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구독 35

추천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대통령20%
검찰-법원판결16%
정치일반16%
사회일반12%
미국/북미12%
사고8%
교통4%
국회4%
문화 일반4%
국제일반4%
  • 美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왜 늘고있나[글로벌 포커스]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미국 전체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의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다. 16일 미 남동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희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였고 백인 남성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범행 동기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일 가능성이 다분한데도 미 사법당국 관계자들이 롱에게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잇달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오랫동안 미국 내에서 ‘모범적 소수자’, 즉 모델 마이너리티(model minority)로 평가받았던 아시아계에 대한 고정관념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시아계를 의사 법조인 등 고소득 전문직종에 주로 종사하는 성공한 이민자의 전형처럼 그리는 행위를 말한다. 소수에 불과한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다 보면 대다수 아시아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차별을 인정하지 않거나 축소하는 분위기가 짙어진다. 지난해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운동 등을 통해 인종 갈등이 미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지만 아시아계는 주류 사회가 만든 ‘모범적 소수자’란 틀에 갇혀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급증 지난해 미국에서는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비영리단체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는 지난해 미 16개 대도시의 전체 증오범죄가 2019년보다 7% 감소했지만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는 무려 149%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이 책임을 중국에 돌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태도가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내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후 바이러스’ 등으로 지칭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1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아시아계와 연관지은 것이 아시아계 대상 범죄 증가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인 지지층을 의식해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하던 지난해 3월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계 여성이 길을 가다 머리채를 잡히고 폭행을 당했다. 한 달 후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아시아계 여성이 염산 테러를 당해 머리와 목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두 피해자 모두 아무 이유 없이 공격을 당했다. 이런 ‘묻지 마 범죄’는 올 들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22일 CNN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뉴욕에서 벌어지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행 중 3분의 1은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에 따르면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 이뤄지는 장소는 직장(35.4%), 공공장소(25.3%), 공원(9.8%), 대중교통(9.2%) 등 공개된 장소가 대부분이었다. 피해 유형은 언어 차별(68.1%), 기피(20.5%), 물리적 폭력(11.1%) 순이었다. 인종적으로는 중국계(42.2%), 한국계(14.8%), 베트남계(8.5%) 등이 많았다. ○ ‘아시아계 차별 없다’ 뿌리 깊은 편견 단순히 코로나19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만이라고 하기에는 전염병 대유행 이전부터 미 사회 전반에 흐르는 아시아계에 대한 질시, 편견, 잘못된 고정관념 등이 상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마디로 ‘공부 잘하는 당신들이 주류 백인 못지않게 잘 먹고 잘사는데 무슨 차별을 받느냐’는 논리다. 일각에서 아시아계를 ‘백인 근접(white-adjacent) 집단’으로 부르는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하지 않다. 2019년 미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9만8174달러로 백인(7만6057달러), 히스패닉(5만6113달러), 흑인(4만6073달러)보다 높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흑인, 히스패닉 저임금 근로자가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상대적으로 부유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을 고조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부 워싱턴주 레이시의 노스서스턴 공립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은 아시아계에 대한 주류 사회의 질시와 편견을 잘 보여준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아시아계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이들을 ‘유색인(colors)’이 아닌 ‘백인(whites)’ 집단에 포함시키려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철회했지만 후폭풍이 거셌다. 2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가발 등 미용용품을 판매하는 한인 여성이 자신의 가게에서 흑인 여성 5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가해자들은 “아시아인들은 흑인에게 가발을 팔면 안 된다. 이들이 우리 돈을 훔치고 있다”고 폭언을 했다. 현지 매체 휴스턴크로니클은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인지 경찰이 수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14년 시작된 후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하버드대 아시아계 역차별 소송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계 학생 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은 2000년 이후 하버드대 입학 전형에서 탈락한 아시아계 지원자 자료를 분석해 아시아계가 역차별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1심, 2020년 항소심에서 하버드대가 승소했지만 SFFA는 지난달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SFFA는 하버드대가 학업, 과외활동 등 다양한 평가 항목 중 주관적 평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은 인성(personality) 부문, 즉 호감도, 용기, 친절함 같은 모호한 지표에서 유독 아시아계에게 낮은 점수를 줘 합격률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상위권 아시아계 학생이 하버드대에 입학할 확률은 13%에 불과했지만 같은 점수의 흑인 학생이 입학할 확률은 60%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아시아계는 기계처럼 공부는 잘할지 몰라도 인기가 없고 매력적이지 않은 ‘너드(nerd)’여서 하버드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인종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아시아계 미국인을 한 묶음으로 뭉뚱그리려는 시도 자체가 이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로 동아시아계와 인도계가 거둔 경제사회적 성공의 이미지를 피부색, 미 정착 역사, 문화 등이 판이한 다른 동남아계 등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미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모국이 같은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도 주류 사회에 진입한 사람과 식당, 술집, 공장 등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등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심한 편이다. NBC뉴스는 아시아계가 다른 소수인종에 비해 체제 순응적이며 괴롭혀도 반격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또한 아시아계 대상 범죄 급증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쉽게 반격하지 못할 것 같은 만만한 이미지 때문에 아시아계 노인, 여성 등이 특히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왜곡된 아시아 여성 이미지 역사적으로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에 취약했으며 남성보다 저임금 산업에서 일해 온 아시아계 여성은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에 따르면 아시아계 증오범죄 피해자의 절대 다수는 여성(68%)으로 남성(29%)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이미지 왜곡 및 편견과 깊은 관련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랫동안 미 문화 콘텐츠가 아시아계 여성을 백인 남성에게 성적(性的)으로 복종하는 대상으로 묘사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전을 다룬 1987년 영화 ‘풀 메탈 재킷’에는 미군 두 명이 베트남 여성을 놓고 ‘가격’을 흥정하는 가운데 이 여성이 군인들을 향해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시아 여성이 가난과 전쟁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성(性)을 매개로 미국 남성을 유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식이다.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수사하는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경찰의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흔적이 엿보인다. 경찰은 롱의 범행 직후 그가 ‘성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며 “유혹을 없애고자 범행을 벌였다”고 발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범행 동기가 ‘성 중독’과 관련됐다는 경찰의 주장이 오히려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질타한다. 레이숀 레이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롱이 애틀랜타에 있는 수많은 마사지숍 가운데 아시아인이 운영하는 곳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을 두고 “범인은 인종차별주의자 겸 성차별주의자”라며 범인이 진술한 ‘성적 동기’를 인종 증오와 분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동기 입증 및 처벌 어려워 입증과 처벌이 어려운 증오범죄 자체의 특성도 빼놓을 수 없다. 특정인을 증오범죄로 처벌하려면 범인이 평소 특정 소수자에 대한 증오가 있었다는 것과 그 증오가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범행 자체만 입증하면 처벌할 수 있는 일반 범죄와 달리 규명이 쉽지 않다. NBC뉴스는 범죄의 ‘결과’보다 ‘동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증오범죄는 형법상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 또한 동기 입증이 쉽지 않을 때는 대부분 증오범죄가 아닌 일반 범죄로 취급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NYT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증명하는 일이 흑인, 유대인,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집단 혐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흑인 증오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과거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단을 모방해 범행에 올가미를 쓸 때가 많다. 마찬가지로 유대인 증오범죄에서도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문양 등이 자주 쓰인다.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이 같은 전형적 상징이 없어 당국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범행에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언어 장벽, 체류 자격 등의 어려움이 있는 저소득층 아시아계가 인종 증오범죄 신고 자체를 꺼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여파로 최근에는 미국 밖에서도 비슷한 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4일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 독일인의 80%가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발발 후 1년간 캐나다에서도 아시아계, 특히 여성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크게 늘었다고 CBC 방송 등이 23일 보도했다. 호주에서는 백인 여성이 한국계 임신부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붓는 동영상이 등장해 공분을 일으켰다. 25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는 서부 퍼스의 한 병원을 찾은 한국계 호주인 부부에게 백인 여성이 폭언을 퍼붓고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등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조종엽 jjj@donga.com·이은택 기자}

    • 2021-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스 미얀마의 외침 “군부에 맞선 시민 도와달라”

    국제 미인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한 여성이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 사회과학 교수 6명은 미얀마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인 시민불복종운동(CDM)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출전 중인 미얀마 대표 한 레이 씨(22·사진)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총에 맞아 죽고 있다. 우리 국민을 도와 달라. 제발 살려 달라”고 25일 태국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레이 씨는 올해 63개국 대표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출전했다. 2013년부터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등과 함께 세계적인 미인대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4일 진행된 각국 전통 의상 심사에서 ‘평화의 여신’을 상징하는 황금 의상을 입고 “현재 미얀마 사태에 가장 필요한 ‘평화’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레이 씨는 이전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쿠데타를 비판하고 시민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올렸다. 19일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미얀마 시민들이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고 썼고, 11일에는 “군부는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쿠데타 발발(지난달 1일) 7일 뒤인 지난달 8일에는 직접 거리에 나서 피켓을 들고 시민들과 반(反)군부 시위를 벌이는 사진을 올렸다. 미얀마에서는 25일까지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시민 320명이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숨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발 살려주세요” 국제 도움 요청위해 미인대회 참가한 ‘미스 미얀마’

    국제 미인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한 여성이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을 도와달라”며 호소했다. 26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사회과학 교수 6명은 미얀마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 시위인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출전 중인 미얀마 대표 한 레이(22·사진) 씨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총에 맞아 죽고 있다. 우리 국민을 도와달라. 제발 살려달라”고 전날(25일) 태국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레이 씨는 올해 63개국 대표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출전했다. 2013년부터 ‘평화와 비폭력’을 주제로 매년 열리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은 미스 유니버스, 미스월드 등과 함께 세계적인 미인대회로 잘 알려져 있다. 레이 씨는 “양곤대 학생들이 군부에 구금됐다”, “지금 미얀마에는 자유가 없다. 이것은 인권 침해다”며 군부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말 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얀마 대표로서 전쟁과 폭력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진행된 각국 전통 의상 심사에서 ‘평화의 여신’을 상징하는 황금 의상을 입고 “현재 미얀마 사태에 가장 필요한 ‘평화’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레이 씨는 이전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쿠데타를 비판하고 시민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올렸다. 19일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미얀마 시민들이 거리에 싸우고 있다”고 썼고, 11일에는 “군부는 평화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쿠데타 발발(지난달 1일) 7일 뒤인 지난달 8일에는 직접 거리에 나서 피켓을 들고 시민들과 반(反) 군부 시위를 벌이는 사진을 올렸다. 미얀마에서는 25일까지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시민 320명이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숨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6
    • 좋아요
    • 코멘트
  •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美 IT CEO들, 청문회서 진땀 뺀 사연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해 거센 질타를 받고 진땀을 뺐다. 의원들이 “예, 아니오로 답하라”고 다그치자 일부 최고경영자(CEO)는 불만을 나타냈다.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는 25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및 허위정보 조장과 소셜미디어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화상 청문회를 열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참석했다. 의원들은 5시간 동안 이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가짜 뉴스, 인종차별 증오 표현, 미 의회 난입을 선동한 극단주의 단체들의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경위와 책임을 따졌다. 의원들은 CEO에게 1월 6일 일어난 미 의회 폭동에 “당신들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질타하며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고 압박했다. 도시 CEO는 세 CEO 중 유일하게 “네”라고 답했다. 외신은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의 수장 중 처음으로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 발언이었다고 전했다. 피차이 CEO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복잡한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저커버그 CEO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하원 통신기술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마이크 도일 의원은 “그날의 공격과 선동은 당신들의 플랫폼에서 시작됐고 자라났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가짜 뉴스가 확산된 데 대해서도 “당신들이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도시 CEO는 청문회 도중 자신의 트위터에 ‘?’와 함께 ‘예-아니오 중 하나를 고르라’는 투표를 올려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 CNN은 이날 청문회가 마치 의원들과 CEO들의 ‘결투’ 같았다면서 “의원들은 CEO들이 거만한 태도로 답변을 회피한다고 비난했고, CEO들은 화를 참는 것 같아 보였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6
    • 좋아요
    • 코멘트
  • ‘개미 반란’ 게임스톱 주가 또 34% 폭락

    미국 월가 금융자본에 맞선 ‘개미투자자의 반란’으로 주목받았던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주가가 실적 부진 및 유상증자 가능성 여파로 급락했다. 24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시의 게임스톱 주가는 전일 대비 33.8% 떨어진 120.34달러(약 13만6500원)에 마쳤다. 하루 전 게임스톱은 지난해 4분기(지난해 10∼12월)에 주당 순이익 1.34달러(약 1500원), 매출 21억2000만 달러(약 2조4041억 원)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주당 순이익 1.35달러, 매출 22억1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블룸버그뉴스는 게임스톱 매출이 12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게임스톱 또한 2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올해 초 주가 급등이 회사의 실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임스톱은 1억 달러(약 113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공개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는 통상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스톱은 주력 사업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기 위해 신주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초 2달러대에 불과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올 들어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선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매수로 큰 폭으로 급등했다. 1월 말 한때 장중 483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이 2% 이상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도 4.8% 하락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동산 투자자 소유 에어비앤비 규제하라” 베니스 숙박업계 ‘분통’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도시인 베니스와 피렌체에서 세계 최대 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규제해달라는 요구가 일고 있다. 이들 도시는 이탈리아 정부에 규제안을 마련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급속히 늘어나는 에어비앤비 때문에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계의 생존이 위협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베니스와 피렌체는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규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두 도시는 이탈리아 정부에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임대업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임대 형식을 취하면서 실제로는 숙박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도시는 에어비앤비가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보다 낮은 세금을 내고 사업체를 등록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인이 집을 매입해 단기 숙박을 제공하는 형식의 에어비앤비는 현지 법률상으로 숙박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호텔 등 숙박 시설의 이용료에는 60%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에어비앤비의 렌탈비에는 21%가 적용된다. 때문에 숙박업계는 ‘불공정한 경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베니스와 피렌체는 이탈리아 정부에 ‘30일 미만의 모든 주택 임차는 관광 목적으로 분류할 것’, ‘1인당 한 도시에서는 에어비앤비를 2곳 까지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 ‘연간 최대 운영 일수를 90일로 제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단기 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겨냥한 것들이다. 이들 도시에서 운영되는 에어비앤비 중 상당수는 부동산 투자자들의 소유로 알려졌다. 숙박업계의 이러한 제안에 대해 현지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베니스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베로니카 그레치 씨는 “에어비앤비가 만들어낸 관광 형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또 숙소만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는 직원과 청소부 등을 고용하는 숙박업소에 비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에어비앤비에서는 주인을 만나지도 않고 코드만 입력하면 열쇠가 나온다. 이것은 관광이나 숙박이 아니라 부동산업”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베니스에서 사회적 기업 ‘베니스 오텐티카’를 운영하는 발레리아 듀플로 씨는 “지금은 규제 그 이상을 내다봐야 할 시기”라며 다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장기 임대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규제가 최선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에어비앤비 덕분에 도시가 변모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래 베니스는 비싼 물가 때문에 주택 유지관리나 수선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10년 전만에도 도시 곳곳에 낡은 집들이 그대로 방치됐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이 낡은 저택을 사들여 깨끗하게 수선하고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면서 도시가 훨씬 깨끗해졌다는 의견이다. 2008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2013년 1월 한국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1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시가총액 110조 원을 돌파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25
    • 좋아요
    • 코멘트
  • 英 해리왕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임원 맡아

    영국 왕실과 결별한 뒤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해리 왕손(37·사진)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변신한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 왕손이 진로 맞춤 서비스 및 정신건강 분야 스타트업인 ‘베터업(BetterUp)’의 임원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리 왕손은 베터업에서 최고영향력책임자(Chief Impact Officer)란 직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WSJ에 보낸 e메일에서 “나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력을 미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한발 앞선 진로 맞춤 서비스는 개인의 발전과 인식의 향상, 더 나은 삶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WSJ는 해리 왕손이 베터업 서비스의 전략 결정, 사회공헌 활동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해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터업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리 왕손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알렉시 로비쇼 베터업 최고경영자(CEO)는 해리 왕손에 대해 “의미 있고 알찬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해리 왕손의 영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손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리 왕손은 지난해 1월 영국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후 배우자 메건 마클 왕손빈(40)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거주 중이다. 영국 왕실은 해리 왕손 부부에 대한 모든 재정 지원을 끊었다. 이들 부부는 이달 7일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이 아기 피부색을 우려해 왕자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폭로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마클 왕손빈은 흑백 혼혈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리 英왕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임원으로 변신

    영국 왕실과 결별한 뒤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해리 왕손(37·사진)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변신한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 왕손이 진로 맞춤 서비스 및 정신건강 분야 스타트업인 ‘배터업(BetterUp)’의 임원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리 왕손은 배터업에서 최고영향력책임자(Chief Impact Officer)란 직책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WSJ에 보낸 e메일에서 “나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력을 미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한발 앞 선 진로 맞춤 서비스는 개인의 발전과 인식의 향상, 더 나은 삶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WSJ는 해리 왕손이 배터업 서비스의 전략 결정, 사회공헌 활동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해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도 맡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배터업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리 왕손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알렉시 로비쇼 배터업 최고경영자(CEO)는 해리 왕손에 대해 “의미 있고 알찬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해리 왕손의 영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손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해리 왕손은 지난해 1월 영국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후 배우자 메건 마클 왕손빈(40)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거주 중이다. 영국 왕실은 해리 왕손 부부에 대한 모든 재정 지원을 끊었다. 이들 부부는 이달 7일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이 아기 피부색을 우려해 왕자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폭로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마클 왕손빈은 흑백 혼혈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4
    • 좋아요
    • 코멘트
  • “위대한 영혼을 잃었다” 콜로라도 총격 피해자들 사연

    전쟁을 피해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온 난민 가족의 아들, 손주 볼 예정이었던 할아버지, 30년 간 마트서 일한 매력적인 미소의 직원, 그리고 총기 소지를 열렬히 지지했던 20살 청년…. 22일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절절한 사연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들은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어머니, 자식이자 할아버지였다. 희생자들 사이에는 인종이나 출신, 배경, 나이, 성별에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이번 범죄가 ‘무차별 난사’라는 분석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사진과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이들은 경찰관 에릭 탤리(51), 데니 스통(20), 네븐 스태니식(23), 리키 올즈(25), 트라로나 바크코위악(49), 수전 포츈(59), 테리 레이커(51), 케빈 마호니(61), 린 머레이(62), 그리고 조디 워터스(65) 등 10명이다. 올해 23세인 네븐 스태니식은 참사가 일어난 슈퍼마켓 ‘킹 수퍼스’ 매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머신을 고친 후 주차장을 나서려던 참에 총을 맞고 숨졌다. 그는 세르비아 난민의 아들이다. 그의 가족들은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고 스태니식을 낳았다. 그는 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아버지와 함께 커피머신 수리 일을 시작했다. 스태니식의 가족과 가까운 페트로빅 신부는 “난민들은 희망을 품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며 “그들의 가족은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망쳤지만, 여기서 끔찍한 비극을 당했다. 납득할 수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25세 리키 올즈는 킹 수퍼스의 프론트 매니저였다. 그는 최근 7, 8년간 이 곳에서 일을 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올즈는 생전 에너지가 넘쳤고 명량했으며 낙천적인 사람이었다. 3남매 중 첫째 딸이었던 그는 7살 때 엄마로부터 버려졌다. 올즈의 엄마는 어느 날 갑자기 라파예트에 있는 올즈의 할머니집 문 앞에 올즈를 놔두고 떠났다. 엄마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랐지만 그는 활달했고 하이킹과 캠핑을 즐겼다. 가족들과 야구하는 것을 몹시 좋아했다고 NYT는 전했다. 테리 레이커는 참극이 일어난 킹 수퍼스에서 30년 간 근무한 ‘베테랑 점원’이었다. 그와 가깝게 지낸 알렉시스 크누선 씨(22)는 콜로라도 보더대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알게 됐다고 인연을 말했다. 크누선 씨는 숨진 레이커 씨가 스포츠 경기에서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것을 매우 즐겼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지만 끈끈한 사이였다. 크누선 씨는 “나는 잠이 워낙 많아서 아침 9시 전에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레이커는 짓궂게 6시에 전화해 깨우곤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참혹한 일이다. 어디선가 여전히 그가 일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한 단골 손님은 “레이커 씨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화가 가라앉았다”며 “그의 미소에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고 말한 뒤 울었다. 케빈 마호니 씨는 호텔 개발 및 접객 매니지먼트 회사인 스톤브릿지의 임원으로 근무하다 2014년 퇴직했다. 그의 딸에 따르면 마호니는 곧 손주를 볼 예정이었다. 현재 임신 중인 그의 딸 에리카 마호니는 “아버지를 영원히 사랑한다”고 했다. 최근 몇 년 간 킹 수퍼스에서 일해 온 데니 스통 씨는 총기소지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에서 총기 소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의 지지자였다. 최근 자신의 생일에도 그는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을 향해 총기소지 권리 옹호재단에 기부하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총기 범죄로 목숨을 잃었다. 그의 고교 친구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친절했던 아이”라고 말했다. 스통 씨는 파일럿이 되고 싶어했으며 파일럿 자격증을 따기 위해 파트 타임으로 킹 수퍼스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잡지사에서 사진 디렉터로 일했던 린 머레이 씨는 23살 올리비아, 22살 피어스의 엄마다. 은퇴한 뒤에도 남을 돕는 것을 즐겼던 그는 사건 당일에도 인스타카트(미국의 장바구니 주문 어플) 주문을 채우기 위해 킹 수퍼스에 들러 장을 보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남편 존 멕킨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친절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들 부부는 뉴욕에서 살다 2002년 스튜어드로 이사했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다시 콜로라도로 옮겼다. 그는 생전 아이들을 위해 할로윈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을 즐겼으며 예술적 감각이 풍부했다. 트라로나 바크코위악은 볼더에서 요가복 상점을 운영했다. 그의 남동생은 누나를 “한 줄기 빛 같은 놀라운 사람”이라고 전했다. 바크코위악은 최근 뒤늦게 약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늘 건강하게 지내려 애 썼으며 약 한 달 전에 남동생을 마지막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수전 포츈 씨는 1990년대 초 배우로도 활동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집 정원을 가꾸는 것을 좋아했고 그의 정원에는 토마토, 상추, 바질 등이 가득 자랐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그는 정원에서 수확한 것들을 옆집에 자주 나눠줬다. 최근에는 자신이 심은 복숭아 나무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의 이웃들은 초저녁이면 포츈 씨가 마당에 나와 노을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 나다니엘을 기르며 20년 간 한 집에서 살았다. 앞서 사연이 알려진 11년차 베테랑 경찰 탤리는 참사 현장에 맨 먼저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마리스 해롤드 볼더 경찰서장은 그를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7살 막내와 20살 맏이를 포함해 7자녀를 둔 아버지였다. 그는 클라우드 통신 분야에서 일하다 40세에 뒤늦게 경찰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이 경찰이 되고 싶어하지만 텔리는 특히 더 그랬다”고 말했다. 또 “이 세상은 위대한 영혼을 잃었다”고 한탄했다. 그의 누이 크리스틴은 트위터에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아이었는지, 이 상실은 얼마나 슬픈지 형언할 수 없다”며 “나의 어여쁜 동생아, 늘 파일럿이 되고 싶어했잖니. 이제 훨훨 날아가렴”이라고 애도했다.조디 워터스의 사연도 알려졌다. 미 지역 언론 덴버포스트에 따르면 아리조나대를 졸업한 그는 볼더에 오랫동안 살았으며, 볼더 펄 스트리트 쇼핑몰에서 가죽옷을 판매하는 ‘엠브라지오’를 운영했다. 그는 일리노이 출신으로 두 딸이 있다. 주디 엠바일 콜로라도주 의원(민주당)은 “예전에 쇼핑을 하다가 워터스 씨의 상점에 들러 그를 알게 됐다”며 “당시 매우 활기차고 유머러스했다”고 전했다. 워터스의 지인들은 그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아름다운 영혼이었다”, “내가 아는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등으로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4
    • 좋아요
    • 코멘트
  • 시민 학살와중… 미얀마군부 1인자 아들 리조트서 파티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65)의 아들 아웅 피애 소네(37)가 소유한 리조트에서 정계 고위 인사가 대거 참석한 파티가 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달 1일 후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26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상황이어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아버지가 시민을 학살하는데 아들은 파티를 열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23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최대 도시 양곤 인근 에야와디주 차웅타 해변에 있는 소네의 ‘아주라 비치리조트’에서 21일 마웅 마웅 온 관광장관 등이 참석한 파티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온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받은 관광업 부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 지역 관광업 종사자와 회동했다. 소네는 건설, 보험, 통신, 의료 등 분야에서 문어발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주라 비치리조트 또한 차웅타 해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城)을 방불케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손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값에 땅을 빌리고 우대 금리를 적용받는 등 아버지의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22일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13세 어린이를 포함해 4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40명 이상이 다쳤다. 시민단체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총 26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버지가 시민 학살하는데 파티 주최”…미얀마 최고사령관 아들에 시민 분노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65)의 아들 아웅 삐 손(37)이 소유한 호화리조트에서 정계 고위인사가 대거 참석한 호화 파티가 열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1일 쿠데타 후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260명이 넘는 사망자가 숨진 터라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아버지가 시민을 학살하는데 아들은 파티를 주최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23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최대도시 양곤 인근 아야와디주 차웅따 해변에 있는 손의 ‘아주라 비치리조트’에서 21일 마웅 마웅 온 관광장관 등이 참석한 파티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마웅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받은 관광업 부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 지역 관광업 종사자와 회동했다. 손은 건설, 보험, 통신, 의료 등 각 분야에서 문어발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주라 비치리조트 또한 차웅따 해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城)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땅을 빌리고 우대 금리를 적용받는 등 부친의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의 누나 키린 티리 뗏 몬(39) 또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부를 쌓았다. 미 재무부는 10일 손과 몬이 부친 지위를 이용해 오랫동안 이익을 취했다며 두 사람과 둘의 사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22일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13살 어린이를 포함해 4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40명 이상이 다쳤다. 시민단체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총 26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23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가 어떻게 美 정치 바꿨나…역사학자들 ‘트럼프 전기’ 추진

    ‘역사상 전례 없었던 그의 임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미국 역사학자 17명이 모여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역사적 기록을 담은 전기 출간을 추진한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내내 상식을 파괴하고 국민과 국제사회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22일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내 역사학자 17명이 19일 줌(zoom)으로 첫 화상회의를 열고 트럼프 행정부 전기 출간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이민, 외교, 인종, 정당 정치, 미디어, 가짜 뉴스, 탄핵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논의를 거친 후 집필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들이 쓸 책의 제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최초의 역사적 평가’로 정해졌다. 책은 내년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NYT는 “사상 초유의 의회 폭동으로 막 내린 트럼프 행정부를 요약하기에는 다소 건조해 보일 수도 있는 제목”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줄리앙 젤리저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 역사에 뿌리 깊이 내린 대통령제의 근본 요소를 이해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 동안 상식을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글로벌 동맹’ 파트를 담당한 제프리 엔젤 사우스메소디스트대 대통령역사센터 이사장은 “이 연구에는 ‘오, 세상에나!’라고 외칠 만한 대목들이 있다”며 “전례 없던 ‘그 대통령’의 임기와 그 속성에 대해 우리의 분노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필자 중 한 명인 마이클 카짐 조지타운대 교수는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면 나는 여기 화상회의에 앉아있기보다는 차라리 거리로 나와 시위대를 조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벌리 게이지 예일대 역사학자는 트럼프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국가 행정을 해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평생 FBI를 혐오해왔지만,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같은 이들이 예상치 않게 트럼프와 맞서 ‘자유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나 2017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그를 해임했다. 그는 해임된 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에 도덕적으로 부적합하다”고 비판했고, 트럼프는 그를 “더러운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역사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미국 정치를 바꿔놨고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했는지에 주목했다. 이들은 화상토론 내내 ‘트럼프의 당선과 재선 실패는 정치적 지형의 변화인가, 아니면 단순한 일탈인가’, ‘트럼프 개인의 정체성은 얼마나 문제가 됐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학자들의 회의가 대면 방식이 아니라 화상회의로 열린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역사적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고 그 결과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 참석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역에 성공했다면 재선에도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23
    • 좋아요
    • 코멘트
  • 총격범 두둔 美경관 해임 청원 8만명 서명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다음 날 “그에게는 정말 나쁜 날(a really bad day)이었다”며 총격범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미국 경찰을 해임하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서는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에 근무하는 제이 베이커 대변인(사진)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에 22일 현재 8만3000명 넘게 서명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 청원은 연쇄 총격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8일 처음 올라왔다. 서명 목표 인원은 15만 명이다. 청원을 올린 테이트 리 씨는 “베이커는 주민을 보호하겠다고 맹세했지만 그의 인종차별적 편견 때문에 아시아계 구성원들이 위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 베이커가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을 담은 콘텐츠를 온라인에 올렸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도 비판했다. 베이커와 이름이 같은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에서 수입한 바이러스(imported virus from CHY-NA)’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사진이 올라왔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뒤 계정은 돌연 삭제됐지만 베이커 대변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혹이 일었다. 앞서 베이커 대변인은 17일 연쇄 총격 사건 브리핑 당시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막다른 지경에 있다”고 말하며 ‘나쁜 날’ 발언을 했다.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모두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를 두고 총격범에게는 나쁜 날이었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듯한 영상이 퍼지자 경찰에 대한 공분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에리카 넬드너 체로키카운티 공보국장은 18일부터 베이커를 언론 브리핑 업무에서 배제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나쁜 날’ 발언 美경찰 해임하라” 온라인 청원 잇따라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다음 날 “그에게는 정말 나쁜 날(a really bad day)이었다”며 총격범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미국 경찰을 해임하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에 근무하는 제이 베이커 대변인(사진)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에 22일 현재 8만3000명 넘게 서명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 청원은 연쇄 총격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8일 처음 올라왔다. 서명 목표 인원은 15만 명이다. 청원을 올린 테이트 리 씨는 “베이커는 주민을 보호하겠다고 맹세했지만 그의 인종차별적 편견 때문에 아시아계 구성원들이 위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 베이커가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을 담은 콘텐츠를 온라인에 올렸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도 비판했다. 베이커와 이름이 같은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국에서 수입한 바이러스(imported virus from CHY-NA)’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사진이 올라왔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뒤 계정은 돌연 삭제됐지만 베이커 대변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혹이 일었다. 청원인은 베이커에게 베트남계 입양 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그(베이커의 아시아계 형)는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물었다. 체로키매거진에 따르면 베이커의 입양 형제인 토니 베이커는 조지아주의 판사다. 앞서 베이커 대변인은 17일 연쇄 총격 사건 브리핑 당시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막다른 지경에 있다”고 말하며 ‘나쁜 날’ 발언을 했다.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모두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를 두고 총격범에게는 나쁜 날이었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듯한 영상이 퍼지자 경찰에 대한 공분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에리카 넬드너 체로키카운티 공보국장은 18일부터 베이커를 언론 브리핑 업무에서 배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2
    • 좋아요
    • 코멘트
  • 말레이 北대사관, 단교 선언 이틀만에 전원 철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 등 30여 명이 21일 말레이시아에서 짐을 싸고 모두 철수했다. 북한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 씨를 미국에 넘겼다는 이유로 19일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한 지 이틀 만이다. 베르나마통신 등 현지 매체는 어린이를 포함한 북한인 33명이 이날 오전 11시경 버스를 타고 대사관을 떠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후 4시 56분 이륙해 오후 9시 56분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하는 상하이항공 FM886편에 탑승했다. 말레이시아에 남아 있던 일부 북한 교민도 동승했다. 김유성 북한대사대리는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에게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가 앞으로 가져올 결과들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反北) 음모의 산물이다” “말레이시아가 미국을 맹목적으로 지지했다”며 미국과 말레이시아 두 나라를 싸잡아 비난했다. 17일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사치품을 보내고 불법 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문 씨를 미국에 인도했다. 이에 거세게 반발한 북한은 19일 단교를 선언했다. 그러자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단교를 선언한 당일 “북한대사관 직원들은 48시간 이내에 떠나라”고 응수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수교했다. 2017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양국 관계는 악화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든, 비행기 오르다 3연속 비틀… 또 불거진 건강 이상설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79)이 19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다가 3번이나 발을 헛디뎌 비틀댔다. 백악관은 “바람이 강해서 그런 것이고 대통령의 건강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제기된 그의 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계 미국인 6명을 포함해 8명이 연쇄 총격으로 숨진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가기 위해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그는 지상에서 비행기 탑승구를 연결하는 레드카펫 계단을 열 걸음 정도 올라가다가 발을 헛디뎌 비틀거렸다. 이후 세 걸음을 올라가다가 또 계단을 잘못 디뎌 휘청했다. 다시 일어나 올라가려다가 이번에는 완전히 넘어져 무릎을 꿇었다. 그는 상체를 90도로 숙이고 바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숨을 돌린 뒤 두 손으로 양쪽 난간을 모두 짚고 남은 계단을 마저 올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부대변인(44)은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대통령은 100% 괜찮다. 밖에는 바람이 매우 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보다 훨씬 젊은 자신도 계단을 오르다가 넘어질 뻔했다며 강풍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이 넘어진 뒤 진료를 따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시애틀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2019년 12월 이후 1년 넘게 의료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피겨스케이팅의 ‘공중 3회전(트리플 악셀)’ 기술에 빗대 ‘3연속 넘어짐(트리플 텀블)’이라고 표현하며 대통령의 건강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일 때도 반려견과 놀다가 넘어져 오른쪽 발목에 금이 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백악관 행사에서 펜타곤(미 국방부)의 명칭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듯 ‘국방부 그룹을 이끄는 이 사람’ ‘전직 장군’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하비어 베세라 당시 보건복지장관 지명자의 이름을 잘못 말했다가 정정했고, 그보다 한 달 전 대선 투표 당일에는 손녀 피네건을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장남 보라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선 과정 내내 바이든의 치매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18일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한다. 농담 없이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배후로 푸틴 대통령을 지목하며 ‘살인자’라고 비판하자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에둘러 공격하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政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한 건강 이상설을 의식한 듯 공개 석상에서 가볍게 뛰기도 하면서 건강한 모습을 강조해 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든, 비행기 오르다 3번 비틀…패러디도 쏟아져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79)이 19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다가 3번이나 발을 헛디뎌 비틀대는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은 “강한 바람 때문이며 대통령 건강은 문제없다”고 해명했지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제기된 그의 건강 및 인지기능 이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계 미국인 6명이 연쇄 총격으로 숨진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가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그는 지상에서 비행기 입구를 연결하는 레드카펫 계단을 열 걸음 정도 올라가다가 첫 번째로 발을 헛디뎌 비틀거렸다. 이후 세 걸음 올라가다 또 계단을 잘못 디뎌 휘청했다. 다시 일어나 올라가려다 이번에는 완전히 넘어져 무릎을 꿇었다. 그는 상체를 90도로 숙이고 바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숨을 돌린 뒤 두 손으로 양쪽 난간을 모두 짚고 남은 계단을 올랐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부대변인(44)은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그(대통령)는 100% 괜찮다. 밖에는 바람이 매우 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보다 훨씬 젊은 자신 또한 계단을 오르다 넘어질 뻔 했다며 강풍 때문에 일어난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넘어진 뒤 진찰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시애틀타임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2019년 12월 이후 1년 넘게 의료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누리꾼들은 대통령이 넘어지는 순간을 패러디한 각종 영상과 사진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그가 넘어지는 장면을 미식축구 등 스포츠 경기처럼 합성하거나, 배경을 우주로 만들거나, 골프 애호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골프채로 스윙을 하자 날아온 공이 바이든 대통령의 뒤통수를 때리며 넘어지는 식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피겨 스케이팅의 ‘공중 3회전(트리플악셀)’ 기술에 빗대 ‘3연속 넘어짐(트리플 텀블)’이라고 표현하며 대통령 건강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백악관 행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듯 ‘국방부 그룹을 이끄는 이 사람’ ‘전직 장군’ 등으로 칭했다. 지난해 12월 하비에르 베세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의 이름을 잘못 말했다가 정정했고 한 달 전 대선투표 당일에는 손녀 피네건을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장남 보라고 소개했다. 당선인 신분일 때도 반려견과 놀다가 넘어져 오른쪽 발목에 금이 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선과정 내내 바이든의 치매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18일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한다. 농담없이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배후로 푸틴 대통령을 지목하며 ‘살인자’라고 비판하자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을 맞불 공격 소재로 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21
    • 좋아요
    • 코멘트
  • 바이든 “아시아계 걱정 안다”… 오바마 “인종폭력 범죄 끝내야”

    한국계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계를 넘어 미국 사회 전체가 인종 증오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StopAsianHate’(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가 빠른 속도 퍼지는 등 온라인에서는 인종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의 마사지숍 앞에 ‘우분투(UBUNTU)’라고 적힌 종이 팻말이 놓인 것도 이런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우분투는 아프리카 반투족 말로 ’당신이 있기에 나도 있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사망자가 나온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해 17일(현지 시간)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알다시피 나는 지난 몇 달간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잔혹행위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이것은 매우 매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수사가 진행 중으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법무부 보건복지부가 관련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고 이달 11일에도 “증오 범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 희생자들이 대부분 아시아계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반아시아계(Anti-Asian) 폭력 범죄는 반드시 끝나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인종 증오 범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급격히 번져 나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증오와 편견, 차별의 힘에 대한 경계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테드 리우 하원의원 등 정치인을 비롯해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 가수 재닛 잭슨, 배우 킴 카다시안, 대만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제러미 린 등도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증오 범죄를 규탄했다. 금융계도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길거리에서, 온라인상에서 우리는 아시아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과 언어 희롱, 서비스 거부를 보고 있다”며 “이런 인종주의적 행동은 용납돼선 안 된다”고 썼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우리 팀 동료들도 자주 겪고 있는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은 모두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의 아시아계와 한인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라고 규정했다. 지금까지 경찰은 용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이번 범죄가 그의 성 중독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상태다. 아시안아메리칸행동기금은 “우리는 이런 혐오스러운 행동과 백인우월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백악관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언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전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한 바이러스’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며 “이런 해로운 ‘레토릭(수사·修辭)’이 아시아계 공동체에 대한 부정확하고 불공정한 편견을 초래했고, 위협을 높였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지난해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가 증가한 것을 두고 “전임 대통령과 극우 인사들이 외국인 혐오와 백인우월주의로 무장한 지지자들에게 먹잇감을 던져 주며 아시아계 미국인을 악마화한 것에 비춰 보면 미스터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이은택 기자}

    • 2021-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미얀마군부, 집안 여고생까지 조준사격 살해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대낮에 집에 머물던 여고생을 조준 사격해 살해했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15일 만달레이의 한 마을에서 고교 2학년생인 마 티다 에이(16)가 친구 집에 머물다 군 저격수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학생은 거리에서 총성을 듣고 친구 집으로 피신했으나 300m 떨어진 언덕에서 저격수가 쏜 총탄 두 발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함께 앉아 있던 친구도 총격을 받아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의 가족은 딸의 시신을 집으로 옮기면 군부가 시신을 훔쳐 사인(死因)을 조작할까 봐 병원 근처에 묻었다고 전했다. 앞서 군부는 ‘다 잘될 거야’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19세 소녀 찰 신의 무덤도 도굴했다. 14일 숨진 의대생 칸트 냐 헤인(18)의 장례식이 열린 양곤의 화장터에는 16일 시민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그는 시위 도중 다친 이들을 돌보다 군부의 총에 맞아 숨졌다. 사망자가 늘어나자 일부 지역에서는 거리에 사람 대신 팻말을 세우는 무인(無人) 시위도 벌어졌다. 18일 트위터에는 양곤 등 미얀마 곳곳에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줄지어 선 사진이 올라왔다. 군부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한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되자 현지 중국 기업들의 철수 움직임도 포착됐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미얀마에 소재한 국유기업 인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의약청 “아스트라, 맞아도 된다”… 한숨돌린 당국 “계획대로 접종”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 발생 사이엔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발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접종 후 혈전 생성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이 백신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국가들이 접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앞서 “EMA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MA는 18일(현지 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생성의 고위험성과 연관이 없다”며 “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백신의 효과가 병원 입원이나 사망의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다만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희귀한 혈전 생성 사이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모든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추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동안에도 EMA는 이 백신과 혈전 생성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각국의 우려로 산하 약물안전성관리위원회(PRAC)가 정밀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날 EMA 발표에 앞서 PRAC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고 이를 EMA에 보고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가 있는 영국의 의약품규제청(MHRA)도 이날 EMA보다 앞서 “백신이 혈전 생성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EMA “아스트라, 맞아도 된다”… 한숨돌린 당국 “계획대로 접종”국내 접종 20대男서도 혈전 발견… 당국, 백신과 관계없을 것으로 추정정은경 “혈전, 굉장히 일상적 현상”… 1247명 접종 동의했다가 철회“정부 인사 먼저 맞아 불신 씻어야”… 백신 휴가 유급 여부 등 19일 논의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리) 발생 사이에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발표가 나왔다. 상반기 접종 백신의 대부분을 아스트라제네카에 의존하는 한국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방역당국은 당초 계획대로 접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예정대로면 4월 첫째 주부터 특수교사와 보건교사 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EMA의 긍정적 발표 내용에도 불구하고 백신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EMA가 백신과 혈전의 연관성을 확실히 배제할 순 없다며 추가 조사 여지를 남긴 탓이다. 국내에서 두 번째 혈전 발생 사례가 보고된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의 불안감을 덜 수 있게 주요 인사들의 공개 접종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 후 뇌에서 혈전 발견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20대 남성이 이상 반응을 보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혈전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으로 10일 백신을 맞았다. 접종 당일부터 두통과 오한 증상이 나왔으며, 14일부터는 구토 증상도 생겼다. 15일까지 증상이 계속되자 그는 의료기관을 찾아 혈액검사와 영상의학검사를 통해 혈전증 진단을 받았다. 질병관리청은 관할 보건소를 통해 17일 이런 내용을 파악했다. 해당 남성은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기저질환이 있었는지,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방대본은 이번 사례도 백신 접종과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혈전 발생 사례인 60대 여성 사망자 역시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박영준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해당 남성과) 동일 기관에서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사람 가운데 유사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18일 국회에서 “혈전은 굉장히 일상적으로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화이자에서도 똑같은 혈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계획대로 접종할 방침을 밝혔다.○ 백신 불안감 낮출 선제적 대책 필요 EMA 발표와 방역당국의 안전성 강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감을 나타내는 국민이 많다. 백신 접종에 동의했다가 나중에 철회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질병관리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접종 시작 후 17일까지 접종에 동의했다가 취소한 사람은 1247명이다. 강원 등 5개 시도의 통계다. 이들 시도의 1분기(1∼3월) 접종 대상자 대비 평균 3% 수준이다. 전국 17개 시도를 모두 취합하면 접종 동의 철회 사례는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백신 불안감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하면 당장 2분기(4∼6월) 접종 계획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분기 접종자 약 1150만 명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건 약 770만 명이다. 전문가 사이에선 주요 인사의 우선 접종이 필요한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약 정은경 청장이 나서서 맞으면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 청장이 직접 ‘맞아도 괜찮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백신 신뢰는 한 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더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사회지도층이 나서서 맞는 등 적극적인 비언어적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감한 ‘접종 인센티브’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표적인 것이 백신 휴가다. 정부는 19일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인사혁신처 등이 참여하는 백신 휴가 실무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서는 백신 휴가를 유급 휴가로 할지, 휴가 기간을 얼마로 잡을지 등을 논의한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세종=김성규 / 이은택·김소영·김소민 기자}

    • 2021-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