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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자리는 (컴백 후) 저희의 첫 미국 무대입니다. 4년 만에 저희는 다시 7명이 돼 이곳에 왔습니다. 저희와 다시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와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는 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BTS 리더 RM) 23일(현지 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피어17(pier 17)’ 공연장. RM의 말이 끝나자 객석을 가득 채운 1000여명의 BTS 팬들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환호했다. 21일 컴백 앨범 ‘아리랑’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군 BTS가 이틀 만에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 팬들과 만났다. 서울 공연이 넷플릭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세계 190개국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면, 이날 공연은 미국의 ‘탑 1%’ 팬들이 불과 1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다시 돌아온 BTS를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K팝의 상징과 같은 BTS의 글로벌 활동이 뉴욕에서 첫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전역에서 ‘찐팬’ 1000여명 초청‘BTS 스윔사이드(SWIMSIDE)’라는 이름의 이날 행사는 미국 앱스토어 음악 분야 1위 앱인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주최한 행사였다. 스포티파이는 BTS의 컴백 기념 행사를 준비하며 미국 계정 이용자 가운데 BTS 음악을 가장 많이 들은 1000명을 선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이번 행사의 초청장을 발송했다. 이날 행사장 앞에는 영하의 기온과 종일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수백 미터의 긴 줄이 늘어섰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전날 밤 비행기를 타고 남부 조지아주에서 왔다는 에밀리 씨는 “(뉴욕 근처) 뉴저지주에 사는 아미(ARMY·팬덤명)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며 “수년 만에 다시 만나는 BTS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대기 줄에서 만난 뉴욕에 거주하는 BTS팬 말리샤 씨는 ‘대체 얼마나 들어야 미국에서 BTS 노래를 많이 들은 1000명 안에 들 수 있냐’는 질문에 “나도 모른다”며 웃었다. 그는 “분명한 건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BTS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앨범이 나온 요즘 같은 때는 문자 그대로 24시간 음악을 스트리밍해 둔다”고 덧붙였다. 이어 “11살에 처음 음악을 듣고 BTS 팬이 됐는데 이제 곧 스무 살이 된다”며 “그 시간은 계산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장에서는 서부 끝에서 동부 끝으로,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공연을 보러 온 팬도 만날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온 BTS팬 토니 씨는 “어제 밤 비행기를 타고 6시간 만에 오늘 아침 뉴욕에 도착했고 공연을 본 뒤 내일 비행기로 집에 간다”며 “작년에는 BTS의 나라를 보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혼자 한국으로 여행도 갔다”고 말했다. 그는 “BTS의 팬이 된 뒤로 인생의 엄청난 변화들이 일어났다”며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벨기에 등 전 세계에 아미 친구가 생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팬들 위한 스낵으로 ‘고추장 쿠키’ 등 제공이날 BTS의 공연이 열린 피어17 공연장은 뉴욕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유명 야외 공연장 중 하나다. 맨해튼 동쪽으로 흐르는 이스트 리버와 맞닿아있는 건물 옥상에 마련된 공연장이란 게 특징이다. 덕분에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강건너 브루클린 브릿지가 함께 보여 환상적인 야경을 자랑한다. 비틀즈의 링고스타, 빌리 아이리시 등 수많은 글로벌 정상급 가수들이 이 곳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특히 과거 세계적 무역항이었던 이곳에는 바로 옆에 멀리서도 보이는 커다란 돛을 자랑하는 범선이 세워져 있는데, 바로 1885년 만들어진 ‘웨이버트리(Wavertree) 호’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전 세계를 항해하며 물건을 실어 날랐던 역사적 배로, 국가사적으로도 지정된 명소다. 그런데 이번 BTS의 메인 타이틀곡 ‘스윔’ 역시 바다를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보니 공연장과 범선의 조화가 절묘하다는 반응도 나왔다.이날 공연장에는 팬들을 위한 식음료도 마련됐는데 ‘고추장 쿠키’, ‘쌀로 만든 너겟’ 등 한국적 맛을 가미한 음식들이 세심하게 준비됐다. 공연장에서 만난 한 아미는 “BTS를 좋아한 뒤 한국 문화 박사가 됐다”며 “한국의 음악 뿐 아니라 한국의 맛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팬덤 친밀감 극대화…글로벌 플랫폼 신규 K팝 발굴도이날 행사에서 BTS는 ‘스윔’ 등 3곡의 무대를 선보이기에 앞서 미국 팬들이 사전에 미리 보낸 질문들에 답을 하고 그간의 시간과 앨범에 대해 설명하는 ‘팬과의 대화’도 가졌다. BTS는 “타이틀곡 스윔은 마치 헤엄을 치듯이 힘든 시간과 감정의 파도를 마주할 때도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결국은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다가오는 것을 받아들이며 나아가자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미국 팬들이 보낸 질문 중에는 ‘누가 가장 수영을 잘하는지’, ‘샤워할 때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등 사소한 일상에 대한 것들도 많았다. 스포티파이에서 K팝팀을 담당하는 한나 피차이 씨는 “우리는 이번 행사가 오랜만에 BTS를 다시 만나는 미국 팬들에게 가장 친밀한 행사가 되길 바랬기 때문에 팬들의 질문을 마련했다”며 “BTS에게도 팬들과 가까이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밀도 있는 규모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레이디 가가 및 레이디 가가의 팬덤인 리틀 몬스터와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국 지사(2021년 설립)가 생기기 전인 2017년부터 BTS를 지원해 왔다. 피차이 씨는 “당시엔 K팝 팀도 없어서 동남아팀이 K팝을 함께 담당했던 시절”이라며 “그러던 중 해당 팀에서 BTS란 가수를 끌어 올리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흥미롭게도 미국팀 뿐 아니라 남미팀에서도 ‘우리도 같은 가능성을 본다’는 반응이 나와 파트너십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컴백 행사가 스포티파이에게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었다.비단 BTS뿐 아니라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은 지난 수년 간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에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기업은 일명 ‘레이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등 지역에서 계속 생겨나는 신진 아티스트들을 탐색하고 그들의 좋은 음악을 골라 큐레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피차이 씨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하루 종일 새로운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이 스포티파이의 어디에 들어갈지를 결정한다”며 “많은 이들이 이런 업무를 모두 인공지능(AI)이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데이터가 함께 결합된 방식”이라고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넘어설까” 외신들 주목K팝의 대표 간판인 이번 BTS의 컴백을 두고 외신들은 팬덤의 열기와 경제적 가치 창출 규모를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곧 시작될 BTS 월드 투어는 20억 달러(약 3조 원)의 기록적 성과를 낸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Eras Tour)’에 필적할 만한 투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NPR은 빌보드지 기자를 인용해 “많은 사람들이 ‘골든’과 ‘K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K팝에 입문했다고 하지만 BTS가 이미 이런 흐름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골든’의 성공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AP통신은 이번 주 공개되는 BTS의 컴백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리턴’을 소개하며 “이제 그들에게 남은 질문은 ‘앞으로 어떤 방향의 음악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22일 미국 뉴욕과 애틀랜타 등의 공항에서 탑승객들이 3시간 이상 줄을 서고도 보안 검색을 통과하지 못해 큰 혼란이 빚어졌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예산안 대립으로 올해 초 국토안보부 관련 예산의 의회 통과가 불발되면서 공항 보안 등을 담당하는 교통보안청(TSA) 직원 수가 급감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과잉 단속 우려 등 새로운 논란을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여러 공항에서는 탑승 수속 대란이 빚어졌다. 일부 승객은 이 여파로 비행기를 놓친 것으로 전해졌다. CNN 또한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보안 검색 줄의 끝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긴 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는 올 초 국토안보부 예산안 통과가 불발된 뒤 산하기관인 TSA 직원들이 최소 5주째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공항 보안 검색을 담당하던 상당수 직원들은 무급 휴가, 휴직, 사직 등을 택했다. 이후 인력 부족으로 주요 공항의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것이다. 파장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월요일(23일)에 (주요 공항에) ICE 요원을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NYT는 ICE 요원뿐 아니라 국토안보부 수사국(HSI) 요원도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치 대상은 뉴욕 JFK 공항 및 라과디아 공항,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 필라델피아, 시카고, 애틀랜타, 뉴올리언스, 휴스턴, 피닉스 등 미 전역의 주요 공항이다. 배치 명분은 TSA 인력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나 일각에서는 공항에서의 불법 이민자 체포와 과잉 단속 등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미국 동부시간 22일 오후 11시 40분경 라과디아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지상에 있던 구조용 소방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이 사고로 여객기 조종사와 부조종사 등 최소 2명이 숨졌다. 이와 별도로 소방 트럭 안에 있던 2명은 부상을 입었다. 여객기 승객 100여 명의 부상 여부는 확인 중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22일 미국 뉴욕과 애틀랜타 등의 공항에서 탑승객들이 3시간 이상 줄을 서고도 보안 검색을 통과하지 못해 큰 혼란이 빚어졌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예산안 대립으로 올해 초 국토안보부 관련 예산의 의회 통과가 불발되면서 공항 보안 등을 담당하는 교통보안청(TSA) 직원 수가 급감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과잉 단속 우려 등 새로운 논란을 낳고 있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여러 공항에서는 탑승 수속 대란이 빚어졌다. 일부 승객은 이 여파로 비행기를 놓친 것으로 전해졌다. CNN 또한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보안 검색 줄의 끝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긴 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이는 올 초 국토안보부 예산안 통과가 불발된 뒤 산하기관인 TSA 직원들이 최소 5주째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공항 보안 검색을 담당하던 상당수 직원들은 무급 휴가, 휴직, 사직 등을 택했다. 이후 인력 부족으로 주요 공항의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것이다.파장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월요일(23일)에 (주요 공항에) ICE 요원을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NYT는 ICE 요원뿐 아니라 국토안보부 수사국(HSI) 요원도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치 대상은 뉴욕 JFK 공항 및 라과디아 공항,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 필라델피아, 시카고, 애틀랜타, 뉴올리언스, 휴스턴, 피닉스 등 미 전역의 주요 공항이다. 배치 명분은 TSA 인력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나 일각에서는 공항에서의 불법 이민자 체포와 과잉 단속 등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한편 미국 동부시간 22일 오후 11시 40분경 라과디아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여객기가 지상에 있던 구조용 소방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이 사고로 여객기 조종사와 부조종사 등 최소 2명이 숨졌다. 이와 별도로 소방 트럭 안에 있던 2명은 부상을 입었다. 여객기 승객 100여명의 부상 여부는 확인 중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요즘 중국은 표정 관리에 바쁘다.”(유엔 관계자) 세계 193개 회원국이 나와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 본부는 글로벌 다자외교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민심’의 풍향계와도 같은 곳이다. 그런 뉴욕 외교가에서 요즘 중국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들린다. ‘남반구는 이미 중국에 마음이 다 넘어갔고, 이제 북반구도 거의 넘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관세’부터 ‘주권’까지 실점한 미국 최근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인기는 중국이 특별히 뭘 잘해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에서 무리수를 두며 중국을 저절로 높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년간 미국에 마음이 상한 나라들이 워낙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래, 차라리 중국이 낫다’고 생각하는 회원국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 첫째, 관세가 그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핵심 정책으로 내놓은 상호관세는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았다. 한국만 놓고 보더라도 나라 간 약속이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한낱 종잇장처럼 무색해졌고, 일방적으로 정해진 관세를 낮추기 위해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해야 했다. 그러고도 1월 트럼프는 돌연 ‘투자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이 언제라도 ‘남’처럼 돌변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만난 통상 분야 로펌의 미국인 변호사는 “한국은 ‘어떻게 우리한테 이러나’ 싶겠지만 사실 그건 많은 다른 나라들도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라고 했다. 둘째, 대미 투자와 이민 정책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2023년 대미 투자 1위 국가에 오를 정도로 기업들이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칩스법’ 등이 약속했던 보조금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결국 크게 줄어드는 쪽으로 재정산됐다. 계산이 뒤바뀐 건 그렇다 쳐도 조지아주에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전수하러 간 한국 노동자 300여 명을 싹 잡아간 것은 모든 한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셋째, 시장 압박과 주권 위협도 미국의 실점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은 최근 쿠팡 사태를 통해 미국 기업의 로비로 미국 정치인과 행정부가 한 나라를 얼마나 압박할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등을 거론하며 한국이 18년간 지키려고 노력해 온 지도 데이터마저 확보했다. 이제 구글 등 미국 기업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단위 면적당 디지털족이 많은 한국에서 수십조, 수백조 원 규모의 위치 기반 데이터 및 광고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그나마 ‘산업 주권’만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캐나다, 그린란드, 베네수엘라, 쿠바 등은 대놓고 ‘미국의 51번째 주’ 같은 소리를 들으며 주권을 위협받아 왔다.달라진 미국에 재편되는 국제 관계 이란과의 전쟁이 한창인 요즘, 트럼프 대통령은 좀처럼 힘을 보태지 않는 동맹국들에 단단히 뿔이 난 듯하다. 각국은 자국민과 자국 군인의 안전, 법률상 어려움 등 여러 이유를 들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깊은 기저에는 ‘과연 미국은 전과 같은 우리의 친구인가’라는 질문이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에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미국을 향해 ‘규탄한다(condemn)’는 표현을 써 유엔 안팎에서 화제가 됐다. 기껏해야 ‘깊이 우려한다(deeply concerned)’ 정도가 최대 수위였던 유엔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달라진 미국을 보고 있는 세계는 이제 누구를 중심으로 어떻게 뭉칠 것인가.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대당 가격이 약 1억 달러(약 1500억 원)인 F-35가 19일(현지 시간) 이란으로 추정되는 상대에 피격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하늘 위의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F-35가 피격된 건 2016년 실전 배치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외교안보 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F-35가 적의 공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첫 사례라고 전했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이 전투기는 레이더에 잡히는 크기가 작은 새, 골프공 정도에 불과해 탐지가 매우 어렵다. 또 수많은 센서와 첨단 링크 기술이 적용돼 적진을 파악하고 이를 아군과 공유해 순식간에 상대를 무력화한다. 한국도 2019년부터 도입해 40여 대를 운용해 왔다. 이스라엘 등 다른 미국의 주요 우방국 역시 핵심 전략 자산으로 도입해 운용 중이다. 이런 F-35가 군사 기술력이 열세인 이란에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은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전쟁 장기화, 고유가 등으로 부담이 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지 또한 좁아질 수 있다.미국과 이란은 F-35의 피격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은 채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 상공에서 전투 중 안전하게 비상 착륙했다. 조종사도 무사하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우리의 격추로 치명적 타격을 입고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F-35와 관련한 사고는 총 12번 있었다. 다만 적군의 공격에 의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모두가 조종사 과실이나 기계 결함 때문이었다. 그런 F-35의 피격 배경을 두고 미국의 군사매체 ‘에어 앤드 스페이스 포스 매거진’은 수동 열화상 감지 적외선 센서를 주목했다. 이 매체는 “이란은 레이더 대신 수동 적외선 센서를 사용한 방공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의 전투에서도 그 성능을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달 28일 발발한 이번 전쟁으로 현재까지 약 20대의 미군 항공기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전했다. 현재 이란은 2024년 2월부터 중장거리용 ‘아르만’, 단거리용 ‘아자라흐시’ 등 신형 방공망 체계를 운용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막아내고 있다. 이 방공망은 위상배열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 기술을 다층적으로 활용해 F-35와 같은 스텔스기 탐지 및 타격에 특히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사매체 ‘더 워 존’은 이란의 요격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반대 여론을 무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의 파르스 원유·천연가스 시설을 공격한 것을 두고 “그(네타냐후)에게 추가 공격을 하지 말라고 말했고 그도 동의했다”고 19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더는 이란 가스전에 대한 공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동조했다. 그는 또 “이란은 이제 더 이상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고 탄도미사일을 제조할 능력도 상실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번개 같은 속도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고, 전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도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대당 가격이 약 1억 달러(약 1500억 원)인 F-35가 19일(현지 시간) 이란으로 추정되는 상대에 피격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하늘 위의 슈퍼 컴퓨터’ 등으로 불려온 F-35가 피격된 건 2016년 실전 배치 10여 만에 처음이다.CNN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의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피격돼 중동 내 미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쟁 중 이란이 미군 전투기에 타격을 입힌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군사매체 더워존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전쟁에 F-35A 전투기를 투입했다.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격추설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해당 전투기가 “이란 상공서 임무 수행 중 비상 착륙했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조종사도 안정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란 중부 상공에서 F-35 전투기를 격추했다”며 “피격된 전투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피해 규모로 보아 추락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고유가와 긴축 우려로 원-달러 환율 종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을 넘겼다.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1원으로 마감했다.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반 기준)가 1500원을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150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90원대로 내리기도 했으나 고유가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심리적 저항선을 내줬다. 에너지 충격을 우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투표권을 가진 12명(연준 이사 7명, 뉴욕 등 지방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 중 11명이 동결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5년간 우리는 팬데믹과 관세 충격을 겪었고, 이제 상당한 규모와 지속 기간을 갖는 에너지 충격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런 충격이 누적되면 물가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고유가와 긴축 우려로 원-달러 환율 종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을 넘겼다.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1원으로 마감했다.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반 기준)가 1500원을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150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90원대로 내리기도 했으나 고유가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심리적 저항선을 내줬다. 에너지 충격을 우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투표권을 가진 12명(연준 이사 7명, 뉴욕 등 지방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 중 11명이 동결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5년간 우리는 팬데믹과 관세 충격을 겪었고, 이제 상당한 규모와 지속 기간을 갖는 에너지 충격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런 충격이 누적되면 물가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고유가·고환율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자 재정경제부는 금융상황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미국과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물가 또한 안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찬성 11표, 반대 1표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9월, 10월, 12월에 0.25%포인트씩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올들어서는 1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연준은 이번 발표문에 기존에 없던 “중동 상황(미국과 이란과의 전쟁)의 전개가 미국 경제에 갖는 함의가 불확실하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다만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전망 때와 같은 3.4%를 예측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2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아진 2.4%로 전망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기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작년 12월 대비 0.3%포인트 높아진 2.7%로 예상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미국 물가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한편, 오는 5월로 연준 의장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으로 뽑은 케빈 워시 지명자가 5월까지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할 경우 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 의장’으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연준은 지난 수십 년 간 행정부와 별개로 독립된 권한을 유지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자신이 요구한 금리 인하를 따르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다. 올 1월에는 연준 건물 리모델링 낭비 의혹을 문제 삼아 파월 의장을 상대로 형사 기소를 전제로 한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해 큰 논란을 낳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이며 강경 보수 성향인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46)이 17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전격 사퇴했다. 그는 “양심상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 전쟁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에 대한 로비 압력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후 미 고위직에서 공개적으로 불거진 첫 전쟁 반대 의사 표명이다. 켄트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된 인사였고, 그가 이끌던 NCTC가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핵심 기관으로 ‘테러 정보 브레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발생한 9·11테러를 계기로 설립된 NCTC는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전쟁부) 같은 테러 관련 기관들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다. 또 전쟁 장기화, 이란의 지속적인 반격, 주요 동맹들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거부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지층 또한 분열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선 ‘미국 우선주의’ ‘해외 비개입주의’를 강조하며 이번 전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켄트 국장은 이날 X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나라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Iran posed no imminent threat to our nation)”고 주장했다. 전쟁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대통령과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켄트 국장은 사직서에서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전쟁이 우리 애국자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가의 부와 번영을 소모시키는 함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행정부에서 이스라엘의 고위 관료들과 미국 언론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이란과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허위 정보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에게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란 믿음과 지금 공격하면 신속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라고 했다. 이번 사임에는 켄트 국장의 개인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부 오리건주에서 1980년 태어난 그는 17세에 미 육군에 입대해 주로 특수부대에서 복무하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11번의 전쟁에 참여했다. 2014년 결혼한 첫 아내 섀넌은 해군 암호해독관으로 2019년 시리아에서 정보원과 만나던 중 자살폭탄 테러범의 공격으로 전사했다. 2023년 재혼한 현 아내 헤더 역시 참전용사다. 켄트 국장은 2024년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한 서부 워싱턴주에서 공화당 하원의원직에 도전했다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켄트 국장에 대해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며 “좋은 사람이지만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원치 않는다. 이란은 엄청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가 진영에선 켄트 국장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전쟁을 줄곧 비판해 온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켄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하다”고 추켜세웠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7일(현지 시간) “우리는 더 이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며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14, 15일 양일간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에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호위하는 작전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16일에는 한국, 일본,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과 이들의 안보 기여를 강조하며 파병을 압박했다. 하지만 ‘파병 청구서’를 받은 국가 대부분이 참여를 거부하거나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참여를 원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유럽 동맹국이 중심인 나토,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의 도움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도 “나토는 매우 어리석은(foolish) 실수를 하고 있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없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겨냥해 “그들이 우리를 돕지 않을 때, 그건 분명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난 (나토를 돕는) 결정을 위해 의회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향후 나토 주둔 미군의 규모와 역할 재조정, 국방비 증액 압박 등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 이란은 우리나라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며 전격 사퇴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여론 악화, 이란의 거센 반격, 동맹들의 파병 거부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 내부 분열까지 나타나는 모양새다. 이란과의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이 계속 커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이며 강경 보수 성향인 조셉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46·사진)이 17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전격 사퇴했다. 그는 “양심상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 전쟁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에 대한 로비의 압력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후 미 고위직에서 공개적으로 불거진 첫 전쟁 반대 의사 표명이다. 켄트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된 인사였고, 그가 이끌던 NCTC가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핵심 기관으로 ‘테러 정보 브레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를 계기로 설립돼 NCTC는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전쟁부) 같은 테러 관련 기관들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다.또 전쟁 장기화, 이란의 지속적인 반격, 주요 동맹들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거부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지층 또한 분열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선 ‘미국 우선주의’ ‘해외 비개입주의’를 강조하며 이번 전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켄트, “이란 임박한 위협 가하지 않아”켄트 국장은 이날 X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나라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Iran posed no iminent threat to our nation)”고 주장했다. 전쟁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대통령과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켄트 국장은 사직서에서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전쟁이 우리 애국자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가의 부와 번영을 소모시키는 함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행정부에서 이스라엘의 고위 관료들과 미국 언론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이란과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허위정보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에게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란 믿음과 지금 공격하면 신속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라고 했다.이번 사임에는 켄트 국장의 개인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부 오레곤주에서 1980년 태어난 그는 17세에 미 육군에 입대해 주로 특수부대에서 복무하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11번의 전쟁에 참여했다. 2014년 결혼한 첫 아내 섀넌은 해군 암호해독관으로 2019년 시리아에서 정보원과 만나던 중 자살폭탄 테러범의 공격으로 전사했다. 2023년 재혼한 현 아내 헤더 역시 참전용사다. 켄트 국장은 2024년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한 서부 워싱턴주에서 집권 공화당의 하원의원직에 도전했다 민주당 후보에 패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 “켄트 사퇴 다행”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마틴 미할 아일랜드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켄트 국장을 비판하며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며 “좋은 사람이지만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원치 않는다. 이란은 엄청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가 진영에선 켄트 국장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전쟁을 줄곧 비판해 온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켄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하다”고 추켜세웠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핵심 참모로 알려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68)이 유방암에 걸렸다. 와일스 실장은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조용하지만 영향력이 큰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아는 가장 강인한 사람 중 한 명인 와일스 비서실장이 안타깝게도 초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며 “그녀는 즉시 이 도전에 나서기로 결정했고, 훌륭한 의료진의 보살핌 속에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자신이 사랑하고 잘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그녀의 강인함과 헌신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음 아가씨(Ice Maiden)’란 별명을 붙인 와일스 실장은 자신을 드러내길 즐기는 일부 각료들과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오랜 정치 컨설턴트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2016·2024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신뢰 덕분에 현재 백악관에서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다룰 수 있는 참모’로도 여겨진다. 그는 지난해 미 연예매체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이 못할 일이 전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이라고 묘사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와일스 실장은 최근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지고 휘발유 값이 급등하는 등 민생경제가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범위를 제한하고 전쟁이 마무리 단계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참모들에게 어떻게든 휘발유 값을 낮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일스 실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여성 8명 중 1명이 유방암 진단을 받으며, 이 여성들은 매일 강인함과 결단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일터로 나가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며 “나도 이제 (이 대열에) 합류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핵심 참모로 알려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사진·68)이 유방암에 걸렸다. 와일스 실장은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조용하지만 영향력이 큰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아는 가장 강인한 사람 중 한 명인 와일스 비서실장이 안타깝게도 초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며 “그녀는 즉시 이 도전에 나서기로 결정했고, 훌륭한 의료진의 보살핌 속에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백악관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낼 예정이며 이는 대통령으로서 기쁜 일”이라며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자신이 사랑하고 잘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그녀의 강인함과 헌신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이 ‘얼음 아가씨(Ice Maiden)’란 별명을 붙인 와일스 실장은 자신을 드러내길 즐기는 일부 각료들과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오랜 정치 컨설턴트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2016·2024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신뢰 덕분에 현재 백악관에서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다룰 수 있는 참모’로도 여겨진다.그는 지난해 미 연예매체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이 못할 일이 전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이라고 묘사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와일스 실장은 최근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지고 휘발유 값이 급등하는 등 민생경제가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범위를 제한하고 전쟁이 마무리 단계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참모들에게 어떻게든 휘발유 값을 낮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와일스 실장은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백악관의 정치 전략 수립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며 “행정부에 경제적 부담 완화와 같은 초당적 메시지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와일스 실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여성 8명 중 1명이 유방암 진단을 받으며, 이 여성들은 매일 강인함과 결단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일터로 나가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며 “나도 이제 (이 대열에) 합류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한국계인 앤디 김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15일(현지 시간) 조지아주를 찾아 5년 전 한국인 피해를 낳은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 피해자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은 2021년 3월 16일 범인 로버트 애런 롱이 지역 내 스파 2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희생자들은 한인 4명을 포함해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어서 인종차별 범죄란 지적이 제기됐다.이날 김 의원은 조지아주 덜루스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5년 전 사건을 처음 접하고 나의 5살, 3살 아들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며 “이 사건은 단순한 총격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특정 집단에 대해 저질러진 인종차별과 폭력이었다”고 했다. 이어 “희생자 중 한 사람이 김치찌개와 한국 과일을 좋아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의 삶과 남겨진 가족들에 대해 생각했다”며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고, 이 사건을 잊어선 안 되기에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애틀랜타에 내려와 연대한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현재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동료들 몇몇이 미국의 다원주의와 다양성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라날 미국이 위기에 처했고, 아이들에게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선 서로 도와야 한다”고 했다.범인은 앞서 2021년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4회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한국계 4명의 살해 혐의에 대한 재판은 풀턴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롱에게 살인과 인종차별 등 19개 혐의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올 초까지도 사건 발생 5년이 되도록 배심원 선정조차 못하는 등 현지에서는 정의 구현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부설과 유조선 공격 등을 감행해 국제유가가 치솟고, 군사작전의 어려움과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자 동맹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에 파병 청구서를 내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많은 나라들이 미국과 협력해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인위적인 제약(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내 완전히 지도부가 제거된 나라가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뒤 이스라엘을 제외한 제3국에 군사작전 동참을 공개 요구한 건 처음이다. 청와대는 신중한 분위기다. 즉각적 결정보다 주변국 반응 등을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15일 언론 공지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언급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실질적으로 파병이나 무기 지원 요청이 있을 거라는 판단은 하고 있었다”며 “최대한 파병을 안 하고 싶지만 논의를 하기는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 내에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만큼 경제·안보적 목적에 따라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파병 형식이 아닌 다른 국가들과의 ‘합동 작전’을 전제로 호위 목적에 한해 아덴만 청해부대를 파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명시된 파병 지역이 아덴만 해역 일대여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활동하려면 추가적인 국회 동의 등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에 대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5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분쟁을 고조시키고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라”고 말했다. 원유 인프라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공방은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내 군사시설 90여 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14일 밝혔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책임지는 유류 수출 터미널이다. 이에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항 공격에 나섰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란이 기뢰 부설과 드론·미사일을 이용한 상선(유조선과 화물선 등) 공격을 통해 세계 원유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13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하르그섬의 군사 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이어가며 유가 급등을 조장할 경우 이란의 ‘경제 생명줄’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에 이란은 14일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자리 잡고 있어 이번 전쟁 발발 뒤 ‘원유 수출 우회로’로 여겨져 온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항을 공격하며 맞섰다. 핵심 원유 인프라를 둘러싼 양측의 공세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는 등 유가 급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압박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이란 하르그섬 폭격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미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작전 중 하나를 통해 이란의 핵심 자산(crown jewel)인 하르그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하지만 나는 최소한의 도리로 섬의 원유 시설은 파괴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튿날 미 중부사령부 역시 X를 통해 “해군 기뢰 저장 시설, 미사일 벙커 등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하고 선적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섬 크기는 뉴욕 맨해튼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란에는 핵심 자금줄이며 동시에 경제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나 그 누구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행을 방해한다면 즉시 이 결정(원유 시설을 제외한 공습)을 재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은 이란의 계속되는 선박 공격으로 평소의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위한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하르그섬을 완전히 파괴했지만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휴전 협상 준비가 돼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조건이 아직 충분히 좋지 않다”고 압박했다.이에 대해 이란은 UAE 푸자이라항 공격으로 맞섰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UAE 동쪽 오만만의 푸자이라항에 여러 대의 드론 공격이 이어져 큰 화재가 발생했다. 푸자이라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중동산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통로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UAE 수도 아부다비 인근에 자리 잡은 주요 유전들과 대형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어 매일 약 1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 이란 항전 속 유가 급등 계속…트럼프 “걱정 안 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은 유가 급등의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13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8.71달러까지 올라 브렌트유에 이어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WSJ는 “가상화폐 기반 24시간 원유 선물 거래 플랫폼에선 가격이 배럴당 103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해 “하르그섬의 원유 생산 능력이 파괴되면 저장 및 수출 시설 부족으로 이란 남서부 주요 유전들이 빠르게 생산 중단 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자국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CNN은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정부가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는 유조선만 제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원유가 달러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새롭게 관리하려는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유가 전망의 불안 속에도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유가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중간선거 악재란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이전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 이전 갤런당 2.94달러였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13일 현재 3.66달러까지 오른 상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란이 기뢰 부설과 드론·미사일을 이용한 상선(유조선과 화물선 등) 공격을 통해 세계 원유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13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하르그섬의 군사 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이어가며 유가 급등을 조장할 경우, 이란의 ‘경제 생명줄’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이에 이란은 14일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자리 잡고 있어 이번 전쟁 발발 뒤 ‘원유 수출 우회로’로 여겨져 온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항을 공격하며 맞섰다. 핵심 원유 인프라를 둘러싼 양측의 공세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는 등 유가 급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이란 압박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이란 하르그섬 폭격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미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작전 중 하나를 통해 이란의 핵심 자산(crown jewel)인 하르그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하지만 나는 최소한의 도리로 섬의 원유 시설은 파괴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튿날 미 중부사령부 역시 X를 통해 “해군 기뢰 저장 시설, 미사일 벙커 등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하고 선적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섬 크기는 뉴욕 맨해튼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란에게는 핵심 자금줄이며 동시에 경제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나 그 누구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행을 방해한다면 즉시 이 결정(원유 시설은 제외한 공습)을 재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은 이란의 계속되는 선박 공격으로 평소의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위한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하르그섬을 완전히 파괴했지만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휴전 협상 준비가 돼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조건이 아직 충분히 좋지 않다”며 압박했다.이에 대해 이란은 UAE 푸자이라항 공격으로 맞섰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UAE 동쪽 오만만에 위치한 푸자이라항에 여러 대의 드론 공격이 이어져 큰 화재가 발생했다. 푸자이라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중동산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통로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UAE 수도 아부다비 인근에 자리 잡은 주요 유전들과 대형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어 매일 약 1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 이란 항전 속 유가 급등 계속…트럼프 “걱정 안 해”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은 유가 급등의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13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8.71달러까지 올라 브렌트유에 이어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WSJ는 “가상화폐 기반 24시간 원유 선물 거래 플랫폼에선 가격이 배럴당 103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해 “하르그섬의 원유 생산 능력이 파괴되면 저장 및 수출 시설 부족으로 이란 남서부 주요 유전들이 빠르게 생산 중단 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란은 자국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CNN은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정부가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는 유조선만 제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원유가 달러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새롭게 관리하려는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유가 전망이 불안 속에도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유가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중간선거 악재란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이전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 이전 갤런당 2.94달러였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13일 현재 3.66달러까지 오른 상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최근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부실 사모대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블랙록, 모건스탠리 등 월가 유명 금융사와 관련이 있는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 요청까지 빗발쳐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1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유명 사모대출 운용사 클리프워터는 올 1분기(1∼3월)에 330억 달러(약 48조8400억 원)의 주력 기업대출펀드에서 14%의 지분에 대한 환매 요청을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환매 요청이 빗발치자 최근 클리프워터가 환매 비율을 지분의 7% 이하로 제한했다고 전했다. 최근 모건스탠리 역시 ‘노스헤이븐프라이빗인컴펀드’에 대한 환매 한도를 전체 주식의 5%로 제한했다. 투자자가 요청한 비중의 약 절반만 수용한 것이다.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자회사 HPS인베스트먼트 또한 기업대출펀드에서 투자자들이 9.3% 환매를 요청하자 한도를 5%로 제한했다. 블랙스톤의 대표 사모대출 펀드 ‘BCRED’에서도 최근 펀드 지분 중 7.9%의 환매가 이뤄졌다. 또 다른 사모대출 운영사 블루아울은 아예 특정 펀드의 환매를 영원히 중단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환매 요청이 많은 펀드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산업과 관련이 있다. 인공지능(AI)의 급성장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던 사모펀드로부터 투자금을 빼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11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부실 우려를 반영해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월가 대형 금융사 또한 급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여파로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사모펀드 기업의 주가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사모대출은 일반적으로 비(非)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칭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미국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기존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 여파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사모대출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이것이 또 다른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전체 규모는 약 1조8000억 달러(약 2664조 원)로 추산된다. 사모 대출은 은행권 대출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고 자산 평가 또한 주관적이어서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대부분의 사모대출 펀드는 아직 수익률도 높고 신용 또한 안정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최근 환매 요청이 많은 펀드들은 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기관투자가보다 시장 불안감에 휘둘리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리프워터 또한 개인투자자, 고액 자산가 등을 겨냥한 사모대출 펀드가 전문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부실 사모대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블랙록, 모건스탠리 등 월가 유명 금융사와 관련이 있는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 요청까지 빗발쳐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1일 보도했다.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유명 사모대출 운용사 클리프워터는 올 1분기(1~3월)에 330억 달러(약 48조8400억 원)의 주력 기업대출펀드에서 14%의 지분에 대한 환매 요청을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환매 요청이 빗발치자 최근 클리프워터가 환매 비율을 지분의 7% 이하로 제한했다고 전했다.최근 모건스탠리 역시 ‘노스헤이븐프라이빗인컴펀드’에 대한 환매 한도를 전체 주식의 5%로 제한했다. 투자자가 요청한 비중의 약 절반만 수용한 것이다.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자회사 HPS인베스트먼트 또한 기업대출펀드에서 투자자들이 9.3% 환매를 요청하자 한도를 5%로 제한했다. 블랙스톤의 대표 사모대출 펀드 ‘BCRED’에서도 최근 펀드 지분 중 7.9%의 환매가 이뤄졌다. 또 다른 사모대출 운영사 블루아울은 아예 특정 펀드의 환매를 영원히 중단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환매 요청이 많은 펀드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산업과 관련이 있다. 인공지능(AI)의 급성장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던 사모펀드로부터 투자금을 빼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11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부실 우려를 반영해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월가 대형 금융사 또한 급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여파로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사모펀드 기업의 주가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사모대출은 일반적으로 비(非)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칭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미국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기존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 여파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사모대출 시장이 급성장했는데 이것이 또 다른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전체 규모는 약 1조8000억 달러(약 2664조 원)로 추산된다. 사모 대출은 은행권 대출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고 자산 평가 또한 주관적이어서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대부분의 사모대출 펀드는 아직 수익률도 높고 신용 또한 안정적이라는 반론도 나온다.최근 환매 요청이 많은 펀드들은 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기관 투자자보다 시장 불안감에 휘둘리기 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클리프워터 또한 개인 투자자, 고액 자산가 등을 겨냥한 사모대출 펀드가 전문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