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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후 11개월간의 각종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 붐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정책인 관세 수입을 바탕으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에게 “성탄절 전 1776달러(약 266만 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 선심성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이 기존 연설의 재탕이며 고물가 등 경제난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민생 현안이 부각되자 초조한 마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같은 날 PBS방송, 메리스트대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는 답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집권 1, 2기 통틀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의제로는 ‘물가’(45%), ‘집값’(18%) 등이 꼽혔다.● “모든 문제는 바이든 탓”… 허위 통계 인용했단 비판 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18분 21초의 연설을 갖고 자신의 재집권 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며 “11개월 전 엉망진창인 국가를 물려받아 지금 그것을 고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 무역 적자 등 많은 문제가 모두 야당 민주당의 집권 때 생겼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다양한 수치를 들어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다고 역설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계란, 약, 휘발유 등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고 민간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상당 부분 관세 및 외국 국가들과 직접 협상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이날 사용한 수치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의 올 11월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집권 후 18조 달러(약 2경7000조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악관이 집계해 발표한 9조8000억 달러(약 1경4700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최대 600%까지 인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100%만 인하해도 약값이 ‘0달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AP통신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2.50달러(약 3750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2.90달러(약 4350원)라고 짚었다. WP는 “이번 연설은 허위 사실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이날 연설에서 거의 유일한 새로운 내용은 현역 군인에게 1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할 것이란 소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1776년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정한 액수라며 “관세 덕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고 이미 여러분께 돈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지급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상승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데려와 납세자의 돈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바람에 미국인의 월세와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해에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계획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응을 집값과 연계해 대응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 장악력 예전보다 약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 롤러(뉴욕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롭 브레즈너핸, 라이언 매켄지(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공공 건강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 투표와 관련해 “이를 계속하자”는 민주당 쪽 청원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투표 강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며 하원 과반인 218명을 확보하게 됐다. NYT 등은 이 4명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놀라운 반란”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집권 후 11개월간의 각종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 붐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대표 정책인 관세 수입을 바탕으로 약 140만 명의 현역 군인에게 “성탄절 전 1776달러(약 266만 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지지율 반등을 노린 선심성 정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이 기존 연설의 재탕이며 고물가 등 경제난의 책임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등 민생 현안이 부각되자 초조한 마음에 대국민 연설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같은 날 PBS방송, 마리스트대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한다’는 답은 38%에 불과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집권 1, 2기 통틀어 가장 낮은 36%에 그쳤다. 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의제로는 ‘물가’(45%), ‘집값’(18%) 등이 꼽혔다.● “모든 문제는 바이든 탓” …허위 통계 인용했단 비판 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18분 21초의 연설을 갖고 자신의 재집권 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찬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며 “11개월 전 엉망진창인 국가를 물려받아 지금 그것을 고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 무역 적자 등 많은 문제가 모두 야당 민주당의 집권 때 생겼다고 했다.특히 그는 다양한 수치를 들어 자신의 경제 정책이 옳다고 역설했다. 추수감사절 칠면조, 계란, 약, 휘발유 등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고 민간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상당 부분 관세 및 외국 국가들과 직접 협상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그가 이날 사용한 수치는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의 올 11월 실업률은 4.6%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집권 후 18조 달러(약 2경7000조 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백악관이 집계해 발표한 9조8000억 달러(약 1경4700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을 최대 600%까지 인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100%만 인하해도 약값이 ‘0’ 달러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AP통신도 대통령은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2.50달러(약 3750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2.90달러(약 4350원)라고 짚었다. WP는 “이번 연설은 허위 사실로 가득했다”고 비판했다.● ‘전사 배당금’ 지급 발표이날 연설에서 거의 유일한 새로운 내용은 현역 군인에게 일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warrior dividend)’을 지급할 것이란 소식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1776년 미국 건국을 기념해 정한 액수라며 “관세 덕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고 이미 여러분께 돈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지급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값 상승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데려와 납세자의 돈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바람에 미국인의 월세와 주택 비용이 급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해에 여러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계획을 보게 될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응을 집값과 연계해 대응할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 장악력 예전보다 약해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장악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마이크 롤러(뉴욕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롭 브레즈너핸, 라이언 매켄지(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공화당 하원의원 4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한 공공 의료보험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 투표와 관련해 “이를 계속하자”는 민주당 쪽 청원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법안의 투표 강행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며 하원 과반인 218명을 확보하게 됐다. NYT 등은 이 4명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놀라운 반란”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국 연방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일각에서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빅테크를 겨냥하고 있고, 이를 막으려면 관련 규제를 국가 안보 사안으로 규정한 뒤 무역법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집권 공화당의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미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발언을 피켓에 적어 나와 비판하며, 미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없애라고 압박했다.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하원에선 법사위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가 주최한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소위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 전 세계로 확산돼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일본, 브라질, 호주 등에서도 목격되고 있다”며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아이사 의원은 주 위원장이 서울대 교수 겸 공정위 위원장 후보자 시절이었던 올 8월 한 매체에 기고한 ‘한미 동맹은 미국산 서비스 상품이 아니다’라는 칼럼의 주요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대형 피켓을 들고 나와 비판했다. 이 피켓에는 주 위원장이 ‘미국 백인 노동자들이 느끼는 분노의 원인은 정치 실패 때문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분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기술한 부분이 적혀 있었다. 이날 소위의 증인으로 출석한 샨커 싱엄 컴페테레재단 회장도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비관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한국은 예측할 수 없는 규제 집행, 증인 괴롭힘 등을 시행한다”며 “이런 부적절한 정책으로 최근 10년에 걸쳐 미국 경제에 5250억 달러(약 787조5000억 원)의 비용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별한 근거도 안 밝힌 채 “중국 기업들은 한국의 재벌과 연계돼 이런 규제를 벗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디지털 규제를 국가 안보 사안으로 명시하고 무역법 232조, 301조, 338조 등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자 백악관 내 최고 권력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최근 1년간 유명 언론인과 나눈 대화가 16일(현지 시간) 공개되면서 미 정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와일스 실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가감 없는 평가를 내렸고, 핵심 정책인 관세를 둘러싼 참모진 간의 이견도 컸다고 폭로했다. 특히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알코올 중독자 성향’으로, J D 밴스 부통령을 ‘음모론자’로 묘사했다. 한때 ‘대통령 절친’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은 ‘마약 케타민에 중독된 괴짜’라고 평가했다. 와일스 실장이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고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졌던 터라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관세, 생각 그대로 내뱉어”미국 대중문화 잡지인 ‘배니티 페어’는 이날 정치 분야 프리랜서 언론인 크리스 위플이 와일스 실장과 최근 1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2개의 인터뷰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위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 인터뷰를 시작으로 총 11차례 와일스 실장을 만났다. 와일스 실장은 전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생각하던 걸 그대로 내뱉은 것(thinking out loud)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교하거나 신중한 정책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관세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큰 이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참모 중에도 일부는 관세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일부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밴스 부통령과 힘을 합쳐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고 팀이 완전히 단합될 때까지 기다렸다 하자”고 대통령을 설득하려 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뜻대로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와일스 실장은 관세 정책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관세 발표 이후 과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트럼프는 ‘알코올 중독 성격’, 머스크는 ‘흡혈귀’ 와일스 실장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겸 스포츠캐스터 팻 서머롤의 딸이다. 서머롤은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했다. 와일스 실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 나는 이런 성격의 소유자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도 이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과장된 상태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친(親)트럼프 성향으로 변한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10년간 음모론자였다. 그가 돌아선 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완전히 단독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며 ‘노스페라투’(병적이고 기생적인 흡혈귀)라고 혹평했다. 특히 머스크가 국제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를 파괴적으로 해체한 것을 두고 “경악했다”며 비판했다. 감세 정책 등을 주도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극단적인 우파 광신자(zealot)”라고 진단했다. 또 위플은 2028년 대선에서 밴스 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밴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를 지지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 했다고도 공개했다. 한편 이번 보도에 대해 와일스 실장은 소셜미디어 X에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 백악관 직원 및 내각, 나에 대해 악의적으로 구성된 비방 기사”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술을 마셨다면 충분히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는 성격”이라며 와일스 실장을 감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자 백악관 내 최고 권력자 중 하나로 꼽히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최근 1년간 유명 언론인과 나눈 대화가 16일(현지 시간) 공개되면서 미 정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와일스 실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가감없는 평가를 내렸고, 핵심 정책인 관세를 둘러싼 참모진들 간 이견도 컸다고 폭로했다.특히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알코올 중독자 성향’으로, J D 밴스 부통령을 ‘음모론자’로 묘사했다. 한 때 ‘대통령 절친’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은 ‘마약 케타민에 중독된 괴짜’라고 평가했다. 와일스 실장이 평소 언론 노출을 꺼리고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졌던 터라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트럼프 관세, 생각 그대로 내뱉어”미국 대중문화 잡지인 ‘배니티 페어’는 이날 정치 분야 프리랜서 언론인 크리스 위플이 와일스 실장과 최근 1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2개의 인터뷰로 나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위플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 인터뷰를 시작으로 총 11차례 와일스 실장을 만났다.와일스 실장은 전 세계를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생각하던 걸 그대로 내뱉은 것(thinking out loud)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교하거나 신중한 정책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관세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큰 이견이 있었다”며 대통령 참모 중에도 일부는 관세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일부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밴스 부통령과 힘을 합쳐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고 팀이 완전히 단합될 때까지 기다렸다 하자”고 대통령을 설득하려 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참모들 간 관세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상당했었단 것을 내비친 것이다.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뜻대로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와일스 실장은 결국 관세 정책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관세 발표 이후 과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트럼프는 ‘알코올 중독 성격’, 머스크는 ‘흡혈귀’와일스 실장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겸 스포츠캐스터 팻 서머롤의 딸이다. 서머롤은 알콜 중독으로 고생했다. 와일스 실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 나는 이런 성격의 소유자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도 이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과장된 상태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말했다.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친(親) 트럼프 성향으로 변한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10년간 음모론자였다. 그가 돌아선 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완전히 단독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며 ‘노스페라투(병적이고 기생적인 흡혈귀)’라고 혹평했다. 특히 머스크가 국제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를 파괴적으로 해체한 것을 두고 “경악했다”며 비판했다. 감세 정책 등을 주도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극단적인 우파 광신자(zealot)”라고 진단했다.또 위플은 2028년 대선에서 밴스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밴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를 지지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도 공개했다.한편 이번 보도에 대해 와일스 실장은 X에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 백악관 직원 및 내각, 나에 대해 악의적으로 구성된 비방 기사”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술을 마셨다면 충분히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는 성격”이라며 “이 기사는 사실관계가 틀렸고, 인터뷰어가 매우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와일스 실장을 감쌌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의 결제 전문기업인 페이팔 홀딩스(이하 페이팔)가 은행업 진출 허가를 미국 정부에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페이팔 등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 시도가 늘고 있다. 예금 및 대출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난립이 금융위기 시 시스템 붕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팔은 미 유타주 법에 따라 설립·규제되는 비은행 산업대출회사(ILC) 지위 획득을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및 유타주 금융기관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부 주정부에서만 발급되는 ILC 인가는 예금 수취나 대출 같은 은행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기존 은행 수준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페이팔은 “신청이 승인되면 중소기업의 대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블룸버그는 “지난주 서클, 리플 등 여러 가상화폐 기업이 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승인을 받았다”며 “최근 미국 은행업 인가는 세계 금융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탐나는 자산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정부 승인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은행업 신청이 미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올해에만 13개 기업이 신청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할리우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년)를 연출한 것으로 유명한 롭 라이너 감독(78)과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68)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아들 닉 라이너(32)가 15일(현지 시간) 미 로스엔젤레스(LA)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해 온 라이너 감독의 죽음을 조롱하듯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LA 경찰은 라이너를 체포해 살인혐의로 보석 없이 구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들 라이너는 수년간 약물 및 마약 중독과 싸워왔고 15세쯤 처음 재활시설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한동안 노숙 생활을 이어왔다”고 전했다.라이너 부부의 비극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의 사인은 ‘트럼프 광증 증후군(TDS)’으로 알려진 극복할 수 없는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썼다. 또 “그는 나에 대한 극심한 집착으로 주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성공을 거두고 황금기를 맞으면서 그 편집증은 극에 달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라이너 감독은 러시아 스캔들 조작의 배후에 있는 정신 나간 사람”이라며 “난 그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미국에 매우 해로운 인물”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은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 대한 부적절하고 무례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도 “이번 사건은 정치나 정적과는 무관한 가족의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우리 안의 더 나은 본성을 일깨워야 한다”고 에둘러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내부 비판에 대해 “트럼프가 공론의 장을 저급하게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고, 그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의 결제 전문기업인 페이팔 홀딩스(이하 페이팔)가 은행업 진출 허가를 미국 정부에 신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페이팔 등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 시도가 늘고 있다. 예금 및 대출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 난립이 금융위기시 시스템 붕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팔은 미 유타주 법에 따라 설립·규제되는 비은행 산업대출회사(ILC) 지위 획득을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및 유타주 금융기관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부 주정부에서만 발급되는 ILC 인가는 예금 수취나 대출 같은 은행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기존 은행 수준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페이팔은 “신청이 승인되면 중소기업의 대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블룸버그는 “지난주 서클, 리플 등 여러 가상화폐 기업들이 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승인을 받았다”며 “최근 미국 은행업 인가는 세계 금융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탐나는 자산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정부 승인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은행업 신청이 미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올해에만 13개 기업이 신청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일대가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평소 이곳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저택들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학교들이 들어선 부유하고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밤 12시가 넘도록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비상등, 수십 대의 구급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긴박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역에 자리한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기 때문이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발생했다. 경찰과 브라운대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총격이 발생한 건물은 7층 규모로 공과대와 물리학과가 입주해 있으며, 100개 이상의 실험실과 수십 개의 강의실이 있다. 현지 매체들은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시험 기간이었기에 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든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한 뒤 몸을 숨기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브라운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숨거나 지하 등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운대 재학생은 학부생 7300명, 대학원생 30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다.경찰 당국은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다음 날인 14일 새벽 언론에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가 3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오후 한때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브라운대 총격 사건을 보고받았다. 연방수사국(FBI)이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적었다가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검정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에서 나와 프로비던스 시내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뒷모습만 찍혀 경찰은 이날 밤 12시가 넘도록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NYT는 “브라운대 캠퍼스에 4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마치 요새처럼 변했다”며 “방탄복과 총으로 중무장한 일부 경찰은 주차된 차량 안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추며 총격범을 수색했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많은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일찍 문을 닫는 등 이날 도시 전체가 마비에 빠졌다. AP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 중 하나”라며 “지난봄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일대가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평소 이곳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저택들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학교들이 들어선 부유하고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밤 12시가 넘도록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비상등, 수십 대의 구급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긴박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역에 자리한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기 때문이다.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발생했다. 경찰과 브라운대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총격이 발생한 건물은 7층 규모로 공과대와 물리학과가 입주해 있으며, 100개 이상의 실험실과 수십 개의 강의실이 있다. 현지 매체들은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시험 기간이었기에 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든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총격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한 뒤 몸을 숨기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브라운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숨거나 지하 등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운대 재학생은 학부생 7300명, 대학원생 30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다.경찰당국은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다음 날인 14일 새벽 언론에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지가 3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오후 한때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브라운대 총격 사건을 보고받았다. FBI가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적었다가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이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검정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에서 나와 프로비던스 시내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뒷모습만 찍혀 경찰은 이날 밤 12시가 넘도록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NYT는 “브라운대 캠퍼스에 4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마치 요새처럼 변했다”며 “방탄복과 총으로 중무장한 일부 경찰은 주차된 차량 안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추며 총격범을 수색했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많은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일찍 문을 닫는 등 이날 도시 전체가 마비에 빠졌다. AP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 중 하나”라며 “지난 봄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해 한미 금리 차가 1.25%포인트로 축소됐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내년 금리 인하는 1회에 그칠 것을 시사했다. 고환율과 집값 불안에 금리 인하 기조가 사그라든 한국은행도 내년 1월 금리 인하에 나서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 FOMC 위원 3명이 반대… 향후 인하에 “신중”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0.25%포인트 내렸다. FOMC는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낸 정책 결정문을 통해 “위원회는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목표에 대한 위험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에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전했다. 금리를 동결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잡을 것인가, 금리를 내려 냉각된 고용시장 부양에 무게를 둘 것인가의 선택지에서 금리 인하를 택했다는 것이다. 다만 FOMC 위원 12명 중 3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하는 등 내부 의견이 더욱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나타났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2명은 금리 동결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포인트 ‘빅컷’ 인하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 압박이 있다는 점,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고, 어디에 무게를 둘지가 문제였다”며 “앞으로 금리 인하를 멈출지, 아니면 추가 인하할지가 논의의 쟁점이 됐다”고 했다. 향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날 결정문에서 위원회가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외신들은 앞으로 위원회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경제 전문매체인 CNBC는 “이 문구는 2024년 12월에도 사용됐던 것으로, 이후 FOMC는 다음 해 9월까지 한 번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각 위원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 주는 점도표 역시 2026년에는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이 있을 것임을 나타냈고, 2027년 또 한 차례의 인하를 예상했다.● 고환율·집값 불안 탓에 1월 인하 기대 어려워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미 금리 차와 환율 측면에 시장 안정화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5월 이후 역대 최대 폭(2.0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한미 금리 차는 10월 1.50%포인트로, 이날 1.25%포인트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에도 원-달러 환율이 1472원까지 오르는 등 오름세를 보였다. 앞서 김종화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자산운용사, 개인 등이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해외에 투자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한미 금리차뿐 아니라 미국 투자 확대가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환율과 더불어 수도권 등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지속된다면 내년 1월 15일 예정돼 있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 금리보다 환율과 부동산 시장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해 한미 금리 차가 1.25%포인트로 축소됐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내년 금리 인하는 1회에 그칠 것을 시사했다. 고환율과 집 값 불안에 금리 인하 기조가 사그라든 한국은행도 내년 1월 금리 인하에 나서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 FOMC 위원 3명이 반대…향후 인하에 “신중”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0.25%포인트 내렸다. FOMC는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낸 정책 결정문을 통해 “위원회는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목표에 대한 위험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에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전했다. 금리를 동결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잡을 것인가, 금리를 내려 냉각된 고용시장 부양에 무게를 둘 것인가의 선택지에서 금리 인하를 택했다는 것이다. 다만 FOMC 위원 12명 중 3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하는 등 내부 의견이 더욱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나타났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2명은 금리 동결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브 마이런 이사는 0.5% 포인트 ‘빅컷’ 인하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 압박이 있다는 점,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고, 어디에 무게를 둘지가 문제였다”며 “앞으로 금리 인하를 멈출지, 아니면 추가 인하할지가 논의의 쟁점이 됐다”고 했다. 향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날 결정문에서 위원회가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외신들은 앞으로 위원회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경제 전문매체인 CNBC는 “이 문구는 2024년 12월에도 사용됐던 것으로, 이후 FOMC는 다음해 9월까지 한번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각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역시 2026년에는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이 있을 것을 나타냈고, 2027년 또 한 차례의 인하를 예상했다.● 고환율·집 값 불안 탓에 1월 인하기대 어려워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미 금리 차와 환율 측면에 시장 안정화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5월 이후 역대 최대 폭(2.0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한미 금리차는 10월 1.50%포인트로, 이날 1.25%포인트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에도 원-달러 환율이 1472원까지 오르는 등 오름세를 보였다. 앞서 김종화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자산운용사, 개인 등이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해외에 투자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한미 금리차 뿐 아니라 미국 투자 확대가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환율과 더불어 수도권 등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지속된다면 내년 1월 15일 예정돼 있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옅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 금리보다 환율과 부동산 시장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 시간) 금리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3.50∼3.75%로 결정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으로 금리 인하를 멈출지, 아니면 추가 인하할지가 논의의 쟁점”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위축이라는 두 개의 위험 속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단,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 의견은 없다”고 밝혀 시장이 반색하면서 이날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FOMC는 기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낸 정책 결정문을 통해 “위원회는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목표에 대한 위험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에서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전했다. 미국의 노동시장이 해고도 낮지만 고용도 낮은 ‘저고용·저해고’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어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 새로 유입되는 데이터와 전망, 위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며 “노동시장과 인플레, 금융 및 국제 동향을 포함한 폭넓은 정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이번 회의에 앞서 이미 시장은 연준이 0.2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지배적인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에 이날 결정은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다만 이날 결정문에서 위원회가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외신들은 앞으로 위원회가 당분간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CNBC는 “이 문구는 2024년 12월에도 사용됐던 것으로, 이후 FOMC는 다음해 9월까지 한번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이날 각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역시 2026년에는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이 있을 것을 나타냈고, 2027년 또 한 차례의 인하를 예상했다.한편, 이날 회의 결과는 연준 내부에 금리 결정을 둘러싸고 어느 때보다 극명한 갈등 상황이 있음을 보여줬다. 과거 통상적으로 연준의 금리 결정은 만장일치로 결정될 때가 많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12명의 위원 가운데 9명만 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했고 세 명은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미런 이사는 지난 10월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지지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반대해 금리 동결 의견을 냈다. 이는 아직도 여전히 미국의 물가가 높아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하고 9월 기준 2.8%의 인플레이션 상승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연준을 이끌고 있는 파월 의장은 내년 임기 종료로 앞으로 세 번의 금리 회의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차기 의장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원해 온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인물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케빈 해싯 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을 비롯한 3~4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보다 정치적 선호에 따라 기준금리가 결정될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과 주식, 달러 가치 등 글로벌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고물가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미 중간선거 전 분위기 반전을 위해 ‘경제 연설 투어’를 9일 시작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경합주 중 하나였고,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첫 연설을 했다. 하지만 경제 민심 잡기에 초점을 맞추려던 당초 취지와 달리 그의 연설은 자화자찬과 이민자 공격으로 점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대응 연설은 곧 ‘더러운 나라’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불평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민자 공격으로 변질된 경제 연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포코노에 있는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서 1200여 명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경제 연설 투어의 첫 단추를 뀄다.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 각각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지난해 대선에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이긴 초박빙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 등을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60%가 넘는 미국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여론이 좋지 않다. 고물가로 인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엔 문제가 없다”고 반박해 왔다. 이에 공화당 내에서조차 이 같은 공감 부족이 내년 중간선거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물가는 빠르게 내려가고 있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잘살고 있다”며 “물가가 치솟은 이유는 조 바이든과 민주당이 권력을 잡았을 때 우리 경제를 망가뜨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과 10개월 만에 우리 국경은 안전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멈추고 임금이 오르고 있다”며 “미국은 다시 존중받고 있다. 미국이 다시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유세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이민자 비난 발언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어려움을 야기한 요인으로 이민자를 꼽으며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미국 시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더 나은 임금, 더 높은 소득이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왜 항상 우리는 더럽고, 역겹고, 범죄가 만연한 형편 없는 소말리아 같은 나라 사람들만 받아들이는 것이냐”며 “노르웨이나 스웨덴, 덴마크 사람들은 안 되는 거냐”고 했다. 이날 그는 미국의 국경 강화 정책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돌연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경 중 하나를 갖고 있다”며 “아마 우리보다 더 강력한 국경을 가진 나라가 하나 있을 텐데 그건 바로 북한”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일곱 겹의 철조망 벽을 갖고 있고 각각의 벽에는 100만 V의 전류가 흐른다”며 “한 개를 넘으면 다음 장벽에서 죽을 것이고, 철조망 2개를 넘으면 기록을 세운 것”이라며 웃었다.● ‘A+’ 5번 강조하며 자화자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내 경제 정책 점수는 A+++++”라며 정부의 경제 운용이 완벽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기자가 ‘국내 경제에 어떤 점수를 주겠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A+”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A+라고 했느냐’고 반문하자 “그렇다. A+++++”라며 +(플러스)를 다섯 번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중국, 일본, 한국에 들르며 한 번의 방문으로도 수조 달러를 벌었다”며 “우리를 속여 왔던 나라들로부터 많은 돈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추가 관세 예외를 적용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엔 “이미 (커피, 바나나, 쇠고기에) 그렇게 했다”며 “(반대로) 어떤 것에는 관세를 인상할 것이다. 관세 때문에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돌아오고 있는 걸 알지 않느냐”고 답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쿠팡이 부담해야 할 피해 배상 금액이 최소 9800억 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올해 4월 2324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 부과된 과징금 1348억 원이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쿠팡을 직접 언급하며 강제조사권을 통한 ‘과태료 현실화’를 주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경제 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과태료 처벌 현실화를 강조하면서 ‘형법을 통한 것보다 과태료 같은 것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 “쿠팡 같은 경우도 형법보다 과태료 조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예시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다 제재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발생 시 1인당 배상액을 20달러(약 3만 원)에서 많게는 1000달러(약 150만 원)까지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 ‘옵트아웃’ 방식의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자가 자동으로 소송에 참여하게 된다. 김익태 CIL 외국법자문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는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집단소송감”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대부분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쿠팡이 지불해야 할 배상액은 최소 6억7000만 달러(약 9800억 원)에서 최대 337억 달러(약 49조 원)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쿠팡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왔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8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한국에서의 소송이 소비자 피해 배상에 집중한다면 미국에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의무 위반을 다루는 소송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 별개로 독자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입, 비밀누설 등 혐의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정부, 쿠팡 강제조사 칼 빼들어… 與는 ‘매출 10%’ 과징금 추진[쿠팡 美법인에 집단소송]대통령실 “李 결과물 도출 의지 강력”… 與, 과징금 상한 매출 3%→10% 강화美 집단소송, 피해 가능성 전원 대상… 과징금도 행위 중대성 따라 ‘무한대’이재명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이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강제 조사를 통한 과태료 부과 필요성을 지적했다.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수사는 강제수사권이 있지만 조사는 강제조사권이 발휘되기 힘들고 자의적인 조사권인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과태료 부과가 어려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강제조사권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병기 공정위원장에게도 강제조사 권한이 있는지, 공정위 조사가 현실성이 있는 방안인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이 대통령은 경제적 불법 행위를 근절하려면 형법에 따른 처벌보다 거액의 과태료가 효과적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은 그 선결 조건으로 공정위 등 정부기관에 피조사자의 동의 없이도 강제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쿠팡의 행태에 대해 칼을 빼든 만큼 반드시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며 “구체적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최대 과징금 매출액의 10%로 추진더불어민주당은 법 개정에 나섰다. 이날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반복적이고 고의적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시 기업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매출 41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약 4조1000억 원까지 과징금을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시행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적용하게 돼 이번 쿠팡 사건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해킹으로 인한 손해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쿠팡의 면책조항이 무효라는 주장도 나왔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이용약관에 이런 조항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9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약관규제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업자가 법률상 부담해야 할 책임을 약관으로 배제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의미다.● 미국은 과징금 상한선 없어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징금 상한선이 없는 미국의 제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와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처럼 ‘관련 매출의 3%’ 상한선이 없다. 위반 건수와 고의성, 재발 여부, 은폐 시도 등 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무한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2016년 메타(옛 페이스북)는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7억2500만 달러(약 1조673억 원)를 냈다. 여기에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의 벌금까지 부과받았다. 유럽연합(EU)도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에 따라 보안 사고 발생 시 연매출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메타는 유럽 사용자 정보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규정 위반이 적발돼 2023년 과징금으로 12억 유로(약 2조560억 원)를 부과받았다.미국에서는 정부의 제재 외에도 집단소송이 적극 작동하고 있다. 집단소송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 전원이 자동으로 소송 대상에 포함돼 기업이 감당해야 할 배상 규모가 커진다.미국 내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2017년 신용평가사 에퀴팩스는 1억4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고객들에게 합의금으로 7억 달러(약 1조304억 원)를, 2021년 통신사 T모바일은 7600만 명에게 합의금 3억5000만 달러(약 5132억7500만 원)를 지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손해배상 집단소송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기업 책임이 낮게 책정되다 보니 ‘사고가 나도 과징금 내고 끝내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대규모 플랫폼 기업의 반복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적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미국 유통업계가 1년 중 가장 큰 세일에 들어가는 11월 마지막 주.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이지만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상점들은 의외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상점들은 저마다 ‘최대 50% 세일’ 등 홍보 문구를 내걸고 있었지만, 매장 안 손님들은 평소와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수준으로 느껴졌다. 올해는 과거처럼 경쟁적으로 물건을 살펴보고, 집히는 대로 계산대로 가져가는 풍경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예년에는 계산대 앞에서 긴 줄을 서는 게 예사였지만, 올해는 일부 매장의 경우 손님 수보다 응대를 위해 대기하는 직원 수가 더 많아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양손 가득 터질 듯 쇼핑백을 든 시민들의 모습이나 오프라인에서 대폭 할인을 받아 산 TV나 청소기를 들고 지하철을 탄 뉴요커들의 모습도 예전만큼 많진 않았다.》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유명 가구점 점원은 “확실히 매장에 사람들이 줄었다”며 “최대 세일이라고 해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사려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물건을 살펴보던 한 중년 여성은 “세일이라고 해도 여전히 비싸게 느껴지지 않냐”며 “가격이 계속 오르니 이전만큼 세일의 기쁨이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예년 같은 대규모 줄서기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며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부진한 고용 등을 소비 위축의 배경으로 꼽았다.● 데이터 깜깜 美 경제… ‘블프’ 주목미국의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 끼어 있는 11월 마지막 한 주는 말 그대로 ‘쇼핑 시즌’이다. 모든 분야에서 1년 중 가장 대규모 세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이 있는 주 월요일부터 이른바 ‘얼리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된다. 또 금요일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본세일이 진행되고, 그다음 주 월요일은 ‘사이버 먼데이’로 불리는 온라인 전용 세일이 펼쳐지는 것. 그러다 보니 많은 소비자들이 꼬박 한 주를 쇼핑으로 채운다. 미국 소매 경기의 최정점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인 43일간 진행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해 미국의 경제 지표가 사실상 두 달 가까이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 이에 미국의 경제 상태가 ‘깜깜이’란 우려가 커졌다. 또 미국 체감 경기의 바로미터로서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 펼쳐질 풍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았다. 미국의 고물가와 고용 침체가 실물 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위기론’과 ‘그래도 아직은 괜찮지 않냐’는 희망 섞인 전망이 공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는 전문가들에게도 결론을 내리기 힘든 ‘난해한 행사’가 됐다. 오프라인에서의 쇼핑 열기는 급감한 반면에 온라인에서의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비 경기가 과연 경제가 아직 견고하다는 방증인지, 아니면 계속되는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쌀 때 물건을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의 고군분투의 결과인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세일해도 비싸” 블프에도 양극화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직전 미국의 소비자 심리는 한껏 얼어붙어 있었다. 매달 소비자 심리를 추적하는 미시간대의 10월 조사에서는 그 결과가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시간대는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취업 전망 악화 등 경제적 문제가 쉽게 나아지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며 “악화된 소비자 심리 지수는 미국인들이 자신의 재정을 우려하며 물품 구입을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길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매달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연방정부 보조금이 끊기면서 취약 계층의 소비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미국 서민 소비 경기와 직결되는 월마트와 세제와 휴지, 치약 등 생필품을 생산하는 프록터앤드갬블(P&G) 등에선 저소득층의 소비 위축을 우려하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당시 안드레 슐튼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의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고, 아마 그간 봐 온 것 중에서 가장 불안정할 것”이라며 “소비재 매출에서 10월 전체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연말 가족과 지인을 위한 선물 마련을 위해 일상적인 구매를 줄이고 있다”며 “미용실 염색이나 커트, 면도 서비스처럼 ‘좀 더 버틸 수 있는’ 분야의 매출은 감소한 반면에 의류, 장난감, 겨울용 상품에 대한 지출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 중산층이 애용하는 백화점인 메이시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소비자들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다”며 “연말연시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올해 내내 계속된 관세 여파 등으로 기업들이 제품의 가격 자체를 올리면서 세일 체감이 줄어든 것도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컨대 미국에서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A의류 브랜드의 경우 스테디 셀러인 동일 제품의 정가가 지난해에 비해 10%가량 올랐고 할인율은 20%에서 10%로 떨어졌다. 기존 제품 가격이 300달러였다면 지난해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240달러에 물건을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인상된 330달러의 10% 할인가인 297달러를 내야 물건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및 소비자 데이터 분석 회사인 서카나는 “우리가 알고 사랑하던 블랙 프라이데이는 바뀌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보아왔던 참여도나 열광도, 구매 긴박감이 덜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매출이 줄고 많은 가정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놓일 선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AI로 제품 가성비 측정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기간 동안 미국 내 온라인 판매 매출은 오프라인과 다른 흐름을 보여 경제 전문가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최근 전자상거래 매출을 추적하는 어도비 애널리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의 미국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11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일즈포스 데이터에서는 이 시기 온라인 매출이 3% 증가한 180억 달러로 나타났다. 단, 세일즈포스 데이터에서는 매출은 늘었지만 주문량과 구매 품목 수가 전년 대비 1∼2%씩 감소한 특이점이 발견됐다. 평균 판매 가격이 7%나 증가해 소비자들이 더 적은 물건을 구입했음에도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했다는 것이다. 카일라 슈워츠 세일즈포스 소비자 인사이트 디렉터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경제에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며 “겉보기에는 온라인 매출이 강세를 보였지만 미국 쇼핑객들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다만,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고급 의류나 액세서리는 예년 대비 21%나 판매가 증가해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군으로 조사됐다. 한편, 미국 유통업계가 사실상 올해를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쇼핑 시작의 원년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에는 챗GPT 같은 AI나 AI 기반 챗봇이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도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 소매 웹사이트의 AI 트래픽은 전년 대비 805%나 증가했다. 평범한 소비자들이 기능이나 가성비 판단을 하기 어려운 TV나 게임기,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챗GPT 같은 AI에 제품 분석과 추천을 물어본 뒤 곧바로 추천 링크를 타고 들어가 구매하는 방식으로 실제 쇼핑을 했다는 것이다. 어도비는 “AI 서비스를 통해 미국 소매 웹사이트에 접속한 쇼핑객이 AI를 사용하지 않은 트래픽 소스에서 접속한 쇼핑객보다 구매로 전환될 가능성이 38% 더 높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년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AI의 매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쿠팡이 부담해야 할 피해 배상 금액이 최소 9800억 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올해 4월 2324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 부과된 과징금 1348억 원이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이날 이 대통령은 쿠팡을 직접 언급하며 ‘강제조사권’을 통한 ‘과태료 현실화’를 주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경제 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과태료 처벌 현실화를 강조하면서 ‘형법을 통한 것보다 과태료 같은 것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 “쿠팡 같은 경우도 형법보다 과태료 조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예시를 들었다”고 덧붙였다.한국보다 제재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발생 시 1인당 배상액을 20달러(약 3만 원)에서 많게는 1000달러(약 150만 원)까지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 ‘옵트아웃’ 방식의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자가 자동으로 소송에 참여하게 된다. 김익태 CIL 외국법자문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는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집단소송감”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대부분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쿠팡이 지불해야 할 배상액은 최소 6억7000만 달러(약 9800억 원)에서 최대 337억 달러(약 49조 원)에 이르게 된다.실제로 미국에서는 쿠팡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왔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8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한국에서의 소송이 소비자 피해 배상에 집중한다면 미국에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의무 위반을 다루는 소송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 별개로 독자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입, 비밀누설 등 혐의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한국 로펌의 미국 법인이 337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본사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집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소비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별개로, 미국의 사법제도를 활용해 쿠팡 본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 의무 위반, 보안 투자 등 위험관리 의무 위반 등에 대해 연방법 위반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해당 로펌은 1000여 명의 다국적 피해자들이 모아지는 대로 이르면 연내에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8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JKP는 “쿠팡은 본사는 미국에 두고, 대다수의 소비자는 한국에서 확보한 채, 보안은 중국 업체를 통해 운영하는 등 매우 독특한 형태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며 “3370만명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쿠팡을 상대로 합당한 피해보상을 이끌어 내려면 미국에서의 소송이 불가피하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이날 회견에 참석한 탈 허쉬버그 SJKP 미국 변호사는 “한국에서는 기업의 정보은폐에 대한 피해 입증이 어렵고 역대 최대 과징금을 받은 카카오조차 151억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이는 연 매출이 30조원이 넘는 쿠팡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배상규모가 크게 달라진다”며 “과거 미국 신용평가사 에퀴펙스는 3000만명의 정보 유출에 대해 7억 달러 배상을 합의했고 야후는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매각가에서 4800억원이 삭감되는 치명타를 입었다”고 덧붙였다.회견에 동석한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미국 사법체계에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라며 “이 제도를 활용하면 서버와 담당자가 한국에 있더라도 미국 본사가 한국 자회사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미국 법원이 관련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어 이번 사건의 전말에 대한 핵심 내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날 SJKP는 과거 미국 내에서 벌어졌던 T모바일(통신사), 캐피털원(금융사), 페이스북 등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건 및 최대 수천억 원 규모의 배상금 합의 사례 등을 공유했다. 그러나 이들 사건은 미국 기업이 미국 소비자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미국 법원이 내린 판단이며, 이번 사건은 미국 기업이 한국 소비자들에 끼친 피해에 대한 소송이란 점에서 법원이 기존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에 대해 소송 실무를 맡은 손동후 SJKP 변호사는 “국적이 원고 적격성 판단의 가장 큰 요소는 아니다. 과거 (통신사) 버라이즌 관련 소송 등에서도 외국 국적 피해자가 소송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미국 델러웨어에 본사를 둔 미국기업 쿠팡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직접적 손해를 끼쳤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고 이를 법원이 인정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SJKP는 이번 미국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착수 비용을 별도로 받지 않고 자사가 선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피해자들이 미국 소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관계 법무법인인 대륜에서 진행하는 쿠팡에 대한 민사(참여금 9만9000원) 또는 형사(참여금 22만원) 소송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 미국 등 해외 국적 소비자의 경우 한국 소송 참여가 여의치 않을 수 있어 이런 경우에만 무료로 미국 소송에 별도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대륜의 김 경영대표는 “미국에서의 집단소송을 위해서는 40명 이상의 참여자가 필요하고 이미 200명 이상이 확보된 상황이라 소장 제출은 언제든 가능하다”며 “다만 최대한 많은 다국적 피해자를 확보해 법원에 어필하기 위해 당분간 모집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개인정보 3370만 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본사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집단 소송이 추진된다. 한국에서 이용자들이 소송에 나선 데 이어 미국으로도 법적 분쟁이 번지게 됐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을 미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SJKP 관계자는 이날 “이번 소송은 한국에서 제기되는 소송과는 별개로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이 될 것”이라며 “현재 일부 원고가 모집됐고, 추가 참여 문의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SJKP는 8일(현지 시간) 미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사한 기존 기업 소송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 구체적인 집단 소송의 대상 및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JKP는 본격적으로 쿠팡 미국 본사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 원고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쿠팡이 가입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 보험은 보장 한도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보장 한도는 10억 원에 불과한 것이다. 3300만 명 이상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배상 책임이 발생하면 보험으로 보전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10억 원이라는 뜻이다. 대규모 고객 계정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이 개인정보유출 배상보험엔 정작 법정 최소 보장 한도 수준으로만 가입한 것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현재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매출 10억 원 이상, 1만 명 이상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에 대해 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최소 가입 금액은 규모에 따라 5000만 원에서 1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아무리 큰 기업이더라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보험 최소 가입 금액은 10억 원이다. 쿠팡뿐만 아니라 4월 23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SK텔레콤 역시 현대해상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보장 한도는 쿠팡과 동일한 10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현행 제도에 적시된 최소 가입 한도가 기업 규모와 위험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0억 원의 보험금은 피해자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기에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며 “유출 사고 기업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 배상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시정조치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르지 않은 기업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실제 과태료를 처분한 사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을 취급하는 15개사 가입 건수는 약 7000건이다. 개보위는 의무보험 가입 대상 기업을 약 8만3000∼38만 개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 가입률이 2∼8%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개인정보 3370만 건의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본사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집단 소송이 추진된다. 한국에서 이용자들이 소송에 나선 데 이어 미국으로도 법적 분쟁이 번지게 됐다.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을 미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SJKP 관계자는 이날 “이번 소송은 한국에서 제기되는 소송과는 별개로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이 될 것”이라며 “현재 일부 원고가 모집됐고, 추가 참여 문의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또 SJKP는 8일(현지 시간) 미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사한 기존 기업 소송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 구체적인 집단 소송의 대상 및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JKP는 본격적으로 쿠팡 미국 본사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 원고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당장 쿠팡이 가입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 보험은 보장 한도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보장 한도는 10억 원에 불과한 것이다. 3300만 명 이상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배상 책임이 발생하면 보험으로 보전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10억 원이라는 뜻이다. 대규모 고객 계정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이 개인정보유출 배상보험엔 정작 법정 최소 보장 한도 수준으로만 가입한 것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현재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매출 10억 이상, 1만 명 이상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에 대해 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최소 가입 금액은 규모에 따라 5000만 원에서 1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아무리 큰 기업이더라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보험 최소 가입 금액은 10억 원이다. 쿠팡뿐만 아니라 4월 23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SK텔레콤 역시 현대해상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지만 보장 한도는 쿠팡과 동일한 10억 원이었다.이에 따라 현행 제도에 적시된 최소 가입 한도가 기업 규모와 위험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0억 원의 보험금은 피해자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기에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며 “유출 사고 기업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 배상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개인정보보호법은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시정조치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르지 않은 기업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실제 과태료를 처분한 사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을 취급하는 15개사 가입 건수는 약 7000건이다. 개보위는 의무보험 가입 대상 기업을 약 8만3000∼38만 개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 가입률이 2∼8%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