로 중국·일본 총리를 각각 풀어사이드(pull aside·비공식 약식 회담)로 만났고, 이 만남이 올해 1월 중국·일본 정상과의 셔틀 외교로 이어졌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조 장관은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선 “급변하는 국제 경제 질서 속에서 필요성이 크다”며 “국내 일부 산업의 부담이 있더라도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국의 CPTPP 가입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후쿠시마산(産) 수산물 수입 재개 문제에 대해선 “국제 기준에 따른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국민 신뢰가 쌓이면 해결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관세 재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명시된 ‘대미 투자 안전장치’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대미 투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로 강조해온 조항들이 미국의 압박으로 실효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이후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와 함께 MOU를 공개했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정부는 당시 외환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투자 시기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동 설명자료에는 ‘MOU상 공약 이행이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경우,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기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으며, 미국은 신의(in good faith)를 갖고 이를 검토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또 투자 대상은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으로 한정하고, 수익 배분 구조도 일정 기간 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환율 불안 등을 이유로 투자 시점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관세 원복을 거론하면서 이런 안전장치가 실제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신의를 갖고 검토한다’는 표현은 한국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외환시장 상황을 배려해 투자 속도를 늦춰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처 선정 과정의 안전장치 역시 불안 요소로 꼽힌다. 2000억 달러 규모 현금 투자의 경우 미 대통령이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투자 사업을 선정하는 구조다. 정부는 투자위원회가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commercially reasonable)’인 투자만을 선정한다고 설명해 왔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행 시기와 방식, ‘합리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한국 정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 사업 선정, 투자 규모와 시기 등 모든 문구가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주한미국대사관이 28일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한미 양국의 문화적 교류를 주제로 한 행사를 열었다.대사관은 이날 서울 성북구 주한미국대사대리관저에서 ‘표현의 자유: Freedom250 한미 창의 대화’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제정자 화백의 ‘버선’ 연작 중 10점이 전시됐다. 제 화백은 미국에서 활동한 1세대 한국 여성 화가로, 잭슨 폴락, 앤디 워홀 등 미국 현대미술 거장들로부터 받은 영향을 한국의 전통과 결합시킨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한다.대사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양국을 하나로 잇는 공동의 예술적 정신을 기념하고, 상호 존중과 이해, 그리고 평화로운 국제사회를 증진하는 데 있어 문화 교류가 지닌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헬러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오늘 행사는 저희가 1년 내내 진행할 캠페인의 일부”라며 “이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함께 추구해온 자유와 창의성, 그리고 모든 개인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헬러 대사대리는 행사 막바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행사에 늦은 배경에 대해 “청와대 일정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방문 경위와 대화 상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헬러 대사대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한국 정부 부처에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점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밝힌 점을 고려하면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니콜라스 남바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공사참사관은 “올해는 미국이 250번째 생일을 맞는 해”라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한국과 같은 긴밀한 동맹국들과 250주년 축하를 함께할 수 있도록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50년을 함께 되돌아볼 뿐 아니라 향후 250년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것이 한국과 미국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사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3개월에 한 차례씩 대사대리관저에서 미국과 연관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한미 창의 대화’ 전시를 총 4회 열 계획이다. 또 한국 전역에서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제정자 작가 등 예술계 인사와 주한미대사관 관계자, 취재진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관세 재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명시된 ‘대미 투자 안전장치’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대미 투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로 강조해온 조항들이 미국의 압박으로 실효성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이후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와 함께 MOU를 공개했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정부는 당시 외환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투자 시기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동설명자료에는 ‘MOU 상 공약 이행이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경우,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기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으며, 미국은 신의(in good faith)를 갖고 이를 검토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또 투자 대상은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으로 한정하고, 수익 배분 구조도 일정 기간 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정부가 최근 환율 불안 등을 이유로 투자 시점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관세 원복을 거론하면서 이런 안전장치가 실제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신의를 갖고 검토한다’는 표현은 한국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외환시장 상황을 배려해 투자 속도를 늦춰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투자처 선정 과정의 안전장치 역시 불안 요소로 꼽힌다. 20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의 경우 미 대통령이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투자사업을 선정하는 구조다. 정부는 투자위원회가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commercially reasonable)’인 투자만을 선정한다고 설명해 왔다. 이에 대해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행 시기와 방식, ‘합리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한국 정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 사업 선정, 투자 규모와 시기 등 모든 문구가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고정 구조물을 잠정조치수역 밖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달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이 일부 시설을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지 20일 만이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현재 관리 플랫폼 이동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자체적인 경영·발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한 배치”라며 “남중국해·황해 어업 양식 시설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해사국은 전날 공지에서 27일 오후 7시(현지 시간)부터 31일 밤 12시까지 관리 플랫폼 이동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전에 나선 구조물은 잠정조치수역에 설치된 구조물 3개 중 1개다. 정부는 그간 잠정조치수역에 중국이 무단 설치한 구조물 3기를 철거할 것을 요구해 왔다. 앞서 중국은 잠정조치수역에 심해 양식 시설이라는 선란 1·2호와 관리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고정식 구조물을 설치했고, 영유권 주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한국 정부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국장은 “우리 정부는 잠정조치수역 내에 일방적인 구조물 설치 반대 입장하에 그간 대(對)중국 협의를 이어온 만큼 이번 조치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中, 서해구조물 3개중 1개 철수… 한중 정상 논의 첫 이행中 “기업의 자율적 조정” 밝혀무단 설치한 관리 플랫폼 옮겨‘양식시설 주장’ 구조물 이동 주목중국이 27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내에 무단 설치한 3개 구조물 중 1개를 철수하기로 하면서 한중관계 복원 조치에 속도를 냈다. 중국은 “기업의 자율적 조정”이라며 외교적 해석에 거리를 뒀지만 정부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중국 해사국은 이날 오후 7시(현지 시간)부터 31일 밤 12시까지 이동 작업을 진행한다는 안전 공지를 전날 내놨다. 해사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이 양식장 관리 플랫폼이라고 주장해 온 구조물은 직선거리로 약 250km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구조물이) 논란이 되는 잠정조치수역에서 나가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한중은 서해상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 설정을 위한 해양경계획정 협상 중 어업 분쟁을 막기 위해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을 체결했고, 서로의 200해리 EEZ가 겹치는 구역을 잠정조치수역으로 설정했다. 중국은 이곳에 2018년부터 해양 관측용 부표 13개와 심해 연어 양식장이라고 주장하는 2기의 구조물과 1기의 고정식 관리플랫폼을 설치해 한국과 갈등을 빚었다. 중국은 “한중 관련 협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후에도 영유권 주장과 무관한 연어 양식시설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논란이 된 세 개 구조물 중 고정식 관리플랫폼에 대해 군사 시설 등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우선 철수를 촉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실무 협의를 통해 ‘우선적으로 관리 플랫폼을 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구조물은 지난해 11월 경북 경주와 이달 초 베이징(北京) 한중 정상회담에도 의제로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중국 상하이(上海)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 “(중국 측이) 관리하는 시설은 ‘철수할게’라고 해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고 한 바 있다.중국은 서해 구조물 이전은 기업의 자율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기업이 자체적인 경영·발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한 배치”라고 밝혔다. 서해 구조물 설치가 중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중국 기업들의 활동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이번 조치가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해석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중국이 기업 결정에 따라 구조물을 다시 잠정조치수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 요소들이 상당히 복잡하게 얽힌 이슈”라고 답했다.중국이 잠정조치수역에 남은 2개의 구조물도 이동시킬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구조물에서 양식되는 연어가 이미 중국 시장에 유통되고 있어 이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시아국장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우리 입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진전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국이 27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내에 무단 설치한 3개 구조물 중 1개를 철수하기로 하면서 한중관계 복원 조치에 속도를 냈다. 중국은 “기업의 자율적 조정”이라며 외교적 해석에 거리를 뒀지만 정부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중국 해사국은 이날 오후 7시(현지 시간)부터 31일 밤 12시까지 이동 작업을 진행한다는 안전 공지를 전날 내놨다. 해사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이 양식장 관리 플랫폼이라고 주장해 온 구조물은 직선거리로 약 250km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구조물이) 논란이 되는 잠정조치수역에서 나가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한중은 서해상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 설정을 위한 해양경계획정 협상 중 어업 분쟁을 막기 위해 2000년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했고, 서로의 200해리 EEZ가 겹치는 구역을 잠정조치수역으로 설정했다. 중국은 이곳에 2018년부터 해양 관측용 부표 13개와 심해 연어 양식장이라고 주장하는 2기의 구조물과 1기의 고정식 관리플랫폼을 설치해 한국과 갈등을 빚었다. 중국은 “한중 관련 협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후에도 영유권 주장과 무관한 연어 양식시설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논란이 된 세 개 구조물 중 고정식 관리플랫폼에 대해 군사 시설 등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우선 철수를 촉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실무 협의를 통해 ‘우선적으로 관리 플랫폼을 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구조물은 지난해 11월 경북 경주와 이달 초 베이징(北京) 한중 정상회담에도 의제로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중국 상하이(上海)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 “(중국 측이) 관리하는 시설은 ‘철수할게’라고 해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고 한 바 있다.중국은 서해 구조물 이전은 기업의 자율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기업이 자체적인 경영·발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한 배치”라고 밝혔다. 서해 구조물 설치가 중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중국 기업들의 활동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이번 조치가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해석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중국이 기업 결정에 따라 구조물을 다시 잠정조치수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그렇게 하기에는 여러 요소들이 상당히 복잡하게 얽힌 이슈”라고 답했다.중국이 잠정조치수역에 남은 2개의 구조물도 이동시킬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구조물에서 양식되는 연어가 이미 중국 시장에 유통되고 있어 이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시아국장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우리 입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진전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 설치한 고정 구조물을 잠정조치수역 밖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달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이 일부 시설을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지 20일 만이다.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이 현재 관리 플랫폼 이동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자체적인 경영·발전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한 배치”라며 “남중국해·황해 어업 양식 시설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해사국은 전날 공지에서 27일 오후 7시(현지 시간)부터 31일 자정까지 관리 플랫폼 이동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전에 나선 구조물은 잠정조치수역에 설치된 구조물 3개 중 1개다. 정부는 그간 잠정조치수역에 중국이 무단 설치한 구조물 3기를 철거할 것을 요구해왔다. 앞서 중국은 잠정조치수역에 심해 양식 시설이라는 선란 1·2호와 관리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고정식 구조물을 설치했고, 영유권 주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한국 정부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국장은 “우리 정부는 잠정조치수역 내에 일방적인 구조물 설치 반대 입장 하에 그간 대(對)중국 협의를 이어온 만큼 이번 조치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그간 일관되게 견지해 온 우리 입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진전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감사원이 283개 공공기관 자체감사기구를 대상으로 26일 심사에 착수한다. 감사원은 올해부터 기관별 등급은 물론 순위까지 포함해 심사 결과를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이날 감사원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 자체감사기구의 내실화를 위해 공기업·준정부기관 등 283개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기구를 대상으로 4월 10일까지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공공기관 283곳을, 하반기에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224개 자체감사기구를 심사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그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기구를 대상으로 매년 자체감사활동을 심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왔다. 다만 그동안 A등급에 해당하는 ‘우수 기관’만을 공개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심사결과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처음으로 A~D등급 전체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이에 더해 올해부터 기관별 등급은 물론 구체적인 순위까지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우수 기관은 연말 심사 결과 발표 시 포상할 예정돼 있지만, D등급(미흡)을 받은 기관들은 전국 공공기관 가운데 하위 몇 위인지까지 공개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기관별 자체감사기구 역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심사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우선 283개 공공기관을 기관 규모와 업무 특성에 따라 분류한 뒤 공기업·준정부기관·금융·연기금 등 93개 기관은 실지 심사를, 공공병원·지방공기업 등 190개 기관은 서면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가는 △기관 자원의 자체감사기구 지원에 대한 관심과 의지(독립성·인프라 등) △자체감사기구의 구성과 인력 수준 △자체감사활동 성과 등 3대 기준으로 이뤄진다.감사원은 연말 자체감사활동 심사 결과에 따라 최우수기관, 성과 향상 기관, 모범 직원 등을 선정해 포상할 예정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감사원이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통일교 계열 대학인 선문대의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종교의 정치 개입에 대해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감사원은 선문대 재정지원 사업 관련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교육부 등을 대상으로 26일부터 2주간 예비조사를 실시한다. 예비조사는 본감사 착수 전 단계로, 감사원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본 뒤 실지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선문대가 정부 지원금을 통일교 활동에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문대는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등에서 받은 정부 지원금을 통일교 교세 확장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선문대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이 급격히 늘어난 과정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선문대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은 2021년 127억 원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4년 258억 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국회는 지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선문대 관련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안건을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감사원은 5월 3일까지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의회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라며 “글로벌 기업이든 국내 소기업이든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쿠팡을 포함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국내 규제를 회피하려 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란 질문에 “국제 규범도 있고, 글로벌 기업 규제 문제는 유럽의 사례도 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에 맞춰서 상식적으로, 또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라는 점도 고려해서 당당하고 정당하게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미 정부와 의회에서 쿠팡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규범 등을 들어 반박하면서 엄정한 조치를 강조한 것. 이에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나 “한국 정부가 쿠팡을 사실상 파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미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법인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국적도 미국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의회가 ‘미국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라며 “글로벌 기업이든 국내 소기업이든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쿠팡을 포함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국내 규제를 회피하려 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란 질문에 “국제 규범도 있고 글로벌 기업 규제 문제는 유럽의 사례도 꽤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에 맞춰서 상식적으로, 또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라는 점도 고려해서 당당하고 정당하게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미 정부와 의회에서 쿠팡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규범 등을 들어 반박하면서 엄정한 조치를 강조한 것. 이에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나 “한국 정부가 쿠팡을 사실상 파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은 미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법인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국적도 미국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3대 특검’에서 규명되지 못한 의혹들을 수사할 ‘2차 종합 특검법’이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최대 251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되고 최장 170일간 수사할 수 있는 ‘매머드 특검’이 다시 가동되면서 6·3 지방선거까지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 특검법’(2차 특검법) 등 법률공포안 5건과 법률안 9건, 대통령안 13건, 일반 안건 3건 등을 심의, 의결했다. 2차 특검법이 1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나흘 만으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 대통령에게 2차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차 특검법은 앞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지만 충분히 다루지 못했거나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불거진 의혹들을 담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는 물론이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선거 개입 및 각종 비리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게 된다. 수사 대상은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을 통한 ‘외환·군사 반란’ 혐의,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노상원 수첩’에 담긴 계엄 기획·준비 의혹 등 17개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2차 특검법이 관보에 게재돼 공포되는 날부터 국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최장 11일 이내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2차 특검의 수사 기간은 특검이 임명된 날부터 준비 기간 20일, 본수사 기간 90일, 30일의 연장 기간 2회 등을 합친 최장 170일로,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특검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 인력은 역대 특검 중 최대 규모인 내란 특검 267명에 육박하는 최대 251명이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에 30%를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채용률은 의무 비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9일 공개한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27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17.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공식 발표치(40.7%)보다 23.1%포인트 낮은 것은 물론이고 의무채용비율(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역인재 채용률은 2024년에는 19.8%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정부 발표치(4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인재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127개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시 혁신도시법에 따라 해당 기관이 이전한 지역에 소재한 대학 및 고등학교 졸업자를 3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다만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인원이 5명 이하일 경우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 규정을 활용해 지역인재 채용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2018년 경영 분야와 2021년 화공 분야에서 상·하반기 각각 4명을 채용하고도 ‘연 5명 이하’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지역인재 채용 의무를 피해갔다. 연간 기준으로는 8명을 채용한 셈이지만 상반기와 하반기 채용을 별도 채용으로 규정해 지역인재 채용 예외 규정을 적용한 것. 감사원에 따르면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2018∼2024년 연 모집인원이 5명이 넘는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에서 의무채용을 하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등 12개 기관은 정원외로 선발해야 하는 지역인재에게 가점을 줘 일반 정원으로 선발하면서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들이 탈락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2018∼2024년 이들 12개 기관의 채용 결과를 다시 분석한 결과 지역인재를 정원외로 선발했다면 합격할 수 있었던 일반 지원자 5418명이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역전으로 일선 팀장 및 부·차장 등 초급 간부로의 승진 기피 현상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는 초급 간부 승진시험 경쟁률이 2024년 기준 0.2 대 1에 그쳤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들이 규정 미비에 따른 문제라고 판단하고 혁신도시법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통보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공공기관 인력운용 전반에서 지역인재 채용과 승진·보상 체계가 제도 취지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이전지역 인재 의무채용 비율은 예외 규정을 남발한 결과 실제 채용률이 정부 발표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초급간부 승진은 경쟁률이 0.2대 1까지 떨어질 정도로 MZ세대의 기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5명 이하’ 예외 규정, 상·하반기 쪼개기 적용 꼼수감사원은 19일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공공기관 인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운용 효율성과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2024년 11월과 2025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그리고 한국전력공사 등 3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감사원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법에 따라 신규 채용 인원의 30% 이상을 이전지역 인재로 의무 채용해야 한다. 그러나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 인원 5명 이하’ 등 6가지 예외규정이 과다하고 세부 기준이 미비해, 상당수 기관에서 의무채용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가스공사는 2018년 경영 분야와 2021년 화공 분야에서 상·하반기 각각 4명씩 채용하면서, 개별 시험을 기준으로 ‘연 5명 이하’ 예외를 적용해 이전지역 인재 의무채용을 적용하지 않았다.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할 당시에는 해당 분야에서 연 5명 이하 채용 계획을 세웠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수력원자력(2019년), 한국철도공사(2022년)도 유사하게 상·하반기 채용을 분리해 의무채용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은 이처럼 1년이 아닌 매회 시험을 기준으로 예외규정 적용 여부를 판단해왔다. 그 결과 2018~2024년 기준 연 모집인원 5명이 넘는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가 의무채용 제도를 적용하지 않았다. 또 한국도로공사 등 3개 기관은 시험 분야를 ‘직군’ 또는 ‘직렬’로 일관성 없이 나눠 의무채용 적용을 피했다. 이 같은 운영 방식의 결과로 국토교통부는 2024년 기준 8개 권역 모두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 채용률이 41.5%로 의무 채용비율(30%)을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감사원이 신규채용 총정원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실제 이전지역 인재 채용률은 19.8%에 불과했다. 국토부 발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법정 의무 비율에도 미달하는 수준이다. ● 지역인재 의무채용과 가점제·할당제 중복 적용반면 한국관광공사 등 12개 기관은 지역인재 채용 목표제와 가점제·채용할당제를 중복운용해 비(非)지역 지원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 ‘역차별’이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지역인재 합격자가 의무채용 비율에 미달하는 경우 ‘정원 외’로 선발하고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되는데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이 가점제·채용할당제를 배제한 후 채용결과를 모의 분석한 결과, 2021~2024년 4년간 한국관광공사 등 11개 기관에서 가점제로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 4026명이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인재 563명은 탈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8~2024년 7년간 한국부동산원 등 4개 기관에서 할당제로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 1392명이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인재 481명은 탈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감사원은 지역인재 채용률 미스매치에 대해 공공기관의 의도적 통계 왜곡이나 위법이라기보다 제도적 허점과 세부 규정 미비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고 판단했다. 가점제·채용할당제 중복 운용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 ● 초급간부 승진 기피 심각…한전KPS 경쟁률 ‘0.2대 1’조직 내부의 인력 정체와 활력 저하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직의 중추’인 일선 팀장 및 부·차장 등 초급간부 승진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는 초급간부 승진시험 경쟁률이 2020년 0.8대 1에서 매년 하락해 2024년에는 0.2대 1에 그쳤다. 5명이 승진할 수 있는 자리에 1명만 지원한 셈이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철도공사도 최근 2년 연속 승진시험 경쟁률 미달 상태였다. 감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이 승진을 꺼리는 이유로 △업무량 과중(61%) △보상 부족(52%) △거주지 이동 부담(42%) 등이 꼽혔다. 특히 지방 이전 기관의 경우, 승진 시 본사(나주 등) 근무가 강제되거나 노조원 자격 박탈로 인한 복지 축소 등이 MZ세대 직원을 중심으로 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임원승진 단계에서도 임금 역전, 성과급 의존 구조, 정년 미보장 등으로 승진 기피가 확인됐고, 임금피크제 역시 성과와 무관한 보수체계와 직무 부여 미흡으로 일부 기관에서 실적 저조 사례가 나타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감사원은 초급간부 기피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인력 운용 비효율과 업무처리 부실, 조직 구조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업무량 조정과 권한 강화, 순환보직 기준 완화, 금전적·비금전적 보상 개선이 필요하다고 기획재정부 등 통보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서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아파트 이상거래를 겨냥해 고강도 단속에 나선다. 고가 부동산 현금거래에 대한 자금출처 검증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열고 관계기관과 올해 1분기(1~3월) 부동산 불법행위 집중 조사·수사 계획을 공유하며 각 기관 간 공조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교통부와 국세청, 경찰청, 금융위원회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지난해 하반기(7~12월) 신고된 아파트 거래 중 편법증여, 업·다운 계약, 대출자금 유용 등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 고강도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상반기(1~6월) 신고된 거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위법 의심거래 1308건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및 기획부동산 의심거래에 대해서도 기획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올해 1분기 초고가 주택거래에 대한 전수검증을 지속하는 한편, 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30대 이하 청년층의 자금 출처가 의심되는 거래도 점검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특히 ‘똘똘한 한 채’ 선호 흐름 속에 고가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증여거래에 대해 신고가 적정한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빠짐없이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또 최근 대출 규제 상황에서 늘고 있는 고가 부동산 현금거래와 사적채무를 이용한 거래 등에 대해서도 자금출처 검증을 강화하고, 저가 양도 등 특수관계자 간 변칙거래도 1분기에 집중적으로 조사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사기 등 부동산 8대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진행 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무자본 갭투자 등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통해 844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은 향후 서울‧수도권 대도시에서 부정청약, 집값 담합 등 시세조작행위 등 시장 교란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기준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취급 규모가 상위 20% 이내인 상호금융조합 166곳을 대상으로 대출심사·사후점검 등의 과정에서 심사 누락이나 자료 허위 작성 등 위규 사항이 있었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장인 김용수 국무2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서민과 청년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부동산 범죄에 무관용으로 엄정 대응하고, 부동산 불법행위의 근절을 위해 더욱 노력해줄 것”을 각 기관에 당부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