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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는 차가운 겨울비가 내렸다. 양 팀 감독들의 부담감은 커져갔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비가 내리면 아무래도 선수들의 실수가 많아진다”며 뜻밖의 변수가 생길 것을 우려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젖은 잔디 위에서는 볼을 컨트롤하기 힘들다. 체력 소모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프로축구 챔피언 결정 1차전이 열린 30일 울산 문수월드컵 경기장. 선수들은 장대비를 맞으며 경기장에 나섰다. 정규시즌 6위 울산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준플레이오프에서 수원, 플레이오프에서 포항을 잇달아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60세로 프로축구 사령탑 중 최고령인 김 감독은 수비수 이용에게 “피곤하냐? 피곤하면 내가 뛸게”라고 농담을 건네는 등 밝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미 19일부터 8일 동안 3차례나 경기를 치르고 올라왔기에 체력 부담이 컸다. 경기가 시작되자 먼저 공세를 펼친 것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반 40분 이재성의 헤딩슛으로 크로스바를 맞히는 등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빗줄기 속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울산의 체력은 떨어져갔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뒤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해 다른 팀들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던 전북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몸이 풀리는 듯했다. 결국 전북은 후반 7분 울산 진영을 파고들던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에닝요가 이를 차 넣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울산의 뒷심은 무서웠다. 울산은 후반 18분 이동국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정규시즌에서 팀 내 최다 골을 기록했던 울산의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날린 슛은 전북의 골대 구석을 흔들었다. 전북 선수들은 수비 준비를 끝내기도 전에 프리킥을 날렸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후반 34분. 울산의 체력 저하로 인한 집중력 부족이 전북에 결정적 찬스를 내줬다. 수비수가 골을 걷어내다 흐른 공이 에닝요에게 흘러갔다. 에닝요는 강력한 왼발 슛으로 다시 울산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에닝요다. 에닝요가 100%라면 이동국은 98%”라고 했을 정도로 에닝요의 컨디션에 기대를 걸었다. 결국 에닝요는 이날 두 골을 넣으며 2-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울산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부터 드라마 같은 연승 행진을 펼치며 ‘김호곤 매직’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결국 체력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1998년 이후 역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을 패하고 우승한 팀은 없다. ‘김호곤 매직’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두 팀은 4일 오후 1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벌인다. 울산=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마법이 풀린 것일까. 이번에는 페널티킥의 신이 울산을 외면했다. 3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후반 7분 전북의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최강희 감독은 에닝요에게 킥을 맡겼다. 팀 내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국도 정규시즌 16골로 득점 2위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슈팅력을 갖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인 에닝요에게 확실한 해결을 맡긴 것이다. 울산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올라오는 동안 승부차기와 페널티킥에서 커다란 행운을 누려왔다. 수원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과감하게 후보 골키퍼 김승규에게 골문을 맡겨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겼다.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먼저 두 번의 페널티킥을 내주었으나 역시 김승규가 이를 모두 막아낸 뒤 반대로 설기현이 페널티킥을 차 넣으며 승리했다. 이전의 행운을 믿었기 때문일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먼저 내주기는 했지만 울산은 절망적인 기색은 아니었다. 울산 골키퍼 김영광은 팔을 요란하게 흔들며 키커로 나선 에닝요를 현혹하려 했다. 그러나 에닝요는 강력한 슛으로 울산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주전 골키퍼 김영광이 골문을 지켰지만 백업 골키퍼 김승규가 골문을 지킬 때만큼의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 최 감독은 “적지에서 첫 경기를 치르느라 무척 부담스러웠다. 이겼기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단기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끝까지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체력이 부담스러웠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앞선 경기에서는 적지에서 모두 이겼다”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울산=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전북의 소나기 슛과 울산의 그물 수비. 두 팀의 대결은 기관총과 방패의 대결을 연상시킨다. 30일 오후 6시 1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울산의 K리그 챔피언 결정 1차전. 정규 시즌 1위 전북은 공격지향적인 팀이다. 16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30개의 소나기 슈팅을 날려 67골을 넣었다. 이에 비해 울산은 301개의 슈팅을 날렸고 33골을 넣었다. 울산의 총 슈팅은 13위다. 총 득점은 11위로 1위인 전북의 절반도 안 된다. 유효슈팅에서도 울산은 129개, 전북은 224개를 기록했다. 반면 울산은 29골만 내줘 전남과 함께 최소 실점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전북도 32골만 내줘 최소 실점 3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수비력에선 아무래도 울산이 우세하다. 전북 공격의 핵은 이동국이다. 데얀(108개·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7개의 슈팅을 날렸다. 팀 전체 슈팅의 4분의 1이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동국은 이 가운데 6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16골을 넣었다. 전북이 이동국 중심의 공격을 시도했음을 알 수 있다. 이동국은 데얀(23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으며 도움은 15개로 1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뒤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해 한때 ‘한물갔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이번 시즌 완벽하게 부활했다. 전북에는 이동국 외에도 8골을 넣은 에닝요(슈팅 69개), 10골을 넣은 김동찬(슈팅 37개)이 있다. 이동국만 묶는다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울산 공격의 핵은 김신욱과 고슬기다. 196cm의 장신인 김신욱은 한때 수비수로 활약했지만 김호곤 감독의 조련을 받아 공격수로 변신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의 6강 플레이오프, 수원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비마다 천금같은 골을 넣으며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슬기도 김신욱과 조합을 이루며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 모두 정규 시즌에 6골을 기록했다. 울산에는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설기현도 있다. 곽태휘는 수비수면서도 정규 시즌에서 팀 최다인 7골을 넣었다. 설기현은 정규 시즌에는 3골로 부진했지만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울산이 자랑하는 골키퍼 김영광, 수비수 최재수-곽태휘-이용으로 이뤄지는 막강 수비라인이 버티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28일 열린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차전에서 A조의 오만과 카타르가 1-1로 비겼다. 2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은 한국은 승점 7점(2승 1무)으로 오만(승점 4점·1승 1무 1패)과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지켰다. 카타르는 3무승부(승점 3점)로 3위를 유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무 2패(승점 1점)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오만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11분 압둘 아지즈 알 마크발리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43분 카타르의 파드 알불루시 칼판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주말에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와 올림픽대표팀 경기가 잇달아 열린다. 울산과 포항은 전북이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걸려 있다. 올림픽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안방 경기를 치른다. 월드컵대표팀에 이어 올림픽대표팀도 속 시원한 승리를 거둔 지 오래됐다. 팬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멋진 승리를 기대한다.》 포항과 울산은 26일 오후 3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맞붙는다. ‘동해안 더비’로 불리는 두 팀의 경기에서 포항은 한 수 위의 득점력에, 울산은 상승세를 탄 분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포항은 정규시즌에서 59골을 넣어 16팀 중 2위로 공격력에서 울산(33골)보다 위다. 20골을 합작한 용병 듀오 모따(13골)와 아사모아(7골)의 화력은 최소 실점(29골) 팀인 울산에도 위협적이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성남과의 정규시즌 최종전 후 20일 넘게 쉬어 체력 면에서도 유리하다. 울산은 정규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지만 6강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서울과 수원을 연파했다. 정규시즌 막판 8경기(5승 3무)에서 패한 적이 없는 울산은 상승세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으며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이기는 팀은 최소 2위를 확보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까지 손에 쥔다. 당초 울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수원을 꺾고 최소 3위를 확정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낸 줄 알았다. 하지만 AFC가 25일 회원국의 출전권을 발표하면서 한국에 배당된 티켓을 4장에서 3.5장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FA컵 우승 팀(성남)과 K리그 1, 2위 팀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직행하지만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치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할 국가는 정해지지 않았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주말에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와 올림픽대표팀 경기가 잇달아 열린다. 울산과 포항은 전북이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걸려 있다. 올림픽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안방 경기를 치른다. 월드컵대표팀에 이어 올림픽대표팀도 속 시원한 승리를 거둔 지 오래됐다. 팬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멋진 승리를 기대한다.》‘1위 굳히기에 나선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2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1승 1무(승점 4)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1승 1패(승점 3)를 한 오만이다. 이번에 맞붙게 될 사우디아라비아는 1무 1패(승점 1)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당초 한국과 함께 선두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점에 비춰 보면 의외의 결과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와 1-1로 비긴 뒤 오만에 0-2로 졌다.최종 예선 3개조의 각 1위는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조 최하위로 처진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유시프 안바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은 “수비 후 역습으로 한국을 꺾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김현성(대구)과 백성동(연세대)을 위협적인 선수로 꼽았다. 중동 방문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뒤 사흘 만에 치르는 이번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공격력을 더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일본에서 활동하던 김영권(오미야) 정동호(돗토리) 정우영(교토상가) 조영철(니가타)이 25일 홍명보호에 가세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였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204위)인 아메리칸사모아의 선수들은 경기 후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모두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환희의 세리머니였다. 마치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듯했다.이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오세아니아 지역 1차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그들에겐 역사적인 승리였다. 1994년부터 국제경기에 나선 이후 17년간 30전 전패를 기록한 끝에 이룬 승리였다.아메리칸사모아는 23일 사모아의 아피아에서 FIFA 랭킹 202위 통가를 2-1로 이겼다. 아메리칸사모아는 전반 44분 라민 오트의 40m 중거리슛으로 첫 골을 뽑았다. 오트는 미군에 복무 중인 군인이다. 아메리칸사모아는 후반 29분 샬롬 루아니가 달려 나오는 통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두 번째 골로 승기를 굳혔다. 통가는 총반격에 나섰으나 후반 42분 우날로토의 헤딩골로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이전까지 아메리칸사모아는 월드컵 예선에 3번 참가해 12전 전패를 당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만 129골을 내주고 2골을 넣었다. 미국의 보호국인 아메리칸사모아는 인구 5만5000여 명의 소국이다. FIFA 랭킹에서 안도라, 사모아, 산마리노, 몬트세랫과 함께 공동 최하위에 올라 있다.그동안 국제경기에서 30전패를 하는 동안 229골을 내주고 12골을 넣었다. 2001년 4월 호주와의 2002년 한일 월드컵 예선에서는 사상 최다 골 차인 0-31로 패했다. 당시 골키퍼였던 니키 살라푸는 이날 통가의 맹렬한 반격을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아메리칸사모아는 10월 20세 이하 미국 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토머스 론건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론건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누구보다 살라푸의 상처가 컸다. 사람들이 그를 만날 때마다 ‘당신이 31골을 먹은 그 골키퍼냐’고 묻는다. 그건 상상하기 힘든 상처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살라푸는 “오늘 나는 챔피언 같은 느낌이다. 과거는 잊고 싶다”고 말했다.론건 감독은 “호주에 0-31로 진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었듯 오늘의 이 승리도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경기 승리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1, 2, 3차 예선을 치른다. 3차 예선 1위 팀은 월드컵 티켓 1장을 놓고 북중미 지역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메리칸사모아는 사모아, 쿡 제도, 통가와 1차 예선을 벌인다. 2차 예선에서는 바누아투, 뉴칼레도니아, 타히티 등이 기다리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아메리칸사모아 ::호주 동쪽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일부다. 5개의 화산섬과 2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졌다. 1900년 동사모아가 미국령에 편입됐다. 이것이 아메리칸사모아다. 반면 서사모아는 독일령과 뉴질랜드령을 거쳐 1962년 독립했다. 1997년 서사모아에서 사모아로 국명을 바꿨다.}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최하위(204위)인 아메리칸 사모아의 선수들은 경기 후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모두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환희의 세리머니였다. 마치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듯했다. 이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오세아니아 지역 1차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그들에겐 역사적인 승리였다. 1994년부터 국제경기에 나선 이후 17년간 30전 전패를 기록한 끝에 이룬 승리였다. 아메리칸 사모아는 23일 사모아의 아피아에서 FIFA 랭킹 202위 통가를 2-1로 이겼다. 아메리칸 사모아는 전반 44분 라민 오트의 40m 중거리슛으로 첫 골을 뽑았다. 오트는 미군에 복무중인 군인이다. 아메리칸 사모아는 후반 29분 샬롬 루아이가 달려 나오는 통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두 번째 골로 승기를 굳혔다. 통가는 총반격에 나섰으나 후반 42분 우날로토의 헤딩골로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이전까지 아메리칸 사모아는 월드컵 예선에 3번 참가해 12전 전패를 당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만 129골을 내주고 2골을 넣었다. 미국의 보호국인 아메리칸 사모아는 인구 5만5000여명의 소국이다. FIFA 랭킹에서 안도라, 사모아, 산마리노, 몬트세라트와 함께 공동 최하위에 올라 있다. 그동안 국제경기에서 30전패를 하는 동안 229골을 내주고 12골을 넣었다. 2001년 4월 호주와의 2002년 한일 월드컵 예선에서는 사상 최다 골 차인 0-31로 패했다. >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1, 2, 3차 예선을 치른다. 3차 예선 1위 팀은 월드컵 티켓 1장을 놓고 북중미 지역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메리칸 사모아는 사모아, 쿡 제도, 통가와 1차 예선을 벌인다. 2차 예선에서는 바누아투, 뉴칼레도니아, 타이티 등이 기다리고 있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김자인(노스페이스)이 21일(한국 시간)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9차 월드컵 리드 부문 결승에서 47점을 얻어 미나 마르코비치(44점·슬로베니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리드 부문 세계 랭킹 2위인 김자인(468.90점)은 이번 우승으로 1위 마르코비치(498.88점)와의 점수차를 좁혔다. 김자인은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10차 월드컵에 출전한다.}

하늘 끝까지라도 오르고 싶었던 청춘의 열정은 높고 험한 바윗길에 영원히 새겨졌다. 북한산 인수봉 암벽루트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인 ‘의대길’이 개척된 건 1971년 9월 19일 이다. 당시 서울대 의대 산악부 6명이 개척한 높이 약 100m의 암벽 길이다. 본과 4학년 이남규(64) 오규철(63), 본과 2학년 최태식(62), 예과 2학년 이병달(62) 허준평(60), 예과 1학년 김성환 대원(60)이 바로 그 6명이었다.8월 26일부터 개척을 시작했다. 교통이 불편하던 당시 식량 조달이 여의치 않았다. 퍼렇게 상한 닭고기를 먹고는 서로 식중독 증세를 관찰하기도 했다. 쌀이 떨어져 수제비를 자주 끓여 먹었다. 서울대 의대 산악부 진태훈 총무(52·서울유니언이비인후과)는 “선배들의 열정을 기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동창회관에서 의대길 개척 40주년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들을 지켜보았던 인수산장 관리인 이경구 씨(69)도 참석해 과거를 회상한다.허 씨는 육군에 투신했다. 별 두 개를 달고 국군의무사령관을 지낸 뒤 예편해 성형외과를 열었다. 이병달 씨는 삼성의료원 마취통증의학과에 재직 중이다. 김 씨와 오 씨는 경기 시흥과 경남 김해에서 내과와 산부인과를 열었다. 최 씨와 이남규 씨는 미국에서 내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달 씨는 의대길의 인기에 대해 “내가 지은 습작시가 나도 모르는 사이 교과서에 실려 유명해진 느낌”이라며 “인수봉이 거기 있다면 의대길도 거기 있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표현했다.산악부에서의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이병달 씨는 50대에 시작한 마라톤 풀코스를 60번 완주했고 오 씨는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3번 완주했다. 철인3종 경기 완주자인 두 사람은 최근에도 매일 수영과 달리기를 하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잘된 게 하나도 없다.”15일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1위 한국이 146위인 레바논에 1-2로 졌다. 팬이나 축구 전문가나 “어째 이런 일이…”라며 황당해하고 있다. 16일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 팬존에는 대표팀을 비난하는 글 수천 개가 쏟아졌다. 협회 사무실엔 비난 전화가 빗발쳤다. 한국은 승점 10점(3승 1무 1패, 골득실+8)으로 레바논(골득실―2)과 동률을 이루고 골 득실 차에 앞서 B조 1위를 지켰지만 내년 2월 29일 한국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비겨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조광래호의 문제점을 전문가들을 통해 짚어본다.○ 색깔 부재조 감독이 추구해온 ‘빠른 축구’가 실종됐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빠른 생각과 빠른 템포를 강조하는 조 감독의 플레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짧은 패스와 한 박자 빠른 공간 확보 및 슈팅은 지난해 조 감독이 취임한 뒤부터 강조한 것이지만 사라진 지 오래다. 이렇다보니 전술에 특징이 없고 움직임은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잔디가 좋지 않았다’는 변명에 대해 “열악한 상황에 대처하는 맞춤형 전술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패스가 정확하지 않아 유기적인 플레이를 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문전 쪽으로 자주 돌파를 시도하면서 상대 파울을 얻어 세트 플레이로 득점을 노리는 등 다양한 전술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안 부재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해외파가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면 경기력에 저하가 올 수 있으니 K리그에서 대안을 찾아 백업 멤버를 육성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이름값에만 의존하는 선수 선발을 해온 문제점이 이번 레바논전에서 모두 나왔다”고 지적했다. 컨디션 난조인 기성용(셀틱)과 부상 중인 이청용(볼턴), 경고 누적으로 빠진 주장 박주영(아스널)의 공백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 0-6으로 진 뒤 팀 색깔을 바꾸어 2승 1무를 한 레바논을 제대로 분석해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박 위원은 “프로와 대표팀은 완전히 다른데 지나치게 포지션 변화를 많이 시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모은 대표팀 경기에서 포지션을 지나치게 많이 바꾸다보니 조직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암담한 미래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최종 예선에 오르더라도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3차 예선에서도 이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훨씬 강한 팀들이 올라오는 최종 예선에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감독 교체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감독 교체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찬성론자들은 “지금이 적기다. 1년이 넘어서도 제대로 색깔을 내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난다고 달라질 게 있느냐. 변화 가능성이 없으니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론자들은 “아직 최종 예선에 진출하지 못한 게 아니다. 과정일 뿐이다. 감독 교체는 시기상조다. 지금은 대표팀을 어떻게 하면 좋은 쪽으로 나가게 할까를 고민해야 할 때다”라고 반박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터키 못 구한 ‘히딩크 매직’… 결국 결별 ▼거스 히딩크 감독(65)이 터키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다.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 축구대표팀은 15일(현지 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유로 2012 본선 진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와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0-3으로 졌던 터키는 합계 0-3으로 밀리며 탈락했다.경기 후 터키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과 협의해 감독계약을 종료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히딩크 감독의 계약은 2012년 7월까지였다. 터키 언론은 그동안 성적이 부진했던 히딩크 감독에게 맹렬한 비난을 쏟아부었다. 이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팀을 다시 만들고 동시에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야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터키 축구계는 그동안 승부조작으로 큰 후유증을 앓아왔다. 지난 시즌 프로축구 19경기에서 승부조작 정황이 포착됐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과 구단 부회장 등 30여 명이 조작에 가담하거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히딩크 감독은 “승부조작 의혹의 심각성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이끄는 터키 대표팀에서 승부조작의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러한 안팎의 사정 속에서 ‘히딩크 매직’은 터키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향후 진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팀 첼시에 관심 있음을 드러냈다. 2009년 첼시 감독을 맡아 FA컵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첼시에서의 생활은 훌륭했다”고 말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여전히 히딩크와 가까운 사이이며 첼시의 선수와 팬들도 히딩크를 좋아한다고 전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체감 온도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바짝 마른 숲에 불이 붙었다. 연기와 불꽃 옆을 달렸다. 땅에서 튀어 오른 돌은 무릎을 강타했다. 온몸으로 흐른 땀에 마른 흙먼지가 덕지덕지 붙었다. 타는 목마름 끝에 다다른 강물. 뛰어들려 했더니 ‘악어 조심’이라고 써 있었다. 정글과 진흙탕, 모래밭과 계곡을 건너고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지대를 10일간 달린 뒤에야 경주는 끝났다. 물집이 터진 손바닥과 욱신거리는 무릎을 견디며 1200km를 달려온 흙투성이 김기중 씨(38)는 자전거에서 넘어져 쓰러지듯 골인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험하다는 산악자전거 레이스 ‘크로커다일 트로피’는 말 그대로 혈전이었다. 선수들은 극심한 체력 소모로 달리던 도중 코피가 터져 피투성이가 된 채로 달렸다. 출전 선수의 약 5분의 1이 중도에 포기했다. 김 씨는 고등학생 때까지 100kg이 넘는 비만이었다가 대학 시절 지독한 감량으로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졌다. 그 부작용으로 관절염을 앓았다. 이후 발과 무릎이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호주 퀸즐랜드 일대에서 열린 제17회 크로커다일 트로피를 완주하고 최근 귀국했다. 하루에 82∼189km를 달렸다. 전체 65명의 완주자 중 43시간39분5초로 32위를 했다. 그는 국가대표 출신 최진용(28) 박창민 씨(25)와 함께 출전했으나 두 선수는 컨디션 난조로 중도에 포기했다. 최 선수는 막판 불꽃 튀는 레이스로 현지 언론에도 크게 소개됐으나 무릎이 좋지 않아 그만뒀다. 이번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의 예레운 불런(32)이 34시간50분14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씨는 6월 4810km 구간의 미국 횡단 자전거 레이스(RAAM)에서 이형모 씨(32)와 함께 8일간 달린 끝에 50세 미만 2인 팀 부문 1위를 했다. 김 씨는 “RAAM과 크로커다일 트로피 대회를 모두 완주한 사람은 아시아인 가운데 최초”라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김 씨는 2007년 경북 울진 산악자전거 행사장에서 60대 노인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 본격적으로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다.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지나 관절염이 낫는 기쁨을 맛봤다. 이후부터 그의 폭풍질주가 시작됐다. 마라톤과 철인3종 경기에까지 나섰다. 김 씨는 “20대 초반부터 10여 년을 약 없이는 고통 없이 걷지 못했다. 걷고 싶다는 갈망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고 했다. 사업가인 그는 2014년 이전에 다시 RAAM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두 대회에 출전했던 경험이 가정과 사회에서 살아가는 큰 에너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8체급을 석권한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 마니 파키아오(33·필리핀)가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3차 방어전에서 3체급을 석권했던 도전자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8·멕시코)에게 2-0(116-112, 115-113, 114-114)으로 판정승했다. 접전 끝에 패한 마르케스의 팬들은 병을 집어던지며 결과에 항의했다.}

베이스캠프(해발 4200m)에 있던 대원들과 네팔인 조리사가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6440m)에서 추락하는 대원들을 본 것은 11일 오후 4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7시 30분)이었다. 수색에 나선 베이스캠프 대원들은 오후 6시에 시신을 발견해 베이스캠프로 옮겼다. 촐라체 북벽 원정대 김형일 대장(44)과 장지명 대원(32)이었다. 김 대장은 북벽을 오르기 시작한 지 10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 약 5800m 지점에 올라 무전기로 “설사면을 극복했다. 힘들고 배고프다”고 말했다. 이때 칼날능선을 만난 김 대장은 체력 소모가 심한 상태에서 비바크지로 예정했던 얼음동굴을 찾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는 “칼날능선 진입에 실패했다. 능선 앞에 눈가루가 많아 등반이 어렵다. 탈수증세가 심하다. 휴식할 얼음동굴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베이스캠프와의 마지막 교신이었다. 약 6000m 지점이었다. 이로부터 약 1300m를 추락한 이들은 촐라체 북벽 4700m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히말라야에 있던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박영석 대장 일행이 실종된 뒤 등반 일정을 미루고 구조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을 후원한 K2코리아 정영훈 대표이사 등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과 유가족은 14일 네팔로 출국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베이스캠프(해발 4200m)에 있던 대원들과 네팔인 조리사가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 6440m)에서 추락하는 대원들을 본 것은 11일 오후 4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7시 30분)이었다. 수색에 나선 베이스캠프 대원들은 오후 6시에 시신을 발견해 베이스캠프로 옮겼다. 촐라체 북벽 원정대 김형일 대장(44)과 장지명 대원(32)이었다. 김 대장은 북벽을 오르기 시작한 지 10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 약 5800m 지점에 올라 무전기로 "설사면을 극복했다. 힘들고 배고프다"고 말했다. 이 때 칼날능선을 만난 김 대장은 체력소모가 심한 상태에서 비박지로 예정했던 얼음동굴을 찾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는 "칼날능선 진입에 실패했다. 능선 앞에 눈가루가 많아 등반이 어렵다. 탈수증세가 심하다. 휴식할 얼음동굴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것이 베이스캠프와의 마지막 교신이었다. 약 6000m 지점이었다. 이로부터 약 1300m를 추락한 이들은 촐라체 북벽 4700m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벽에서는 2005년 박정헌 대장 등 2명이 얼음 틈에 빠진 뒤 닷새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온 적이 있다. 히말라야에 있던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박영석 대장 일행이 실종된 뒤 등반 일정을 미루고 구조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산악계는 박 대장 일행이 실종된 지 한 달도 안돼 또 다시 유망한 산악인을 잃었다. 김 대장은 2009년 스팬틱 골든피크(7027m) 코리아 신 루트를 개척했다. 이 해 한국산악회 황금피켈상을 받았다. 장 대원은 지난해 가셔브롬 5봉(7321m) 등을 등반한 유망주였다. 이들을 후원한 K2코리아 정영훈 대표이사 등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과 유가족은 14일 네팔로 출국한다. 시신은 화장하지 않은 채 서울로 옮길 예정이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올림픽 축구대표팀 수비수 조영훈(동국대)이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469명 중 전체 1순위로 대구의 지명을 받았다. 조영훈은 2009년 20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됐고 대학선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다. 드래프트 2번 지명권을 받은 포항은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우수선수상을 받은 김찬희(한양대)를 지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회택 기술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임에 황보관 기술위원을 임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008년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 기술위원장을 맡았다. 황보 신임 위원장은 1988년 유공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해 국내와 일본 프로축구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말 FC 서울 감독을 맡았다가 올 시즌 도중 사임했다.}

무함마드 알리(69)와 1970년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조 프레이저(이상 미국)가 사망했다. 두 사람의 대결에 필적할 만한 현 시대 최고의 대결 카드는 무엇일까. 플라이급에서 시작해 몸무게를 20kg이나 불려가며 상위 체급을 차례로 정복해온 아시아의 ‘복싱 신(神)’과 복싱 가문에서 태어난 천부적인 자질의 흑인 천재. 복싱 관계자들이 꼽는 최고의 빅 매치는 WBO(세계복싱기구) 웰터급 챔피언 마니 파키아오(33·필리핀)와 WBC(세계복싱평의회) 웰터급 챔피언 플로이드 메이웨더(34·미국)의 대결이다. 두 선수는 ‘링’지와 각종 복싱 사이트들이 선정하는 ‘파운드 포 파운드(체급 구분 없이 매기는 랭킹)’에서 세계 1, 2위에 올라 있다. 파키아오는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8체급을 석권했다. 그는 1998년 WBC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12년간 슈퍼밴텀, 페더, 슈퍼페더, 라이트, 주니어웰터, 웰터급을 차례로 정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안토니오 마르가리토(33·멕시코)를 꺾고 WBC 슈퍼웰터급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몸무게 48∼51kg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플라이급에서 69.85kg 이하의 선수들이 나서 슈퍼웰터급까지 체중을 20kg 가까이 불렸지만 스피드를 크게 잃지 않았다. 기존의 스피드에 파워가 실리면서 천하무적이 됐다. 그는 오스카 데 라 호야(38·미국) 등 기존의 슈퍼스타들을 샌드백 두들기듯 하면서 압도적인 기량 차를 보였다. 필리핀에서 절대적 인기를 얻고 있는 그는 하원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53승(38KO) 2무 3패를 기록 중인 그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8·멕시코)와 WBO 웰터급 3차 방어전을 치른다. 메이웨더는 아버지와 삼촌 등이 복싱을 했던 복싱 가문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다른 꼬마들이 야구놀이를 할 때 그는 복싱을 흉내 내며 자랐다. 42전 전승(26KO)을 달리고 있는 그는 슈퍼페더, 라이트, 슈퍼라이트, 웰터, 슈퍼웰터 등 5체급을 석권했다. 메이웨더 역시 슈퍼스타였던 오스카 데 라 호야와의 2007년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당시 12회 판정승을 거두며 WBC 슈퍼웰터급 타이틀을 따냈다. 파키아오는 2008년 호야와의 논타이틀 매치에서 8회 KO승을 거뒀다. 파키아오와 메이웨더의 대결은 지난해 성사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양측에서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합의에 실패했다. 특히 약물 검사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메이웨더 측은 올림픽 수준에 버금가는 약물 검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아무 때나 불시에 약물 검사를 실시하자고도 했다. 파키아오는 정해진 기간을 두고 약물 검사를 하자는 쪽이었다. 검사 기간을 정해 놓지 않으면 집중력이 분산돼 훈련 리듬이 망가진다는 이유였다. 두 선수의 대결이 성사되면 각각 5000만 달러(약 558억 원)에 이르는 대전료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복싱 팬들의 고조되는 기대감 속에 2012년 맞대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마니 파키아오△국적: 필리핀 △생년월일: 1978년 12월 17일△키: 169cm △팔 길이: 170cm △전적: 53승 (38KO) 2무 3패 △주요 타이틀: WBC 플라이급 챔피언(1998), IBF 슈퍼밴텀급 챔피언(2001), 링페더급 챔피언(2003), WBC 슈퍼페더급 챔피언(2008), WBC 라이트급 챔피언(2008), IBO 주니어웰터급 챔피언(2009), WBO 웰터급 챔피언(2009), WBC 슈퍼웰터급 챔피언(2010)■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국적: 미국 △생년월일: 1977년 2월 24일 △키: 173cm △팔 길이: 183cm △전적: 42승(26KO) 무패 △주요 타이틀: WBC 슈퍼페더급 챔피언(1998), WBC 라이트급 챔피언 (2002), WBC 슈퍼라이트급 챔피언(2005), IBF-WBC 웰터급 챔피언(2006), WBC 슈퍼웰터급 챔피언(2007)}

복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일전을 치렀던 철권이 스러졌다. 전설의 한 페이지에 마침표가 찍혔다. 전 세계복싱협회(WBA) 헤비급 챔피언인 조 프레이저가 7일 간암으로 숨졌다. 향년 67세.프레이저의 생애는 살아있는 전설 무함마드 알리(69)의 생애와 떼어내 설명할 수 없다. 가난한 농장 일꾼이었던 프레이저는 프로복싱에 입문한 뒤 폭풍 같은 질주를 계속했다. 1971년 3월 8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26전 전승에 23KO승을 기록 중이던 그는 WBA 헤비급 챔피언 2차 방어에 나섰다. 상대는 31승(26KO) 무패의 무함마드 알리였다. 알리는 베트남전 징집을 거부한 뒤 1967년 챔피언을 박탈당했다. 4년 만에 정상에 재도전하는 순간이었다.프레이저는 1970년 지미 엘리스에게 도전해 5회 KO승을 거두며 챔피언이 됐다. 반전운동과 흑인 인권운동에 앞장선 알리는 프레이저를 ‘고릴라’ 또는 ‘백인의 하수인’으로 놀려댔다. 알리는 이 대결에 인종문제와 인권문제를 끌어들이며 경기 외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 인해 알리와 프레이저는 평생 원수가 됐다.무패의 철권들이 맞선 당시의 승부는 ‘세기의 대결’로 명명됐다. 지난 100년간 가장 유명한 경기였다. 3억 명이 이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프레이저를 키운 명트레이너 에디 푸치는 알리가 오른손 올려치기를 하기 전 주먹을 아래로 길게 떨어뜨리는 습관을 발견했다. 알리가 오른손을 내리는 순간 번개 같은 레프트 훅을 날릴 것을 요구했다. 프레이저의 레프트 훅에 걸린 알리는 15회에 다운됐다. 프레이저의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그러나 프레이저는 1974년 뉴욕, 197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알리에게 잇따라 졌다. 프레이저는 이후 또 다른 전설 조지 포먼(62)에게 두 번 패한 뒤 은퇴했다. 통산 32승(27KO) 1무 4패.가난했던 프레이저는 손에 아버지의 낡은 넥타이를 감고 버려진 스타킹과 헌 옷을 채운 백을 두드렸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푸줏간에 걸린 고기를 두드리며 주먹을 단련하던 장면은 프레이저의 실제 삶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렸을 때 농장에서 덩치 큰 돼지를 곯리다 화가 난 돼지에게 쫓겨 넘어지면서 왼팔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왼팔은 조금 굽었다. 그는 평생 왼팔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그러나 그 왼팔로 세계를 정복했다.프레이저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예비 선수로 참가했다가 주전 선수가 주먹을 다치는 바람에 대신 출전했다. 왼손 엄지가 부러졌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땄다. 그는 전형적인 ‘헝그리 복서’로서 주먹 하나로 출세했지만 경쟁자인 알리나 포먼에 비해 자신의 명성을 쌓는 데 서툴렀고 재산도 크게 불리지 못했다. 알리와는 평생 말다툼을 그치지 않았지만 최근엔 “알리에게 더는 악감정이 없다”며 알리를 용서했다. 알리도 그의 쾌유를 빌며 간절히 기도했다. 두 사람은 평생 다퉜지만 죽음 앞에서 서로 화해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복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일전을 치렀던 철권이 스러졌다. 전설의 한 페이지에 마침표가 찍혔다. 전 세계복싱협회(WBA) 헤비급 챔피언 조 프레이저가 7일 간암으로 숨졌다. 향년 67세. 프레이저의 생애는 살아있는 전설 무하마드 알리(69)의 생애와 떼어내 설명할 수 없다. 가난한 농장 인부였던 프레이저는 프로복싱에 입문한 뒤 폭풍 같은 질주를 계속했다. 1971년 3월 8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26전 전승에 22KO승을 기록 중인 그는 WBA 헤비급 챔피언 2차 방어에 나섰다. 상대는 31승(25KO) 무패의 무하마드 알리였다. 알리는 베트남전 징집을 거부한 뒤 1967년 챔피언을 박탈당했다. 4년 만에 정상에 재도전 하는 순간이었다. 프레이저는 1970년 지미 엘리스에게 도전해 5회 KO승을 거두며 챔피언이 됐다. 반전운동과 흑인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알리는 프레이저를 '고릴라' 또는 '백인의 하수인'으로 놀려댔다. 알리는 이 대결에 인종과 인권 문제를 끌어들이며 경기 외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 인해 알리와 프레이저는 평생 원수가 됐다. 무패의 철권들이 맞선 당시의 승부는 '세기의 대결'로 명명됐다. 지난 100년간 가장 유명한 경기였다. 3억 명이 이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프레이저를 키운 명 트레이너 에디 푸치는 알리가 오른손 올려치기를 하기 전 주먹을 아래로 길게 떨어뜨리는 습관을 발견했다. 알리가 오른손을 내리는 순간 번개 같은 레프트 훅을 날릴 것을 요구했다. 프레이저의 레프트훅에 걸린 알리는 15회에 다운됐다. 프레이저의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그러나 프레이저는 1974년 뉴욕, 197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알리에게 잇달아 패했다. 프레이저는 이후 또 다른 전설 조지 포먼(62)에게 두 번 패한 뒤 은퇴했다. 통산 32승(27KO) 1무 4패. 가난했던 프레이저는 손에 아버지의 낡은 넥타이를 감고 버려진 스타킹과 헌 옷을 채운 백을 두드렸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푸줏간에 걸린 동물을 두드리며 주먹을 단련하던 장면은 프레이저의 실제 삶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이저는 '록키'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농장에서 덩치 큰 돼지를 곯리다 화가 난 돼지에 쫓겨 넘어지면서 왼손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왼팔은 조금 굽었다. 그는 평생 왼팔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그러나 그 왼팔로 세계를 정복했다. 프레이저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예비 선수로 참가했다가 주전 선수가 주먹을 다치는 바람에 대신 출전했다. 왼손 엄지가 부러졌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땄다. 그는 전형적인 헝그리 복서로서 주먹 하나로 출세했지만 경쟁자인 알리나 포먼에 비해 자신의 명성을 쌓는데 서툴렀고 재산도 크게 불리지 못했다. 알리와는 평생 말다툼을 그치지 않았지만 최근엔 "알리에게 더 이상 악감정은 없다"며 알리를 용서했다. 알리도 그의 쾌유를 빌며 간절히 기도했다. 두 사람은 평생 다퉜지만 죽음 앞에서는 서로 화해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