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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비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 섬에 자위대 배치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방위성이 센카쿠 열도에서 160km가량 떨어진 오키나와(沖繩) 현 이시가키(石垣) 섬의 육상자위대 배치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작할 방침이라고 30일 보도했다. 방위성은 2019년 이후 용지를 취득할 계획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안에 100억 엔(약 1080억 원) 전후의 용지 확보 자금을 반영키로 했다. 신문은 “(방위성은) 중국 선박이 센카쿠 인근 영해 침입을 계속하고 있어 부대 배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기지 건설을 위해 토지 취득과 기반 공사에 1년씩이 필요하고 부대시설을 만드는 기간 2년까지 모두 4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사의 효율성을 높이면 3년으로 단축할 수 있어 2019년에도 기지 정비를 끝낼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방위성은 공사를 마치는 대로 센카쿠 유사 시 초동 대처를 담당할 경비 부대와 지대공·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했다. 오키나와 본토의 서쪽은 그동안 육상자위대가 배치되지 않은 ‘방위의 공백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센카쿠 영토 분쟁이 첨예화되면서 병력이 잇달아 배치되고 있다. 방위성은 올 3월 일본 영토의 가장 서쪽에 있는 요나구니(與那國) 섬에 육상자위대 연안감시부대를 배치했다. 2018년 말까지 경비부대와 지대공·지대함 미사일을 오키나와 미야코(宮古) 섬과 가고시마(鹿兒島) 현 아마미오(奄美大) 섬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소비세 인상 연기 방침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공개석상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일심동체’로 여겨지던 일본 보수정권 내부에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다. 아소 재무상은 29일 도야마(富山)에서 열린 강연회에 연사로 나와 “반드시 증세를 한다고 약속하고 지금의 중의원을 구성한 것이므로 다시 연기한다면 중의원을 해산하고 국민의 신임을 받아야 한다”며 아베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소비세를 인상하든지 아니면 중의원을 해산하라는 강경 발언이다. 총리를 지낸 아소 재무상은 그간 ‘아베의 맹우’라 일컬어지며 아베 총리를 철저히 뒷받침해왔다. 하지만 두 번째 소비세 인상 연기 결정으로 자신의 체면을 구겼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2012년 말 아베 정권 출범 당시부터 재무상을 맡아 증세를 주창해 왔기 때문에 재연기 방침을 수용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아소 재무상은 21일 주요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즈음해 열린 미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소비세 인상을 예정대로 하겠다”며 국제사회에 소비세 인상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G7 정상회의에서 ‘경제 위기가 목전’이라고 강조했다. 아베의 발언에 대해 소비세 인상 연기 구실을 만들기 위해 경제위기론을 부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아소 재무상이 언급한 ‘중의원 해산’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과 언론에서는 결국 아베 총리 생각(소비세 인상 재연기, 중의원 유지)대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자민당 내에서 아소 재무상과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간사장 등 주요 원로들이 이견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정권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G7 정상회의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廣島) 방문 이후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30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는 내각지지율이 56%로 한 달 만에 3%포인트 올랐다.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5~7%포인트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8%가 ‘좋았다’고 답했다. G7 회의에서 보여준 아베 총리의 리더십에도 과반수가 합격점을 줬다. 한편 민진당을 비롯한 공산 사민 등 야당 4당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한다면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며 31일 내각불신임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 정부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비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 섬에 자위대 배치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방위성이 센카쿠 열도에서 160km 가량 떨어진 오키나와(沖繩) 현 이시가키(石垣) 섬의 육상자위대 배치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작할 방침이라고 30일 보도했다. 방위성은 2019년 이후 부지를 취득할 계획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안에 100억 엔(약 1080억 원) 전후의 부지 확보 자금을 반영키로 했다. 신문은 “(방위성은)중국 선박이 센카쿠 인근 영해 침입을 계속하고 있어 부대 배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기지 건설을 위해 토지 취득과 기반 공사에 1년씩이 필요하고 부대시설을 만드는 기간 2년까지 모두 4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사의 효율성을 높이면 3년으로 단축할 수 있어 2019년에도 기지 정비를 끝낼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방위성은 공사를 마치는 대로 센카쿠 유사 시 초동 대처를 담당할 경비 부대와 지대공·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했다. 오키나와 본토의 서쪽은 그동안 육상자위대가 배치되지 않은 ‘방위의 공백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센카쿠 영토 분쟁이 첨예화되면서 병력이 잇달아 배치되고 있다. 방위성은 올 3월 일본 영토의 가장 서쪽에 있는 요나구니(與那國) 섬에 육상자위대 연안감시부대를 배치했다. 2018년 말까지 경비부대와 지대공·지대함 미사일을 오키나와 미야코(宮古島) 섬과 가고시마(鹿兒島) 현 아마미오(奄美大) 섬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27일 오후 5시 반. 일본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 자료관을 둘러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걸음을 멈췄다. 피폭 후유증에 시달리다 12세에 숨진 소녀 사사키 사다코(佐¤木貞子)의 사진 앞에서였다. 소녀는 두 살 때 원폭 투하 지점에서 1.6km 떨어진 집에서 피폭됐다. 목숨은 건졌지만 9년 후 온몸이 붓고 붉은 반점이 생겼다. 의사는 백혈병 진단을 내리며 “1년 이상 살 수 없다”고 했다. 문병 온 친구가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자 소녀는 종이학을 964마리까지 접은 뒤 세상을 떠났다. 이 이야기는 ‘사다코와 천 마리 종이학’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져 일본 내에서는 히로시마 비극의 상징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전시된 종이학을 지켜보다 옆에 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말을 걸었다. “사실 오늘 종이학을 가져왔습니다.” 수행원이 종이학을 가져오자 그는 마중 나온 초중학생 2명에게 한 마리씩 건넸다. 놀란 아베 총리가 “직접 접은 것이냐”고 묻자 “약간 도움을 받았지만 직접 접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명록에 서명한 후 종이학 두 마리를 추가로 방명록 위에 얹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깜짝 선물’은 미국이 히로시마 방문을 얼마나 세심하게 준비했는지를 보여준다. 양국 정부는 이달 초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결정한 후 그의 동선과 헌화 방식 등을 놓고 막판까지 조율을 거듭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을 결정한 것은 6일”이라며 당시 아베 총리가 러시아 방문 중이어서 8일 일본 측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미국 내의 반발,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 한국과 중국의 반응 등을 마지막 순간까지 고려해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미국 측이 “행사를 엄숙하게 진행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지난달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공원을 찾았을 때 학생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행사도 오바마 방문 때는 뺐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함께 헌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미국 측은 ‘개별적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한편 백악관은 히로시마 방문의 답방 형식으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압박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아베 총리가 12월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할 경우 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진주만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대선 직후인 12월 7일 진주만에서 일본군 공습 75주년 추모행사를 연다. 아베 총리는 25일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진주만 방문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가에선 아베 총리가 미국의 새 정권과 역대 최상의 미일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진주만 방문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에서 이륙 직전 화재가 발생한 대한항공 항공기의 왼쪽 엔진 내부 터빈 블레이드(회전 날개) 수십 개가 파손됐다.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는 27일 화재가 난 항공기의 왼쪽 엔진 내부를 내시경으로 조사한 결과 연소실 뒷부분에 있는 회전 날개 수십 장이 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러진 날개들이 엔진 커버를 뚫고 튀어나가거나 커버 자체를 분리시키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 조사 결과 비행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600m가량 달리다 이상이 발생했으며, 이후 정지할 때까지 700m를 더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600m 지점 부근에서는 엔진 커버와 회전 날개 등 사고 당시 튀어나간 부품들이 많이 발견됐다. 하지만 엔진 전방에는 손상이 없었으며 새 등 이물질이 들어간 흔적도 없었다. 새가 들어가 사고가 발생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엔진 내부에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위원회가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에 탑승한 319명은 무사히 탈출했으며 12명이 경상을 입었고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위원회는 향후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엔진을 만든 미국 회사 프랫&휘트니의 협조를 얻어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밝히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회사가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원인을 조사하는 유관 기관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박은서 기자}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에서 이륙 직전 화재가 발생한 대한항공 항공기의 왼쪽 엔진 내부 터빈 블레이드(회전 날개) 수십 개가 파손됐다.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는 27일 화재가 난 항공기의 왼쪽 엔진 내부를 내시경으로 조사한 결과 연소실 뒷부분에 있는 회전 날개 수십 장이 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러진 날개들이 엔진 커버를 뚫고 튀어나가거나 커버 자체를 분리시키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 조사 결과 비행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600m가량 달리다 이상이 발생했으며, 이후 정지할 때까지 700m를 더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600m 지점 부근에서는 엔진 커버와 회전 날개 등 사고 당시 튀어나간 부품들이 많이 발견됐다. 하지만 엔진 전방에는 손상이 없었으며 새 등 이물질이 들어간 흔적도 없었다. 새가 들어가 사고가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엔진 내부에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위원회가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에 탑승한 319명은 무사히 탈출했으며 12명이 경상을 입었고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위원회는 향후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엔진을 만든 미국 회사 프랫앤휘트니의 협조를 얻어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밝히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회사가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원인을 조사하는 유관 기관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박은서 기자clue@donga.com}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에서 27일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주행하던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들이 대피했다. 일본에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6일 개막했고 이에 맞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영향으로 공항 등 경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린 상태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은 테러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지만 일본 현지 경찰은 테러와 연관된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 이륙을 준비하던 김포행 대한항공 항공기 KE2708편의 왼쪽 날개에서 연기가 관측됐다. 기장이 이를 발견하고 비행기를 긴급 정지시켰다. 승객들은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항공기를 빠져나갔고, 불길은 공항 소방대에 의해 오후 2시가 넘어 잡혔다. 사고 발생 당시 비행기에는 기장, 승무원 16명과 승객 302명 등 총 319명이 타고 있었지만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HK는 “승객 12명가량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항공편이 이륙을 위해 활주하던 중 2개 엔진 중 1번 엔진에 불꽃이 발생했다”며 “엔진 결함 원인은 조속히 파악해 조치할 계획으로, 안전보안 담당자들을 현지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항공기는 보잉사의 ‘B777-300’ 기종으로, 1999년 도입해 약 17년간 운항한 노후 항공기다. 다만 불이 난 1번 엔진은 2014년 부품을 교체해 장착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대체 편으로 KE3707편(B747-400)을 투입해 대피한 승객들을 수송했다. 일본 언론들은 엔진 자체의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 손상을 일으켰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강유현 yhka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27일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북한에 대해 “핵실험 및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한 표현(the strongest terms)으로 비난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즉시, 그리고 완전하게 준수하고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국제적 우려에 즉시 대처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엄중한 상황을 다른 정상들에게 설명했으며 그 결과 “G7 정상들이 (북한의) 핵 보유는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선언에서는 북한 관련 내용이 지난해의 3배로 늘어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해서는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상황을 우려한다.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일방적인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아 수위 조절을 했다. 세계 경제위기 대응에 대해 공동선언은 “재정전략을 기동적으로 실시하고 구조개혁을 과단성 있게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정 정책을 강조하는 미국과 일본, 구조개혁을 우선시하는 영국과 독일이 의견 절충을 이룬 것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에 대해 G7 정상들은 “탈퇴는 성장에 있어서 한층 심각한 리스크”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날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의 한 행사에서 “히로시마(원폭 피해)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지만 난징(南京)대학살도 잊으면 더욱 안 된다”며 “피해자는 동정을 받아야 하지만 가해자는 영원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일본 아베 총리는 G7 회의를 빌려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기사에서 “G7은 마치 일본의 정치쇼와 같다”며 G7 정상이 이세신궁을 방문한 것에 대해서 ‘개 짖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에서 27일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주행하던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이 대피했다. 일본에서는 주요 7개국(G7) 26일 정상회의가 개막했고 이에 맞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영향으로 공항 등 경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린 상태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은 테러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지만 일본 현지 경찰은 테러와 연관된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 이륙하던 김포행 대한항공 항공기 KE2708편의 왼쪽 날개에서 연기가 관측됐다. 기장이 이를 발견하고 비행기를 긴급 정지시켰다. 승객들은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항공기를 빠져나갔고, 불길은 공항 소방대에 의해 오후 2시가 넘어 잡혔다. 사고 발생 당시 비행기에는 기장 및 승무원 16명과 승객 302명 등 총 319명이 타고 있었다.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HK는 “승객 20여 명이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항공편이 이륙을 위해 활주하던 중 2개 엔진 중 1번 엔진에 불꽃이 발생했다”며 “엔진 결함 원인은 조속히 파악해 조치할 계획으로, 안전보안 담당자들을 현지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항공 기종은 보잉사의 ‘B777-300’로, 1999년 도입해 약 17년간 운항한 노후 항공기다. 다만 불이 난 1번 엔진은 2014년 부품을 교체해 장착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대체편으로 KE3707편(B747-400)을 투입해 대피한 승객들을 수송했다. 하네다 공항은 사고 이후 4개의 활주로 전부를 폐쇄했으며 오후 3시 이후부터 일부 운행을 재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엔진 자체의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 손상을 일으켰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26일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일본 천황주의의 ‘총본산’인 이세(伊勢)신궁 방문으로 일정이 시작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45분부터 내궁(內宮) 입구인 우지(宇治)교 앞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시작으로 G7 정상을 차례로 맞았다. 정상들은 아베 총리와 악수한 뒤 흰색 전통 옷을 입은 신관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10분가량 늦게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손을 맞잡으며 친밀감을 표시한 뒤 함께 다리를 건넜다. 아베 총리는 정상들에게 “이세신궁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신관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정상들과 신궁을 상징하는 삼나무 묘목을 식수한 뒤 산도(參道·참배길)를 걸어 정궁(正宮) 입구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이후 정상들은 아베 총리의 안내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미카키우치(御垣內)’를 둘러봤다. 이들이 이세신궁에 머문 시간은 약 1시간이다. G7 정상회의의 첫 모임을 군국주의 시절 일본을 침략전쟁으로 몰고 간 제국주의의 정신적 기반이던 국가 신도(神道·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교)의 총본산인 이세신궁에서 한 것을 두고 아베 총리가 정교(政敎) 분리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중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 대해 “우리 모두의 큰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며 “북한처럼 고립되고 국제규칙을 우롱하며, 핵무기를 얻기 위해 국가의 자원을 바친 국가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초점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위령탑에 헌화하는 자리에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소속 피폭자 4명이 초대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피폭자는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위령탑에 헌화하는 자리에 일본인 피폭자 4명이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26일 석간에서 “일본 유일의 전국 단체인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임원 4명이 초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국인 피폭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초대된 이들은 이 단체의 사무국장인 다나카 데루미(田中熙巳·84) 씨와 대표위원인 다니구치 스미테루(谷口稜曄·87) 츠보이 스나오(坪井直·91) 이와사 미키소우(岩佐幹三·87) 씨다. 다나카 국장과 다니구치 위원은 나가사키(長崎)에서, 츠보이 위원과 이와사 위원은 히로시마에서 피폭을 경험했다. 다만 신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도 있어 대리 출석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위령비에 헌화하고 묵념을 한 뒤 ‘도의적 책임’을 언급한 짧은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피폭자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미국 측이 오바마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피폭자들을 만나 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체류 시간이 1시간이 채 안 되는 만큼 피폭자들이 원하는 면담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미일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위령비 앞 행사는 십수분 정도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행사에는 피폭자 외에도 히로시마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외무성의 ‘청소년비핵특사’를 경험한 고교생과 대학생 약 20명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을 참석시키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을 ‘미래지향적 메시지’에 어울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령비 행사 이후 피폭자의 유품 등이 전시된 자료관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 역시 시간상의 제약으로 한 곳에 유품을 모아 설명하는 간략한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시간이 빠듯한 탓에 한국 측이 원하는 대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원폭피해자 위령비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 도착하자마자 ‘이세신궁’을 방문해 참배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의 제사를 지내는 신사(神社)로 일본 보수의 ‘성지’로 꼽힌다. G7 정상들이 찾기 하루 전 사전 정지 작업 격이다. G7 정상회의는 참석 정상들이 26일 오전 아베 총리의 안내로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는 이세신궁의 ‘미카키우치(御垣內)’를 돌아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산케이신문은 “두 번 절하고 두 번 박수 친 뒤 한 번 절하는 전통 참배 방식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신궁을 정식 참배할 때 ‘미카키우치 참배’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참관’이 아니라 ‘참배’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만약 참배의 형식이 될 경우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예상된다. 오후부터 시작되는 정상회의의 주요 테마는 △중국의 급속한 해양 진출에 대한 대책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해법 △세계경제 회복 방안 모색 등이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27일 발표하는 공동선언문에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거점화를 겨냥해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2014년 싱가포르에서 발표한 해양안보 3원칙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명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3원칙은 △법에 근거한 주장을 하되 △힘과 위력을 이용하지 않고 △평화적인 분쟁 해결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북한과 관련해선 최근 실시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강하게 비난한다”고 했던 것과 비교해 강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북한 관련 내용의 분량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계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금융정책과 재정정책, 구조개혁 등을 “총동원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NHK는 25일 경제 분야의 공동선언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경제 성장, 고용 창출 및 신용 강화를 위한 기동적 재정정책을 실시하고 구조개혁을 과단성 있게 시행하는 것에 G7이 협력하고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테러 대책에 대해서는 각국이 항공기 탑승자의 기록을 공유하는 내용에 합의할 예정이다. 최근 폭로된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련해 조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부단히 여론 몰이를 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일본의 ‘얄팍한 계산’과 ‘허튼 행동’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이롭지 않다고 비난했다.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시코지마(賢島)는 21일 새벽부터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 두 곳이 봉쇄됐으며 헬기와 보트, 호위함 등을 이용한 육해공 경비작전이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다. 드론 탐지기, 수중 음향탐지기 등 첨단장비도 총동원됐다. 도쿄, 오사카(大阪) 등 주요 도시의 코인로커 사용도 금지됐다. 일본 전국의 경찰 7만 명이 경비를 맡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제강점기 한일 양국에서 차별에 맞서 싸웠던 단체가 서로 교류한 기록이 25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판에 등재됐다. 백정의 신분 차별 철폐를 내걸고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설립된 사회운동단체 ‘형평사(衡平社)’와 일본의 최하층민인 부라쿠민(部落民) 해방운동을 위해 1922년 설립된 ‘수평사(水平社)’의 교류를 기록한 자료들이다. 두 단체는 1924년부터 인적 교류를 하고 각종 행사에 축사와 축전을 보냈다. 이번에 등재된 제3회 수평사 대회 자료에 따르면 1924년 3월 열린 전국대회에서 이 단체는 “조선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백정이라는 계급이 형평사를 조직했다. 강령이 유사해 연락하고 싶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대회에서는 일본에 거주하는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차별 철폐 운동을 지원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수평사는 그 전해인 1923년 ‘피차별 소수자의 국제연대’를 결의했다. 형평사와의 교류도 그 일환이었다. 등재 자료에는 형평사 창립 과정 등을 기록한 수평사 관계자의 수첩, 수평사 기관지에 실린 형평사 관련 기사 등 일본 나라(奈良) 현 수평사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5점이 포함됐다. 아태지역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MOWCAP)가 1998년부터 선정하는 것으로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가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과는 다른 것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에서 처음으로 ‘혐한시위’ 관련 법률이 제정됐지만 혐한시위를 금지한다는 구체적인 조치가 담기지 않아 법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중의원은 24일 본회의를 열고 ‘본국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 해소를 위한 법안’을 압도적 다수의 기립 표결로 통과시켰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발의해 민주당 등 야당과 협의를 거친 이 법은 “타민족에 대한 혐오발언(헤이트스피치)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선언적인 내용을 담았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막기 위해 상담 체제를 정비하고 교육과 계몽 등의 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은 헤이트스피치와 관련된 최초의 입법으로 수년에 걸친 재일동포와 시민사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법에는 혐한시위를 ‘금지한다’거나 시위자를 ‘처벌한다’는 내용은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당장 법 통과에 불만을 품은 일부 우익세력은 인터넷에 “다음 달 초에 다시 혐한시위를 하겠다”고 주장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주일본 대사에 이준규 전 주인도 대사(62·사진)가 내정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이 전 대사의 내정이 확정되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직업외교관 출신 주일 대사가 된다. 이 내정자는 외무고시 12기로 일본에선 게이오(慶應)대 방문연구원, 주일 대사관 참사관을 지냈다. 통상1과장을 맡아 한일 무역 분야를 담당하기도 했다. 재외동포영사국장, 주뉴질랜드 대사를 역임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차관급인 외교안보연구원장을 지냈다. 당초 주일 대사 후보로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많이 거론됐으나 청와대는 이 전 대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장충초등학교 후배이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는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신임 주일 대사의 첫 당면 과제는 지난해 12월 타결된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위안부 합의의 산파였던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유흥수 대사가 차례로 자리를 떠나는 것에 대해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해 위령비에 헌화하는 자리에 피폭자를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岩國) 기지로 이동한 뒤 헬리콥터를 이용해 저녁 무렵 히로시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히로시마에서는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묵념한다. 이 자리에 피폭자들을 참여하게 해 오바마 대통령과 잠시 만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아사히신문은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80세가 넘고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이번에 참가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피폭자와의 만남이 미국 내에서 ‘사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과 언론 공개 여부에 대해 양국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피폭자의 유품 등이 전시된 자료실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분위기를 고려해 연설 대신 개인적인 감상을 포함한 간단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도 짤막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해 위령비에 헌화하는 자리에 피폭자를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岩國) 기지로 이동한 뒤 헬리콥터를 이용해 저녁 무렵 히로시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히로시마에서는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묵념한다. 이 자리에 피폭자들을 참여시켜 오바마 대통령과 잠시 만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아사히신문은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80세가 넘고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이번에 참가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피폭자와의 만남이 미국 내에서 ‘사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과 언론 공개 여부에 대해 양국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피폭자의 유품 등이 전시된 자료실을 방문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분위기를 고려해 연설 대신 개인적인 감상을 포함한 간단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도 짤막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카다피 정권 시절 리비아가 북한에서 핵물질을 수입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 원을 건넨 것으로 보이는 대북 송금 기록이 확인됐다. 마이니치신문은 2011년 시민군에 의해 축출돼 사망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비밀리에 핵개발을 추진하면서 핵물질 반입의 대가로 400만 유로(약 54억 원)를 북한 측에 건넨 것으로 보인다고 23일 보도했다. 이 돈은 2002년 7월 북한 기업의 두바이와 마카오 계좌에 달러 유로 스위스 프랑 등을 이용해 입금됐다. 신문은 “그 해 북한이 핵 암시장에서 고농축우라늄의 원료가 되는 6불화우라늄을 수출한 만큼 송금은 그 대가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6불화우라늄은 농축우라늄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 가공물이다. 북한과 리비아와의 핵물질 거래 의혹은 예전부터 제기됐다. 2005년에는 미국이 “북한이 파키스탄 밀거래 조직을 통해 2000~2001년 리비아에 1.8t의 6불화우라늄을 팔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한국과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신문은 카다피 시절 리비아가 세계 곳곳의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핵개발 관련 기기 대금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핵무기 개발을 위해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구축한 핵 암시장에 접촉했다. 2000년 3월~2003년 9월 거액을 주고 고농축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원심분리기와 핵무기 설계도 등을 차례로 입수했다. 또 레바논 등의 은행을 이용해 조세피난처인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라트비아 두바이 등에 개설된 차명 계좌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돈을 보냈다. 송금 횟수는 57회이며 금액은 총 1억1000만 달러(약 1300억 원)에 이른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최근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에 구애의 손을 내밀고 있다. 도시에서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느라 힘든 미혼모들에게 지방으로의 이사비용과 양육비, 집세의 일부를 지원하고 일자리까지 알선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마네현(島根) 현 하마다(浜田) 시는 지난해 4월 전국 최초로 한부모 가정 유치 정책을 실시했다. 월 15만 엔(약 160만 원) 이상을 주는 요양시설에서 일하는 것을 전제로 이사비 등 일시금으로 30만 엔(320만 원)을 주고 1년 동안 집값의 절반을 보조해 준다. 월 3만 엔(30만 원)의 양육비도 지급한다. 이런 파격적인 조건으로 하마다 시는 지난해 오사카(大阪), 아이치(愛知) 등에서 미혼모 4명과 아이 5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문은 “지방의 인구감소를 막고 요양인력 부족을 해소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분석했다. 미혼모 입장에서도 직장이 보장되고 일자리, 보육시설, 집이 가깝다 보니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대도시의 경우 보육시설이 부족하고 간신히 찾더라도 집이나 직장과의 거리가 멀어 미혼모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 집세와 물가도 비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의 빈곤률은 2012년 기준으로 54.6%에 달한다. 하마다 시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비슷한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홋카이도(北海道) 호로카나이幌加內) 정도 하마다 시와 비슷하게 요양시설 근로를 조건으로 이사비, 집세,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다. 장기 거주를 유도하기 위해 5년이 지나면 50만 엔(540만 원), 10년이 지나면 100만 엔(1080만 원)의 장려금도 준다. 후쿠시마(福島) 현 가와우치(川內) 촌, 오이타(大分) 현 구니사키(國東) 시 등도 유사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나 도입할 계획이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 도쿄(東京)에서 한 여성 아이돌 가수가 스토커의 공격으로 중태에 빠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21일 오후 도쿄 고가이네(小金井) 시의 한 라이브 공연장 앞에서 아이돌 활동을 해 온 도미타 마유(富田眞由·20) 씨가 목, 가슴 등에 20곳 이상을 찔린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이와자키 도모히로(岩埼友宏·27) 용의자는 경찰에서 “내가 찌른 것이 틀림없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도미타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 불명이다. 아이돌 활동을 하던 그는 이달 초 관할인 무사시노(武藏野) 경찰서에 가서 이와자키 용의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블로그와 트위터에 집요하게 글을 올리고 있다”고 심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찰서는 21일에 공연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고가이네 경찰서에 “신고 전화가 있으면 대응해 달라”고 전했다. 하지만 고가이네 경찰서는 경비를 강화하지 않았고 결국 사건이 터졌다. 이와자키 용의자는 경찰에서 “예전에 선물을 보냈지만 반송된 것에 대해 화가 나서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계 등을 선물했는데 반송한 것을 거론하며 “정말 싫은 여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대학생이기도 한 도미타 씨는 최근 사석에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등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남자가 있어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2014년 이와테(岩手) 현에서 열린 인기 아이돌 그룹 AKB48 멤버들의 악수회 때 멤버 3명이 톱을 가진 한 남성에게 공격당해 부상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아이돌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은 행사 때 경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무명 아이돌 가수들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경우가 많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