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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않은 한국인이 한 해 3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변사한 한국인은 22명으로, 3년 새 두 배로 늘었다. 18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 가운데 58명은 구속 갈림길에 섰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은 10만820명, 입국자는 9만7572명으로, 3248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출입국 인원 차이는 2022년엔 3209명, 2023년엔 2662명 등이었다. 정부는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을 약 1000명으로 추산했지만, 이보다 많은 사람이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추정되는 대목이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변사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외교부가 국민의힘 김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변사자는 2021년 11명에서 지난해 22명으로 늘었다. 올해 9월까지 17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최근 6년간 누적 변사자는 82명에 달한다. 우리 검찰은 18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8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 6명 중 4명은 경찰이 범죄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보고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고, 1명은 검찰이 같은 이유로 반려했다. 1명은 이미 다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찰은 전원에게 마약 간이검사를 했으며,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선 온라인 사기 혐의를 받는 한국인 10여 명이 추가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44명 규모의 ‘재외국민 실종·납치·감금 집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범죄를 전담해 수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수익을 미끼로 한 ‘불법 유인 광고’에 대해 게시자뿐만 아니라 운영자도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등에 연루돼 국제 제재를 받는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의 국내 법인에 대해서도 전담팀을 지정해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수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자금 912억 원이 KB국민은행과 전북은행 등 국내 금융사 현지법인 계좌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않은 한국인이 한 해 3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변사한 한국인은 22명으로, 3년 새 두 배로 늘었다. 18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 가운데 58명은 구속 갈림길에 섰다.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은 10만820명, 입국자는 9만7572명으로, 3248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출입국 인원 차이는 2022년엔 3209명, 2023년엔 2662명 등이었다. 정부는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을 약 1000명으로 추산했지만, 이보다 많은 사람이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추정되는 대목이다.캄보디아 내 한국인 변사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외교부가 국민의힘 김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변사자는 2021년 11명에서 지난해 22명으로 늘었다. 올해 9월까지 17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최근 6년간 누적 변사자는 82명에 달한다.우리 검찰은 18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8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 6명 중 4명은 경찰이 범죄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보고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고, 1명은 검찰이 같은 이유로 반려했다. 1명은 이미 다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경찰은 전원에게 마약 간이검사를 했으며,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에선 온라인 사기 혐의를 받는 한국인 10여 명이 추가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서울경찰청은 이날 44명 규모의 ‘재외국민 실종·납치·감금 집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범죄를 전담해 수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수익을 미끼로 한 ‘불법 유인 광고’에 대해 게시자뿐만 아니라 운영자도 처벌할 방침이다.경찰은 보이스피싱 등에 연루돼 국제 제재를 받는 캄보디아 프린스그룹의 국내 법인에 대해서도 전담팀을 지정해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수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의 자금 912억 원이 국민은행과 전북은행 등 국내 금융사 현지법인 계좌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경찰청은 19일 ‘2025년 경찰영웅’으로 독립운동가 출신 고(故) 전창신 경감과 철길 위에서 시민을 구하다 순직한 이기태 경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 경감은 1919년 함흥 지역에서 3·1운동을 주도한 여성 독립운동가로, 광복 후 경찰에 투신해 인천여자경찰서장을 지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드물던 시기에 경찰관으로 헌신한 그는 1985년 별세했다. 이 경감은 2015년 경북 경주경찰서에 근무하던 중 지적장애 청소년을 보호자에게 인계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함께 이동하던 도중, 철길로 뛰어든 청소년을 막아내다 열차에 치여 순직했다. 그는 같은 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위민경찰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가의 독립과 국민의 생명을 지킨 두 선배 경찰관의 뜻을 계승해 국민이 신뢰하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됐던 한국인 피의자 64명이 18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날 오전 9시 53분경 인천국제공항에는 정부가 준비한 전세기를 타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피의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의자들은 일반 방문객과 동선을 분리한 통제선을 따라 수갑을 찬 채 고개를 숙이고 이동했다. 양옆엔 2명의 호송관이 팔짱을 끼고 이들을 차량으로 압송했다. 대부분 20, 30대 남성으로, 반바지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양팔과 다리에 문신이 있는 송환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 호송자는 맞이하러 나온 한 남성에게 “엄마한테 연락했어? 미안해”라고 소리쳤다. 송환자들은 호송 차량 23대에 나눠 타고 전국 각 경찰서로 이동했다.이들은 18일 오전 3시경(한국 시간)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됐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라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체포 이후 48시간 내 석방하거나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송환자들은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에 연루됐다. 조사를 통해 보이스피싱 규모, 조직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약물,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돼 송환자 전원 마약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충남경찰청(45명), 경기북부경찰청(15명), 대전경찰청(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1명), 경기 김포경찰서(1명), 강원 원주경찰서(1명) 등으로 분산돼 조사 중이다. 피의자 대다수인 45명을 넘겨받은 충남청은 수사관 150여 명을 투입해 조사하고 있다. 서대문서는 리딩방 사기 사건에 연루된 남성 1명을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환 대상자들 다수가 온몸에 문신을 한 범죄 연루자였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선 “범죄자를 구해온 것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1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감금됐던 한국인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페이스북에 밝힌 데 대해 현지 사업가 이모 씨는 “정치인의 쇼맨십”이라며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 달라는 교민들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구조했다는 인물에 대해 이 교민은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덧붙였다.인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된 한국인 피해자 가족에게 “가능하시면 자력 탈출을 권유한다”는 문구가 담긴 ‘신고 가이드라인’이 실제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작성·배포한 문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가 뒤늦게 “당시 대사관이 신고 편의를 돕기 위해 사용한 자료”라고 인정하면서, 국민 구조 대신 책임을 피하려 한 외교당국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앞서 손영숙(가명) 씨는 지난해 10월, 취업사기를 당해 범죄조직에 끌려간 20대 아들을 구해 달라며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해당 문서를 건네받았다. 손 씨는 본보에 “갇힌 건물 사진을 찍어 보내야 한다는 말에 손이 떨렸다”며 “본인 신고가 원칙이라며 사실상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참고기사: 〉문서에는 “가족이나 지인이 신고했는데 감금 피해자가 ‘나는 괜찮다’고 하면 허위신고로 구속될 수 있다”는 겁박성 문구와 함께, “신고 시 갇혀 있는 건물의 사진·층수·방 번호·여권 사본·현재 위치를 제출해야 하며 하나라도 빠지면 경찰 출동이 불가능하다”는 지침이 적혀 있었다. 또 “대사관은 현지 사법기관의 조사와 보호 조치에 관여할 수 없으며, 구조 차량 파견 등은 불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었다.외교부는 16일 본보 질의에 “주캄보디아대사관은 지난해 신고의 편의를 돕기 위해 해당 자료를 사용한 바 있다”며 “현재는 대사관 홈페이지에 현지 경찰 신고 방법 안내를 게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문건이 대사관이 실제 피해자 가족에게 전달한 자료였음을 공식적으로 시인한 것이다.손 씨가 제공한 문서와 같은 내용은 대사관 홈페이지 ‘취업사기 감금 시 경찰 신고방법’ 안내문에도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 신고 시 필요한 절차만 나열돼 있을 뿐, 피해자 보호나 긴급 지원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실종자 가족들은 “책임 회피용 설명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은 “문서 내용이 ‘허위신고 시 구속’ 같은 협박성 문구로 가득했다”며 “도움을 요청한 사람에게 ‘신고하면 처벌될 수 있다’고 겁을 준 게 어떻게 편의를 위한 조치냐”고 비판했다.한편, 캄보디아에서는 최근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가 급증하자 정부는 15일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한 합동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실종 신고 가족에게 보낸 ‘신고 가이드라인’ 전문〉현지 신고방법 가이드라인.1.텔래그램 설치 후,현지 경찰 핫라인 연락처 추가(텔래그램이 설치 불가능한 경우는 가족 및 신원이확인 되는 지인을 통하여 대리신고가능,단 허위신고시 피해자(감금자)분이 현지 경찰에의해 처벌 받을수 있음에 유의)(예:가족 및 지인이 신고하였지만 감금피해자가 “나는 괜찮다”라고 하면 감금피해자 허위신고로 구속)경찰 신고에 필요한 자료준비.-필요한 자료-1.본인의 현재위치(구글맵 혹은 텔래그램 현재위치 등을 이용한 지도 상 정확한 위치)2.현재 계신 방번호 와 층수 (예: 10층 1101호)3.갇혀 계신 건물의 사진(구글맵 등으로 위치 찍은후 거리뷰 보기로 사진캡쳐)4.본인의 현재 사진5.여권사진 혹은 ID카드(영문)6.연락가능한 연락처위중 하나라도 빠지면 경찰이 출동이 불가능하며 이는 현지 행정 절차상 빠질수없는부분입니다.(현지경찰은 한국 처럼 위치 추적 후 바로 출동할수 없기때문에 출동에 필요한 영장 발부를 위하여 필요한 정보가 많습니다.)위 자료중 제출이 불가능한 자료의 경우 연락 담당자 및 지인 및 가족분 통하여 자료를 모두 제출 하여야합니다.(예:여권을 빼앗겨 여권사진 제출이 불가능한 경우,여권을 대체 할만한 영문이 적힌 신분증 필요)2.모든 자료 경찰 핫라인에 제공 후 대기.(현지사정상 경찰이 신고접수 후 출동까지는 빠르면 1~2일 느린경우 일주일 까지도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3.신고 방법은 알려드리나 가능하시면 자력탈출 권유.-여권이나 돈이 없으시더라도 대사관 측에서 여권 재발급 및 한국에서의 송금절차 등을 조력합니다.-통상적으로 구출이 되시는데 까지도 오래걸리지만 구출 된 뒤에 경찰서(환경이 매우 열악함)에서 일주일~한달 까지 보호 및 조사 목적으로 체류-경찰서 조사가 끝난뒤 만약 추방으로 결정 될 경우 이민청으로 이동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달 넘는 기간동안 비슷한 환경에서 추가체류.(대사관에서는 현지 사법기관이 진행하는 조사 및 보호 조치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여도 할수없음을 알려드립니다.)예시:빨리 꺼내어서 주고 더 나은 환경으로 이동 X P.S-대사관은 사법권이 없는 기관이기 때문에 자국민 이라도 직접 출동 및 구조대 즉시파견 차량 파견등은 할수없음을 안내.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신고 시 갇혀 있는 건물 사진 필수” “가능하시면 자력 탈출을 권유”. 지난해 10월 손영숙(가명) 씨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으로부터 이런 가이드라인을 받고 손끝이 떨렸다고 한다. 취업사기를 당해 범죄조직에 끌려간 20대 아들을 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대사관 측은 “본인 신고가 원칙”이라고 잘라 말했다는 것이다. 손 씨는 결국 직접 현지를 누비며 아들을 찾아야 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사관의 대응은 ‘강 건너 불 구경’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허위신고 시 구속” 겁박성 문구도손 씨가 대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며 본보에 제공한 ‘현지 신고 가이드라인’을 보면, ‘피해자 구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정부 스스로 적시하고 있었다. “가족이나 지인이 신고했는데 감금 피해자가 ‘나는 괜찮다’고 하면 허위신고로 구속될 수 있다”는 문구가 대표적이다. 신고자를 위축시키는 겁박성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이드라인에는 “대사관은 현지 사법기관이 진행하는 조사 및 보호 조치에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다” “신고 방법은 알려줄 수 있으나 가능하면 자력 탈출을 권유한다”는 문장도 담겼다. 구조팀이나 차량 지원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현지 경찰에 신고할 때 첨부해야 할 항목으로는 △정확한 현재 위치 △(갇힌) 방 번호와 층수 △건물 외관 사진 △여권 사진 △연락 가능한 연락처 등이 제시됐다. “하나라도 빠지면 출동 불가”라는 경고 문구까지 붙었다. 손 씨는 “아들이 캄보디아에 있다는 사실 외엔 아무 정보도 없는데, 건물 동호수까지 알아서 신고하라는 안내에 막막했다”며 “여권이고 신분증이고 다 빼앗겼고, 결국 신고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손 씨가 제공한 문서는 실제 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취업사기 감금 시 경찰 신고 방법’과 대부분 일치했다.● “너네 엄마가 너 찾는다” 조직원의 조롱 아들을 잃을 위기에 처한 손 씨는 직접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현지 교민과 유튜버의 도움을 받아 아들이 남긴 위치 정보를 구글 지도로 추적했고, 이를 토대로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들은 ‘웬치(범죄단지)’에서 구조됐고, 손 씨가 캄보디아 이민청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귀국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범죄조직이 아들을 조롱하는 일도 있었다. 손 씨가 실종자 가족이 모인 오픈카카오톡 방에 아들 사진을 올리자, 유치장에 있던 조직원이 아들에게 ‘너네 엄마가 너 구하러 온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손 씨는 현지 경찰이 (조직에) 미리 정보를 흘렸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했다. 대사관의 미흡한 대응을 겪은 피해자는 손 씨의 아들 김모 씨뿐만 아니다. 지난해 또 다른 캄보디아 웬치에 감금돼 일하다 탈출한 30대 남성은 “웬치에서 탈출해 대사관을 찾았지만 공휴일이라 문을 닫았다. 경비가 ‘오늘은 쉬니 돌아가라’고 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외교부 “가짜 신고 많았다”… 피해자 “책임 회피” 외교부는 ‘본인 직접 신고 원칙’에 대해 “과거 제3자의 신고로 출동을 해보니 정작 당사자들이 감금 사실을 부인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했기 때문으로 관찰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순수한 ‘취업사기’ 피해자 외 온라인 스캠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가담하는 사례가 많으며, 이러한 자발적 가담자들은 일반 우리 국민에 대한 잠재적인 보이스피싱 가해자”라고도 밝혔다. 사태가 커지자 정부는 합동 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지만, 타국에 비해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에만 770명의 자국민을 구출했다.캄보디아 접경서 韓여성 숨진채 발견한편 캄보디아와 맞닿은 베트남 국경지대에서 30대 한국인 여성이 8일 숨진 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국 경찰은 캄보디아에 머물러 온 이 여성이 피싱 등 범죄조직과 연루돼 숨졌는지 조사 중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사기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대신 세탁해 준 ‘전문 돈세탁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사기 조직이 한국인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면 한국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세탁 조직이 이를 가상화폐로 바꿔주는 ‘국제범죄 생태계’가 드러난 것이다. 울산경찰청은 범죄단체조직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최모 씨(25·구속) 등 38명을 입건하고, 이 중 24명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전남 지역 폭력조직 ‘백학파’ 소속인 최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최근까지 캄보디아 전역에 퍼진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세탁한 금액은 수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국내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가상화폐로 바꿔 약 10%의 수수료를 챙긴 뒤 캄보디아 현지 조직에 송금하는 방식이었다.주목할 점은 최 씨 조직의 주요 고객 대다수가 중국계 자본의 투자를 받아 운영됐다는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가상의 부유한 여성 행세를 하며 한국 피해자 100여 명으로부터 120억 원을 받아 챙긴 김모 씨(34)와 강모 씨(31) 조직도 숙소와 사무실, 장비 등을 중국인으로부터 제공받은 뒤 수익의 10∼20%를 ‘상납’했다. 경찰은 김 씨와 강 씨 조직 45명도 입건한 상태다. 문제는 어렵사리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을 검거해도 송환과 처벌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강 씨는 올해 2월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7000만 원을 건네고 풀려난 뒤 재검거됐지만, 최근 다시 석방됐다는 첩보가 돌고 있다. 경찰은 현지 공조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도주한 김 씨에 대해서는 국제형사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하고 있다. 정부는 주캄보디아 대사관 내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검토 중이나 아직 현지 당국의 공식 답변은 없는 상태다. 캄보디아 정부도 뒤늦게 단속에 나섰다. 훈 마네트 총리가 7월 ‘온라인 사기 소탕 작전’을 승인한 이후 프놈펜 등지에서 중국인 57명을 포함해 80명이 체포됐다. 하지만 한국인 조직원 상당수는 여전히 은신 중이다. 일각에선 캄보디아 취업과 사기를 구별하지 못하고 해외로 향하는 청년층의 ‘쉬운 돈’ 심리가 이런 범죄 구조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재캄보디아한인회는 이날 성명을 내 “현지에서 구금되거나 온라인 사기 조직에 연루된 한국인을 단순한 피해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제범죄망을 해체할 핵심 단서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납치·살해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주요 피의자의 진술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자 박모 씨(22)를 현지로 유인한 대학 선배 홍모 씨(27)가 조사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서다.1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홍 씨를 전자통신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중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홍 씨는 “캄보디아에 가서 통장을 팔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피해자를 속여 출국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첫 재판은 다음 달 13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홍 씨는 국내 대포통장 판매 조직으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고 피해자를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 씨가 연계된 국내 대포통장 유통망과 공범 조직을 추적 중이지만, 지난달 홍 씨를 검거한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열쇠를 쥔 홍 씨가 완강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수사를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이 조직이 텔레그램 등 비대면 채널만 이용하는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경찰은 “홍 씨가 공범들과 대면한 적이 없고, 서로 신원을 모른다고 주장한다”며 “최근 캄보디아 관련 사건이 잇따르면서 공범들이 자취를 감춰 추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한편, 박 씨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캄보디아 납치·감금 관련 문의와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실종자가 실제로는 범죄조직의 유인책으로 활동한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던 20대 여성이 현지 사기조직의 모집책 역할을 했다는 제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이 여성의 가족은 올해 3월 “딸이 위험에 처했다”는 메시지와 손가락을 다친 사진을 받은 뒤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주캄보디아 대사관 등을 통해 소재를 확인한 결과, 여성이 자유롭게 외부 활동을 하고 연락도 가능한 상태임을 확인해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귀국 요구에도 여성이 현지에 머무르자, 범죄조직 가담설이 다시 제기됐다.경찰 관계자는 “여성의 행적이 석연치 않고, 조직의 유인책으로 활동했다는 첩보가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범행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캄보디아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으로 120억 원가량을 가로챈 범죄조직 등 83명이 무더기로 입건됐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 대기업을 사칭해 조직원을 끌어모은 뒤 사실상 감금하며 착취하기도 했다.울산경찰청은 범죄단체 조직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최모 씨 등 38명을 입건하고, 이 중 24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붙잡힌 인원만 19명, 한국에서 붙잡힌 조직원이 5명으로 모두 구속됐다. 경찰이 검거한 조직은 총 3개 조직으로 자금세탁, 로맨스 스캠 등 범죄에 가담했다. 경찰이 올해 5월까지 입건한 45명을 합치면 총입건 인원은 83명에 이른다.A조직은 실제 운영 중인 캄보디아 대기업을 사칭해 조직원을 끌어모았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던 E 씨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보고 텔레그램으로 연락한 뒤 화상 면접까지 보고 현지로 향했으나, 도착 후 불법조직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중국어·영어 통역 업무를 맡았지만, 조직은 “숙식비가 빚이니 갚고 나가라”며 협박했다. E 씨는 7월 현지 한인회를 통해 구조됐다. 조직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부유한 여성으로 속이고, 채팅과 영상통화로 피해자와 교제하는 듯 신뢰를 쌓았다. 캄보디아 보레이 지역에 콜센터를 두고 실제 범행을 진행했으며, 프놈펜에는 인력 모집용 ‘에이전시’ 사무실, 인근 도시는 자금세탁 거점으로 활용했다. 또 다른 총책 강모 씨(31)가 운영한 B 조직은 A 조직의 ‘새끼’ 조직이었지만, 수수료를 내는 조건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됐다.경찰은 총책 김 씨에 대해 국제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 강 씨는 지난 2월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7000만 원을 건네고 풀려났으나, 법무부와 캄보디아 당국 공조로 재검거됐다. 다만 국내 송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두 조직의 실질적 배후는 중국계로 파악됐다. 범행에 이용된 콜센터와 건물 등 주요 시설은 모두 중국인 소유로 확인됐다. 이들이 가로챈 돈은 120억 원, 피해자는 100여 명에 이른다.또 다른 C조직은 ‘현금 세탁’을 전문으로 담당했다. A·B조직이 로맨스 스캠으로 챙긴 투자금을 가상화폐로 바꿔 송금해주고 수수료 10%를 챙겼다. 총책 최모 씨(25)는 전남 지역 조직폭력배 ‘백학파’ 조직원으로, 수천억 원대의 자금세탁을 도맡은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은 일당 중 가장 혐의가 무거운 조직원은 A 조직 관리총책인 하모 씨로 보고 있다. 하 씨는 콜센터에서 남성들을 유혹하는 역할을 맡은 ‘팀장’들을 직접 교육하고, 성과가 부족한 조직원을 구타하기까지 했다. 입건된 83명 중 대다수는 한국 국적이었으며, 베트남인(3명)과 중국인(2명)도 있었다. 다만 외국인 5명은 지휘부나 중간 관리책이 아닌 말단 팀원인 것으로 파악됐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경찰이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3차 출석 조사를 요구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3일 이 전 위원장 측에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출석을 통보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경찰과 이 전 위원장 측이 협의해 정할 예정이다. 이 전 위원장 측 임무영 변호사는 “이 전 위원장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 일정 등을 정해 경찰 출석일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동 폐지되면서 이달 1일 0시부로 자동 면직된 후 이튿날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은 석방 명령을 내리며 “이미 상당한 정도 조사가 진행됐고,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없어 추가 조사 필요성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국가수사본부장에게 보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체포영장은 법과 절차에 따라서 집행했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캄보디아에서 감금·착취를 당한 한국 청년이 민간단체에 구조를 요청하는 건수가 매달 20∼3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료가 범죄 조직과 결탁해 ‘뒷배’ 역할을 하면서 조직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해외 체류 한국인의 귀국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10월 현재까지 캄보디아에서 매달 20∼30건의 구조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 이 단체는 현지 한인회 등과 협력해 취업 사기를 당한 뒤 감금된 20, 30대 한국 청년들을 구출해 왔다. 중범죄 대응에 민간단체가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는 현지 공권력의 부패 때문이라는 게 피해자와 구조단의 공통된 증언이다. 지난해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 탈출한 한 30대 남성은 “현지 경찰은 조직이 발각될 것 같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귀띔한다”며 “웬치(범죄단지) 소유주 대부분이 정부 고위 공무원이라 경찰도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 조직은 매달 수만 달러를 상납하며 보호를 받는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에서 캄보디아는 180개국 중 158위(2024년 기준)에 머물렀다. 부패는 범죄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캄보디아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피싱범 강모 씨(31) 부부는 120억 원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7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올해 1∼8월 캄보디아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지만, 실제 회신은 6건(30%)에 그쳤다. 국제사회도 캄보디아 사법 시스템의 부패를 지적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정부는 불법 사기 시설 운영자나 소유주를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며 “검사와 판사들이 기소 기각이나 감형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역시 “적발된 사기 시설의 3분의 2 이상이 경찰 급습 이후에도 그대로 운영됐다”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피해 사망자 전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술에 취해 일면식도 없는 현직 서울시의원을 폭행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13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40대 남성 A 씨를 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11일 오후 11시 반경 강남구 압구정동 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인 40대 여성 B 씨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당시 A 씨는 만취 상태였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B 씨가 마약을 했다”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술에 취해 특별한 이유 없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알고 보니 A 씨와 B 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A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B 씨가) 국민의힘 시의원인 것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이후 경찰이 진행한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A 씨는 음성 반응이 나왔고, B 씨는 혐의점이 없어 마약 검사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피해자인 B 씨는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캄보디아로 납치돼 감금·착취를 당하는 한국 청년이 급증하는 가운데, 피해자와 국제기구는 그 배경으로 캄보디아 정부의 부패를 지목하고 있다. 일부 고위 관료가 범죄조직과 결탁해 ‘뒷배’ 역할을 하면서 범죄조직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해외 체류 한국인의 귀국을 지원하는 단체인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캄보디아 한인회 등과 협력해 취업 사기를 당한 뒤 현지에 감금된 20, 30대 청년층을 구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인구조단 관계자는 “월 최대 20~30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납치·고문·살인으로 이어지는 중범죄에 현지 정부 대신 민간단체가 나서야 하는 배경 역시 캄보디아 정부의 부패 때문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분석이다.지난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감금된 뒤 탈출한 한 30대 남성은 “현지 경찰은 (범행이 발각되면) 조직에 ‘이사 가라’고 흘리기도 한다”며 “웬치(범죄단지)도 주인이 대부분 정부 고위공무원이라 경찰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들어가더라도 (조직이) 사전에 다 알 수 있다. 조직은 매달 치 수익을 수만 달러씩 주인에게 상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캄보디아는 180개국 중 158위에 머물렀다. 실제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120억 원 규모의 피싱 범죄를 저질러 2월 현지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강모(31) 씨 부부는 6월께 현지 경찰에 6000만~7000만 원의 뇌물을 건네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법무부가 수사관을 급파해 재검거를 요청했고, 이들은 7월 다시 체포됐다.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발표한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고위 정부 관료와 자문위원들이 사기 행위가 이루어지는 시설과 부동산을 사유화해 재정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사기시설 운영자나 소유주를 단 한 명도 체포하거나 기소하지 않았다. 검사와 판사들은 기소기각·무죄판결·감형을 조건으로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국제앰네스티도 7월 보고서에서 “확인된 사기시설의 3분의 2 이상이 경찰 급습 이후에도 운영을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한 생존자는 보고서에서 “경찰이 조직의 부역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해도 결국 우두머리에게 전달된다”고 증언했다.캄보디아 범죄조직의 급증세는 중국발 ‘일대일로(一帶一路)’ 투자 이후 형성된 범죄 인프라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대규모 자본이 캄보디아로 유입되며, 시아누크빌 등 특별경제구역(SEZ)에 카지노·호텔·리조트가 속속 건설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범죄 네트워크가 경제특구에 유입돼 온라인 도박 산업을 장악했다.그러나 2019년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캄보디아 내 온라인 도박이 금지되자, 사용되지 않던 카지노와 호텔이 ‘온라인 사기’ 시설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약한 법 집행과 만연한 부패가 겹치면서 캄보디아가 온라인 사기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경찰이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3차 조사가 필요하다”며 출석을 요구했다.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전 위원장 측에 3차 조사가 필요하다고 13일 통보했다.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경찰과 이 전 위원장 측 협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다수의 독재로 흐르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 형태가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 경찰은 이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자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여당은 올 4월 30일 이 전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가 자동 폐지되면서 이달 1일 0시부로 자동 면직된 후 이튿날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뒤 이 전 위원장에게 6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전 위원장을 석방하며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없어 추가 조사 필요성도 크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실적이 안 나오면 ‘중국 조직에 팔아버린다’는 협박이 날아왔어요. 아무리 일해도 빚이 늘기만 하는 구조라서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어요.”‘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홍보에 낚여 캄보디아의 범죄조직에 감금됐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30대 남성 정민수(가명) 씨는 1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화기 너머 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최근 대학생 박모 씨(22)가 캄보디아에서 납치·살해되는 등 한국 청년들이 현지에서 변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 씨처럼 다수의 피해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휩쓸려 범죄에 휘말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밭’에 갇혀 노예처럼 일해” 지난해 6월 동남아 여행 도중 여행 경비가 바닥난 정 씨는 ‘캄보디아에서 월 7000달러(약 1000만 원) 이상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는 텔레그램 글을 접했다. 정 씨는 지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3개월간의 ‘노예 감금 생활’이 시작됐다. 안내에 따라 정 씨가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수도 프놈펜 인근의 한 도시였다. 3m가 넘는 담장 위에는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고 무장 경비원 수십 명이 순찰을 돌았다. 이곳이 캄보디아의 ‘웬치’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웬치는 동남아 보이스피싱 조직 사이에서 쓰는 은어로 범죄 단지를 뜻한다. ‘단지’를 뜻하는 중국어 위안취(园區)에서 유래했다. 도착하자마자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긴 정 씨는 ‘로맨스 스캠’ 업무에 동원됐다. 여성인 척하며 남성을 유혹해 돈을 빼냈다. 채팅과 음성·영상통화를 직접 맡거나 도왔고, 영상통화에는 딥페이크 기술까지 동원됐다.조직원들은 웬치를 ‘개밭’이라고도 불렀다. ‘사람이 아니라 개처럼 일하고 맞는 곳’이라는 뜻이었다. 웬치에는 식당과 식료품점은 물론이고 카지노까지 있었지만 복지를 위한 시설은 아니었다. 콜라 한 잔이 5000원에 이를 정도로 물가가 비싸 빚만 늘어나는 구조였다. 식단은 기름기 많은 중국식 반찬뿐이었다. 3.3㎡(약 1평) 남짓한 방에 3명이 몸을 구겨 넣고 잠을 청했다. 숙식비도 모두 빚으로 계산됐다.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 다만 개밭 비용(숙식비)을 내고 가라”는 협박이 이어졌다. 정 씨가 있던 조직 총책은 한국인이었다. 하지만 실적이 나쁘고 빚이 쌓인 피해자들은 폭력과 마약 투약 등 착취 수준이 더 심했던 중국 조직으로 넘겨졌다. 정 씨는 지난해 9월 주말 외출 기회를 틈타 탈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권에 나온 신상정보를 알고 있으니 한마디라도 뱉으면 찾아가 해코지하겠다”는 협박 메시지가 한동안 이어졌다.● ‘해외 고수익 알바’ 글 넘쳐나… ‘인권은 없다’ 극심한 협박과 납치, 감금은 정 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감금됐다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도움으로 풀려난 한 남성은 “정보기술(IT) 관련 업무를 하면 월 800만∼1500만 원의 고수익을 준다. 1인 1실 호텔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다”는 구인 글을 보고 캄보디아로 향했다. 실상의 업무는 보이스피싱이었고, 업무를 거부하자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를 동원한 구타가 이어졌다. 박 의원 측은 제보를 접하고 외교부 등에 긴급 구조 요청을 했다.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올해 1∼8월 330건에 달한다. 고수익 알바를 보장한다는 ‘위험한 초대’는 국내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취재팀이 ‘해외 고수익 알바’를 검색해 한 사이트에 들어가자 수많은 구인 글이 나왔다. 한 게시글에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일을 하면 기본급 290만 원에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월평균 1000만∼25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게시글 작성자와 텔레그램으로 직접 연락을 해보니, “보이스피싱 업무를 하면 되고, 한 주당 200만 원은 기본으로 벌 수 있고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은 더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최근 사망한 대학생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맞아 죽고, 마약 하다 죽는 사람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 웬치 안에 인권은 없다”고 지적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보이스피싱 대응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속출하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 중이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에 현지 경찰 조직에 파견돼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코리안 데스크 설치도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실적이 안 나오면 ‘중국 조직에 팔아버린다’는 협박이 날아왔어요. 아무리 일해도 빚이 늘기만 하는 구조라서 탈출이 거의 불가능했어요.”지난해 ‘고수익 알바(아르바이트)’라는 홍보에 낚여 캄보디아의 범죄조직에 감금됐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30대 남성 정민수(가명) 씨는 1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년 전 일인데도 수화기 너머 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최근 대학생 박모 씨(22)가 캄보디아에서 납치·살해되는 등 한국 청년들이 현지에서 변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 씨처럼 대다수의 피해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휩쓸려 범죄에 휘말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감금, 협박은 일상, 탈출 뒤에도 해코지 경고“고수익 텔레마케터 아르바이트. 기본급 월 2000달러, 성과급으로 7000달러 이상도 가능.”지난해 동남아 여행 도중 여행 경비가 바닥난 30대 남성 정 씨는 발을 동동 구르던 중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는 텔레그램 게시글을 접했다. 정 씨는 지원 메시지를 보냈다. 직후 3개월간의 사실상 ‘노예 감금생활’이 시작됐다.텔레그램 게시자의 안내에 따라 정 씨가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프놈펜 인근의 한 도시. 마치 교도소처럼 3m가 넘는 담장 위에는 철조망과 무장 경비원 수십 명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곳이 캄보디아의 ‘웬치’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웬치는 동남아 보이스피싱 조직 사이에서 쓰는 음어로, ‘단지’를 뜻하는 중국어 위엔취(园区)에서 유래했다. 정 씨가 도착하자 ‘인사과장’이라고 소개한 인물이 철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도착하자마자 ‘비자 대행 업무를 해야 한다’며 자연스레 여권을 걷어갔고, ‘보안을 위해’라며 휴대전화도 빼앗았다.정 씨는 ‘로맨스 스캠’ 업무에 동원됐다. 30~40대 여성인 척하며 40~60대 남성을 유혹해 돈을 빼냈다. 정 씨는 많게는 100명을 대상으로 채팅했고, 여성들은 음성 또는 영상 통화 업무에 동원됐다. 정 씨가 ‘대본’을 써주면 여성들이 넘겨받아 남성들을 유혹 후 투자금을 뜯어냈다. 영상통화에는 딥페이크 기술까지 동원됐다. 소규모 범죄생활단체였던 웬치는 식당, 카지노, 식료품점, 심지어 카지노까지 있었다. 이곳의 물가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인센티브를 포함해 7000달러를 준다는 말은 허위였다. 2000달러의 기본급을 줬지만, 콜라 한 잔이 5000원 수준으로 모든 재화의 값이 시세를 뛰어넘었다. 정 씨는 “한 달을 살면 주는 월급이 남아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사실상의 감금생활이 이어졌다. 조직원들은 이곳을 ‘개밭’이라고 불렀다. 사람이 아니라 개처럼 일하고 맞는 곳이라는 뜻이었다. 식단은 기름기 많은 중국식 반찬뿐이었다. 3.3㎡(약 1평)가 조금 넘는 숙소에 3명이 몸을 구겨 넣고 잠을 청했다. 웬치에서 제공하는 숙식은 모두 피해자들의 ‘빚’이었다.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 다만 개밭 비용(숙식비) 포함해 돈을 뱉어놓고 가라”는 협박이 이어졌다.정 씨가 있던 조직 총책은 한국인이었지만, ‘빚이 많은’ 피해자들은 중국 조직으로 넘겨졌다. 중국 조직은 극심한 폭력과 강제 마약 투약 등 한국 조직보다 착취의 수준이 심한 것으로 악평이 자자했다.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중국 조직으로 팔린다”는 공포와 압박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텼다.감금 생활의 압박과 범죄에 동참했다는 죄책감으로 버티던 정 씨는 주말 외출을 빌려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탈출 후에도 협박은 이어졌다. 탈출 후 조직은 “여권에 나온 신상정보를 알고 있으니 한 마디라도 뱉으면 찾아가 해코지하겠다”고 협박했다. 실제 정 씨는 “여권 사진이 캄보디아 커뮤니티에 모두 뿌려졌다”고 했다.●‘해외 고수익 알바’ 글 넘쳐나… ‘인권은 없다’극심한 협박과 납치, 감금은 정 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감금됐다가 풀려난 한 남성은 ‘IT 관련 업무를 하면 월 800만~1500만원의 고수익을 준다. 1인 1실 호텔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다“는 구인 글을 보고 캄보디아로 향했다. 실상의 업무는 보이스피싱이었고, 업무를 거부하자 조직은 전기충격기를 들고 와 협박했다. 또 다른 웬치에선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를 동원한 구타가 이어졌다. 기절하면 얼굴에 물을 뿌리고 폭행이 이어졌다고 한다.고수익 알바를 보장한다는 ‘위험한 초대’는 국내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10~12일 취재팀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해외 고수익 알바’를 검색해 한 사이트에 들어가자 수많은 구인 구직 글이 나왔다. “감금 폭행이 전혀 없다”고 시작한 한 게시글에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일을 하면 기본급 290만 원에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월평균 1000만~25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초보자도 누구나 일을 시작하기 쉽고 난이도가 쉬운 채팅업무에 투입한다고 했다. 또 다른 글은 “해외에서 진행되는 텔레마케팅 업무에 남녀 무관, 나이 20~40세, 커플 친구 동반 지원 가능, 주급은 500만~1000만원”이라며 고수익과 쉬운 업무를 강조했다. 이중 ‘동남아지사에서 텔레마케팅(TM) 업무를 할 인재를 찾는다’는 한 게시글 작성자와 텔레그램으로 직접 연락을 해보니, “보이스피싱 업무를 하면 되고, 한 주당 200만 원은 기본으로 벌 수 있고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은 더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출국을 빨리하고 싶은데 언제 할 수 있냐는 질문엔 “추석 연휴가 끝난 후 팀장 전화만 끝나면 바로 출국할 수 있다”고 답했다.“범죄에 연루돼 죄책감이 컸다”는 정 씨는 “이번에 사망한 대학생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맞아죽고, 마약하다 죽는 사람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 웬치 안에 인권은 없다”고 지적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최근 서울 명동 등에서 극우단체 주도로 중국인을 겨냥한 ‘혐중(嫌中)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체류 외국인과 관광객의 불안을 해소하고 외교적 파장을 막기 위해 혐오 집회·시위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10일 행정안전부는 특정 국가나 국민을 겨냥한 혐오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경찰위원회에 ‘경찰의 적극적인 법 집행 방안’ 안건을 부의했다. 해당 안건은 심의를 거친 뒤 혐오집회 금지, 조기 해산 등의 경찰 후속 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위는 경찰 관련 주요 정책을 비롯해 행안부 장관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회의에 부친 사항을 심의 및 의결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경찰은 혐오 집회·시위에 적극 대응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찰위에 경찰이 법 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반중 시위를 두고 “저질적 국격 훼손”이라고 비판한 지 8일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특정 국가와 국민을 겨냥한 괴담과 혐오 발언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인종차별적 집회도 계속되고 있다”며 “국익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자해 행위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모욕·명예훼손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피해 명예훼손 사건은 2022년 5건에서 지난해 20건으로 4배로 늘었다. 올해(1∼8월)는 18건이 발생했다. 모욕 사건도 2022년 13건에서 지난해 46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만 47건이 발생해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인이 피해자인 경우가 많았다. 경찰이 사건별 대표 피해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중국 국적 피해자가 73명으로 전체(193명)의 37.8%를 차지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최근 서울 명동 등에서 극우단체 주도로 중국인을 겨냥한 ‘혐중(嫌中)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체류 외국인과 관광객 불안을 해소하고 외교적 파장을 막기 위해 혐오 집회·시위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10일 행정안전부는 특정 국가나 국민을 겨냥한 혐오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경찰위원회에 ‘경찰의 적극적인 법 집행 방안’ 안건을 부의했다. 해당 안건은 심의를 거친 뒤 혐오집회 금지, 조기 해산 등의 경찰 후속 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위는 경찰 관련 주요 정책을 비롯해 행안부 장관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회의에 부친 사항을 심의 및 의결한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위에 안건을 올린 건 2018년 김부겸 당시 장관이 대법원장 차량 인화물질 투척사건 등을 부의한 이후 두 번째다.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경찰은 혐오 집회·시위에 적극 대응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찰위원회에 경찰이 법 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반중 시위를 두고 “저질적 국격 훼손”이라고 비판한 지 8일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특정 국가와 국민을 겨냥한 괴담과 혐오 발언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인종차별적 집회도 계속되고 있다”며 “국익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자해 행위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국내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모욕·명예훼손 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피해 명예훼손 사건은 2022년 5건에서 지난해 20건으로 4배로 늘었다. 올해(1~8월)는 18건이 발생했다. 모욕 사건도 2022년 13건에서 지난해 46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만 47건이 발생해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인이 피해자인 경우가 많았다. 경찰이 사건별 대표 피해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중국 국적 피해자가 73명으로 전체(193명)의 37.8%를 차지했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