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메가 뱅크, 쌀농사에 뛰어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22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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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3대 메가 뱅크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쌀농사에 뛰어든다. 규제 완화로 금융회사가 농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저금리 시대 새 수익원으로 농사에 눈을 돌린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7월에 아키타((秋田) 현의 농업법인, 아키타은행, NEC 그룹과 회사를 만들고 쌀 생산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신설 법인은 가을부터 수확과 정미 등 고령자 농가의 작업을 대행하고 내년 봄부터 토지를 빌려 본격적인 쌀 생산을 시작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은행법상 상한인 5%의 지분을 갖지만 금융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업을 주도할 방침이다. 보유 금융자산을 활용해 고령자 농가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빌린 뒤 농사는 인근 농가에 위탁하거나 지역 주민을 활용한다. 생산한 쌀은 생산자협회 등을 통해 개인이나 호텔에 판다.

은행 측은 10년 후에는 아키타 현 내에서 1천㏊까지 생산 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추이를 보며 다른 현으로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신문은 “자금과 정보를 가진 대형은행이 농업 경영에 참여하면 농지 대규모화와 생산효율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전후 농업정책의 근간이던 ‘경자유전(耕者有田·농민만 농지를 소유)’ 원칙을 깨고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고령화로 위기에 놓인 일본 농업을 대형화시켜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후 유통업체와 제조회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농업에 뛰어든 회사 수가 2039개(지난해 말 기준)에 달했다.

4월부터 시행된 새 농지법에서는 한발 더 나가 농업법인의 기업 참여 한도를 ‘25% 이하’에서 ‘50% 미만’으로 확대했다. 또 은행 등 금융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터 줬다. 그러자 마이너스금리 도입으로 돈을 굴릴 곳이 없어진 은행권이 관심을 보인 것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내부적으로 농업을 ‘성장 분야’로 규정하고 농지·농기계 대출에서 새 사업기회를 찾겠다는 생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를 만들어 출자한 회사들을 묶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기계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판로를 공동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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