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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것을 11월 1일부로 소급 적용한다고 3일(현지 시간) 연방정부 관보에 게재했다. 3500억 달러(약 512조 원) 대미 투자에 대한 대가로 관세를 낮추기로 한 한미 무역 합의가 이행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발효 시점은 11월 1일 0시 1분(미 동부 시간 기준)부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관보에 “올해 11월 13일 미국과 한국은 7월에 체결된 역사적인 한국의 전략적 무역 및 투자협정을 재확인하는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며 “10월 31일 국빈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선언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조정한다고 명시했다. 11월 14일 0시 1분(미 동부 시간 기준)부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고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 △원목·목재·목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내용은 이날 온라인 관보에 사전 게재됐고, 4일 공식 게재된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그간 미국 정부에 납부한 관세 차액을 환급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주최 ‘2025 딜북 서밋’ 행사에 참석해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관세 정책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결정이 나더라도)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와 같은 조항들을 통해 정확한 관세 구조를 재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것을 11월 1일부로 소급 적용한다고 3일(현지 시간) 연방정부 관보에 게재했다. 3500억 달러(약 512조 원) 대미 투자에 대한 대가로 관세를 낮추기로 한 한미 무역 합의가 이행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발효 시점은 11월 1일 0시 1분(미 동부 시간 기준)부터다.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관보에 “올해 11월 13일 미국과 한국은 7월에 체결된 역사적인 한국의 전략적 무역 및 투자협정을 재확인하는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며 “10월 31일 국빈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선언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조정한다고 명시했다. 11월 14일 0시 1분(미 동부 시간 기준)부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고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 △원목·목재·목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내용은 이날 온라인 관보에 사전 게재됐고, 4일 공식 게재된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그간 미국 정부에 납부한 관세 차액을 환급 받게 된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주최 ‘2025 딜북 서밋’ 행사에 참석해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관세 정책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된 상호 관세에 대해 위법 결정이 나더라도)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와 같은 조항들을 통해 정확한 관세 구조를 재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마약 소탕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수행해 온 공습 작전을 지상으로 확대할 뜻을 2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인근 국가인 콜롬비아도 공습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주권 침해 논란에도 중남미의 반미 성향 좌파 집권 국가에 대한 군사 압박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는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제지하기 위한 초당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과 토머스 매시 및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 야당 민주당의 척 슈머, 애덤 시프, 팀 케인 상원의원과 짐 맥거번 하원의원은 같은 날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적대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전쟁권한 결의안(War Powers Resolution)’을 각각 상원과 하원에 제출했다. 1973년 도입된 이 결의안은 대통령의 독단적인 군사 조치를 막을 수 있는 의회 차원의 견제 장치다.● 트럼프-헤그세스 “베네수엘라 곧 지상 공격”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알다시피 (공격은) 지상에서 하는 게 훨씬 쉽다”며 “우리는 그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지상 공격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콜롬비아가 코카인을 만든다고 들었다. 누구든 그런 일을 하고 우리한테 마약을 판다면 공격 대상”이라며 공습 대상 국가를 확대할 의사도 내비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지상군 투입, 정밀 타격 등에 대비해 자신의 숙소, 침대, 휴대전화, 경호 인력을 거듭 교체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 역시 “우리는 마약 선박을 타격하고 마약범을 바다 밑바닥으로 처넣는 일을 막 시작했을 뿐이고, 필요하다면 육상에서도 동일한 대응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지상전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두 사람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는 과정에서 일부 생존자까지 죽이는 ‘2차 공격’을 가했다는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이 논란이 불거진 후 두 사람이 동시에 반박에 나선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2차 공격에 대해 전혀 몰랐다. 난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공격으로 미국에서 마약으로 사망한 사람이 줄었다”며 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생존자 포함 전원 사살’ 명령을 내린 인물로 지목한 헤그세스 장관은 당시 현장 지휘관 프랭크 브래들리 미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해군 중장·현재는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으로 해군 대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그는 1차 공격은 실시간으로 지켜봤지만 이후 다른 회의로 이동했다며 “브래들리 중장이 권한을 행사해 배를 침몰시키고 위협을 제거했다는 것을 몇 시간 후 알게 됐다”고 했다.● 트럼프, 마약범 사면도 논란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습 확대를 제어하려는 4명의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대통령의 무단 군사 행동은 미군의 생명을 불필요하게 위협하는 거대하고 값비싼 실수”라고 지적했다. 전쟁권한 결의안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절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이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대통령을 저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유입 방지 및 관련 조직 소탕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공습을 이어가는 와중에 마약 밀수 혐의로 미국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57)을 1일 사면한 것도 논란이다. 우파 국민당 소속으로 2014년 1월∼2022년 1월 집권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 체포돼 같은 해 4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미국 검찰은 그가 집권 당시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마약을 들여와 미국으로 밀반입했고 마약 밀매업자로부터 받은 뇌물을 대선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법원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 9월 베네수엘라의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격침시키는 과정에서 2차 공격을 가해 생존자 2명을 살해했다는 보도가 논란을 빚는 가운데, 1일 백악관이 이 같은 공격이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다만, 2차 공격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지시가 아닌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른 거라고 밝혀 ‘꼬리 자르기’란 지적이 나왔다. 미 의회는 이번 사건이 ‘전쟁 범죄’일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전면 조사에 나서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 사건 등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또 하나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 ‘꼬리 자르기’에 군 내부 격분 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WP)의 베네수엘라 선박 생존자 2차 공격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은 마약 테러리스트로 지정된 단체에 대해 전쟁법에 따라 치명타를 가하도록 했다”며 “당시 공격은 헤그세스 장관이 (프랭크) 브래들리 중장(당시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으로 해군 중장이었고, 현재는 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으로 해군 대장임)에게 물리적 타격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래들리 사령관이 2차 공격을 명령했냐는 질문에 “그는 그의 권한과 법률 내에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현장 지휘관이 공격 지시를 내렸다는 뜻이다. 이는 헤그세스 장관의 ‘전원 사살 명령’에 따라 미군이 추가 공격에 나섰다는 WP 보도와 배치되는 것이다. 이날 백악관의 브리핑은 미군 내부에서 강한 반발을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군 내부에서 장교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군인들을 버스 밑으로 내던진 것과 같은 상황’이란 반응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일부 군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떠날지 고민 중이라는 전언도 나왔다. 헤그세스 장관이 X에 ‘9월 2일 임무와 그 이후 모든 임무에서 (브래들리) 중장이 내린 전투 결정과 그 결정을 지지한다’고 쓴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작전 담당 지휘관을 지지하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사실상 생존자 사살도 현장에서 결정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전쟁 범죄’ 비판에 워싱턴 정가 격랑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로저 위커 위원장(공화당)은 취재진에게 “헤그세스 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과 이야기를 나눴으며 브래들리 사령관과도 대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공화당)과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커 위원장은 “우리는 진실을 알아낼 것”이라며 9월 공습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공격 당시 비디오와 녹취 자료를 미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브래들리 사령관도 4일 의회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열 예정이다. 앞서 미국 안팎에선 미군의 공격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했단 점에서 국제법 및 국내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설령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수용하더라도 무방비 상태의 생존자들을 사살한 건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X에 이번 사건을 희화화한 이미지를 올리는 등 안일한 상황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헬기를 탄 거북이 병사가 배에 탄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장면의 동화책 표지 이미지를 올리면서 ‘당신의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이라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헤그세스의 밈이 ‘피에 대한 갈망을 보여 준다’는 비판이 나왔다”며 “보수층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이를 비난했다. 헤그세스의 장관 임기는 갈등, 실수, 그리고 국방부 역사상 유례 없는 혼란으로 점철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팀을 긴급 소집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이 행정부를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뜨릴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향후 군사 조치 등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베네수엘라는 평화로운 노예로 지내는 걸 원치 않는다”며 미국에 대한 항전 의지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전쟁 범죄 수준에 해당한다.”(팀 케인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버지니아)“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매우 심각한 일이고, 불법행위라는 데 동의한다.”(마이크 터너 미 공화당 하원의원·오하이오) 지난달 28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마약 의심 선박 탑승자 전원 사살 명령 의혹이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WP는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이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명령에 따라 1차 공격에서 생존한 2명을 제거하기 위해 2차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살인에 해당하는 전쟁 범죄란 비판이 커지면서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공화당까지 미 국방부에 대한 초당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생존자 2차 공격 의혹에 거센 규명 요구 지난달 3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베네수엘라 선박 생존자 사살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WP 보도로 알려진 해당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 밀매 선박을 공격했다고 처음 발표한 올 9월 2일 발생했다. 당시 1차 공격으로 9명이 사망하고, 살아남은 선원 2명이 선박 잔해에 매달려 있었다는 것. 이를 무인기(드론) 촬영으로 확인한 미군 특수작전 사령관이 전원 사살하라는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명령에 따라 2차 공격을 가했고, 생존자 2명도 사망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미 정치권의 즉각적인 우려와 비판을 촉발했다. 케인 상원의원이 CBS방송 인터뷰에서 “전쟁 범죄 수준”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도 CNN방송 인터뷰에서 “2차 공격은 전쟁 범죄”라고 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메릴랜드) 역시 ABC방송 인터뷰에서 “전쟁 범죄가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미국이 마약조직과 전쟁 중이라는 논리 자체가 틀린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터너 하원의원은 CBS방송에 출연해 “WP 보도가 이미 의원들 사이에서 심각한 의문을 낳고 있던 작전에 대한 우려를 더 증폭시켰다”고 했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네브래스카)은 ABC방송에 출연해 “헤그세스 장관이 ‘모두 죽이고, 생존자도 죽이라’는 결정을 내릴 만큼 어리석진 않을 것”이라며 “그건 명백한 전쟁법 위반이고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고물가, 엡스타인 스캔들 이은 정치 위기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위원장인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하원의원(앨라배마)과 간사인 애덤 스미스 민주당 하원의원(워싱턴)의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엄격한 감독을 약속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초당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의회는 수차례에 걸쳐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밀매 단속을 내세워 베네수엘라 선박들에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9월 이후 20회 이상 마약 의심 선박을 공격했고 8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지만 공격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의회 동의를 구하지 않아 해당 조치가 적법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WP에 따르면 지난달 미 의회가 행정부에 공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미 국방부가 공개한 29초 분량의 드론 공격 영상엔 2차 공격 장면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국방부는 자료 제출 시한을 넘기는가 하면 의원들의 설명 요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이에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공화당 의원(미시시피)과 간사인 잭 리드 민주당 하원의원(로드아일랜드)이 공습 관련 명령과 녹음자료, 법적 근거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해당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면서도 헤그세스 장관이 전원 사살을 명령하진 않았을 것으로 “강력하게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 마이애미헤럴드 “트럼프, 마두로에 최후 통첩” 한편, 지난달 30일 마이애미헤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 시 가족의 안전 보장 등을 약속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생한 주방위군 피격 사건의 원인으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관대한 이민 정책을 지목한 가운데 전임 행정부가 작성한 문서 대부분을 폐기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에 의해 발생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反)이민 이슈를 재점화하고, 핵심 지지층을 결집해 내년 11월 있을 중간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바이든 서명 문서 92%가 오토펜으로 서명돼”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조 바이든이 오토펜(전자서명 기기)으로 서명한 모든 문서는 폐기되고 더 이상 효력이 없어질 것”이라며 “전임 행정부에서 오토펜으로 서명한 문서가 전체 문서의 92%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바이든을 에워싸고 있던 급진 좌파 광신도들이 그에게서 대통령직을 빼앗고 오토펜을 통해 불법적으로 서명한 것”이라며 “모든 행정명령을 비롯해 사기꾼 조 바이든이 직접 서명하지 않은 모든 문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6일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주방위군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전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또 상대적으로 이민에 관대했던 바이든 행정부 때의 실정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오토펜 사용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의 오토펜 사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고령으로 업무 수행 능력을 잃었던 바이든 전 대통령 대신 주변 인사들이 불법적으로 대통령의 결정을 대리해왔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아프간 국적자를 미국으로 데려온 전임 행정부의 이민 정책 또한 무효화 대상이라고 주장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트루스소셜에 미국 이민 및 국적법 내용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은 외국인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해롭다고 판단할 때마다 선포를 통해 모든 외국인 또는 특정 외국인의 입국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법조문을 발췌해 게시했다. 이민 장벽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자신의 정책이 정당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반이민 정책으로 다시 지지층 결집주요 외신들은 최근 높은 물가와 ‘엡스타인 파일’ 논란 등에 따른 지지율 하락과 지지층 이탈을 겪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토대로 다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이런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이민자 유입을 막는 건 물론이고, 기존에 합법 체류 자격을 인정받은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비자나 영주권에 대한 대대적인 재심사 등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로이터통신은 “국무부가 전 세계 외교관에게 전문을 보내 아프간 국민에 대한 비자 수속을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며 “미국이 아프간을 점령한 20년 동안 미국을 도와준 아프간 국민을 위한 특별 이민 프로그램을 사실상 중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 역시 모든 ‘우려 국가’ 출신 외국인의 영주권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혜택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조치가 아프간, 이란, 예멘, 베네수엘라 등 19개국 출신 이민자들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 발표한 포고문을 통해 19개국을 우려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임 행정부의 행정명령 등을 대거 폐기하고,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법적, 정치적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수감사절 연휴 뉴욕서 반이민정책 반대시위 한편, 추수감사절 연휴 중에도 미국 곳곳에서는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을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뉴욕 맨해튼에서는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선 수십 명의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경찰, 시위대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여러 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다. 보스턴에선 추수감사절을 맞아 텍사스주에 가족을 만나러 가려던 19세 여대생이 불법이민 혐의로 체포돼 결국 본국인 온두라스로 추방됐다. AP통신은 “그가 온두라스를 떠나 미국에 온 건 7세 때”라며 “이민 당국은 10년 전 추방 명령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그를 쫓아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사진과 함께 뉴욕 속 이야기로 떠나는 짧은 여행.기사에 담지 못한 뉴욕의 순간을 전해드립니다.이 순간의 음악: Bridge Over Troubled Water - Simon & Garfunkel (Live at Central Park, 1981/9/19)뉴욕에 살면서 자주 보게 되는 풍경 중 하나는 아이를 업고 일하는 엄마들의 모습입니다. 대부분 지하철 안을 걸으며 초콜렛을 팔거나 거리 모퉁이에서 컵에 담긴 과일 등을 파는 남미 엄마들이 그렇습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나갈 때 본 엄마가 저녁 때까지 아이를 업은 모습 그대로 있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저렇게 업고 있으면 나이들어 고생하는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언젠가는 지하철이 토악질하듯 수백명의 사람을 쏟아내는, 발 디딜 틈도 없는 플랫폼에서 초콜렛을 팔다말고 아기를 안은 채 수유 중인 엄마를 봤습니다. 어떤 여자도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유독 비위생적인 뉴욕의 지하철역 의자에서 그렇게 있고 싶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엄마니까 그 무게를 견디며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오래 전 본 수십 년 전 우리나라 시장 풍경을 찍은 사진 속에서 아이를 업은 채 물건을 팔고 있던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이 세상에 엄마가 짊어진 무게를 달 수 있는 저울이 있다면 그 무게는 얼마일까 하는 엉뚱한 질문을 가져보기도 합니다.엄마의 무게는 아이를 업고 다니는 엄마에게만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뉴욕에서는 한국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엄마들을 만나게 되는데, 가끔 이들 중 누구의 무게가 가장 무거울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미국이 전체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특히 성소수자에 대해 진보적인 뉴욕에서는 아빠만 둘인가정, 혹은 엄마만 둘인 가정을 종종 보게 됩니다. 뉴욕은 대리모가 합법이기 때문에 동성 부부는 물론 이성 부부의 경우에도 굳이 자신의 몸을 쓰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가 건강 문제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고, 혹은 커리어 문제 때문일 수도 있고 사정은 다양합니다.) 그런가 하면 입양이나 위탁을 통해 자녀를 맞은 집도 적지 않고, 이혼을 해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엄마 아빠의 역할을 다하는 엄마나 아빠도 많습니다. 또 도무지 살아갈 방도가 없는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길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도 흔한 풍경입니다. 어쨌든 분명한 건 뉴욕에는 한국보다 엄청나게 다양한 가정의 형태와 엄마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뉴욕 사람들은 이런 자신의 다양한 상황에 대해 특별히 숨기거나 언급을 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치 지난 휴가 때 다녀온 여행지에 대해 말하듯, 자신의 가족 구성이나 가정 상황에 대해 담담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봅니다. 뉴욕 사람들이 그럴 수 있는 건 내가 나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해도 상대방이 나를 함부로 판단하거나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같은 상황일 때 한국은 두려움 없이 솔직할 수 있는 곳일까, 나는 편견없이 그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봅니다.다시 돌아가 엄마의 무게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엄마들 중에 누구의 무게가 가장 무거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세상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무게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종일 아이를 업고 걷는 삶, 아빠인 엄마의 삶, 엄마인 아빠의 삶, 아이를 앉고 길거리에 앉아 있는 삶, 누군가의 아이를 대신 품고 있는 삶…. ‘나는 그 모든 무게를 안다’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다만, 각자의 무게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모든 엄마와 아이들이 서로의 힘이 되며 행복할 수 있기를 응원할 뿐입니다.순간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imsun@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선거기간 내내 서로를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민주당)이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격돌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을 깨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예상 외의 ‘브로맨스’를 연출했다. 극심한 물가상승 국면에서 ‘서민 물가 잡기’ 이미지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과 뉴욕시장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선 연방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맘다니 당선인이 충돌을 피하고 서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윈윈 회동’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들 “완벽한 사랑의 파티”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45분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훌륭하고 생산적인 회의였다”며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이 도시(뉴욕)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뉴욕 생활비 낮추기를 위해 무상버스, 공공 임대료 동결 등을 공약한 맘다니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선거기간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했던 맘다니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시간이 정말 소중했다”며 “우리는 많은 의견 불일치가 있는 부분에 집중하지 않고, 뉴욕 시민들에게 봉사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뉴욕시민들에게 낮은 생활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아이디어 중 일부는 내가 가진 것과 정말 똑같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사람은 뉴딜 정책을 통해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 앞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다. 맘다니 당선인은 “뉴딜 정책에서 이뤄낸 놀라운 업적, 그리고 연방정부와 뉴욕시가 협력해 주택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때 모습을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뉴욕을 기반으로 부동산 사업을 펼쳤던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당선인이 추진하려는 공공주택 건설사업에 흡족해했다. 또 “당파는 중요치 않다. 우리는 시장이 모두의 꿈을 이루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회동은 완벽한 사랑의 파티였다”고 평가했다.● 진짜 문제는 회피…시한부 평화 지적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맘다니 당선인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선거기간 “맘다니가 뉴욕시장이 되면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경고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 이날 맘다니 당선인은 시종일관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트럼프가 호응할 만한 뉴욕의 비용 절감과 주택건설 문제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맘다니 당선인이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부른 사실을 지적하는 기자의 질문에 “괜찮다”며 맘다니의 팔을 두드리는 등 우호적인 스킨십을 이어갔다. NYT는 “많은 뉴욕시민들이 맘다니의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뉴욕에 투입하는 등 응징할 거라고 우려해 왔다”며 “이번 방문으로 그런 위협은 일단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이 진짜 이견을 갖고 부딪칠 만한 불법이민자 단속, 부자 증세 등의 민감한 주제는 회피했다는 점에서 양측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사진과 함께 뉴욕 속 이야기로 떠나는 짧은 여행.기사에 담지 못한 뉴욕의 순간을 전해드립니다.이 순간의 음악 : New York City - The Manhattans 미국 최대 도시, 세계 자본주의의 수도라 불리는 뉴욕. 뉴욕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는 다른 도시에선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 스카이라인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하늘을 보다 문득 ‘뉴욕은 어떻게 이런 라인이 나오지? 용적률 제한이 없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맨해튼은 어떻게 이런 스카이 라인이 나올까요.찾아보니 여러 제도가 있었는데 비결 중 하나는 바로 ‘공중권’이란 개념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뉴욕 같은 아주 큰 도시에만 있는 특별한 제도인데 한마디로 공중, 그러니까 하늘을 사고 파는거죠. 예를 들어 내가 건물을 아주 높게 새로 짓고 싶은데 용적률이 꽉 찼다고 하면 다른 건물이 가진 용적률을 사올 수 있는 개념입니다. 다른 이의 하늘에 대한 권리를 돈을 주고 가져올 수 있는 것이죠. 하루 수천억 달러의 돈이 오가는 월가의 도시,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이들이 모여있는 도시에서는 하늘조차 사고파는 대상인 셈이에요. 들어보니 아무 공중권이나 가져올 수 있는 건 아니고, 보통 공중권을 확보하려면 먼저 자기 건물이 속해있는 길의 인접 건물 공중권부터 알아본다고 하더라고요. 몇몇 특정 지구는 좀 더 넓은 범위 내에서 공중권을 살수 있게 허가해주기도 하고요. 굳이 건물을 높이 올리고 싶지 않거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건물을 다시 짓지 않는 건물주가 있다면 사오는 사람은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있어서 좋고, 파는 사람은 굳이 획일적인 개발을 하지 않고도 남은 용적률에 대한 재산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나름 합리적인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뉴욕시가 영원히 보전해야할 명소의 경우에도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재산권을 누릴 수 있도록 랜드마크 공중권을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맨해튼의 유명 명소인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이나 세인트 패트릭스 대성당 같은 곳이 공중권을 매각한 대표적 사례인데요.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건물을 개발 논리로 부수지 않아도 됐다니 천만 다행입니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공중권 일부는 올해 완공돼 최근에 입주한 JP모건 체이스 신사옥이 사갔다고 하네요. 원래 JP모건 옛 사옥은 215m 정도 높이였는데 공중권 확보를 통한 재건축으로 7년만에 427m 높이 초고층 빌딩으로 새로 지어졌습니다. 월가 황제인 JP모건의 명성 답게 뉴욕에서 가장 높은 오피스 빌딩 중 하나가 됐어요.얘길듣고 가만히 맨해튼을 보고 있으니 어쩌면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만든 건 높기만 한 건물들이 아니라 작은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건물들 덕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높낮음 없이 모두 똑같은 키의 높은 건물로 가득했다면 맨해튼은 아마 거대한 철벽을 세운 어둠의 섬처럼 보였을 겁니다. 다시 생각해도 뉴욕의 매력은 낮고 귀여운 건물들과 찌를 듯 높은 백몇층짜리 건물들이 한블럭 안에 함께한다는 점이에요. 18세기 건물부터 21세기 건물까지 길고 짧은 시간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도 뉴욕만의 매력이고요. 종종 눈뜨면 변하는 서울에서 변하지 않는 풍경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도시를 지키는데는 그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간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여러분의 생각은 imsun@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1조 달러(약 1470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당 최대 1억210만 달러(약 1495억 원)에 달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팔겠다며 화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주요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하며 다양한 부문의 군사 지원 확대 뜻도 밝혔다. 2018년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가 해빙을 넘어 밀착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사우디와의 군사 협력 강화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2018년 3월 이후 약 7년 반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식 국가원수가 아닌 무함마드 왕세자를 사실상 ‘국빈’으로 대접했다. 오찬과 만찬을 함께 했고, 백악관 상공에 환영 전투기도 띄웠다. 회담에서는 “당신이 내 친구라는 사실이 영광”이란 표현까지 쓰며 추켜세웠다. 무함마드 왕세자 또한 올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았을 때 약속했던 6000억 달러의 투자를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판매되는 F-35가 이스라엘 공군이 사용하는 F-35와 동일한 기종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거의 동일한 기종이며, 사우디는 훌륭한 동맹”이라고 답했다. F-35는 미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최첨단 전투기로 스텔스, 첨단 정보 처리 기능 등을 갖췄다. 미국은 그간 중동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이 이 지역의 잠재적 적대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QME(Qualitative Military Edge·질적 우위)’ 정책을 유지했다. F-35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국가에 판매하지 않았던 것도 QME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동 정책에 대한 원칙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양국의 군사 협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를 주요 비나토 동맹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비나토 동맹은 한국 일본 호주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쿠웨이트 등 19개국이다. 미국 국방부(전쟁부) 등과의 협력 수준이 높아지며 무기 구매 및 기술 이전도 용이해진다. 다만, 나토 같은 자동적인 ‘상호 방위 의무’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사우디 왕실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쓰던 사우디 출신 언론인으로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주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 2021년 2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직접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 기자가 관련 질문을 하자 “손님을 당황하게 한다. 그(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 ‘엡스타인 파일’, 트럼프 서명만 하면 공개돼 한편 이날 미 하원은 427 대 1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조사 자료(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상원도 여야 만장일치로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빠르면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이뤄지면 엡스타인 파일은 공개된다. 월스트리트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과 어울리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단 혐의를 받았다. 성매매, 인신매매 혐의도 받았고, 2019년 8월 맨해튼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엡스타인 파일에는 그의 범죄 행위, 여행 기록, 면책 거래 내역, 법무부 내부 의사소통, 사망 경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가까운 관계였다. 이로 인해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러운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문건 공개를 약속했으나 취임 후 거부해 왔다. 다만 최근에는 여론 악화로 서명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입소스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2기 행정부 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거센 금융시장 매도세(selloff)에 모든 것이(everything) 휘말렸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가상자산, 금, 기술주 등이 17일(현지 시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지난달만 해도 모든 자산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한창이었지만 미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모두 팔리며 가격이 떨어지는 ‘에브리싱 셀오프’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시장이 흔들리자 이날 ‘월가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 주 전에 비해 27.2% 급등한 22.38까지 올랐다. 심리적 저항선인 20을 넘기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 가상자산 시총 한 달 새 769조 원 증발 가상자산 대표주인 비트코인은 지난달만 해도 개당 12만6000달러였지만 18일 오후 4시 기준 8만9000달러 선에 거래됐다. 24시간 전에 비해 5.9% 하락한 것이다. 이는 고점 대비 29% 떨어진 수준이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 19일∼11월 18일)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5246억 달러(약 769조 원) 증발했다. 비트코인이 약세를 면치 못하자 이더리움과 리플(XRP) 등 주요 가상자산도 24시간 전 대비 각각 6%, 5%가량 하락하며 고전했다.미국 기술주도 하락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0.84%와 0.92% 하락했다. WSJ에 따르면 이 두 지수는 이날 138거래일 만에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50거래일의 종가 평균을 반영한 ‘50일 이동평균선’보다 낮아지면 조정이나 하락 추세로 해석된다. 뉴욕 증시가 힘을 못 쓰자 코스피도 4,000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18일 전날 대비 3.32% 하락해 3,953.62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달 3일(4,221.87)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이 대거 이탈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외국인은 이날도 55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뜨거운 상승세를 보였던 금과 은 가격도 여지없이 추락했다. 금융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은 18일 트로이온스당(약 31.1g) 4000달러 선에서, 은 현물은 49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금은 지난달 4300달러, 은은 54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품귀 현상까지 벌어진 바 있다. ● 美 경제 먹구름 우려가 원인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에브리싱 랠리가 주춤한 것은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시장의 우려는 기준금리의 향방이다. 당초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선호) 신호에 시장은 동결 전망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은 기준금리 등 시장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비트코인은 4년 주기로 반복되는 반감기 영향도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반감기 후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하는 현상을 반복해 왔다.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여전하다. 아마존은 이날 AI 인프라 투자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를 조달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3년 만에 대규모로 돈을 빌려 AI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 시장에선 AI 투자 과열 신호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결국 한국 시간 20일 오전 7시에 나오는 엔비디아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 진위를 가늠할 ‘진실의 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또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그간 발표되지 못했던 9월 고용지표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시간 20일 오후 10시 30분에 나오는 고용지표는 미 경제 둔화 우려에 대한 방향타로 꼽힌다.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도 영향을 준다. ‘에브리싱 셀오프’는 조정 국면일 뿐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에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주가 조정”이라며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고용지표 발표 뒤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동결이냐, 0.25%포인트 인하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9, 10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지를 놓고 세계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동결 전망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모두 위험한 상황”이라며 “금리를 천천히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SJ는 “제퍼슨 부의장은 언제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견해와 같은 결을 보여 왔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 연준 이사로 지명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과 고용의 급격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책사’로 불리며 줄곧 0.5%포인트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온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도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연준의 금리 결정은 물가 및 고용 동향을 보여주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다음 달 회의에선 최근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10월 고용통계가 작성되지 않는 등 금리 결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물가 상승 우려가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17일 기준으로 다음 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42.9%, 동결할 확률을 57.1%로 각각 반영했다. 일주일 전 62.4% 대 37.6%로 인하 전망이 우세했던 것과 상반된 기조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동결이냐, 0.25%포인트 인하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9, 10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지를 놓고 세계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동결 전망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모두 위험한 상황”이라며 “금리를 천천히 내려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SJ은 “제퍼슨 부의장은 언제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견해와 같은 결을 보여왔다”고 전했다.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 연준 이사로 지명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과 고용의 급격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책사’로 불리며 줄곧 0.5%포인트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해 온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도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통상 연준의 금리 결정은 물가 및 고용 동향을 보여주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다음 달 회의에선 최근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10월 고용통계가 작성되지 않는 등 금리 결정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물가상승 우려가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17일 기준으로 다음 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42.9%, 동결할 확률을 57.1%로 각각 반영했다. 일주일 전 62.4%대 37.6%로 인하 전망이 우세했던 것과 상반된 기조다. 한달 전에는 금리 동결 가능성은 0%, 0.25%포인트 인하 93.7%, 0.5%포인트 인하 6.3%였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현지 시간)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한때 9만3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한 달 만에 급락하며 4월 이후 7개월 만에 9만3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2905달러까지 내려갔다 반등하며 9만5000달러대를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지지에 대한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올 초부터 나타난 30% 이상의 상승세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친(親)가상화폐 발언을 쏟아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도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관심에도 가상화폐에 대한 선호는 최근 줄어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및 기술주 붕괴 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시장을 견인할 뚜렷한 호재가 사실상 마땅치 않은 상황인 것. 특히 비트코인이 지난달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가상화폐 매수 심리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기관들이 조용히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자금 흐름에 따른 지원이 사라졌고 최근 고공행진을 펼쳐 온 기술주마저 침체되며 전반적으로 위험 자산 투자 성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이른바 ‘잡코인’의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00대 디지털 자산 중 하위 절반을 추적하는 마켓벡터 지수는 올해 약 60% 급락했다. 향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것이며,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반면 한동안 가상화폐 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페퍼스톤그룹의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최근의 매도세로 인해 트레이더들이 입은 심리적 타격이 여전히 대형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를 잊어버리고 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꾸준한 상승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적 침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는 이전의 비트코인 폭락을 초래했던 주요 투기 요인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현지 시간)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한때 9만3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 달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한 달 만에 급락하며 4월 이후 7개월 만에 9만3000달러 선이 붕괴됐다.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만2905달러까지 내려갔다 반등하며 9만5000달러 대를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지지에 대한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올 초부터 나타난 30% 이상의 상승세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친(親)가상화폐 발언을 쏟아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도 가상화폐 사업에 뛰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관심에도 가상화폐에 대한 선호는 최근 줄어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및 기술주 붕괴 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시장을 견인할 뚜렷한 호재가 사실상 마땅치 않은 상황인 것. 특히 비트코인이 지난달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가상화폐 매수 심리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블룸버그는 “기관들이 조용히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자금 흐름에 따른 지원이 사라졌고 최근 고공행진을 펼쳐 온 기술주마저 침체되며 전반적으로 위험 자산 투자 성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이른바 ‘잡코인’의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00대 디지털 자산 중 하위 절반을 추적하는 마켓벡터 지수는 올해 약 60% 급락했다.향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것이며,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반면 한동안 가상화폐 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페퍼스톤 그룹의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최근의 매도세로 인해 트레이더들이 입은 심리적 타격이 여전히 대형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를 잊어버리고 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꾸준한 상승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적 침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는 이전의 비트코인 폭락을 초래했던 주요 투기 요인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로 ‘여자 트럼프’로 불려온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조지아주·사진)을 “극좌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철회했다. 최근 그린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민생 정책 실패를 비난한 데다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자료 공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외신들은 “그린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수호자였다”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마가 운동 내부에 더 큰 균열이 생길 조짐”이라고 내다봤다. 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잇달아 글을 올려 그린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이 썩어서 브라운이 됐다”며 “좌파로 돌아서 공화당 전체를 배신한 가짜 정치인”이라고 쏘아붙였다. 강경한 미국 우선주의자로 지난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해 온 그린 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우선하지 않는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그는 특히 미국인들이 고율 관세 등으로 높아진 물가에 분노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등 외국을 지원한다고 꼬집었다. 또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초래한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논란과 관련해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없으면 많은 미국인이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는데, 공화당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그린은 한 발 더 나아가 한때 트럼프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성범죄자 엡스타인 자살 사건을 의심하며 여러 고위층 인사가 연루된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를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종료에 대한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려고 안달이 난 상태였지만 곧장 엡스타인 사건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 다수가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관련 민감 문서를 숨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는 내년 중간선거 표심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비난에 그린 의원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대통령 탓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사설 보안업체로부터 안전에 대한 경고를 받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날 향한 위협을 부추기고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강하게 공격해 다음 주 엡스타인 자료 공개 (의회) 투표를 하기 전에 다른 공화당원들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로 ‘여자 트럼프’로 불려온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조지아주)을 “극좌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철회했다. 최근 그린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민생 정책 실패를 비난한데다 최근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자료 공개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외신들은 “그린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수호자였다”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마가 운동 내부에 더 큰 균열이 생길 조짐”이라고 내다봤다.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잇달아 글을 올려 그린 의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이 썩어서 브라운이 됐다”며 “좌파로 돌아서 공화당 전체를 배신한 가짜 정치인”이라고 쏘아붙였다.강경한 미국 우선주의자로 지난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해 온 그린 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우선하지 않는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그는 특히 미국인들이 고율 관세 등으로 높아진 물가에 분노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등 외국을 지원한다고 꼬집었다. 또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초래한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논란과 관련해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없으면 많은 미국인들이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는데 공화당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그린은 한발 더 나아가 한때 트럼프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성범죄자 엡스타인 자살 사건을 의심하며 여러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된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를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종료에 대한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려고 안달이 난 상태였지만 곧장 엡스타인 사건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 다수가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관련 민감 문서를 숨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는 내년 중간선거 표심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비난에 그린 의원은 X를 통해 대통령 탓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사설 보안업체로부터 안전에 대한 경고를 받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날 향한 위협을 부추기고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강하게 공격해 다음 주 엡스타인 자료 공개 (의회) 투표를 하기 전에 다른 공화당원들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한국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58억 달러(약 8조41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AI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금 확보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식 고점 논란에 소프트뱅크의 매각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나스닥 시장의 엔비디아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다만 소프트뱅크 측은 “매각은 순전히 오픈AI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지분 11%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의 가치를 5000억 달러(약 725조 원)로 추산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지분 가치만 8조 엔(약 7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약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하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오픈AI는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해 상장, 외부 투자 등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달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완료하면서 업계에서는 오픈AI에 대한 지분 확보 경쟁이 달아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소프트뱅크를 통해 오픈AI에 접근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올해 소프트뱅크 주가는 두 배 이상 치솟았다”고 논평했다. 한편 ‘AI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 겸 메타 부사장 또한 메타를 떠나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FT가 11일 보도했다. 르쿤 교수는 2013년부터 메타의 자회사 페이스북에서 ‘최고 AI 과학자’ 직책을 맡아 AI 전략을 수립해 왔다. 그의 이탈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자사의 AI 기술이 오픈AI, 구글 등에 밀렸다고 보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제품 상용화 속도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르쿤 교수는 언어 기반보다 동영상, 이미지 학습을 통한 AI 개발에 치중해 견해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T는 주요 빅테크의 AI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고 논평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는 올해 3500억 달러(약 507조 5000억 원) 이상을 데이터 센터에 투자했다. 내년에도 4000억 달러(약 580조 원) 이상을 쏟아넣을 예정이다. FT는 특히 빅테크들이 빠른 속도로 채권을 발행하며 관련 자금을 조달해 회사의 재무 안정성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타, 구글, 오라클 등은 데이터센터 건립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모두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한국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금액으로는 58억 달러(약 8조41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AI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금 확보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식 고점 논란에 소프트뱅크의 매각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나스닥 시장의 엔비디아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다만 소프트뱅크 측은 “매각은 순전히 오픈AI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이번 매각으로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지분 11%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의 가치를 5000억달러(약 725조 원)로 추산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지분 가치만 8조 엔(약 7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약 300억 달러(약 43조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하면서 이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오픈AI는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해 상장, 외부 투자 등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달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완료하면서 업계에서는 오픈AI에 대한 지분 확보 경쟁이 달아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소프트뱅크를 통해 오픈AI에 접근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올해 소프트뱅크 주가는 두 배 이상 치솟았다”고 논평했다.한편 ‘AI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 겸 메타 부사장(사진) 또한 메타를 떠나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FT가 11일 보도했다. 르쿤 교수는 2013년부터 메타의 자회사 페이스북에서 ‘최고 AI 과학자’ 직책을 맡아 AI 전략을 수립해 왔다.그의 이탈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자사의 AI 기술이 오픈AI, 구글 등에 밀렸다고 보고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제품 상용화 속도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르쿤 교수는 언어 기반보다 동영상, 이미지 학습을 통한 AI 개발에 치중해 견해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T는 주요 빅테크의 AI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고 논평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는 올해 3500억 달러(약 507조 5000억 원) 이상을 데이터 센터에 투자했다. 내년에도 4000억 달러(약 580조 원) 이상을 쏟아넣을 예정이다. FT는 특히 빅테크들이 빠른 속도로 채권을 발행하며 관련 자금을 조달해 회사의 재무 안정성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타, 구글, 오라클 등은 데이터센터 건립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모두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며 투자의 귀재를 넘어 경영과 인생에 대한 철학을 전해 온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5·사진)이 10일(현지 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마지막 공개 서한에서 “조용히 물러나겠다(going quiet)”고 밝혔다. 매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주주 및 일반인들에게 편지를 통해 연례 감사 메시지를 전해 온 그는 “과거의 실수로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그 실수로부터 조금이라도 배워 앞으로 나아가라”고 조언했다. 이날 버핏 회장은 “이제 행운의 여신보다 ‘시간의 신’이 나에게 더 관심을 보인다”며 균형감각, 시력, 청력, 기억력 등 모든 것이 감퇴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자신의 세 자녀인 수전, 하워드, 피터 역시 각각 72세, 70세, 67세로 일반적인 은퇴 연령을 훌쩍 넘겼다며 “자녀들이 운영하고 있는 3개 자선 재단에 나의 생전 기부 속도를 높여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버핏 회장은 의결권을 가진 A주 1800주를 일반주인 B주 270만 주로 전환해 첫 번째 부인의 이름을 딴 수전 톰프슨 버핏 재단을 비롯한 세 자녀의 자선 재단에 모두 기부했다. 그는 “앞으로도 버크셔는 ‘65세 은퇴’가 목표이거나, 과시형 부자가 되려 하거나, 가문의 부를 쌓으려는 사람을 최고경영자(CEO)로 두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일찌감치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非)보험부문 부회장(62)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투자에 관해서도 “주가가 변덕스럽게 움직이더라도 절망하지 말라. 미국은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고 버크셔의 주식도 마찬가지”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누린 많은 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지도자와 부유층은 자신이 받을 몫 이상으로 행운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자신이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 남자이기에 많은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의 고향이자 사실상 평생 거주하고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64년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냈던 고 찰리 멍거 전 버크셔 부회장을 추억하며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살던 찰리를 비롯해 여러 버크셔 이사진을 오마하에서 (동네 친구로) 만날 수 있었다”며 “나, 세 자녀, 몇몇 손주도 모두 오마하에서 자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신의 부고에 어떤 내용이 실리길 바라는지 스스로 정하고 그에 걸맞은 인생을 살라”고 조언했다. 그는 “청소부도 회장만큼이나 똑같은 인간임을 기억하라. 위대함은 막대한 돈이나 화려한 명성, 정치 권력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고, 누군가를 돕는 친절함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