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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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입니다. 병원,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건강 분야를 취재합니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균형 잡힌 건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취재분야

2026-02-15~2026-03-17
건강100%
  • 전자담배도 안심 못한다…흡연자, 척추 디스크 위험 더 높아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전자담배는 금연 보조 수단으로 언급되며 폐나 심혈관 독성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최근 흡연이 폐나 심혈관계 뿐만 아니라 척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흡연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가 발표됐다. 특히 연소형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에도 비흡연자보다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연구팀은 전자담배와 연소형 담배 사용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은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약 560만 명 가운데 연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부적합 대상자를 제외한 326만5000여 명을 최종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이후 약 3.5년 동안 이들의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연구 대상자는 흡연 형태에 따라 비흡연군, 연소형 담배군, 궐련형 전자담배군, 액상형 전자담배군으로 분류했다. 연소형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군은 현재 흡연 여부와 과거 흡연 후 금연 여부를 구분했다. 흡연량과 흡연 기간, 금연 기간 등도 분석에 포함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군은 사용 빈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눴다.연구팀은 단순 병원 방문 기록이 아니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기준에 따라 경추 디스크 등 척추 디스크 질환으로 2회 이상 외래 진료를 받거나 입원한 경우만 환자군으로 분류해 연구 신뢰도를 높였다.분석 결과, 모든 종류의 흡연군에서 비흡연군보다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여러 변수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 비흡연군의 위험비를 1.000으로 봤을 때 연소형 담배군은 1.174,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1.153,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1.132로 나타났다. 연소형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1.174로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연소형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은 약 11% 감소했지만, 여전히 비흡연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일반 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꾼 경우에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지속적인 일반 담배 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용량 반응성’ 경향도 확인됐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비흡연자보다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경향은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 연소형 담배 흡연 이력이 있는 경우 전자담배로 전환하더라도 디스크 질환 위험이 지속되는 경향이 확인돼 흡연의 영향이 장기간 누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권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라며 “이번 연구는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 임상 현장에서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 ‘더 스파인 저널(The Spine Journal)’ 최신호에 ‘전자담배 및 연소형 담배 사용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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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 안 여는 판막 시술 TAVI 급여 기준, 한국만 10년 뒤처져”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의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질환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전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가슴을 열어 손상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적 치료가 표준 치료로 시행됐다. 최근에는 가슴을 열지 않고 카테터를 이용해 판막을 교체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이 등장하며 치료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80세 이상 또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만 보험 적용이 가능해 치료 선택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심혈관중재학회 보험이사인 서존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에게 국내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환경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들었다.―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환경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우리나라의 급여 기준과 진료 체계가 국제 지침과 크게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가슴을 열지 않고 카테터 시술로 퇴행한 판막을 대체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해외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각 65세 이상, 70세 이상 환자에게 TAVI를 권고하도록 지침이 확대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0년에 마련된 ‘80세 이상 또는 수술 불가능·고위험군’ 기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에서는 TAVI가 불가능한 경우에 수술을 고려할 정도로 보편화된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국제 지침보다 10년 이상 뒤처져 있는 셈이다.”―우리나라 급여 기준이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실제 환자의 상태나 수술 위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판막 질환은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환자 중에는 심장 외 다른 질환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런 환자에게 TAVI는 수술의 ‘차선책’이 아니라 동등한 치료 옵션이다. 그런데도 80세를 넘어야 하거나 수술이 불가능해야만 TAVI를 적용할 수 있다는 기준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근거 중심 의학 원칙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수술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흉부외과와 심장내과 전문의 등이 참여하는 심장 통합진료팀(Heart Team)이 환자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현재 구조에서는 이 팀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기구라기보다 ‘TAVI 시행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처럼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 해외에서는 심장 통합진료팀이 환자의 질환 특성과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환자와 보호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그 부분도 중요한 문제다. 현재 구조에서는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 충분히 참여하기 어렵다. 반면 치료 결과에 대한 책임은 환자와 보호자가 지게 된다. 환자 중심 의료라는 관점에서 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수술 위험이 큰 75세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의학적으로 TAVI가 더 적합한 상황이라도 통합진료팀에서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환자는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거나 수천만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비급여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결국 치료 접근성이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TAVI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됐나.“이미 대규모 무작위 비교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미국과 유럽의 지침도 이런 근거를 기반으로 변화해 왔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석에서도 수술과 시술의 효과와 안전성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의료진의 시술 기법 역시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문제는 제도와 급여 기준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급여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일부에서는 의료비 증가나 시술 남용을 걱정한다. 하지만 TAVI는 고난도 시술로 흉부외과 전문의의 협력이 없으면 시행할 수 없다. 무분별하게 증가할 수 있는 시술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 환자에게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판막을 다시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생체 인공 판막은 보통 10년 정도 지나면 다시 퇴행이 진행된다. 그런데 현재 급여 기준은 평생 한 번의 시술에 대해서만 급여를 인정한다. 과거 비급여로 TAVI를 받은 환자가 시간이 지나 다시 시술이 필요해도 ‘이미 한 번 시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학회 차원에서는 어떤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나.“심장 통합진료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환자 상태와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통합진료팀에서 TAVI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급여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또 현재 관상동맥 조영술 수준에 머물러 있는 TAVI 시술 수가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위급 상황에 대비해 대기하는 흉부외과 의료진에게도 별도의 수가가 지급된다.”―제도 개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환자단체와 학회, 보건 당국 모두 현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환자단체에서도 ‘치료 방법이 있는데도 제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안에 일정 부분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간다. 환자 중심의 시각에서 미래지향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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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대병원 ‘외상-골관절 감염 클리닉’ 개설… 정형외과-감염내과 전문의 진료 함께 본다

    아주대병원이 중증외상센터에서 축적한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뼈와 관절 감염 치료에 특화된 ‘외상·골관절 감염 클리닉’을 개설하고 3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정형외과와 감염내과 등 여러 분야 의료진이 팀을 이뤄 환자 치료에 나선다.뼈와 관절이 감염되는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이 전신으로 퍼져 패혈증이 발생하거나 관절에 고름이 차는 화농성 관절염, 뼈 조직 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팔다리 절단이나 평생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특히 골절 수술 이후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거나 인공관절 수술 뒤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치료가 쉽지 않다. 단순한 수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감염 치료와 영양 관리, 재활 등 여러 분야의 치료가 동시에 필요하다.새로 개설된 클리닉은 한 번의 방문으로 정형외과와 감염내과 전문의 진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환자는 정밀 영상 검사와 핵의학 검사, 유전자분석 검사 등을 통해 감염 부위와 손상된 조직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정형외과와 감염내과 의료진을 비롯해 약사, 영양사 등이 매주 환자 사례를 함께 논의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클리닉의 목표는 단순히 감염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뼈와 근육, 관절 기능을 회복해 환자가 질환 이전의 생활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항생제 전달 기술과 최신 치료법을 적용하고 임상 연구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허중연 감염내과 교수는 “골관절 감염에서는 수술적 치료와 항생제 치료의 병행이 필요하다”며 “병원균을 찾기 위한 검사와 항생제 선택, 투약 방법, 약물 반응과 부작용 모니터링, 항생제 내성 대비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클리닉을 통해 난치성 골관절 감염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두형 정형외과 교수는 “골관절 감염은 치료 결과 예측이 어렵고 재발도 많은 영역”이라며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치료 전략을 논의하는 협진 체계가 활성화되면 치료 성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환자의 입원 기간이 단축되는 긍정적인 결과도 확인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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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AI 경쟁… 검증 제도 시험대에 올랐다[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진단과 치료를 돕는 의료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각국 정부도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올해 권역책임의료기관에 의료 인공지능 진료 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142억 원 규모의 사업을 시작했다.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제도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상 검증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일부 기업의 매출 확대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이 논란은 병동 환자의 위험 상태를 예측하는 AI 시스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딥카스’나 ‘에이아이트릭스-VC’는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 등 데이터를 분석해 심정지나 패혈증 같은 위험 신호를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인공지능 기반 모니터링 기술이다.이 기술들은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의료 현장에 도입됐다. 새로운 의료기술을 일정 기간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며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취지는 분명했다. 혁신 기술이 의료 현장에서 검증될 기회를 주자는 것.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의 취지와 다른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료 AI 기술이 병원에서 비급여로 적용되며 사실상 기업의 매출 모델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최근에는 기술 사용 과정에서 남용과 부정 수급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병원에서 사용된 의료 AI 시스템을 둘러싸고 환자 측과 의료기관 사이에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환자 측을 대리하고 있는 이상규 변호사는 병원 현장에서 사용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이 변호사는 “병동 환자의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의료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일부 병원에서 필요한 데이터가 모두 입력되지 않은 채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환자의 나이 정보와 생체 신호 6종, 혈액검사 11종, 의식 상태 점수 등 총 19종의 임상 정보를 활용해 위험도를 예측하게 돼 있다.이 변호사는 이 문제에 대해 복지부에 공식 질의를 했고 복지부는 정해진 사용 방법을 준수한 상태에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밝혔다.이들 기술은 이미 3년의 평가 유예 기간을 거쳐 현재 정식 신의료기술 평가를 앞두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로 편입되거나 비급여로 남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업계에서는 평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가 유예 이후 기술은 급여, 비급여, 퇴출 세 가지 방향으로 결정되는데 현재 평가 대상 제품들에서 부정 수급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남용과 부정 수급 논란이 반복된다면 의료 AI 산업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AI 기술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산업이 성장하려면 매출 경쟁보다 기술 경쟁이 먼저다. 정부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을 찾아 지원하고 기업은 기술로 평가받아야 한다. 의료 AI 시대에는 기술의 속도만큼 산업의 신뢰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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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반 첨단 의료 선도… 삼성서울병원 세계 26위로 ‘점프’

    美 주간지 뉴스위크 ‘2026 월드 베스트 병원’ 선정《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이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월드 베스트 병원 2026’ 평가에서 대한민국 최고 병원으로 선정됐다. 삼성서울병원은 글로벌 순위에서도 26위를 기록하며 국내 병원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뉴스위크는 지난달 25일 온라인을 통해 월드 베스트 병원 2026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해 세계 26위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순위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뉴스위크 평가 순위는 2023년 40위에서 2024년 34위, 2025년 30위에 이어 올해 26위까지 올라섰다.뉴스위크의 월드 베스트 병원 평가는 독일 글로벌 마케팅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와 함께 진행한다. 평가는 의료 성과 지표(40%), 국내외 의료 전문가 추천(35%), 환자 만족도(18.5%), 환자 자기평가도구 실행 여부(6.5%) 등 네 가지 항목을 반영해 순위를 결정한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중증 질환 중심의 미래 의학 추진 성과가 세계 각국 의료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중증·고난도 진료 경쟁력… 국내 중환자 치료 체계 변화 이끌어삼성서울병원은 중증·고난도 질환 치료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환자 치료 체계다.2013년 국내 최초로 중환자의학과를 설립하며 중환자 치료 시스템을 바꿨다. 이전까지는 각 진료과가 중환자실 운영을 맡는 구조였지만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중심의 통합 치료 체계를 도입해 환자 상태에 맞는 집중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제도’와 ‘중환자실 다학제 진료팀’을 구축해 중환자 치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원격 중환자실 협력 네트워크 사업(e-ICU)’ 수행 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이 사업은 중환자 치료 경험이 풍부한 상급병원을 거점으로 지역 병원과 협력해 중환자 치료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서울병원은 거점병원으로 참여해 국내 중환자 치료 역량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첨단 치료 기술 도입… 국내 최초 기록 이어가삼성서울병원은 첨단 치료 기술 도입에서도 국내 의료계를 선도해 왔다. 2024년에는 전성수 로봇수술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이 아시아 최초로 최신 로봇수술 장비 ‘다빈치 5’를 이용한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면역세포를 활용한 첨단 암 치료인 CAR-T 세포 치료는 2021년 국내 최초로 시작해 가장 많은 치료 경험을 축적했다.양성자치료센터 역시 간암 치료 분야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개소 10주년을 맞은 양성자치료센터는 2024년 국내 최초로 간암 양성자 치료 2000건을 돌파했다.심혈관질환 치료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심장성 쇼크 환자의 심실 기능을 보조하는 기계 순환 장치 ‘임펠라’ 시술을 시행했다. 2024년 12월에는 심방세동 치료의 최신 기술인 ‘펄스장 절제술(PFA)’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이 시술은 고에너지 전기 펄스를 이용해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심근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연구에서 산업까지… AI 기반 미래 의료 선도삼성서울병원은 연구 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의료 혁신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개원 초기부터 삼성생명과학연구소를 운영해 왔으며 2011년 미래의학연구원을 설립해 연구 역량을 강화했다.2016년에는 연구 전용 공간인 미래의학관을 개관해 정밀의학, 재생의학, 융합의학 등 미래 의료 연구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클라리베이트가 발표한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와 박세훈 교수가 선정됐다.연구 성과는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이 창업한 기업은 현재 15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에임드바이오, 이엔셀, 지니너스 등 3곳은 상장에 성공했다. 병원은 창업 전담 조직을 통해 연구 기술의 사업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디지털 의료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협회(HIMSS)가 평가하는 INFRAM(IT인프라), DIAM(디지털영상진료), EMRAM(전자의무기록), AMAM(의료데이터분석) 등 네 개 영역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스테이지 7’을 획득해 세계 최초로 4관왕을 달성했다. 또한 HIMSS의 ‘디지털 헬스 지표(DHI)’ 평가에서도 세계 최초로 400점 만점을 기록했다.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은 생체 신호를 활용한 뇌혈관 질환 예측 모델과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등을 개발하며 미래 의료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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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역, 글로벌 재유행 조짐… 수두-볼거리는 접종이 최선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부모들이 먼저 확인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예방접종 기록이다. 초·중·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국가 필수예방접종을 완료했는지 확인해야 하며 일부 백신은 접종 시기를 놓치면 학교생활 중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보건당국은 매년 학기 초 학교를 중심으로 감염병이 확산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만큼 입학 전 예방접종 확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단체 생활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는 접종 여부에 따라 감염병 발생 위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입학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국가 필수예방접종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생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따라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일본뇌염, 수두 등 주요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홍역은 전 세계적으로 재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주의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MMR 백신을 두 차례 모두 접종하지 않은 경우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학기 전 접종 여부 확인이 중요하다. 중학생의 경우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추가접종)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 여부 확인이 권장된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국내에서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국가 무료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B형 독감 확산… 독감 백신 접종 필요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호흡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3∼5월은 개학 이후 단체 생활이 본격화하면서 독감 발생이 증가하는 시기로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에 맞춰 1년에 1회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사람에게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는 A형과 B형이 있는데 지난겨울에는 A형 독감이 유행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B형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A형 인플루엔자에 걸렸거나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유형이 다르면 다시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흡기 증상과 함께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등교를 자제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현재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사용되는 독감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전염성 강한 수두… 접종이 최종 방어선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 특히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두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가려움을 동반한 반점과 물집이 온몸에 나타난다. 비말 전파뿐 아니라 물집 속 수포액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어 모든 물집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격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는 생후 12∼15개월 아동에게 수두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개인별 면역반응 차이나 집단생활 환경 영향으로 돌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접종자의 경우 증상이 비교적 가볍게 나타나므로 가려움증 완화, 해열 등 대증 치료를 중심으로 추가 전파에 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이하선염은 귀밑샘이 부어오르며 통증과 발열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드물게는 고환염·난소염·수막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MMR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총 2회 접종을 완료하면 80∼90% 수준의 예방 효과가 보고된다.예방접종 기록 미리 확인해야 자녀의 예방접종 기록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접종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상담받고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영유아와 청소년에서 예방접종이 중요한 이유는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집단생활에서의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며 “나이별 권장 접종 일정을 확인하고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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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로 노화 예측-mRNA 백신… ‘R&D First’ 속도낸다

    대학병원의 역할은 더 이상 진료와 교육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임상 현장에서 마주한 문제를 연구로 풀고 이를 기술과 산업으로 연결해 헬스케어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새로운 책무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생명공학 협력단지)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다. 약 1200개의 대학·의료기관·기업이 밀집한 이 클러스터는 2023년 기준 연간 77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약 10만 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비 약 450억 달러(65조 원) 중 66%를 병원들이 수주했을 정도로 병원은 연구 생태계의 중심축이다.국내에서도 대학병원이 연구개발을 성장 엔진으로 삼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은 일찌감치 ‘R&D First’를 선언하며 연구 중심 의료기관 모델을 강화해 왔다. 풍부한 임상 데이터와 기초 의과학 역량을 기반으로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고 연구 성과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연구에서 비즈니스로… 산학협력 모델의 고도화고려대 의대 의공학교실 박용두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7월 151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제2차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극초고령사회 노쇠에 대한 인공지능(AI) 기반 예방적 돌봄 서비스 개발’이 주제다. 기존 심폐기능, 근력, 인지기능 중심의 진단을 넘어 대사 능력을 포함한 통합 분석을 통해 노쇠를 정량화하고 예측하는 것이 목표다. 차의과대, 뉴마핏, NHN, 론픽 등 6개 대학·기관이 참여하는 대형 융합 프로젝트로 대학과 기업의 협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추진이 어려운 구조다. 신종 감염병 대응과 백신 개발 역시 산학협력의 핵심축이다. 국내 최초 전주기 백신 개발 플랫폼인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 H’는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한다. mRNA 기술을 보유한 미국 모더나와 한타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이호왕 박사의 연구 유산을 잇는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가 협력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비임상 효능 시험을 진행 중이며 2027년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는 이러한 산·학·연·병 협력의 거점이다. 혁신 신약 제조기업 셀랩메드의 GMP 시설이 입주해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운영한다. 병원의 임상 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결합한 융복합 연구가 가능해졌다. 의료기술지주 공유 사무실을 통해 의료기술 창업 기업을 지원하고 KIST와 함께 서울바이오허브를 운영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는 에이전틱, 버티컬, 피지컬 AI를 활용한 의료 의사결정 지원과 정밀의학 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는 대규모 유전체 분석 및 신약 개발 연구에 고성능 클라우드 기반을 적용한다. 세스코와는 감염병 전파 차단 기술 개발을 위한 ‘공간전파 특수실험실’을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설립했다.의료계 최초 ‘트리플 연구중심병원’… 차별화된 임상 플랫폼보건복지부 1기 인증 연구중심병원 평가에서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은 모두 인증을 획득했다. 세 병원이 동시에 인증을 받은 것은 의료계 최초 사례다.안암병원은 클라우드 기반 정밀 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암 환자 1만546명, 암 유전체 1만158건의 데이터를 축적해 신약 개발과 맞춤 치료 기반을 다졌다. 첨단 의생명공학, 혁신정밀의학,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데이터사이언스 등 4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거버넌스를 정비했다. 미국암연구협회(AACR)의 글로벌 프로젝트 ‘GENIE’에 아시아 최초로 참여하며 국제 네트워크도 확대했다.구로병원은 지속 가능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지원 체계를 고도화해 연구 성과 확산에 힘써왔다. 한미혁신성과창출 R&D와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을 수행하며 대외 협력과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개방형 실험실과 G밸리 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의료기기 개발 분야의 산학 협력도 강화했다.안산병원은 연구 공간을 확충하고 동물·세포 실험 시설을 확대해 기초·중개 연구 기반을 다졌다. 30개 이상의 첨단 공동연구장비(Core Lab)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브라피쉬를 활용한 중개연구, 헬스케어·인공지능, 환경·재생 등 3대 중점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R&D First’ 전략… 선순환 생태계 구축 고려대의료원은 2004년 의무산학협력실 출범 이후 조직을 확대해 현재는 산학협력·연구전략·기술사업화·임상 연구지원 등 전담 체계를 갖췄다. 지난 3년간 수주한 외부 연구 과제 규모는 5000억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지식재산권 출원은 1000건에 육박하고 계약한 정액 기술료는 1067억 원에 달한다. 김학준 의학연구처장은 “대학병원이 기존처럼 환자 진료에만 머물러서는 비약적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며 “산학연이 아이디어를 공유해 기술 산업화로 연결하면 치료법과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지고 환자와 산업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이 연구를 통해 산업과 연결되고 다시 그 성과가 환자에게 돌아가는 구조. 고려대의료원이 제시하는 R&D First 전략은 국내 대학병원이 나아갈 또 하나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D가 성장엔진… 임상에서 산업까지 선순환 체계 만들 것”김학준 고려대 의학연구처장 인터뷰대학병원의 연구는 어디까지 이어져야 할까. 논문 발표와 학술 성과를 넘어 실제 기술 개발과 산업화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연구는 병원 울타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고려대의료원은 ‘R&D First’를 내걸고 연구개발을 기관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안암·구로·안산병원이 모두 보건복지부 1기 인증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되며 ‘트리플 연구중심병원’ 체제를 갖춘 것도 그 연장선이다. 김학준 고려대 의학연구처장을 만나 대학병원 연구의 방향성과 과제에 관해 물었다. ―기존 대학병원 연구와 비교할 때 가장 근본적으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과거 대학병원 연구는 ‘연구에서 끝나는 연구’였다. 논문과 학술 발표가 목표였다면 이제는 임상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창업과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돕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임상 의사가 환자를 보며 느낀 문제의식을 기술 개발로 연결하고 국내 임상이 끝나면 해외 진출까지 고려한다. 핵심은 선순환이다. 기술이 시장에서 매출을 내면 다시 연구개발로 투자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자와 임상의가 지속해서 토론하고 창업과 경영까지 지원하는 체계 전환을 준비 중이다. 대만이 이런 모델을 비교적 잘 운영하고 있다. 국제적 네트워킹도 강화하고 있다.” ―안암·구로·안산병원이 모두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받았다. 동일 모델인가, 분업 체계인가. “공통된 방향은 ‘연구 기반 임상 플랫폼 강화’지만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안산병원은 환경·독성 분야 연구에 특화돼 있고 구로병원은 가산디지털단지와 인접해 의료기기 연구가 강하다. 안암병원은 연구용 영상 장비, 뇌 질환 연구, 정밀의학 분야가 강점이다. 중요한 연구는 각 병원이 모두 수행하지만 특화 영역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분업형 구조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의료기술 연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바이오 분야는 허가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의료기술이 시장에 진입해 매출을 내기까지 평균 6년 정도가 걸린다. 특히 바이오는 인내가 필요한 산업이다. 문제는 국내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기술을 개발해 창업하고 투자를 받더라도 확장 단계에서 주저앉는 기업이 많다. 미국이나 중국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장기 투자를 한다. 우리나라의 관련 펀드 규모는 미국이나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기술을 산업계에 안착시키는 지원이 부족하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허가 절차는 간소화되고 있지만 시장에 나오면 급여·비급여 문제와 수익성 한계에 부딪힌다. 결국 정부의 전략적 펀드와 장기 지원이 필요하다. 바이오는 호흡이 긴 분야다. 기다려줄 수 있는 문화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연구 성과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 의료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오픈이노베이션이 핵심이다. 대형 제약사와 투자자를 초청해 기술 설명회를 매년 열고 있다. 연구만으로는 부족하다. 투자 연결이 중요하다.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네트워크와 협력하고 있고 투자사와의 미팅을 정례화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최근 중국 대신 한국에서 임상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는 우리에게 기회다. 의료는 ‘될 만한 기술’을 기획해 창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초기 투자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벤처 투자자와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을 하기에 한국의 환경은 어떤가. “한국은 임상시험 환경이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 환자 보호 체계도 갖춰져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이유다. 난치질환, 암, 류머티즘 등 임상적 유용성이 높은 분야에서 활발하다. 미국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를 병행하며 기술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의도 진행 중이다.” ―R&D 생태계 강화가 환자에게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체감할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병원 안에서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 움직이고 있고 스마트 병동 설계가 진행 중이다. 화성에 신설하는 동탄병원을 시험대로 삼아 임상 적용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 한다. 연구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치료 접근성이 좋아지고 신기술이 더 빠르게 임상에 적용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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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후보물질 KLS-3021, 2031 유방암 등 적응증 확대 [헬스케어 소식]

    코오롱생명과학은 신약 후보물질 KLS-3021과 KLS-2031의 적응증을 추가하고 글로벌 상업화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회사는 새롭게 확대한 적응증에서 확보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논문과 학회 발표 등을 통해 공유하고 이를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 및 기술이전 협의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KLS-3021은 암세포 선택성을 높인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에 치료 유전자(PH-20, IL-12, sPD1-Fc)를 탑재한 차세대 항암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종양 살상 기전에 더해 종양 내 기질을 분해해 면역세포의 암 조직 침투를 돕고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KLS-3021의 적응증을 두경부 편평세포암(HNSCC)과 삼중음성유방암(TNBC)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두 암종은 진행성 또는 재발성 단계에서 예후가 불량하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고위험 암으로 기존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률도 낮아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요구되는 분야다. 회사는 관련 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HNSCC 관련 논문은 상반기 게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TNBC 연구 결과도 연내 투고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KLS-3021의 전립선암과 피부 편평세포암(cSCC) 전임상 연구 결과를 논문 및 학회 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연구에서 KLS-3021은 단 1회 투여만으로 종양 크기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으며 전이 종양 모델에서도 원발 종양뿐 아니라 인접 림프절 전이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KLS-2031은 재조합 아데노부속바이러스(r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로 신경 염증 억제와 과흥분된 통증 신호 경로 조절에 관여하는 GAD65, GDNF, IL-10 유전자를 발현하도록 설계됐다. 회사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PDPN) 관련 전임상 연구 결과를 지속해서 논문화하는 한편 추가 적응증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적응증 확장 연구와 논문 게재를 통한 객관적 검증을 기반으로 개발 전략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의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후보물질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지속해서 확인하고 이를 논문화해 데이터 신뢰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축적된 근거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동 개발 및 기술 수출 협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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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방 절제 후 피부 건조-통증 호소… EGF 보습제 만족도 높아”

    유방암 치료에서 수술은 핵심적인 방법의 하나다. 그러나 수술 이후 환자들이 겪는 신체적 변화 역시 치료의 연장선상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유방 절제나 재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통증, 감각 소실, 피부 건조, 습진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 특히 피부 변화는 일상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심리적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유방 재건을 담당하는 한현호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에게 수술 후 피부 관리와 상피세포 성장인자(EGF)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의 역할에 대해 들었다.―유방암 수술 환자들이 수술 후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무엇인가.“의외로 많은 환자가 유방 모양보다 피부 문제를 먼저 이야기한다. 유방 절제 과정에서 피부와 함께 말초신경이 잘리기 때문에 통증이나 감각 소실이 생긴다. 가슴 부위가 둔하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찌릿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피부 건조 역시 흔하다. 잘린 신경의 말단에서 신경이 다시 자라나면서 2∼3년에 걸쳐 약 80% 정도 회복되지만 그 과정에서 자율신경계 기능이 불안정해져 땀 분비와 피지 분비가 줄어들고 피부 장벽이 약해진다. 그 결과 각질이 일어나고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유방암 수술 환자들의 피부가 특히 건조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유방 절제 시 피부를 지배하던 감각신경과 자율신경이 함께 손상된다. 자율신경은 피부 혈류와 땀샘·피지샘 기능을 조절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피부 보습 능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회복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각질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여기에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피부 세포분열이 억제되고 염증 반응이 생기면서 건조, 홍반, 색소침착 등이 더 심해진다. 이 시기에는 보습을 통해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진료 현장에서 EGF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를 사용했을 때 환자 만족도는 어떠한가.“환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 유방암 호발 연령대는 40대다. 비교적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피부 변화에 민감하다. 한번 사용해 보고 효과를 체감하면 대부분 꾸준히 사용한다. 단순히 촉촉해지는 느낌뿐 아니라 땅김이나 가려움증이 줄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회복 속도 역시 체감상 빨라졌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EGF는 어떤 물질이며 상처 회복이나 피부 재생 과정에서 어떤 기전으로 작용하는가.“EGF는 상피세포 성장인자로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피부 표피의 주요 세포인 케라티노사이트 표면에는 EGF 수용체가 존재한다. EGF가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되고 세포 증식과 이동, 단백질합성이 촉진된다. 그 결과 손상된 각질 세포가 빠르게 안정화되고 표피 장벽 회복이 촉진된다. 수술 후에는 피부 기능이 떨어지고 세포 재생 능력도 일시적으로 저하돼 있다. 이때 EGF가 표피세포에 작용하면 세포분열을 촉진해 상처 부위를 새로운 피부가 덮도록 도와 회복을 빠르게 한다. 또 콜라겐 합성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해 피부 탄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방사선치료로 인한 미세 손상에도 회복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EGF 보습제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진료실에서 환자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감각 소실, 통증, 건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보습제를 환자들에게 사용해 보도록 했다. 그중 환자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것이 EGF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사용한 지 2∼3년 정도 됐고 임상 경험을 학회에서도 공유하면서 의사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EGF 보습제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대부분의 유방암 수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지만 상처가 완전히 아문 뒤 3주 정도 지나 사용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직 열린 상처이거나 진물이 나는 부위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EGF 보습제는 단백질 성분 특성상 유통기간이 짧고 냉장 보관이 필수다. 위생적으로 사용하고 자극이 생기면 중단 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 치료는 생존율뿐 아니라 삶의 질 관리까지 포함해야 한다. 수술 후 피부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적절한 보습과 재생 관리가 환자들의 일상 복귀를 돕는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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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손보험 의료자문 분쟁… ‘환자 권리’ 보장되고 있나 [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실손보험 의료자문을 둘러싼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자문은 보험금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절차다. 그러나 의학적 판단이 엇갈릴 수 있는 영역에서 의료자문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쳐야 하는지는 여전히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다. 해석의 경계에 선 의료 판단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때 자문의 역할과 한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60대 최 모 씨는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고 연골 손상 진단을 받았다. 연골 손상은 국제 연골복원학회(ICRS) 기준에 따라 0∼4단계로 나뉜다. 3단계는 연골이 깊게 갈라진 상태, 4단계는 연골이 완전히 닳아 뼈가 드러난 상태를 의미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과 보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최 씨의 주치의는 ICRS 4단계로 판단해 카티스템 치료를 시행했다. 카티스템은 중증 연골 결손 환자에게 시행되는 줄기세포 기반 치료로 일정 손상 범위를 충족해야 적용된다. 그러나 보험사가 의뢰한 의료자문에서는 같은 자료를 두고 3단계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손상은 있으나 완전한 연골 소실 단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장기모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영상으로는 3과 4의 경계에 있는 애매한 경우로 보인다”며 “의사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처럼 경계선에 있는 경우에는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병변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의사의 의견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영상 판독에는 해석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최 씨는 보험사 의료자문 결과에 동의하지 않고 제삼자의 추가 의견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험사는 추가 자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보험사가 한 차례 의료자문을 실시한 이후 소비자의 추가 의견 요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또한 환자가 보험사 자문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새로운 의견 제출을 제한하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는다. 최 씨의 주치의는 “보험사가 지정한 자문의 의견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다른 의견을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환자가 정당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자문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의료자문에 참여하고 있는 김유진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자문 의뢰 사례를 보면 과잉 진료가 의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보험사가 의학적 검토를 거치는 과정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보험금 심사 과정에서 의학적 검토는 필요하다. 보험사 심사팀 출신 정광용 독립 손해사정사는 “주치의 소견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상황에서 보험사가 외부 의료자문을 진행한다면 그 사유와 절차가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특히 해석 차이가 생길 수 있는 영역에서는 절차가 더욱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학적 해석이 갈릴 수 있는 영역에서 의료자문이 사실상 최종 판단처럼 작동한다면 환자의 치료 선택과 보험금 수령 권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의료자문은 견제 장치이되 환자의 재검토 기회를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장 교수는 “비용 부담이 큰 치료라면 사전에 제삼자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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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VI’ 급여 기준 80세… 79세는 치료비 18배 더 내 [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어머니는 전신마취 수술보다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이 더 안전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치료 방향은 이미 정해졌는데 비용 때문에 급여 적용 시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70대 후반 환자인 어머니를 둔 보호자는 이렇게 말했다. 고혈압과 폐 기능 저하를 동반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의료진은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보다 TAVI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현실의 선택지는 달랐다. 아직 80세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치료는 ‘대기’ 상태에 놓였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노화로 판막이 석회화되면서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출구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70대부터 발병률이 급증한다. 국내 환자 수는 2010년 1만4058명에서 2024년 4만7676명으로 14년 만에 3.4배 늘었다. 증상이 나타난 뒤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한다. 그럼에도 현행 급여 기준은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치료 접근성을 제약하고 있다. 치료 방법은 두 가지다. 가슴을 열어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SAVR)과 카테터를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TAVI)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두 치료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한 임상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며 TAVI가 70대 환자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는 65∼80세 환자의 87.5%가 TAVI로 치료받고 유럽 역시 70세 이상에서 TAVI를 권고한다. 국내 임상 근거도 다르지 않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4300여 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70세 이상 환자에서 수술과 TAVI 간 30일 사망률과 5년 중기 사망률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즉 치료 성적의 차이가 핵심 쟁점은 아니다. 국내 환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비용’이다. 현행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TAVI를 80세 이상 또는 수술 고위험군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80세 이상 환자는 시술 비용의 5%만 부담하지만 70대 환자는 수술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치료 재료와 행위료의 50%를 부담해야 한다. 그 결과 70대 환자의 TAVI 본인 부담금은 약 2700만 원으로 수술 부담금 150만 원보다 18배 높다. 고영국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수술과 TAVI를 비교한 여러 임상 연구에서 치료 성적의 차이는 거의 없다”며 “문제는 의학이 아니라 제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은 오랜 기간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아 왔고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흉부외과를 중심으로는 ‘굳이 더 비싼 시술을 선택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 교수는 “TAVI의 비용 부담은 재정의 문제일 뿐 치료의 적절성을 가르는 의학적 기준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70대 중반부터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 해부학적 구조, 치료 이후의 관리 측면에서 수술보다 TAVI가 더 유리한 환자도 적지 않다”며 “그럼에도 비용 때문에 최선의 치료를 미루는 지금의 구조는 건강보험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적어도 나이 기준을 75세까지는 낮추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정부가 ‘학회 간 이견’을 이유로 결정을 미루는 동안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왔다. 이제 치료 방식의 우열을 따지는 논쟁을 넘어 환자 중심에서 합리적인 치료 선택이 가능하도록 정책의 기준을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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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 중심 의대로 전환…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

    “의과대학이 무엇을 성취로 인정하느냐가 연구와 교육의 품격을 좌우한다.”편성범 고려대 의과대학장은 ‘연구 중심 의과대학’ 전환을 단순한 시설 확충이 아니라 학문 공동체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로 정의했다. 쉽게 얻는 성과보다 긴 호흡의 탐구와 후속 세대 양성을 우선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고려대 의대는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를 거점으로 MRI(자기공명영상) 정밀영상연구센터를 구축하며 임상의사와 기초 연구자가 같은 플랫폼에서 실험을 설계·검증·표준화하는 ‘원스톱 중개 연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특히 의사과학자를 체계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전면에 내걸었다. 편 학장에게 연구 인프라 고도화와 글로벌 협력 전략, 의사과학자 양성의 조건, 의과대학 문화 전환의 방향을 물었다.―요즘 고려대 의대가 가장 크게 바뀌고 있는 지점이 무엇인가.“한마디로 연구의 중심축을 의과대학 전체로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개인 연구자가 논문을 내는 방식으로 연구가 돌아갔다면 이제는 의과대학 차원에서 ‘의대-연구생-임상의사’로 이어지는 후속 세대를 체계적으로 키우는 구조로 패러다임을 바꾸려 한다. 임상적으로 뛰어난 교수는 많이 길러냈다. 그렇다면 의과대의 다음 역할은 임상 역량에 연구 역량을 더해 의사과학자를 키우는 일이라고 본다.”―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와 MRI 정밀영상연구센터가 변화의 상징처럼 보인다. 왜 MRI였나.“MRI 정밀영상연구센터는 다학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의과대학이 연구용 MRI를 도입하고 직접 운영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임상의사가 진료과에서 임상 경험으로 얻은 질문을 연구로 연결하려면 바로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장비 자체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정밀하게 측정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가’다. 미세 뇌 구조와 기능 영상을 더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고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기술과 고채널 코일을 통해 복잡한 촬영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연구자가 장비를 ‘기다리는’ 구조가 아니라 예약·테스트·표준화 체계를 갖춰 연구가 즉시 실행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연구 중심 의과대학’은 기존 의과대학과 무엇이 다른가.“연구를 한다는 말이 개인의 성과로만 환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 중심 의과대학은 의과대학이 조직적으로 연구 생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우수한 그룹이 성장하도록 돕는 구조다. 학부-대학원-연구-임상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촘촘히 설계하고 국제 연구 경험과 공동 프로젝트 참여를 장려하며 단계별 트랙을 운영해야 한다. 교육을 똑같이 하면 의사과학자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뽑을 때부터 달라야 한다.”―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트랙’이 필요한가.“의사과학자 트랙은 선발 단계에서부터 별도로 설계해야 한다. 전액 장학 등 확실한 지원이 동반돼야 하고 커리큘럼도 달라야 한다. 의예과 체계를 포함해 교육 구조를 재검토하는 논의도 필요하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선언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중간에 트랙을 나누고 연구를 실제로 수행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과학자의 길로 들어가기 어렵다.”―예일대, 노팅엄대 등과의 협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해외 명문대가 고려대 의대와 손잡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협력은 결국 사람과 성과를 본다. 고려대라는 브랜드 파워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과 연구자의 퍼포먼스다. 해외로 간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포닥)이나 연수자들의 연구 성과가 나쁘지 않았고 의과대학이 의사과학자를 키우겠다는 미션을 분명히 하면서 협력의 접점이 커졌다. 예일대와는 학생 실습과 박사 진학 기회를 포함해 구체적 프로그램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우수한 인력이 들어오면 그 자체가 예일대에도 이득이고 고려대 의대는 글로벌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할 기회를 확보하게 된다.”―의사과학자를 키우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나.“환경이다. 연구는 기술만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합리적 추론, 질문하는 태도, 학구적인 분위기, 실패를 견디는 시간까지 포함해 연구가 일상인 환경이 필요하다. 연구 중심 병원·연구 중심 학교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학생들에게 ‘돈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이 있다는 비전을 보여줄 멘토가 줄어드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학장으로서 ‘문화’를 강조했다. 어떤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인가.“의과대학은 성과를 무엇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공동체의 방향이 정해진다. 연구와 교육이라는 본령이 제대로 존중받고 긴 호흡의 성과 축적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기준이 필요하다. 교수는 교육과 연구가 기본이고 진료는 중요한 역할이지만 본령을 대신할 수는 없다. 평가와 보상 체계가 단기 성과나 외형적 지표에만 쏠리면 멘토십과 연구의 질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동체가 ‘무엇을 가치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임기 동안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나.“후속 세대 양성과 의사과학자 생태계를 제대로 돌게 하는 것이다.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연구비가 든다. 연구가 성과로 이어지고, 다시 다음 연구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연구의 질적 평가를 강화하고 교수들이 연구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연구의 선순환 사이클에 들어가는 교수가 많아질수록 연구원과 학생이 성장하고 생태계가 커진다. 그 생태계가 있어야 해외의 우수한 인재도 다시 유입될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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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차 빨라졌는데 급여 평가 기준 그대로… ICER 벽에 가로막힌 한국의 신약 접근성

    혁신 신약이 전 세계 동시에 출시되는 시대지만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신약을 실제로 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을 출시한 뒤 1년 안에 각국에 공급하는 흐름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한국은 이 흐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글로벌 최초 출시 후 1년 내 국내에 도입된 신약 비율은 OECD 평균이 18%인 반면 한국은 5%에 그친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 비율 역시 한국은 22%로 OECD 평균(29%)보다 낮아 글로벌 동시 출시 시대에 맞는 급여·평가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00일 신속 등재’의 한계…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평가 기준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희귀·중증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급여 평가·협상 절차를 기존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 등재’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는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절차 단축만으로는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허가되는 신약들은 특정 바이오마커를 가진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대체 치료제가 거의 없는 희귀·중증질환 치료제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임상시험 규모가 작고 완치보다는 질병 진행 억제나 삶의 질 개선이 치료 효과의 핵심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특성이 현재의 평가 체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신속한 검토가 오히려 ‘신속한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지와 같은 요소 역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평가 과정에서는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ICER란 무엇인가… 왜 희귀·중증질환에 불리한가 한국의 약가·급여 결정에서 핵심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ICER(점증적 비용-효과 비율)다. ICER는 새로운 치료제가 기존 치료에 비해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를, 그 효과를 얻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효과 1을 더 얻기 위해 얼마를 더 지불해야 하는가’를 따지는 계산 방식이다. 이 방식은 환자 수가 많고 임상 데이터가 충분한 질환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 수가 적고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희귀·중증질환에서는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치료 효과를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고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이 누적되기 때문에 ICER 값이 높게 산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절차를 아무리 단축하더라도 ICER 기준선을 과거와 동일하게 적용하면 급여 등재 문턱을 넘기 어려운 구조가 반복된다. 실제로 허가·평가·협상을 병행하는 ‘허평협’ 시범사업에서도 평균 등재 소요 기간은 약 14개월에 달했고 일부는 2년 이상 걸렸다. 이는 절차 문제가 아니라 평가 기준이라는 구조적 제약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주요 국가는 다른 접근을 택하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중증질환의 경우 ICER를 단일 기준으로 적용하지 않고 불확실성이 큰 질환군에는 별도 평가 방식을 운영한다. 프랑스 고등보건청(HAS) 역시 질환의 중증도와 치료제의 추가적 임상 가치를 함께 고려해 평가 강도를 달리한다. 이종혁 중앙대 약학대 교수는 “글로벌 약가 비교가 강화되는 환경에서는 약가 수준뿐 아니라 각 국가의 평가 기준 유연성이 신약 출시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며 “ICER 기준이 경직된 국가는 글로벌 신약 출시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산업 경쟁력의 문제를 넘어 국내 환자들이 최신 치료 기회를 제때 누리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약 접근성 개선은 ‘시간을 줄이는 문제’와 ‘기준을 바꾸는 문제’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절차 단축은 출발점일 뿐이다. 신약의 임상적·사회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평가 기준이 마련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희귀·중증질환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한 때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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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T 검사 예약 ∼ 결과까지 48시간… 中 ‘기술 만드는 병원’ 진화

    “검사 결과는 이틀 안에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하이 푸단대 부속 중산병원의 핵의학센터 운영은 ‘속도’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환자 예약부터 검사, 결과 확인까지 흐름이 멈추지 않았다. 후펭쳉 푸단대 중산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예약 후 최대 이틀이면 검사가 가능하고 결과는 48시간 이내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는 종이 대신 휴대전화로 전달된다. 중국 전역 어디서든 위챗(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대한병원협회 해외 탐방연수단(단장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부회장·국제병원연맹 차기 회장)과 함께 중국 상하이와 선전에 있는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를 방문했다. 연수단에는 국내 대학병원 교수들과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가 동행했다. 중국 의료 인공지능(AI)의 현재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일정이었다.하루 130명 PET 검사… 장비는 멈추지 않았다 중산병원 핵의학센터는 하루 120∼130명의 환자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받는다. 병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장비 한 대당 4명이 교대 근무해 가동 공백을 최소화한다. 운영 시간 동안 장비는 거의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그래야 장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이다. 효율을 전제로 설계된 운영 구조가 이미 일상처럼 정착된 모습이었다. 병원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핵의학 거점이다. 1958년 설립돼 중국 최초로 핵의학과를 개설했다. 지금도 이곳은 교육의 중심이다. 중국 전역의 핵의학 전문의들이 이 병원에서 수련받고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중산병원 핵의학센터는 진단과 연구, 교육 기능이 집약된 대규모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은 종양 환자다. 대부분 PET 검사를 통해 초기 진단을 받고 이후 치료 방향이 정해진다.견학의 핵심은 전신 PET-CT였다. 기존 PET-CT는 부위별로 나눠 촬영해야 한다. 하루 검사량에도 한계가 있다. 중산병원이 의료용 영상장비 기업인 유나이티드이미징(UI)과 함께 개발한 전신 PET-CT는 달랐다. 한 번에 인체 전체를 스캔한다. 실제 촬영 시간은 30초에 불과하다. 방사성 의약품 사용량도 크게 줄었다.후펭쳉 교수는 “임상의사와 장비 엔지니어가 함께 먹고 자며 문제를 해결했다”고 표현했다. 임상에서 발견된 문제는 즉시 장비 설계에 반영했고 수정된 장비는 다시 임상에서 검증했다. 맞으면 이어가고, 아니면 방향을 바꾸는 과정을 반복했다. 병원이 ‘사용자’를 넘어 ‘공동 개발자’로 기능한 셈이다.수술실 밖에서 시작된 혁신… 로봇은 병원을 중심으로 진화했다중국 의료의 또 다른 현장은 수술실이었다. 연수단은 앞서 광둥성 선전시에서 수술 로봇 제조 기업도 둘러봤다. 지난해 12월 30일 인도 언론에는 ‘상하이 외과 의사가 5000㎞ 떨어진 뭄바이 환자를 수술했다’는 보도가 실렸다. 상하이의 비뇨의학과 의사가 수술 로봇을 조종해 인도 병원의 환자를 원격 수술한 사례다. 인도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지난달에는 중국에서 로봇이 사람의 개입 없이 돼지 담낭 제거 수술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세계 최초의 ‘자율 수술’ 사례다. 이 기술 역시 병원과 기업이 함께 축적한 임상 데이터에서 출발했다. 김재화 차움 원장은 “담낭 적출술은 일반외과에서 흔한 수술 중 하나”라며 “무인 자동차의 주행은 교통 상황에 따라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데 비해 복강 구조는 훨씬 단순하다. 수술용 로봇이 훈련받기에는 오히려 더 현실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수에 동행한 신응진 대한외과학회 차기회장(순천향대의료원 특임원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신 교수는 “중국의 수술용 로봇은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실제 사용해 보니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평가하면서도 “사람에게 무인 수술을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술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장비를 사는 병원이 아니라 ‘기술을 만드는 병원’ 중산병원 의료진이 여러 차례 강조한 단어는 ‘정부 투자’였다. 2000년 이전까지 중국 의료는 장비와 기반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했다. 그러나 2015년을 전후로 상황이 급변했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병원 이전, 연구 기반 구축, 기업과의 협력이 동시에 이뤄졌다. 병원, 대학,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 결과는 수치로 남았다. 전신 PET-CT 관련 특허는 약 30건, 이 중 절반 이상이 상용화됐다. 관련 논문은 70편 이상 발표됐다. 2019년 중산병원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신 PET-CT를 임상에 도입했고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신 PET-CT 검사를 시행하는 병원으로 꼽힌다. 중산병원에서 본 의료 혁신은 기술 경쟁의 결과라기보다 구조의 산물에 가까웠다. 장비를 얼마나 빨리 들여왔느냐보다 임상·연구·산업이 어떻게 한 축으로 묶였는지가 차이를 만들고 있었다. 검사실을 나서며 들었던 의료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장비를 사는 병원이 아니라 기술을 함께 만드는 병원입니다.” 이왕준 단장은 현장을 둘러본 뒤 “의료 AI는 결국 병원이 주도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 단순한 기술 수용자가 아니라 임상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제시할 때 의료AI가 실제 의료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중국 병원은 그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의료의 방향은 단순히 앞선 기술의 추격이 아니었다. 자원을 집중하고 병원이 움직이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그 차이는 환자가 체감하는 속도와, 병원이 축적하는 연구 성과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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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킨슨’으로 묶여 버린 희귀병, 치료 늦어지는 환자들 [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하루하루가 너무 무섭습니다. 며칠 뒤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다계통 위축증’을 앓고 있는 김 모 씨(남·67)는 이제 말을 잇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의식은 또렷하다. 상황을 이해하고 보호자의 말을 알아듣는다. 그러나 몸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움직이지 않는 몸에 갇힌 채 병의 속도를 지켜보는 시간은 환자에게도, 가족에게도 공포에 가깝다. 멀쩡히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이 어느 날 알지도 못하는 병을 진단받고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상 기능을 잃어간다. 김 씨의 아내는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상태를 지켜보는 게 가장 괴롭다”고 말했다.다계통 위축증은 파킨슨병과 증상이 유사해 종종 혼동되지만 병의 본질은 다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이 주된 원인이지만 다계통 위축증은 파킨슨 증상에 더해 소뇌 기능 저하와 자율신경계 장애가 동시에 진행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진행 속도는 빠르고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는 없다. 국내 유병 인구는 7000∼8000명으로 추산된다.문제는 제도다. 현재 다계통 위축증은 행정적으로 ‘비전형 파킨슨’으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환자는 파킨슨병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의료비 본인 부담률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이 분류는 치료제 개발과 접근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족쇄가 되고 있다.우리나라 희귀질환 제도는 유병 인구가 적고 근본 치료제가 없으며 사회적 부담이 큰 질환을 대상으로 한다.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면 신약은 임상 2상으로도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는 ‘패스트 트랙’이 적용된다. 다계통 위축증은 이 요건을 충족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가 희귀질환 분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이미 파킨슨병으로 산정특례를 받고 있는데 굳이 희귀질환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다.의학적 현실과 행정 논리가 어긋난 지점이다. 이종식 분당차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과 다계통 위축증은 병리와 예후가 서로 다른 질환”이라며 “환자를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적 분류는 분명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다계통 위축증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환자와 보호자에게는 ‘효과’ 이전에 ‘기회’가 절실하다. 김 씨의 아내는 “병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치료제가 없는 병인데 약을 먹다 죽더라도 치료제를 써 볼 기회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다계통 위축증 환자는 지금도 행정상 ‘파킨슨병 환자’로 분류돼 있다. 그 결과 의료비 지원은 받지만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과 조건부 승인이라는 제도적 보호에서는 제외된다. 제도가 환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치료 기회를 늦추고 있는 셈이다.희귀질환 정책은 행정 편의가 아니라 환자의 시간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 치료제가 없는 질환에서 시간은 곧 생존의 문제다. 다계통 위축증을 파킨슨병이라는 틀에 묶어두는 현재의 분류가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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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계 소식] “ADHD 진단-치료 받은 아이, 커서 비만 확률 높아”

    소아기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진단받은 경우 성인이 된 이후 체질량지수(BMI)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국내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에서 확인됐다. 특히 ADHD 치료 과정에서 메틸페니데이트를 1년 이상 사용한 집단에서 과체중·비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와 고려대 구로병원 송지훈 연구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8년부터 2013년 사이 ADHD를 새롭게 진단받은 소아·청소년 3만485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20∼25세 성인기까지 최대 약 12년간 추적 관찰해 성인기 BMI와 키 변화를 분석했다. ADHD는 주의력 저하와 과잉 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소아·청소년기 신경 발달 질환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증상 조절에 효과적인 1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성장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은 경험이 성인기 신체 지표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장기 추적 근거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소아기(6∼11세) ADHD 진단군 1만2866명과 청소년기(12∼19세) 진단군 2만1984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ADHD가 없는 대조군은 나이, 성별,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1대1 매칭했다. 메틸페니데이트 사용 여부는 진단 이후 4년간의 누적 처방 기록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소아기에 ADHD를 진단받은 집단은 ADHD가 없는 대조군보다 성인기 평균 BMI가 유의하게 높았다. 과체중·비만에 해당할 가능성도 ADHD 진단군에서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메틸페니데이트 치료를 받은 집단에서 더욱 뚜렷했으며 치료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평균 BMI가 가장 높게 관찰됐다. 키의 경우 ADHD 진단 여부만으로는 성인기 평균 신장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메틸페니데이트 치료 경험이 있는 집단에서는 평균 신장이 소폭 낮았으나 여성에서 관찰된 차이도 1㎝ 미만으로 임상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수준은 아니었다. 저신장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치료군에서 다소 높았지만 누적 처방 기간과 키 사이의 상관관계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았다. 송지훈 연구교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 증상 조절에 효과적인 치료제이며 이번 결과가 치료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성장기 환자에서 장기간 치료가 이뤄질 경우 체중과 키 변화를 정기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상민 교수는 “전국 단위 자료를 활용해 소아·청소년기 ADHD 치료 경험과 성인기 신체 지표의 연관성을 장기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 최신 호에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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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샘 질환, ‘아프게 붓는 돌’과 ‘아프지 않은 혹’ 구분해야”

    침은 하루 평균 1.5ℓ가 분비된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과정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침 속에 들어 있는 라이소자임과 락토페린, 면역글로불린 (IgA)은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해 감염을 막는다. 충치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뮤탄스균을 중화하는 기능도 침이 맡는다. 하지만 침 분비량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30세 이후 매년 약 1%씩 감소해 60세가 되면 30%가량 줄어든다. 흡연이나 음주가 잦을 경우 감소 폭은 더 커진다. 침이 줄면 구강은 쉽게 건조해지고 혀 표면이 갈라지며 통증이나 작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후 이물감과 구취가 동반되고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령층에서 침샘(타액선) 질환이 증가하는 배경이다.식사 때 붓고 아픈 ‘타석증’, 반복되면 신호다타석증(침돌증)은 침샘이나 침이 배출되는 관 안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생 빈도는 약 200명 중 1명꼴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악하선에서 흔하다. 악하선은 침샘 중 하나로 아래턱뼈(하악) 안쪽, 턱밑에 있는 큰 침샘이다. 귀밑에 있는 이하선과 함께 주요 침샘에 속한다. 침이 고이거나 성분이 변하면서 돌처럼 단단한 결석이 만들어지는데 배출관을 막아 침의 흐름을 방해한다.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식사 때 통증과 함께 귀 앞이나 턱밑이 붓는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 침 분비가 늘어나지만 배출관이 막혀 있어 통증과 부기가 심해진다. 식사가 끝나면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도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거나 침샘 부위에 발적과 압통이 나타나고 입안 침 배출구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보이면 염증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진단은 혀 아래쪽(입안 바닥)을 손으로 만져보는 구강저 촉진으로 시작된다. 배출관을 따라 단단한 결석이 만져지기도 한다. 초음파나 X선 검사도 참고가 되지만 결석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 가장 유용하다.치료는 대부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구강 안쪽으로 들어가는 경구강 접근으로 시행된다. 내시경이나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침 배출관을 따라 결석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수술 현미경을 이용한 방법이 많이 활용된다. 타석증 환자의 약 60%는 다발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 과정에서 침샘을 압박하고 배출관을 확장해 잔류 결석 없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재발률은 약 20%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수술 후 남아 있는 잔류 결석이다. 구강 위생이 좋지 않거나 흡연과 음주가 잦은 경우에도 재발 위험이 커진다. 양측성 타석증은 전체의 약 3%로 드물지만 침 배출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프지 않아 더 위험한 ‘타액선 종양’, 크기 변하면 의심해야타액선 종양은 전체의 약 80%가 양성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하선에서 발생한다. 반면 소타액선에서 생기는 종양은 악성 비율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부분 통증이 없고 매우 서서히 자란다는 점이다. 귀밑이나 턱밑, 입천장에 혹이 만져져도 아프지 않아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으로 바뀔 수 있고 종양이 커질수록 수술 범위가 넓어져 정상 조직 손상이 커진다. 촉진했을 때 종양 표면이 거칠고 불규칙하거나 매우 단단하고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악성을 의심해야 한다. 많이 진행된 경우 통증이나 급격한 성장,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날 수도 있다.타액선 종양의 치료 원칙은 수술적 절제다. 수술 시 안면신경은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신경에 자극이 가해질 수 있다. 수술 후 약 20%에서 일시적인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수주에서 수개월 내 회복된다. 종양이 클수록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은 커진다.재발 역시 중요한 문제다. 타액선 종양의 약 65%를 차지하는 혼합종양은 표면에 미세한 돌기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는 위족이 많아 단순히 종양만 제거하면 5년 이후에 재발률이 4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첫 수술에서 정상 조직을 포함한 광범위 절제가 재발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혼합종양의 약 5%는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상적으로는 양성이라 하더라도 악성에 준해 관리한다.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침샘이 반복적으로 붓거나 식사와 연관된 통증이 지속될 경우 통증이 없더라도 크기가 변한다면 조기에 진료받을 것을 권고한다. 금연과 절주, 구강 위생 관리, 수분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습관은 침샘 질환 예방의 기본이다. 침샘 질환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조기 진단이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이다.“결석 조기 발견해 제거하면 침샘기능 보존 가능”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침샘이 부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때는 언제인가?“통증이 동반되거나 침샘 부위에 발적과 부기가 있으면서 눌렀을 때 아프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입안 침 배출구에서 농성(고름성) 분비물이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식사와 관계없이 부었다가 줄기를 반복하고 종물이 고형이 아니라 낭성인 경우에는 경과 관찰이 가능하다.”―타석증 환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무엇인가?“식사 때만 잠깐 아프고 괜찮아진다고 방치하는 경우다. 이는 침 배출관이 막혔다는 신호다. 반복되면 염증이 생기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결석을 제거하면 침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타액선 종양은 왜 진단 시기가 늦어지나?“대부분 통증이 없고 아주 서서히 자라기 때문이다. 귀밑이나 턱밑 종물은 미용상의 문제로만 인식돼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성이라도 악성으로 전환될 수 있고 커질수록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수술 후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이 크다.“수술 후 일시적인 안면신경마비는 일정 비율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2주에서 3개월 이내 회복된다. 중요한 것은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면서도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조기 진단할수록 신경 손상 위험도 줄어든다.”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 고려대 의과대학·대학원(의학박사) 졸업·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전문의 취득· 대한종양외과 세부전문의 취득· 고려대 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장 및 주임교수 역임· 고려대 안암병원 부원장, 안산병원장 역임· 대한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전)·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 회장(전)·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현)· 미국·일본 두경부외과학회 정회원(현)· 국내외 저명 학술지 논문 게재 231편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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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만 빼면 된다”는 건 착각?… ‘마른 당뇨병’, 사망 위험 더 높다

    새해를 맞아 건강검진 결과지를 다시 펼쳐 든 사람들이 많다. 혈당 수치에 빨간 표시가 찍히면 대개 “살을 빼야 한다”는 말부터 떠올린다. 2형 당뇨병은 비만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런데 최근 ‘마른 당뇨병’로 불리는 저체중 2형 당뇨병 환자군의 사망 위험이 오히려 더 높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 당뇨병 관리가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혈당을 잡는 것과 동시에 영양 상태와 근육량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마른 당뇨병도 위험하다2형 당뇨병은 몸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인슐린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거나 인슐린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인슐린 저항성)로 발생한다. 전체 당뇨병의 약 9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다.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 발병 이전부터 서서히 시작되고 여기에 비만이 주요 병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치료의 초점도 고혈당 관리와 체중 감량에 맞춰져 왔다.문제는 ‘저체중’이라는 반대 방향의 위험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최훈지 교수,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문선준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5∼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2형 당뇨병 환자 178만8996명을 2022년까지 추적한 전국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저체중을 세 단계(경도 17.0∼18.4㎏/㎡, 중등도 16.0∼16.9㎏/㎡, 중증<16.0㎏/㎡)로 나누고 정상부터 고도비만까지 그룹과 사망률을 비교했다.결과는 단순했다. 저체중 그룹의 사망 위험은 저체중이 아닌 그룹(정상∼고도비만)보다 최대 3.8배 높았다. 경도 저체중은 2배, 중등도 저체중은 2.7배, 중증 저체중은 3.9배로 단계가 낮아질수록 위험이 커졌다. 사망 원인별로도 저체중 그룹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모두 1.9∼5.1배 높았다. 특히 65세 미만에서 저체중 관련 사망 위험이 6.2로 65세 이상(3.4)보다 더 컸다.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체중의 악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2형 당뇨병의 증상은 초기에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갈증이 심해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량이 늘거나(다뇨) 식욕이 증가하는데도 체중이 빠지고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 손발 저림 같은 신경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애매하거나 없더라도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높게 나오면 확인이 필요하다.진단은 혈당검사로 이뤄진다. 공복혈당 검사, 당화혈색소 검사, 필요시 75g 경구 당부하 검사 등을 통해 당뇨병 여부와 정도를 평가한다. 진단 이후에는 합병증 위험을 함께 본다. 혈압과 지질(콜레스테롤) 검사, 신장 기능(혈청 크레아티닌, 소변 알부민 등), 안과 검진, 말초신경 및 발 상태 확인이 포함된다. 당뇨병은 혈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혈관과 장기 전반의 위험을 높이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치료의 초점은 혈당과 체성분2형 당뇨병 치료의 기본 목표는 혈당을 적정 범위로 관리해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을 바탕으로 약물치료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식사 조절과 운동이 핵심이며 필요에 따라 경구 혈당강하제나 주사제(인슐린 포함)를 사용한다. 환자의 혈당 수준, 유병 기간, 동반 질환(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저혈당 위험, 체중 상태 등을 종합해 약제를 선택한다.이번 연구에서 저체중 환자들은 나이가 많고 현재 흡연자이며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높았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비율은 더 낮았다. 연령, 성별, 소득 수준, 생활 습관, 공복혈당, 당뇨병 유병 기간 등 변수를 모두 조정한 뒤에도 저체중 그룹의 사망 위험은 비만 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도 비만의 사망 위험을 1.0으로 봤을 때 중증 저체중은 5.2배, 중등도 저체중 3.6배, 경도 저체중 2.7배로 나타났으며 모든 저체중 그룹이 고도 비만(1.5배)보다 위험이 컸다. 저체중이 당뇨병 환자의 생존에 치명적인 위험 인자일 수 있음을 대규모로 확인한 셈이다.홍은경 교수는 “저체중 당뇨병 환자는 상대적인 영양 불량이나 근육 소실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생존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혈당 관리를 위해 무리한 체중 감량보다는 전반적인 영양 상태를 조화롭게 유지하고 균형 잡힌 체성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시아인에서 마른 당뇨병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당뇨병 환자의 BMI 기준을 비만 예방 차원이 아니라 사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주의 사항은 분명하다. 첫째, 체중이 적게 나간다는 이유로 ‘나는 당뇨와 거리가 멀다’고 단정하면 위험하다. 둘째, 이미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살만 빼면 된다’는 방식의 과도한 감량은 피해야 한다. 특히 저체중이거나 최근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면 영양 상태, 근육량, 동반 질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셋째, 흡연은 혈관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금연이 필요하다. 넷째, 저혈당 위험이 있는 약제를 쓰는 경우 식사 거르기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의료진과 조율해야 한다.생활 습관 개선의 방향도 달라진다. 비만한 환자에게는 체중 감량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저체중이거나 근육이 줄어든 환자에게는 ‘감량’보다 ‘유지와 회복’이 목표가 된다. 균형 잡힌 식사로 단백질과 에너지를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산소운동은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저체중인 환자라면 근력운동을 함께해서 체성분을 보완하는 접근이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사로 혈당뿐 아니라 혈압·지질·신장·눈·신경 상태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기본이다.마른 당뇨병은 가볍지 않다. 체중이라는 한 가지 숫자만 좇는 치료에서 벗어나 혈당과 영양·근육을 함께 보는 관리로 전환해야 2형 당뇨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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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넘게 지속 ‘눈꺼풀 염증’ 정체…알고보니 희귀 전두동 거대 골종

    1년 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눈꺼풀 염증으로 불편을 겪던 환자에게 희귀한 ‘전두동 거대 골종’이 진단됐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지난해 말 1년 이상 왼쪽 눈꺼풀 염증 증상이 지속된 58세 여성 환자를 정밀 진단과 다학제 치료를 통해 완치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지난해 여름 눈꺼풀 염증이 호전되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대형 병원 진료를 권유받고 보라매병원 안과를 찾았다. 환자를 처음 진료한 정호경 안과 교수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 점에 주목했다. 단순한 안과 질환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안과 검사와 함께 조영제를 이용한 뇌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최대 지름 3.1cm에 이르는 좌측 전두동 거대 골종(骨腫)이 확인됐다. 골종은 뼈와 같이 딱딱한 조직으로 이뤄진 종양을 말한다. 전두동 골종은 발생 빈도가 낮은 질환이다. 특히 지름 3cm 이상의 거대 골종은 매우 드물어 명확한 치료 기준이 확립되지 않았을 정도다. 초기에는 성장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크기가 커지면 뇌와 안와 구조물을 압박해 시력 저하, 신경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종양이 커진 뒤에는 제거가 어려워 복잡한 고난도 수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병변의 위치와 크기를 고려해 안과 단독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학제 협진을 제안했다. 이에 홍승노 이비인후과 교수와 변윤환 신경외과 교수가 치료 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세 진료과는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면서도 근본적인 치료 전략을 마련했고 최종적으로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한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 수술은 전두동 골성형 피판 접근법을 이용해 진행됐다. 변 교수는 현미경적 접근으로 정상 뇌조직과 안와상신경, 안구운동신경, 주요 혈관과 골판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거대 골종을 완전히 제거했다. 종양 제거 후에는 전두동 구조의 함몰과 지지력 저하를 막기 위해 복부 지방과 두피 건막 피판을 이용한 전두동 폐쇄술을 시행했다. 이어 3차원 티타늄 메시와 인체 무세포 진피 기질을 활용한 두개 성형술을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마취를 포함한 전체 수술 시간은 약 4시간이었다. 환자는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뒤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했고 수술 4일 만에 퇴원했다. 최종 병리 검사에서도 골종으로 확진돼 추가 치료 없이 외래 추적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변윤환 교수는 “안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가 긴밀히 협력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 희귀하고 난도가 높은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뇌종양을 포함한 중증 질환 분야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장기간 지속되는 눈 주위 염증 증상 뒤에 숨은 중증 질환을 다학제적 시각으로 접근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 사례로 진료과 간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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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외상은 출혈 잡는게 중요… 레보아가 ‘시간 벌기’ 핵심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출혈로 쇼크에 빠진 중증 외상 환자의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을 통해 의료용 풍선을 삽입해 복강내 출혈을 일시적으로 막는 장면이 등장한다. 대동맥 내 풍선폐쇄소생술인 ‘레보아(REBOA)’다. 극 중에서는 짧게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이 같은 중증 외상 치료가 실제로 이뤄지는 곳이 권역외상센터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산업재해 등으로 다발성 골절과 대량 출혈을 동반한 중증 외상 환자에게 즉각적인 소생술과 응급수술,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설·장비·전문 인력을 갖춘 외상 치료기관이다. 병원 내 치료에 그치지 않고 사고 예방, 현장 처치, 이송, 재활까지 외상 치료 전 과정에서 소방과 행정기관과 협력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는 201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충청 지역 최초의 권역외상센터 지원 대상 기관으로 선정된 뒤 2014년 국내 세 번째 권역외상센터로 문을 열었다. 외상소생실과 외상 전용 중환자실, 수술실, 컴퓨터단층촬영(CT)실, 혈관조영실 등을 갖추고 60항목 303점의 장비를 외상 환자 전용으로 24시간 가동하고 있다.장성욱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은 “중증 외상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출혈을 통제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느냐”라며 “레보아는 그 시간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장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충남권역외상센터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가.“충남권역외상센터는 외상 전담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교수진이 24시간 상주하며 중증 외상 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조직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의료진 지원과 외상 전담 간호 인력도 센터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다. 충청권에서 중증 외상 진료 공백을 줄이고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주로 어떤 환자들이 내원하나.“대부분이 중증 외상 환자다. 교통사고, 추락, 산업재해, 가정 내 사고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산업시설이 많은 지역 특성상 추락이나 기계 끼임, 절단 사고도 적지 않다. 센터 개소 이후 매년 2400명 정도가 내원하고 있으며 손상 중증도 지수(ISS) 15점 초과인 중증 외상 환자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15세 남학생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귀가 중 대형 버스에 치여 간과 폐 파열, 골반과 쇄골 골절, 화상 등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도착 직후 레보아를 포함한 응급수술을 시행했고 이후 외상 중환자실에서 여러 차례 수술과 체외막산소공급(ECMO) 치료가 이어졌다. 보호자는 ‘의료진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현재 이 환자는 일상생활을 대부분 회복했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중증 외상 환자는 대량 출혈이 가장 큰 문제다.“맞다. 외상 후 1∼2시간 이내 사망의 주요 원인이 대량 출혈이다. 가슴이나 복부의 주요 혈관 손상, 고형 장기 손상, 골반 손상에서 흔히 발생한다. 대량 출혈이 발생하면 출혈을 빠르게 조절하고 응고 장애를 교정하는 손상통제소생술이 중요하다.”―기존 대동맥교차클램프와 비교해서 어떤가.“대동맥교차클램프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매우 침습적이고 숙련된 수련이 필요하다. 반면 레보아는 가슴을 열지 않고 대동맥 내에 풍선을 삽입해 하부 출혈을 줄이고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보존할 수 있다. 출혈 위치에 따라 폐쇄 부위를 조절할 수 있고 풍선 팽창 정도를 조절해 허혈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충남권역외상센터가 레보아 치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레보아는 응급실 도착 후 20분 이내 시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진료과와 상관없이 현장에서 환자를 처음 만나는 의사 누구나 필요성을 판단하고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한국형 레보아 교육 코스를 만들었다.”―레보아 교육 코스를 직접 만든 배경은 무엇인가.“외국 교육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일본, 스웨덴, 미국의 교육과정을 직접 경험한 뒤 국내 환경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5월 국내 최초 레보아 교육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국내외를 포함해 22차례 시뮬레이션 교육을 진행했다. 다학제 협력 없이는 성공적인 레보아도 불가능하다.”―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은 응급실, 혈관조영 영상검사실, CT검사, 수술실 기능을 한 공간에 통합한 구조다. 환자를 이동시키지 않고 초기 소생부터 CT, 혈관 중재, 응급수술까지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도입돼 임상 성과가 보고됐다. 다만 구축 비용이 많이 들어 병원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지방정부와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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