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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정작 노조 내부의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 3대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이탈한 데 이어 1·2대 노조마저 충돌하며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위원장이 DX(가전·모바일 등 디바이스 경험 부문)를 챙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교섭위원에게 ‘교섭 배제’ 등을 거론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개인 공격을 넘어 DX 조합원의 목소리를 지우겠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선 4일엔 3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이 초기업노조가 자신들을 ‘어용 노조’라 비하했다며 교섭단에서 전격 이탈하기도 했다. 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7만3000명 이상이 가입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 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총파업을 10여 일 앞두고 동시다발적인 내부 균열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노노 갈등의 근본적 배경에는 반도체 직군에 집중된 성과급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내 다수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교섭의 초점은 반도체가 되어 왔다. 실제로 현재 노조는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뿐 아니라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요구 중이다. 반면 메모리 원가 상승 등으로 실적 부담을 안은 DX 부문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면서 해당 직군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가치나 이념이 아닌 이해관계에 매몰된 상황”이라며 “경제적 이해관계에 치중한다면 (노조가) 5개, 10개로 더 분화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구성원 권익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업을 둘러싼 노사 간의 법적 대응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반도체 웨이퍼 변질 방지 등을 이유로 노조의 쟁의행위(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수원지법은 5월 13일 2차 심문을 진행해 노조 측 입장을 들은 뒤 파업 전에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일 노조 상생지부장 등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법원의 일부 공정 쟁의행위 금지 결정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조업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 사 측의 판단이다. 반면 노조 측은 “면담을 앞두고 조합원의 심리적 위축을 노린 과도한 소송 남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삼성전자 노조가 정부의 중재를 받아들여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노사가 공식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3월 27일 재교섭이 최종 결렬된 지 45일 만이다. 8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후 2시경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청장과의 면담에 이어 사 측까지 참여한 노사정 미팅을 거쳐 사후조정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11일과 12일 양일간 진행된다. 초기업노조는 “정부 차원에서 교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한편, 사후조정 절차를 강력히 권유했다”며 “정부 측의 적극적인 의지와 거듭된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여 내부 검토를 거쳐 사후조정 절차에 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후조정’은 노사가 합의하지 못한 채 조정이 결렬돼 파업 가능성이 높아진 사업장에 중앙노동위원회가 개입해 합의를 꾀하는 절차다. 보통 중노위가 노사 양측 주장을 검토해 중재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파업을 앞두고 삼성전자 노조는 3대 노조가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하고, 1·2대 노조마저 충돌하는 등 노노(勞勞) 갈등으로 결속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초기업노조가 정부의 사후조정 카드를 받아들이면서 총파업 이전에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이날도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정부의 중재로 삼성전자 노사가 3월 27일 집중 교섭 결렬 이후 45일 만에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 21일 총파업을 코앞에 두고 가까스로 ‘사후조정’이란 협상의 자리가 마련됐다. 하지만 여전히 성과급 재원 및 지급 방식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사후조정 수용… 11·12일 집중 교섭 진행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은 최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을 만나 사후조정 절차를 권유했고 노조는 내부 검토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사후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중지돼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라도, 노사 양측이 동의할 경우 중노위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 사후조정은 이달 11일과 12일 양일간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 측에서는 최 위원장과 이송이 김재원 부위원장 등 3명이 참석하며, 사측 교섭위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자의 노조 공동교섭단은 2월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3월 초 조정이 최종 중지된 바 있다. 이후 총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3월 23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교섭 재개를 제안했고, 같은 달 26∼27일 집중 교섭이 열렸지만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후조정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중노위가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함으로써 노사 양측에 ‘퇴로’와 ‘명분’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연세대 의료원 노사는 파업 28일 만에 2차 사후조정을 통해 합의에 성공한 바 있다. 아트라스콥코코리아 노사도 2022년 12월 임금협약 교섭에서 조정중지 결정 이후 사후조정을 신청했고, 이듬해 1월 사후조정 단계에서 제시된 조정안을 수락했다. ● ‘파업 리스크’ 해소할까… 쟁점은 여전히 팽팽다만 성과급 규모와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난항이 예상된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사후조정 절차가 연장되거나 결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측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 대해서도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이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측은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에 한해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인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삼고, 최고 성과 달성 시 특별포상을 통해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스템LSI나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에 대해서는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삼성전자가 노조 측 요구안을 수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12%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노사 양측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사후조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위원장은 이날 김 청장과의 면담 이후에도 “조합원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노사가 이익 다툼에서 벗어나 대승적인 차원의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광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후조정은 삼성전자 노사뿐만 아니라 투자자, 주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라며 “지나치게 자신들만의 이익을 관철하기보다는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주요 대기업 노동조합이 잇따라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개인의 실제 성과보다 전체 조직에 대한 이익 배분에 중점을 둔 ‘한국식 성과급 제도’가 전례 없는 초호황과 만나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성과급으로 인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오자 정부가 중재에 나서는 등 각계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영업이익의 15%), 기아차(30%), 삼성바이오로직스(20%), LG유플러스(30%) 등의 기업 노조가 “영업이익에 비례해 성과급을 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미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하기로 한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이들 6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계는 612조 원 수준이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성과급으로만 83조 원가량을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정부도 중재를 꾀하며 노사 양측을 만나 사후 조정을 타진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과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도 나서 이날 “열린 자세로 협의할 것”이라며 사내 메시지를 발표했다. 삼성의 양대 부문장이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美빅테크 ‘연봉+주식’ 보상… “회사 잘돼야 나도 이익” 인재 안떠나파열음 커지는 한국식 성과급구글 등 성과별 ‘주식 보상’이 핵심… 기업가치-직원이익 일치 ‘록인 전략’韓선 ‘영업익 단일 기준’ 논란 키워… 성과 관계없이 동일 지급도 문제국내 대기업들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 달라는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잇따라 직면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에서 성과급은 회사 경영 실적이 좋을 때 전 임직원이 받는 ‘보너스’ 정도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연간 수백조 원 수준으로 커지자 이 같은 ‘한국식 성과급’ 제도가 오히려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글로벌 빅테크들은 그해 거둔 이익을 현금으로 일률 배분하는 대신 철저한 차등 지급과 조건부 주식보상(RSU) 등 장기 주식보상을 통해 핵심 인재를 묶어두는 ‘록인(Lock-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업이익을 단일 기준으로 삼아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례는 글로벌 기업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7일 재계에 따르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는 과거에도 있었다. 문제는 반도체 초호황으로 성과급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굳혀 임직원들은 올 2월 기본급의 2964%(연봉 1억 원일 경우 세전 1억4820만 원)를 성과급으로 받았다.삼성전자 노조도 경쟁사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원 수가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은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15%를 받아야 1인당 성과급을 경쟁사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기아는 30%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집단으로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과거 연공서열 보상의 문화 속에 대기업 성과급이 직무별 성과보다 집단적 이익 배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도 기본급에 따른 금액 차이는 있지만, 성과급 비율은 전원 동일하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노조가 ‘현대차만큼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성과급 키 맞추기 요구가 이어져 왔다.성과급 단위가 수억 원으로 뛰자 노노 갈등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소속 조직에 따라 급여 격차가 한 번에 수억 원이 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TV와 모바일 등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기반 노조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이 최근 노조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하며 노노 갈등이 불거진 이유다. 삼성전자 DX 소속의 한 부장급 직원은 “반도체가 어려울 때에는 우리가 번 돈으로 투자금을 지원하며 같이 커온 것 아니냐”며 “단지 사이클을 잘 탔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조직만 수억 원씩 받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이공계 인재에 대해 파격적 보상이 필요하지만 보상 방식은 성과 기반의 장기적 혜택이 주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미국 빅테크들은 ‘개인별 철저한 차등’과 ‘주식보상’이 성과급 지급의 핵심이다. 받은 주식의 매각이 제한되는 RSU나 성과연동 주식보상(PSU)을 지급해 기업 가치와 직원 이익을 일치시킨다. 메타는 고성과자 상위 20%에게 기준 보너스의 200%를 별도 지급한다. 애플, 구글 등은 성과급을 주식 형태인 PSU로 지급한다. 그 대신 성과가 없으면 해고가 자유로운 점도특징이다. 대만 TSMC는 ‘연간 이익의 1% 이상’을 성과급으로 공유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만 회사법상 명문화된 최소 규정에 가깝다는 평가다. 송재용 서울대 석좌교수는 “우리는 나눠 먹기 식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핵심 인재에 대해 파격적으로 차등 보상을 한다”며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차등 보상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내 인재 채용 거점을 기존 서부 중심에서 대륙 전역으로 확대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미국 내에 우수한 공학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중국 등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구상이다. 6일 삼성디스플레이는 5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박사급 인재 50여 명을 초청해 회사의 비전과 조직 문화를 공유하는 ‘테크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현지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학술 행사인 ‘디스플레이 위크’와 연계해 미 서부 지역 인재들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A 테크 포럼에 이어 7일 새너제이를 시작으로 6월 한 달간 시카고(중부), 보스턴(동부), 애틀랜타(남부) 등 미 대륙 주요 거점 도시를 순회하는 찾아가는 채용 간담회를 이어간다. 미국 내 채용 거점을 기존 서부 지역뿐만 아니라 대륙 전역으로 확대한 것으로, 주요 경영진이 직접 학생들과 만나 회사의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채용 프로그램 확대는 경영진이 직접 발로 뛰며 유망한 해외 공학 인재를 선제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확고히 벌리겠다는 것이다. 이주형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부사장)은 “AI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할 열쇠는 결국 사람에 있다”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우수한 인재들이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주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년 10월 일본에서도 주요 경영진이 주관하는 테크 포럼을 여는 등 폭넓은 글로벌 채용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북미와 일본 등에서 수백 명의 우수 인재가 채용 행사에 참여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내 인재 채용 거점을 기존 서부 중심에서 대륙 전역으로 확대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미국 내에 우수한 공학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중국 등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구상이다.6일 삼성디스플레이는 5일(현지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박사급 인재 50여 명을 초청해 회사의 비전과 조직 문화를 공유하는 ‘테크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현지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학술 행사인 ‘디스플레이 위크’와 연계해 미 서부 지역 인재들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됐다.삼성디스플레이는 LA 테크 포럼에 이어 7일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를 시작으로 6월 한 달간 시카고(중부), 보스턴(동부), 애틀랜타(남부) 등 미 대륙 주요 거점 도시를 순회하는 찾아가는 채용 간담회를 이어간다. 미국 내 채용 거점을 기존 서부 지역뿐만 아니라 대륙 전역으로 확대한 것으로, 주요 경영진이 직접 학생들과 만나 회사의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이 같은 채용 프로그램 확대는 경영진이 직접 발로 뛰며 유망한 해외 공학 인재를 선제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확고히 벌리겠다는 것이다.이주형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부사장)은 “AI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할 열쇠는 결국 사람에 있다”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우수한 인재들이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주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삼성디스플레이는 매년 10월 일본에서도 주요 경영진이 주관하는 테크 포럼을 여는 등 폭넓은 글로벌 채용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북미와 일본 등에서 수백 명의 우수 인재가 채용 행사에 참여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신임 수장에 구글 출신의 소프트웨어·플랫폼 전문가 이원진 사장(59·사진)을 전격 발탁했다. 사장단 인사를 ‘원포인트’로 실시한 것은 2024년 전영현 부회장 구원 등판 이후 2년 만이며, 비(非)개발 출신 VD 수장은 2004년 최지성 전 부회장 부임 이후 22년 만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한계에 직면한 TV 사업의 돌파구를 ‘하드웨어 제조’가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에서 찾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화 못 하면 도태”… 경영진단 이은 초강수 쇄신4일 삼성전자는 신임 VD사업부장(사장)에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용석우 VD사업부장(사장)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번 인사는 노태문 DX부문장(사장)이 결정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보고한 뒤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고강도 경영진단을 실시한 VD사업부는 일부 저수익 가전제품의 외주화 확대 등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1분기(1∼3월)까지도 뚜렷한 실적 반등이 이뤄지지 않자 인사철이 아닌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즉각 인사 조치까지 단행했다. 다른 사업부들을 향해서도 “위기 시 변화하지 못하면 언제든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VD사업부는 중국의 거센 추격에 고전 중이다. 매출 기준으로는 20년 연속 1위지만 2023년 30.1%였던 점유율이 지난해 29.1%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20%를 훌쩍 넘어서며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압박했다.실적 악화도 이어졌다. 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 사업부 실적은 지난해 3분기 1000억 원, 4분기 6000억 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올 1분기 2000억 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 올해 2분기(4∼6월)부터 반도체 가격 인상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22년 만의 비개발 수장… ‘플랫폼 수익 극대화’ 사활 이번 인사를 통해 VD사업부의 무게 중심은 하드웨어 기술력에서 마케팅·플랫폼 등 소프트웨어로 옮겨 갈 것으로 보인다. VD사업부는 최지성 전 부회장의 후임인 윤부근 전 부회장이 수장으로 선임된 2007년 이후 20년 가까이 개발팀장(엔지니어) 출신이 이끌어 왔다. 화질 등 하드웨어 기술 격차를 통해 세계 1위를 수성해 온 것. 반면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 신임 사업부장은 미국 퍼듀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받긴 했지만 엔지니어가 아니라, 구글코리아 대표 겸 구글 북미 광고솔루션 부사장을 지낸 마케팅 및 플랫폼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2014년 삼성전자에 영입된 직후 스마트 TV의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를 기획해 글로벌 핵심 사업으로 안착시켰다. 이 서비스는 2021년 이미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막대한 고수익을 창출해 VD사업부 내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삼성이 소프트웨어 기반의 미디어 생태계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삼성전자 측은 “이 사장이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TV 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의 비반도체 분야인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기반 노동조합(동행노조)이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해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다. ‘노노(勞勞) 갈등’이 번져가는 가운데, 일부 노조 조합원들이 잇달아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기부금 약정을 취소하고 나선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동행노조는 이날 초기업노동조합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측에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 공문을 발송했다. 동행노조는 “전체 조합원을 위한 안건 발의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우리 노조를 ‘어용 노조’라 비하했다”며 훼손된 신뢰를 이탈 배경으로 지적했다. 동행노조는 6일 사 측에 개별 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약 2300명으로 이 중 약 70%가 스마트폰,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소속이다. 반면 공동투쟁본부를 주도하는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조합원 중심이다. 3개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금협상을 위해 공동교섭단을 구성했지만 최근 동행노조 내부에서는 “노조의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반도체 중심”이라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노조 집행부가 파업 스태프에게 1인당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기 위해 쟁의 기간 조합비를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5배 기습 인상한 것도 내부 반발을 키웠다. 무리한 행보에 실망한 조합원들이 하루 1000명 이상 대거 탈퇴를 신청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같이 내부 갈등이 번져가는 가운데 노조 조합원 일부가 기부금이 아깝다며 약정 취소에 나선 것도 논란이다. 최근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조합원들 주도로 ‘기부금 약정 취소’ 인증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도입된 기부금 약정 제도는 임직원의 월급에서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떼어 희귀질환이나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 등 취약계층에게 기부하는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임직원이 후원금을 내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1 대 1로 추가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 기부금이 ‘회사 생색내기’에 이용된다면서 약정 취소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가 정작 취약계층을 위한 월 몇만 원의 기부마저 단체로 끊는 행태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1일부터 전면 파업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4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진 못했다. 노사는 6일과 8일 추가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사 측은 지난달 28∼30일 이뤄진 부분 파업과 이달 5일까지 예정된 총파업 기간 누적 손실이 약 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삼성전자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을 전격 교체하는 이례적인 5월 ‘원포인트’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중국 TV 업체의 거센 추격과 인공지능(AI) 시대 도래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TV 사업을 플랫폼·서비스 중심으로 근본부터 탈바꿈시키기 위한 강도 높은 쇄신 조치로 풀이된다. 4일 삼성전자는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겸 서비스 비즈니스 팀장을 신임 디바이스솔루션(DX) 부문 VD사업부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기존 서비스비즈니스팀장도 겸직한다. 기존 용석우 VD사업부장은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5월에 사장급 수시 인사를 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조치다. 부진한 사업이나 쇄신이 시급한 조직은 연중 언제든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기조가 본격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4년 삼성전자에 합류한 신임 이원진 사장은 구글 출신의 서비스·마케팅 전문가다. 특히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단순히 기기를 판매하는 데 그쳤던 제품 사업을 채널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서비스 비즈니스로 전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 TV 플러스는 넷플릭스 같은 구독형이 아닌,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시청 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송출해 수익을 얻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다. 2021년 이미 조 단위 매출을 넘어섰고, 현재 VD 사업부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것을 알려졌다. 한편 DX부문장 보좌역으로 물러난 용석우 사장은 그동안 쌓아온 연구개발(R&D) 전문성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인공지능(AI), 로봇 등 세트 사업 전반의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상속세 12조 원을 모두 납부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세금을 5년에 걸쳐 지분 매각과 대출 등 ‘정공법’으로 완납한 것이다.● ‘투 트랙’으로 5년간 12조 원 완납 3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 선대회장 유족들은 지난달 말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모두 납부했다. 이 선대회장이 2020년 작고하며 남긴 유산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약 26조 원 규모다. 유족들은 2021년 4월부터 연부연납(분할 납부) 제도를 활용해 5년간 6차례에 걸쳐 12조 원을 납부했다. 세금 마련 방식은 투 트랙으로 나뉘었다. 가장 많은 상속세를 부담하게 된 홍 명예관장과 두 딸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등 주요 관계사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조달했다. 특히 홍 명예관장은 올 1월 삼성전자 주식 1500만 주의 매매 신탁계약을 체결한 뒤 4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해 3조 원대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반면 이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팔지 않고 배당금과 신용대출 등으로 세금을 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세금 부담 속에서도 이 회장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상속 전후 삼성전자 0.70%에서 1.67%로, 삼성물산 17.48%에서 22.01%로 늘어났다. 삼성 일가가 낸 상속세 12조 원은 국내 상속세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2024년 거둬들인 한국 전체 상속세 규모(8조2000억 원)보다 50%가량 많을 정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의 대규모 상속세 납부는 기업의 성공이 곧 국가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감염병 대응·미술품 헌납도… “국민이 수혜자” 삼성 일가의 이번 상속세 완납을 두고 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일부 기업의 편법·불법 승계는 우리 사회의 반기업 정서를 키우는 원인이 되곤 했다. 하지만 삼성이 역대 최대 상속세를 투명하게 완납하면서 부의 대물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일정 부분 불식시켰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날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상속세 12조 원의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12조 원이 국가 재정으로 유입되면서 복지, 보건, 사회 인프라 등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가 유족들은 상속세 외에도 이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과 소아암 환아 지원에 1조 원을 쾌척하고,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헌납했다. 기증 당시 미술계에서는 미술품 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기증된 미술품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관람객 350만 명을 모은 데 이어 현재 글로벌 순회전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이 선대회장의 인류사회 공헌 철학을 계승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가 유족들이 역대 최대 상속세 납부와 함께 조 단위 기부에 나선 것은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상속세 12조 원을 모두 납부했다. 국내 상속세 납부 사상 최대 금액을 5년에 걸쳐 ‘정공법’으로 납부한 것과 관련해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 ‘투트랙’으로 5년간 12조 원 완납3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 선대회장 유족들은 지난달 말 마지막 상속세 분납금을 모두 납부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0년 작고하며 남긴 유산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약 26조 원 규모다. 유족들은 2021년 4월부터 연부연납(분할납부) 제도를 활용해 5년간 6차례에 걸쳐 12조 원을 납부했다.세금 마련 방식은 투트랙으로 나뉘었다. 가장 많은 상속세를 부담하게 된 홍 명예관장과 두 딸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등 주요 관계사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조달했다. 특히 홍 명예관장은 올 1월 삼성전자 주식 1500만 주의 매매 신탁계약을 체결한 뒤 4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해 3조 원대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반면 이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핵심 계열사 지분을 팔지 않고 배당금과 신용대출 등으로 세금을 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세금 부담 속에서도 이 회장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상속 전후 삼성전자 0.70%에서 1.67%로, 삼성물산 17.48%에서 22.01%로 늘어나는 등 지배구조를 한층 강화했다.삼성 일가가 낸 상속세 12조 원은 국내 상속세 납부 사상 가장 큰 규모다. 2024년 거둬들인 한국 전체 상속세 규모(8조2000억 원)보다 50% 가량 많을 정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의 대규모 상속세 납부는 기업의 성공이 곧 국가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정부가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결국 국가의 부(富)를 키우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감염병 대응·미술품 헌납도…“국민이 수혜자” 삼성 일가의 이번 상속세 납부 완납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일부 기업의 편법·불법 승계는 우리 사회의 반기업 정서를 키우는 원인이 되곤 했다. 하지만 삼성이 역대 최대 상속세를 투명하게 완납하면서 부의 대물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일정 부분 불식시켰다는 것이다.삼성은 이날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상속세 12조 원의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12조 원이 국가 재정으로 유입되면서 복지, 보건, 사회 인프라 등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가 유족들은 상속세 외에도 이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과 소아암 환아 지원에 1조 원을 쾌척하고,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국가에 헌납했다. 기증 당시 미술계에서는 미술품 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기증된 미술품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관람객 350만 명을 모은 데 이어 현재 글로벌 순회전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이 선대회장은 기업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사회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 선대회장의 인류사회 공헌 철학을 계승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으로 BMW에 10조 원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를 공급한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조만간 BMW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대비 신규 수주가 약 140GWh 늘었다고 밝혔는데, 해당 물량 대부분이 BMW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추산한 이번 계약 규모는 10조 원 상당이다. 이번 수주는 BMW가 배터리 공급망 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배터리의 앞선 기술력과 북미 등 탄탄한 글로벌 생산망을 무기로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올 1분기(1∼3월) 매출 6조5550억 원, 영업손실 207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나만 살자가 아니라 노동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며 일부 조직노동자의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연간 영업이익의 15%, 최대 45조 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며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동자들 상호 간에 연대 의식도 발휘해 주면 좋겠다”며 “일부 조직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나만 살자’가 아닌 ‘함께 살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정책실은 ‘삼성전자 성과는 사회 전체의 결실’이라는 취지의 현안 보고서를 작성해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실적에는 수많은 인프라, 협력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 국민연금(지분 약 7.8% 보유) 등이 연결돼 있다”며 “발생한 이익을 회사 구성원들만 나눠도 되는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 뇌관은 성과급 제도 개선과 보상 규모다. 노조는 성과급 기준 투명화 및 상한제 폐지와 함께 3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 1인당 약 6억 원이 돌아가는 규모다. 반면 사 측은 DS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전액 지급하고, 업계 1위 탈환 시 영업이익의 13∼14% 수준에 달하는 ‘최고 대우’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한 상황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최대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첫 노동절을 맞아 “올해부터는 노동절이 노동이라는 정당한 이름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법정 공휴일로 지정도 됐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고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려면 노동시장의 격차 완화가 중요하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 조건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10일엔 “똑같은 노동을 했는데 누군가는 선발돼서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선발되지 못하면 훨씬 불이익을 주는 게 이상하다”며 임금 격차 해소를 강조한 바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특수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썼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만 53조 원이 넘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쓸어 담으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30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 원, 영업이익 57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9%, 영업이익은 무려 756%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43%, 185% 상승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다. DS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81조7000억 원, 영업이익 53조7000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만 65%를 넘어섰다. 전 세계적인 AI 붐의 영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품귀 현상에 따른 시장 가격 상승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스마트폰과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52조7000억 원, 영업이익 3조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인상 등 원가 상승 부담 속에서도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6 울트라’의 판매비중이 증가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역시 프리미엄 및 대형 TV 판매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생활가전은 에어컨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실적 개선 폭이 다소 제한적이었다.이 밖에 하만은 전장 메모리 공급 제약과 오디오 비수기 영향 등으로 매출 3조8000억 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계절적 비수기 탓에 매출 6조7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에 그쳤다.삼성전자는 2분기(4~6월)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HBM인 HBM4E 첫 샘플을 공급해 기술 리더십을 굳히고, 파운드리에서는 2나노 선단 공정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X 부문은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과 ‘비스포크 AI 콤보’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GS그룹이 정유·건설·유통 등 전 주력 계열사에 걸쳐 탄소 저감 기술 도입과 친환경 신사업을 본격화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친환경 선언을 넘어 실제 사업 현장에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고, 신규 분야를 개척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GS칼텍스는 전남 여수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2022년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지자체 및 주요 산단 입주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여수 CCUS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민관 협력에 돌입했다.해당 사업은 전남 여수 율촌융복합물류단지 내에서 개별 기업이 각자 탄소를 처리하던 독립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기업이 공동 인프라를 활용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산단 내 각 배출원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공용 배관으로 이송한 뒤, 이를 액화해 저장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게 된다.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 사업 부문에서도 구체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GS칼텍스는 2023년 국내 정유사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 급유 및 시범 운항을 마친 뒤, 2024년에는 SAF 생산 물량을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2023년 9월부터 글로벌 해운업계의 탄소 감축 요구에 맞춰 바이오선박유 급유 시범 운항을 거쳐 제조 및 판매를 시작했다.건설 부문 계열사인 GS건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제어 기능과 초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를 접목한 조명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지난해 5월 자사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 단지에 선제적으로 적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주거용 조명 대비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30∼50%가량 줄여 입주민의 실질적인 전력 요금 절감과 국가적 탄소 배출량 감소를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비제조 계열사들의 지속가능한 사업장 운영 역량 역시 외부 기관으로부터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GS리테일은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5년 정기 ESG 등급 평가’에서 2년 연속 통합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했다. 계열사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 프로그램인 ‘얼스체크(EarthCheck)’에서 최고 단계인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화솔루션이 초고압직류송전(HVDC) 및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전력 케이블 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과 해상풍력 시장 확대로 급증하는 장거리 송전망 수요를 선점해 미래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한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Wire & Cable) 부문은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와이어·케이블 전시회 ‘WIRE 2026’에 참가해 차세대 핵심 소재 기술을 공개했다.이번 전시에서 한화솔루션은 500킬로볼트(kV)급 초고압을 견디는 차세대 케이블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가 밖으로 새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절연 소재(가교폴리에틸렌·XLPE)와 전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돕는 반도전 소재를 적용해 극한의 초고압 송전 환경에서도 전력 누수 없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독보적인 내구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온실가스 감축 요구에 발맞춘 친환경 기술도 함께 제시했다. 단단하게 굳은 플라스틱을 다시 녹여 재활용하는 ‘탈가교’ 기술을 적용해 재활용 XLPE와 반도전 기반 소재로 제작한 케이블 모델을 선보이며 순환 경제 실현 가능성을 구체화했다.한화솔루션은 이번 전시 참가를 계기로 유럽 중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초고압·해저·HVDC 등 고부가가치 케이블 소재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지난해 출범한 유럽 법인을 발판으로 유럽·북미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고 품질 경쟁력 강화와 미래 기술 기반 신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전력 케이블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을 본격 추진한다.현지 전문 인력 중심의 핵심 고객 관리(KAM) 체계를 가동 중이며 현재 고부가 제품 인증 작업만 30여 건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업화에 돌입해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목표다.카를로 스칼라타 한화솔루션 와이어앤케이블 부문 대표는 “이번 전시회는 한화솔루션의 초고압케이블 소재 기술력과 순환형 솔루션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계기”라며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과 고객 협업을 바탕으로 고부가 전력 케이블 소재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가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유 수급망에 미칠 영향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중동 산유국들의 ‘카르텔’이던 OPEC에서 벗어나 UAE가 독자 증산에 나서면 중장기적으로 한국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UAE는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있는 우회 항구 ‘푸자이라’항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1일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되며 원유 수입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 이상 단기간 증산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푸자이라항이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중동전쟁으로 주요 생산 시설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 韓 원유 수입 3위국… CEPA 발효 겹치며 ‘시너지’ 기대2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UAE에서 원유 약 1535만 t을 수입했다. 액수로는 87억6895만 달러(약 12조9842억 원)로 원유 수입 비중이 11.2%(수입량 기준)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34.4%), 미국(16.3%)에 이어 세 번째다. 이란 전쟁이 발발한 올해 3월에도 UAE는 한국의 3대 원유 수입국을 유지하고 있다. 그간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OPEC이 증산을 막아 유가를 높이려는 기조에 반발해 왔다. 투자한 만큼 가급적 많이 생산해 수출하려는 것이 UAE의 OPEC 탈퇴 이유로 꼽히는 만큼 UAE가 증산에 나설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도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을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간 UAE와 긴밀한 산업협력 관계를 맺어 온 한국이 공급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UAE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고 UAE에 방산 및 바이오, 자동차 등을 수출하는 산업 협력을 강화해 왔다. 실제로 이란 전쟁 발발 직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UAE로부터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확보를 약속받았다. 게다가 다음 달 1일 한국과 UAE 간 CEPA가 발효된다. 한-UAE CEPA는 한국이 중동 아랍국가와 맺은 사실상의 첫 자유무역협정이다. 앞으로 UAE산 원유를 수입할 때 한국이 물던 3%의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되며, 나프타 관세도 5년 동안 50% 감축된다.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산유국이 카르텔에서 벗어나 수급을 자발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은 공급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라 한국과 같은 원유 수요국엔 긍정적 시그널”이라며 “CEPA를 통한 관세 인하가 더해지면 정유사의 도입 비용이 줄어 수출 경쟁력이 제고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유류비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꽉 막힌 호르무즈·항구 포화… “단기 효과는 제한적”다만 전쟁 국면에서 UAE를 통한 단기 수급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꽉 막힌 상황에서 UAE가 증산에 나서더라도 수출 경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UAE의 원유 수출항 5곳(제벨 다나·루와이스, 다스, 지르쿠, 무바라즈, 푸자이라) 가운데 이란이 장악한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위치한 우회 항구는 푸자이라뿐이다. 문제는 이 푸자이라가 이미 포화 상태라 빠른 시일 내에 추가 물량을 실어 나를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박진영 코리아PDS 선임연구원은 “UAE가 할당량 제한에서 벗어났어도 우회 항구인 푸자이라가 한계치에 도달해 당장 수출을 크게 늘리기는 불가능하다”며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생산을 재개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빨라야 내년부터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쟁으로 인한 중동 역내 인프라 파괴도 공급망 정상화의 발목을 잡는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총괄본부장은 “OPEC 약화에 따른 국제 유가 하방 압력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UAE의 파손된 석유화학 시설이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2, 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속 대응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국 최대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UAE의 원유 생산량의 두 배가 넘는 초대형 산유국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향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된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 유지를 위해 자국 물량을 희생하고 고유가를 방어할지, 아니면 물량 공급 경쟁에 뛰어들지가 시장 판도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불발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반전시켰습니다. 지난해 불거진 회계 처리 위반 사태로 불거진 IPO 연기 이슈가 결과적으로 모회사인 SK㈜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중복 상장 규제를 피하는 ‘신의 한 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SK에코플랜트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재무적투자자(FI) 7곳이 보유한 1조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되사오기로 결의했습니다. 2022년 8000억 원을 유치하며 올해 7월까지 상장하겠다는 약속이 불발되자 조기 상환에 나선 것입니다. 당초 FI들은 상장 무산 책임을 물어 12%의 수익률을 요구했으나 7.5% 선에서 합의하며 최대 4.5%포인트의 비용 부담을 덜어냈습니다. 상장 좌절의 결정적 단초는 지난해 불거진 회계 처리 위반이었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자회사의 매출을 과대 계상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상 최근 3개 사업연도 내 회계감리 결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경우 상장 거부 사유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 뼈아픈 회계 실책은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현 정부 들어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엄격해진 ‘모자기업 중복 상장’ 비판을 비켜 가게 됐고, 억지로 상장을 추진해야 할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알짜 SK에코플랜트의 성장 과실을 SK그룹이 온전히 독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K㈜가 40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보통주와 우선주 일부를 매입하고, SK에코플랜트가 남은 우선주를 자사주 형태로 거둬들입니다. 이에 따라 SK㈜의 지분은 기존 60%대에서 70%대로 뛰면서 지배력이 한층 단단해졌습니다. 경영 실적 반등 시점도 절묘합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 특화된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증설 수주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잠재 부실을 장부에서 털어내는 ‘빅 배스(부실 털어내기)’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해 실적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장의 발목을 잡았던 회계 이슈가, 결과적으로는 지배력을 높이고 알짜 수익을 지켜내는 한 수가 됐습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거실 바닥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과 반려견 장난감 앞. 삼성전자의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잠시 멈칫하더니, 부드럽게 장애물을 회피하며 빠져나갔다. 바닥 청소를 마친 뒤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뜨거운 스팀으로 걸레를 빨아 말리자 물걸레 청소기 특유의 꿉꿉한 쉰내 대신 보송보송한 온기만 남았다. 그간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역설적으로 ‘청소를 위한 청소’였다. 바닥에 놓인 전선이나 양말을 미리 치워 두지 않으면 브러시에 엉켜 기기가 멈추기 일쑤였고, 물걸레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됐다. 사람의 개입이 끊임없이 필요해 사실상 ‘반쪽짜리’ 가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삼성전자가 올 초 선보인 비스포크 AI 스팀은 이 같은 소비자의 불편을 첨단 정보기술(IT)로 파고든 제품이다.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다(LiDAR) 센서 등 핵심 기술을 거실 가전에 집약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진정한 무인화’에 도전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주행 능력은 자율주행차를 방불케 한다. 전면에 탑재된 3차원(3D) 듀얼 장애물 센서를 통해 가로세로 1cm 크기의 작은 물체까지 인식해 지능적으로 피해 간다. 특히 적·녹·청(RGB) 카메라와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해 커피 같은 유색 액체는 물론이고 기존 로봇청소기들이 잘 보지 못했던 물과 같은 투명 액체까지 스스로 인식해 우회하거나 집중적으로 닦아내도록 진화했다. 위생 관리의 불편함도 크게 덜어냈다. 경쟁사 일부 제품의 경우 물걸레 특유의 악취 때문에 사용자가 주기적으로 직접 세탁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이 제품은 고온 스팀 살균 기능을 내장했다. 뜨거운 스팀과 열풍으로 걸레를 세척하고 건조해 물걸레 냄새는 물론이고 세균 번식 문제까지 해결했다. 여기에 삼성의 가전 생태계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연동하면 기기의 활용도가 극대화된다. 앱 내에서 장애물 회피 수위를 조절하거나, 거실 환경 및 취향에 맞춰 청소 횟수와 순서를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카펫이나 마루 등 바닥 재질을 스스로 인식해 물걸레를 들어 올리거나 흡입력을 조절하는 영리함도 갖췄다. 관리하기도 쉽다. 올인원 스테이션은 먼지통 비움부터 물걸레 세척 및 열풍 건조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직배수 기능이 적용된 모델의 경우, 무거운 정수통과 오수통을 사용자가 직접 채우고 비우는 노동까지 사라진다. 또한 집 안을 샅샅이 누비는 카메라 탑재 가전인 만큼,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를 적용해 사생활 유출과 카메라 해킹 우려를 철저히 봉쇄했다. 다만 실제 체험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단점은 작동 소음이다.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할 때나 스테이션에서 먼지를 비우고 건조할 때 발생하는 구동음은 심야나 조용한 환경에서 사용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배터리 용량 한계도 ‘옥에 티’로 꼽힌다. 장애물을 꼼꼼하게 살피고 청소 동선을 강화한 탓에 단위 면적당 청소 시간이 늘어났고, 넓은 공간을 청소할 때는 도중에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충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아울러 사용자의 거실 구조나 바닥 환경(매트 두께 등)에 따라 주행 및 회피 안정성에 편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은 구매 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출고가는 사양에 따라 140만∼200만 원대다. 전국을 촘촘히 커버하는 사후관리(AS) 망과 이사할 때 이전 설치까지 전담하는 원스톱 서비스 등 국산 가전 특유의 편의성은 차별화된 요소로 꼽힌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불발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반전시켰습니다. 지난해 불거진 회계 처리 위반 사태로 불거진 IPO 연기 이슈가 결과적으로 모회사인 SK㈜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중복 상장 규제를 피하는 ‘신의 한 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SK에코플랜트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재무적투자자(FI) 7곳이 보유한 1조 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되사오기로 결의했습니다. 2022년 8000억 원을 유치하며 올해 7월까지 상장하겠다는 약속이 불발되자 조기 상환에 나선 것입니다. 당초 FI들은 상장 무산 책임을 물어 12%의 수익률을 요구했으나, 7.5% 선에서 합의하며 최대 4.5%포인트의 비용 부담을 덜어냈습니다.상장 좌절의 결정적 단초는 지난해 불거진 회계 처리 위반이었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자회사의 매출을 과대 계상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상 최근 3개 사업연도 내 회계감리 결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경우 상장 거부 사유에 해당합니다.하지만 이 뼈아픈 회계 실책은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현 정부 들어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엄격해진 ‘모자기업 중복 상장’ 비판을 빗겨 가게 됐고, 억지로 상장을 추진해야 할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무엇보다 알짜 SK에코플랜트의 성장 과실을 SK그룹이 온전히 독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K㈜가 40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보통주와 우선주 일부를 매입하고, SK에코플랜트가 남은 우선주를 자사주 형태로 거둬들입니다. 이에 따라 SK㈜의 지분율은 기존 60%대에서 70%대로 뛰면서 지배력이 한층 단단해졌습니다.경영 실적 반등 시점도 절묘합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 특화된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증설 수주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잠재 부실을 장부에서 털어내는 ‘빅 배스(부실 털어내기)’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해 실적 상승의 기폭제가 될 전망입니다. 상장의 발목을 잡았던 회계 이슈가, 결과적으로는 지배력을 높이고 알짜 수익을 지켜내는 한 수가 됐습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