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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에 동참할 의원은 29∼31명 사이다. 새해 초 2차 탈당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탈당과 잔류를 놓고 흔들리던 중립 의원들은 대체로 ‘좀 더 지켜보자’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주류 주자였던 나경원 의원을 지지한 55명 가운데 일단 잔류를 택한 의원이 20명 넘는 셈이다. 신당파의 핵심 축인 유승민 의원은 당초 국민의당 의석 수(38석)를 넘긴 ‘선발대 40명’을 목표로 했다. 신당이 처음부터 무게감 있게 출발해야 이후 추가 신당 참여 흐름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패권주의에 비판적이면서도 막상 새누리당 둥지를 떠나는 데는 주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게 신당파 의원들의 전언이다. 우선 이들의 잔류에는 보수 분열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TK(대구경북) 지역의 한 중립 성향 의원은 26일 “박근혜 대통령도 밉고, 친박도 미운데 당이 분열될 경우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만 좋은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고 했다.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간 ‘보수 적자(嫡子) 경쟁’에서 아직 대세를 이룬 쪽이 없다는 점도 대다수 중립 성향 의원들이 관망하는 이유로 꼽힌다. TK의 한 초선 의원은 “여당 지지자들은 야당 지지자들과 성향이 근본적으로 달라 보수의 본류(本流)가 어디에 있는지를 따진다”며 “보수의 본류가 신당으로 옮겨 왔다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많은 의원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수신당의 리더십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보수신당 내 구심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여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이 신당에 합류했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탈당을 만류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반 총장이 (신당에) 합류한다’고 설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반 총장의 귀국 후 지지율과 정치적 선택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개혁 성향의 인명진 목사를 영입한 것도 추가 탈당을 막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중도 그룹 중에는 인 내정자가 신당파들보다 더 과감하게 당을 개혁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며 “만약 인 내정자가 제대로 당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때는 지역에서 (신당 참여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파의 양대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이날까지 탈당에 주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유 의원은 잔류를 택한 TK 의원에게 전화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새누리당은 오래 못 갈 테니 (탈당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의원과 함께 신당의 노선에 대한 이견으로 막판까지 탈당을 고심 중인 나경원 의원을 찾아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자”고 설득하기도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탈당파가 추진하는 ‘개혁보수신당’(가칭)은 일단 현역 의원 30명 안쪽으로 출항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34명이 집단 탈당을 결의했을 때보다는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위한 최소 인원(20명)은 확보한 상태다. 탈당파는 내년 1월 20일 창당까지 2차, 3차 탈당을 이끌어내 보수세력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 ‘탈당 D-1’ 신당 노선 갈등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회는 27일로 예정된 1차 탈당에 동참할 인원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수도권 3선 의원은 25일 “1차로 탈당계를 제출할 의원은 20명 중후반이 될 것 같다”면서 “몇몇은 지역 사정 때문에 내년 1월 초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탈당 결의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원과 지지자 설득 등 사전 정지작업 때문에 그 시기를 다소 늦추는 의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1차 탈당 때 한 명이라도 더 개혁보수신당으로 끌어오기 위해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을 타깃으로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다만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어도 ‘선발대’로 나서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는 의원도 적지 않다고 한다. 탈당을 검토했던 TK(대구경북) 지역 한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해선 욕을 해도 새누리당 분열에는 우려하는 여론이 많아 시기를 좀 더 살피기로 했다”고 전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 일부는 신당이 추구하는 정책 노선에 대한 이견 때문에 최종 결단을 앞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정강·정책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앞서 법인세 인상, 사회적경제기본법 처리 등 경제 현안에서 ‘좌클릭’을 예고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비주류 전체 모임에서 유 의원이 신당의 정강·정책을 주도하는 데 합의한 적이 없는데 신당을 ‘유승민당’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26일 회의에서 신당의 정책 노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탈당파 vs 잔류파 기 싸움 절정 1차 탈당을 예고한 27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탈당파와 잔류파 간 세(勢) 대결도 치열하다. 탈당파는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비박(비박근혜) 성향의 대선주자, 원외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최대한 개혁보수신당에 합류시켜 탈당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탈당을 망설이는 중립 성향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원외 당협위원장 37명은 김무성 전 대표,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 등과 회동하고 내년 1월 5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오 전 시장은 “분당 지경까지 오게 된 근본적 책임은 4·13총선과 최순실 사태에서 보여준 친박 지도부의 도를 넘는 패권주의와 사당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건강하고 개혁적인 보수의 비전을 보여주는 정당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탈당을 고심하고 있다. 다만 권영진 대구시장은 “새누리당은 민심에 많이 역행하고 있다”면서도 “탈당은 즉흥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시민의 뜻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반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성헌 전 의원 등 친박 성향 원외 당협위원장 35명은 이날 분당파를 겨냥해 “탈당은 명분 없는 분열”이라고 맞불을 놨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분당파 중) 일부 의원은 대권 욕심과 향후 대선 과정에서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탈당파가 추진하는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분당(分黨) 선언 직후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하고, 28일 정강정책 초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신당의 성패는 창당의 삼각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대선 전략에 대한 ‘동상3몽(夢)’을 얼마나 매끄럽게 조율하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헌-제3지대 의견 갈린 김무성과 유승민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신당 창당의 역할 분담에 합의한 상태다. 김 전 대표는 대선 주자 영입과 외연 확대를 주도하고, 유 의원은 신당의 이념과 정책을 맡는 식이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가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청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됐지만 보수 재집권을 위한 방법론에서의 시각차가 적지 않다. 김 전 대표는 집단 탈당을 결의한 21일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정치 청산’을 탈당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웠다.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집권을 막는 게 제1과제라는 메시지였다. 그는 신당이 국민의당과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까지를 아우르는 ‘반문(반문재인) 세력’ 결집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개헌이 이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 측은 “‘개헌 세력’이라는 지붕 아래 반문 주자들이 다 들어와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은 비문 진영까지의 연대에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보수층의 마음을 다시 붙잡기 위해 보수 개혁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유 의원은 20일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보수보다 개혁에 방점이 찍힌 ‘개혁 보수’여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 표를 주긴 싫고 개혁 보수가 나타나길 바라는 국민들이 있다”며 “그분들은 안보에 대한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람들(야권)과 우리가 같이하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 탈당 뒤 독자 창당을 준비해 온 남 지사는 중도 확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23일 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인 정병국 의원과 처음 회동한 선도 탈당파 김용태 의원은 “(유 의원이 말하는) ‘안보는 보수’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중요한 것은 나라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신당은 ‘새누리당2’가 돼서는 안 된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막았던 개혁 입법을 야당과 협력해 빠르게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연정’을 부각시킨 것이다.○ 반기문 영입 두고도 온도차 그간 탈당파는 친박이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가능한 이견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창당과 대선 과정에서 이들 삼각 축이 각론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신당은 ‘대선 전 개헌’을 두고도 한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야권 인사들과 개헌을 위해 끊임없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날 “개헌은 생각이 달라서 정강정책에 담기 어렵다”고 했다. 유 의원이 정강정책 작업을 주도하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탈당파 중진 의원은 “치열한 가치 논쟁을 벌여야 할 시기다. ‘유승민 신당’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에 대한 온도 차도 적지 않다. 김 전 대표는 “특정인의 당을 만들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면서도 “반 총장이 우리와 같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보수 재집권을 위해선 반 총장 영입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 의원과 남 지사는 ‘문호 개방’에 원칙적 찬성이지만 반 총장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센 경쟁자’의 등장을 견제하고 있는 셈이다.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22일 “대선에만 정신이 팔려 원칙 없이 세력만 불리고 개혁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보수신당의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당의 우선 과제는 대선 주자를 영입하고, 여기저기 세력을 합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보수가 어떤 건지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탈당파들은 내년 1월 20일 ‘보수신당’(가칭) 창당을 목표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유 의원은 비주류의 양대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함께 보수신당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1차 탈당할 의원들은 어느 정도 되나. “21일 선언한 34명 외에도 탈당 의사가 있는 분들은 더 있다. 40명은 넘었으면 좋겠다. 1차 때 같이 나가서 (신당이) 처음부터 큰 규모로 시작했으면 한다. 지금 친박(친박근혜)에서 탈당하지 못하도록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는데 27일까지 최대한 설득하려고 한다.” 비주류는 전날 탈당 결의를 밝히며 “친박-친문(친문재인)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탈당파와 국민의당,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까지 연대한다면 대선 국면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박-비문 연대’에 동의하나. “그 부분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이 읽을 때 깜짝 놀랐다. 김 전 대표가 개인 생각으로 써온 글 중 일부를 발췌해 그냥 읽어버린 것이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비박 정치’ 하려고 탈당한 게 아니다. 비박-비문 다 모아 놓는다고 공유하는 철학과 가치가 뭐가 있겠느냐. 대선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건데 국민들이 동의해 줄까.” ―국민의당과는 연대할 수 있나. “특정인의 패권, 지역을 떠나서 가치, 노선 중심으로 정치가 재편된다면 국민의당 안에서도 분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선 전에 무작정 합치자는 것에는 반대한다. 국민의당 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막으며 안보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다른 분들과는 함께하기 힘들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어떤가. “안 전 대표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을 내세우는데 그런 부분에선 통하는 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사드 발언을 보면 안 전 대표가 안보에서 보수가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탈당파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문호를 열고 공정한 경선을 치르는 것은 대찬성이다. 다만 최순실 사태를 겪으며 국민들은 대통령이 누구의 아바타여선 안 된다는 것 아니냐. 검증이 중요하다. 반 총장은 외교 관료만 하시고 외국에 오래 계셨으니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얼마나 공감하고, 개혁의 해법과 의지가 있는지 나도 정말 궁금하다.” ―개헌을 매개로 한 새판 짜기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고치자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개헌만을 연결고리로 해서 정치세력이 모인다? 비박-비문 연대보다 조금 나을지 몰라도 정치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와는 동떨어진 얘기다.” ―보수신당이 추구하는 ‘개혁 보수’는 무엇인가.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정경 유착, 부패 정치와는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안보는 보수층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통 보수의 길을 지키고 경제·노동은 중산층과 서민, 고통 받는 국민 편에 서야 한다. 당장 법인세,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상당히 전향적으로 가야 한다. 새누리당 탈당한다고 잘못이 사면되는 건 아니다.” ―대선 국면에서 결국 새누리당과 다시 보수대연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친박당’에서 극우를 대표할 대선후보를 내면 연대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또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면 남은 의원 상당수는 신당으로 옮겨오며 새누리당은 소멸할 수도 있다.” ―대선 출마에 대한 결심은 섰나. “출마하게 된다면 신당에서 치러질 경선에 대비해야 하니까 적당한 시점에 밝히겠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실컷 있다가 나온 사람들이 어떤 정치를 할지 보여주지도 않고 우후죽순 출마부터 하려는 건 옳지 않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을 탈당해 ‘분당(分黨) 열차’의 티켓을 끊은 비주류 의원은 21일 현재 34명이다. 비주류는 분당 시점으로 잡은 27일까지 중립 성향 의원 30여 명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예정이다. 중립지대 의원 일부가 탈당 대열에 합류하면 국민의당 의석수(38석)를 넘어 단번에 제3당의 지위를 넘볼 수 있다. 이날 탈당을 결의한 의원 34명의 지역을 보면 서울 경기가 17명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PK(부산경남울산) 10명, TK(대구경북) 2명, 강원 2명, 충청과 호남 각 1명 등이다. 서울의 경우 이미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 11명 중 김선동 지상욱 의원을 뺀 9명이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TK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 23명 중 2명(유승민 주호영 의원)에 그쳤다. 지역별 정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례대표 중에선 김현아 의원이 유일하게 동참했다. 비례대표는 탈당 즉시 의원직을 잃게 돼 비주류는 이날 김 의원의 출당을 요청했다. 다만 27일 실제 탈당을 결행할 의원은 34명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날 비주류 모임에서 탈당계를 미리 작성한 의원은 25명 안팎이었다고 한다. 내년 1월 초 탈당을 고려 중인 한 재선 의원은 “친박으로부터 직접 핍박을 당한 것도 아니라서 지역 지지자들을 좀 더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모임에 참석한 강석호 의원은 아예 탈당 결의를 번복했다. 그렇다 해도 탈당 즉시 원내교섭단체(20명)를 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탈당파의 1차 목표는 3당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관건은 30명 안팎인 새누리당 중도파의 선택이다. 이들 중 절반은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후 이주영 의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김광림 전 정책위의장 등 10여 명이 속한 중도의원 모임은 전날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던진 비주류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비주류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새누리당은 불임정당”이라는 논리로 중도파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모임에서 “청와대가 탄핵 심판 청구 기각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공동운명체인 집권여당은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한 대선 경선 논의조차 하기 힘들다”며 “새누리당으로 어떻게 보수 재집권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탈당파 내부에선 보수신당이 ‘보수 대표성’ 경쟁에서 우위에 서면 급속도로 ‘친박당’이 와해돼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탈당 인원을 50명까지 채워 결행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흐름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분당을 바라보는 국민의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구조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애국의 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당의 대주주인 안철수 전 대표는 “(새누리당 비주류가) 탈당 여부와 상관없이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는 여권 비주류와의 연대 가능성도 생겼지만 동시에 제3지대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해진 데 따른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보수신당으로 향할 경우 국민의당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안 전 대표가) 혼자 (대선 경선에) 나와서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비주류 집단 탈당’의 키를 쥔 인물이었다. 20일 유 의원이 탈당을 결심하면서 분당(分黨) 사태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유 의원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당내 투쟁’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TK(대구경북) 적자’란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분당에 부정적인 TK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선거와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위한 전국위원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정면 대결을 해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유 의원 주변에선 2012년 이명박 정부와 선을 긋는 데 성공했던 ‘박근혜 비대위’ 모델을 염두에 두기도 했다. ‘유승민 비대위’로 친박 인적 청산과 보수 개혁을 이뤄내 유 의원의 지지율을 15%까지 끌어올린 뒤 내년 대선에서 승부를 걸자는 구상이었다. 한 측근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유 의원이 대권으로 가는 제일 좋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 투쟁’이 친박계의 벽에 막히자 유 의원 측의 전략도 바뀌었다. 탈당 논의 초반에는 ‘비박(비박근혜) 연합’식이 아닌 유 의원과 가치를 공유하는 몇몇만 함께 움직이는 게릴라식의 ‘탈레반 전략’이 거론됐지만 이제 ‘비주류 공동 행동’으로 옮겨 왔다. 한 측근은 “보수층에 대선 주자로 각인되려면 탈당파의 규모가 어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분당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유 의원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간 ‘비주류 내 주류’는 김무성 전 대표였다. 그러나 현재 유 의원이 탈당 흐름의 물꼬를 트며 비주류의 구심점이 된 양상이다. 한 비주류 3선 의원은 “결국 보수의 대선 주자인 유 의원을 따라 중립 성향의 초·재선들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의 분당(分黨) 여부를 가늠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간 ‘핑퐁 게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비주류는 19일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비주류 전체의 통일된 의견을 달라”는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제안에 ‘유승민 단일 카드’를 내밀었다. 또 ‘유승민 전권(全權) 비대위원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탈당’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미 ‘전권 비대위원장은 없다’고 밝힌 만큼 비주류 일각에선 성탄절인 25일이 집단 탈당의 디데이라는 말도 나온다.○ ‘유승민 단일 카드’에 당황한 친박계 비주류의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를 포함해 비주류 의원 15명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비대위원장으로 유 의원을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유 의원이 전날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이라면 독배를 마실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어 이 모임에 참석한 정병국 의원은 유 의원에게 이런 뜻을 전해 동의를 얻었다. 비주류 내 주도권 경쟁을 벌여온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을 갈라치기 하려던 친박계에 ‘단일 카드’로 역공을 취한 셈이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친박계가 자신을 비토한다면) 무한정 기다릴 순 없다. 많은 의원들과 (탈당)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개별적 탈당은 없다. (유승민 카드가 불발되면) 당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라며 동반 탈당에 따른 분당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비주류는 20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정 원내대표와 친박계를 향해 ‘유승민 카드’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시 공을 넘겨받은 정 원내대표는 일단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날 친박계가 ‘유승민 불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당이) 풍비박산날 수 있다. 당을 깰 사람이면 비대위원장으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일단 ‘시간 벌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20일) 의총에서 바로 결정하기보다 주류 측에 ‘비주류 단일안이니 검토해 달라’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주류, 성탄절에 집단 탈당 감행하나 비주류의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는 사실상 친박계에 대한 최후통첩인 만큼 새누리당은 분당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 의원도 이날 자신과 가까운 3선, 재선 의원들과 조찬을 하며 탈당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일부 의원들은 “성탄절에 (탈당을) 실행해야 한다”며 구체적 시기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유 의원이 결단하면 지금이라도 의원 10명은 바로 탈당할 수 있다”며 “다만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당 사수파’였던 유 의원이 ‘탈당의 문’으로 한 걸음 다가오면서 비주류 중진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 비주류 3선 의원은 “보좌진에게 탈당 선언문을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면서 “이번 주 안에 결판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박계는 비주류의 움직임에 강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이날 하려던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해체 선언도 미뤘다. 정 원내대표는 새 원내대표단을 구성하며 원내수석부대표에 김선동 의원을 임명하는 등 친박계를 다수 포진시켰다. 당권을 비주류에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분당 위기에 놓인 새누리당의 ‘원톱’ 사령관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지, 문제를 일으킬 비대위원장은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대표 권한대행과의 일문일답. ―친박 핵심에 ‘2선 후퇴’와 ‘친박 해체’ 선언을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원내대표 선거 당일(16일) 오후 친박 핵심 의원 2, 3명에게 전화해 ‘이행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검토해 보겠다고 하더라. 탈당이나 의원직 사퇴 같은 ‘인적 청산’은 사실 어렵고 이분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가 백의종군, 2선 후퇴다.” ―비주류 측에 비대위원장 추천을 요청했나. “비주류에 추천권을 넘겼기 때문에 공동 비대위원장이냐, 단독 비대위원장이냐, 원내냐 원외냐는 모두 비주류가 판단할 문제다. 다만 문제를 일으킬 비대위원장은 안 된다고 본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 또 당 혁신을 통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어야 한다.” ―비주류 추천 인사를 친박계에서 거부한다면…. “그러면 인선이 어렵지 않겠나. 친박이 앞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지만 ‘저 사람과는 죽어도 못하겠다’고 한다면 내 힘으로 막을 수 없다. 다시 내분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을 사람을 (비주류가) 고르라는 거다.” ―권력 분점형 비대위에 대해 비주류는 비판적이다. “어느 일방이 비대위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게 되면 화합이 안 되고 당이 오히려 깨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대위원장 인선 시한을 언제까지로 보고 있나. “적정 시간까지는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마냥 비주류만 바라볼 순 없다. (비주류가 계속 후보를 추천하지 못하면) 의원총회에 보고하고 ‘나라도 (인선을 위해) 뛰겠다’고 얘기할 거다.” ―친박계의 지지로 당선돼 계파 패권주의로부터 자유롭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친박의 지지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그분들 모임에 가지 않을 거다. 얘기는 듣겠지만 구애받지 않겠다. 내가 옳다고 하면 밀고 나갈 것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펼쳐진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 간 첫 정면대결은 친박 측의 ‘신승’으로 끝났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박 지도부의 ‘윤리위원 충원’ 사건으로 중립지대 의원들의 표심은 비주류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16일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지원한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상당)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비주류는 당내 공고한 벽을 거듭 실감해야 했다. 친박계는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비주류는 탈당이냐 잔류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 ‘탄핵풍(風)’ 속 비주류 패인(敗因)은?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전체 의원 128명 중 11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62표를 얻었다. 탄핵안 반대표(56표)보다 6표를 더 얻은 것이다. 비주류가 내세운 나경원 의원은 탄핵안 찬성표(최소 62표)보다 적은 55표를 얻는 데 그쳤다. 탄핵에 찬성했던 중립 성향 일부 의원이나 무효(7표) 기권(2표)을 선택했던 의원 중 일부가 친박 후보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선거에 불참한 9명 가운데 6명은 비박(비박근혜) 진영이거나 중립 성향으로, 이들이 모두 나 의원을 지지했어도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비주류에게 비교적 유리한 여건이었다. 탄핵안 가결로 비주류가 기세를 올리고 있었고 박 대통령의 징계를 막으려는 친박계의 ‘윤리위 파문’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명 안팎의 중립 성향 의원 중 절반은 ‘보수의 화합’을 방패로 삼은 친박의 전략에 흔들렸다. 이정현 대표가 14일 “당을 나간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읍소한 데 이어 조원진 최고위원이 전날 지도부 총사퇴를 공언한 게 표심에 작용한 셈이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전날 초선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비주류의 ‘자책골’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주류의 ‘집단 탈당’ 엄포가 되레 안정과 화합을 선호하는 중립 의원들에게 역풍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친박 공격에만 열을 올렸을 뿐 개혁의 비전이 부재했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비박 3선의 김영우 의원은 “국민들은 탄핵 국면에서 불안감이 큰 게 현실인데 비주류는 ‘친박 5적’이니 ‘8적’이니 했으니 이것도 구태가 아니었는지 자문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탈당이냐 잔류냐 난파 위기에 놓인 새누리당의 원내사령탑이 된 정 원내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 때 자민련 소속으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해양수산부 장관, 충북도지사, 국회 정무위원장 등을 지냈다. 러닝메이트인 이현재 신임 정책위의장(재선·경기 하남)은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간사를 지내며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는 찬성 입장을 공개 표명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개헌 정국을 이끌어 내년에 진보좌파가 집권하는 것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또 “사즉생(死則生·죽으려 하면 산다)의 마음으로 새누리당을 한번 살려보자.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지도부는 이날 오후 총사퇴로 바로 호응했다. 한동안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게 된 정 원내대표는 탈당과 잔류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 비주류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게 됐다. “비상대책위원장은 중도와 비주류에서 추천하는 인물이 되는 게 합리적이다”, “(책임 있는 친박을) 찾아뵙고 2선 후퇴를 정중히, 강력히 요청하겠다”는 발언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친박계의 승리에 “이것이 새누리당의 민낯”이라며 “비박도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추가 탈당을 압박했다. 패배한 나 의원은 ‘탈당을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일단 논의해 보겠다”고만 했다. 그는 이날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패배할 경우 승복과 탈당 여부를 묻자 “사실 저는 당이 깨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을 어떻게든 고쳐서 해체 수준으로 바꿔 재창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로선 ‘친박계 원내대표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야당을 상대로 국정 수습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당분간 새누리당 지도부와는 냉각기를 갖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로 나선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상당)이 당선됐다. 비주류가 패배하면서 비주류의 집단 탈당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1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 지도부를 선출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투표 결과 새누리당 의원 128명 가운데 119명이 참석해 정 의원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현재 의원(재선·경기 하남)이 62표를 얻어 승리했다. 비주류 후보로 맞대결을 펼친 나경원 의원(4선·서울 동작을)-김세연 의원(3선·부산 금정) 조는 55표를 얻는 데 그쳤다. 탄핵안 표결 시 새누리당 내에서 반대는 56표, 찬성은 최소 62표가 나온 것으로 풀이됐다. 중립 성향 의원들이 탄핵안 찬성에 기운 만큼 이번에도 비주류가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친박 주류의 응집력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비주류는 다음 주초 예정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두고 다시 한번 친박계와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 등 일부에선 선도 탈당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옛 자민련 출신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충북도지사·당 최고위원·국회 정무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정말 어려운 시국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면서 "개헌정국을 이끌어서 진보좌파가 집권하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당선 소감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정권이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간부들을 사찰해 삼권분립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최순실 씨의 전남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 씨가 수억 원을 받고 부총리급 인사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15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나온 이 같은 ‘폭탄 증언’으로 관련 기관은 발칵 뒤집혔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세계일보가 ‘정윤회 동향’ 문건과 함께 입수한 청와대 문건 17건 중 보도하지 않은 8건의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조 전 사장은 “양 대법원장과 최성준 전 춘천지법원장(현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생활을 사찰한 문건이 있다”고 밝힌 뒤 관련 문건 2건을 국조특위에 제출했다. 이 문건에는 ‘양 대법원장이 매주 금요일 오후 일과 시간 중 등산을 떠난다’는 보도가 나온다는 소식에 대법원이 당혹스러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문건에는 최 위원장이 2014년 춘천지법원장 시절에 관용차를 사적으로 썼고 대법관 진출을 위한 운동을 했다는 내용 등이 기록돼 있다. 법조계 인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친분이 있는 소설가 이외수 씨를 이용했다는 대목도 있다. 조 전 사장은 “이 문건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해 2014년 1월 ‘정윤회 동향’ 문건과 함께 대외비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복사 방지를 위한) 워터마크가 있고, 파기 시한이 명기돼 있는 것으로 볼 때 국가정보원 문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도 이날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일상적인 사찰이 실제 이뤄졌다면 실로 중대한 반(反)헌법적 사태”라며 “책임 있는 관련자들이 경위를 명확히 해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한낱 동향보고에 불과한 문건에 강하게 대응한 것은 사법부의 독립이 침해당할 수 있다는 대내외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씨는 트위터에 “청와대가 작가를 불법 사찰도 하는군요. 나랏일들이나 제대로 좀 하시잖고”라고 비판했다. 조 전 사장은 이날 또 “부총리급 공직자의 임명과 관련해 정윤회 씨가 7억 원 정도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느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정윤회 동향’ 문건에 “정윤회에게 (인사) 부탁을 하려면 7억 원 정도를 줘야 한다”는 부분이 담겨 있어 따로 취재한 결과 관련 내용을 접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부총리급 공직자’가 “현직에 계신 분”이라고 했지만 해당 인물을 직접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정부가 임명하는 공직자 중 현직 부총리급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2016년 1월 임명), 황찬현 감사원장(2013년 12월 임명) 등 3명이다. 감사원은 황 감사원장에게로 시선이 쏠리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가 있는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조 전 사장도 이후 “(황 감사원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 전 사장은 당시 보도하지 않은 나머지 6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취재팀으로부터 구두보고를 받았다”며 “(박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가족의 불법 청탁과 이권 개입 등 비위 사실, 대기업의 비리를 사찰한 문건”이라고 말했다. 또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손쉽게 돈을 내놓은 것은 (청와대가) 대기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찰을 벌였고 이를 활용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전 사장의 폭로는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미확인 정보인 만큼 사실관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는 이날 “조 전 사장이 취재팀이 확보한 문서를 개인적으로 입수해 ‘보도 외 목적’으로 활용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홍수영 gaea@donga.com·유근형·신나리 기자}

14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김장수 전 대통령국가안보실장(현 주중 대사)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기존 답변을 고수했다. 김 전 실장은 “보좌관이 (첫) 상황 보고서를 집무실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전달하고 와서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는 안 계신 것 같다’고 보고했다”며 “그래서 (박 대통령이) 관저에 계시겠다고 제 스스로 확정해 문서는 계속 관저로 보냈다”고 말했다. 또 “관저에는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직접 대통령이 받았는지 확인됐느냐”고 묻자 “저는 보좌관을 통해 ‘이게 빨리 보고될 수 있도록 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대통령이 (세월호의) 유리창을 깨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으나 이날 청문회에선 “나는 들었는데 착각한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박 대통령이 서면·유선보고를 받았을 뿐 대면보고는 받지 않은 것과 관련해 김 전 실장은 “(당일) 오전 10시∼오후 3시경까지 3차례 보고를 했고, 4차례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전화를) 관저로 했느냐, 본관 집무실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휴대전화로 했다. 대통령과는 직통라인이 있어 그때그때 통화했다”고 강조했다. “대면보고 할 생각은 못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분초를 다투는 상태에서 안보실장으로서 상황실에 꼭 있어야 하는 만큼 자리를 떠서 대면보고를 하러 관저에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으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일 오전 11시 23분 대통령에게 유선보고 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고, “대통령안보실은 최초 상황보고를 접수해 대통령께 보고하는 것이 소관이고 이후는 해당 비서실에서 관리한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당일 오후 2시 57분 김 전 실장으로부터 “중대본을 가보시는 게 좋겠다”는 보고를 받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의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2시간 15분이나 걸린 까닭을 묻자 김 전 실장은 “그게 대통령의 머리 손질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싫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며 “중대본이 보고 준비나 의전 등을 준비해야 하고, 그런 절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가급적 빨리 가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사실상 보수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비주류의 또 다른 축인 유승민 의원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저는 당 안에서 당 개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정현 대표가 매번 28만 당원을 거론하는데 우리야말로 28만 당원을 저들(친박근혜계)에게 맡겨두고 갈 수 없다. 당원 동지들, 선배들을 어떻게 저들에게 두고 갈 수 있느냐”며 내부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친박계에 탈당 가능성 등으로 ‘빈틈’을 보이지 않고 세를 규합해 정면승부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측근은 “중립 의원들이 동참 의사를 표시해 오는 등 비주류가 단일 대오만 유지한다면 당내에서 겨뤄볼 만하다고 유 의원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친박계가 당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노골화한 상황에서 당내 투쟁이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자칫 타이밍만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 3당이 12일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건 국회가 ‘포스트 탄핵’ 정국의 주체로서 국정 운영의 책임을 나눠 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갈등 상황, 2야(野)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 등이 맞물리면서 일단 국회-정부 협치(協治)의 닻은 올린 셈이다. 탄핵을 사실상 주도한 촛불 민심을 국회가 바통 터치해 끌어가지 못하면 후폭풍이 국회로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정 협의체 출범은 16일 이후로 이날 오후 2시 반 국회에서 만난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시간이 채 안 돼 정 원내대표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여야정 협의체의 한 축이 비게 된 셈이다. 이 사실을 사전에 안 민주당 고위 당직자가 정 원내대표를 만나 만류했지만 허사였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16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까지는 일단 여야정 협의체 출범은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협의체 출범에는 합의했지만 누가 참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와 정부의 정책협의기구라는 취지에서 원내대표가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협의체는 투 트랙으로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논의를 하는 상부구조와 각 당 정책위의장과 경제부총리가 실무 논의를 하는 하부구조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와 야당 지도부의 상호 불신이 협의체 본격 가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친박 지도부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추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권한 정지로 여당의 지위는 물론이고 자격도 없다”고 각을 세웠다.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도 “현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상대로 해서 뭘 논의하고 대화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새누리당 이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정 협의체가 잘 이뤄져서 협치하고 국가와 국민과 외교와 안보를 걱정한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느냐”며 “그런데 두 야당도 믿을 수 없고 야당 지도부 발표도 믿을 수 없다”며 여야정 협의체 자체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당 원내대표는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지만 당 대표는 못마땅해하는 묘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새누리당이 새로운 당 대표를 제때 세우지 못한다면 협의체는 3당 원내대표와 황 권한대행이 주체가 돼 이끌어 나갈 수밖에 없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까지 협의체 참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국회가 국정의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황 권한대행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부총리 해법 못 찾은 여야 3당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경제부총리 후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경제 컨트롤타워를 유일호 경제부총리로 갈지, 임종룡 부총리 후보자로 갈지 논의했고, 결국 지도부는 유 부총리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추 대표는 “우리가 전면적으로 나설 때가 아니다. (우리가 경제부총리를 추천한 뒤) 경제위기가 심해지면 우리에게 더 나쁘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이 (경제 일반은 유 부총리가 챙기라고 교통정리를 하는 등) 장관급 인사 문제를 국회와의 협치 과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오버이고 적절치 않다. 우려를 갖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향후 여야정 협의체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때 황 권한대행과 야권이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길진균 leon@donga.com·유근형·홍수영 기자}

여야 3당은 12일 탄핵 정국 수습과 민생 안정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운영에 합의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한 뒤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인용 여부 결정까지 길면 180일간의 ‘과도 정부’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국정 운영에 일단 국회가 공동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탄핵 정국을 지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여야 3당과 정부가 협치(協治)를 복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 3당은 여야정 협의체에 누가 참석하고 어떻게 운영할지는 각 당의 논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협의는 3당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맡는 것으로 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회동 브리핑에서 “협의체 상층구조를 3당 대표와 국회의장, 황 권한대행이 맡을지, 아니면 3당 원내대표와 황 권한대행이 맡을지는 합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탄핵안 가결 처리 이후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국회가 정부와의 협의체 구성에 첫 삽을 뜬 셈이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협의체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협의체 자체를 거부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야는 또 내년 1월 1일부로 국회 개헌특위를 신설해 개헌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12월 임시회는 12일부터 31일까지 열리며 29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20, 21일 예정된 대정부질문에 황 권한대행이 모두 출석해 과도기적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할지 국회와 토론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무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를 했지만 균열상을 보이고 있는 여당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출범은 미뤄질 형편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어떻게 한다고 해도 기대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 얘기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라고 비난했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계기로 힘을 얻는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은 11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자진 탈당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친박계는 비주류 모임에 맞서 독자적인 구당(救黨) 모임 구성을 결의했다. ‘강 대 강’ 정면충돌 속에 결국 분당(分黨)을 향해 양 진영이 내달리는 모양새다. 비주류 진영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총회를 열어 친박계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또 친박계 핵심 의원들을 겨냥해 “특정인의 사당(私黨)으로 만들고 국정 농단 범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 이들은 스스로 당을 나가라”고 주장했다. ‘당 접수’를 목표로 본격적인 인적 청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기존의 12명 공동대표 체제 대신 한 명의 대표자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최후의 혈투’에 대비한 전열 정비 차원이다. 대표 후보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거론됐지만 김 전 대표가 “절대 맡지 않겠다”고 고사하면서 유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맞서 친박계 의원 51명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혁신과 통합 연합 준비모임’을 발족하기로 합의했다. 비상시국회의와의 정면 대결을 위한 친박계 단일 조직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공동대표에는 정갑윤 의원과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맡기로 했다. 이 모임의 대변인을 맡은 민경욱 의원은 “김무성, 유승민 의원 같은 해당행위자와 함께 갈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불을 지른 놈들(비주류)이 나가야 한다”고 밝혀 분당까지 불사한 ‘진흙탕’ 당권 싸움을 예고했다. 이들은 또 친박계 지도부 즉각 사퇴 수용 불가, 친박계 위주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이인제 김태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혁신연합 준비모임은 원내외를 합쳐 100명 수준이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정식 출범은 13일 이뤄진다.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정국에서의 당 운영 방안 등을 밝힐 계획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도부 즉각 퇴진 요구에 대해선 일단 거부 의사를 분명히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 정두언 정문헌 박준선 정태근 전 의원 등 12명으로 구성된 ‘탈당파 모임’은 이날 회동에서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단 구성에 합의했다. 남 지사는 “(일각에서) 재창당 수준을 언급하는데 어림없다. 깨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 창당 필요성을 강조해 비주류 신당의 마중물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홍수영 기자}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법적 지위가 소멸한 김병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싫건 좋건, 또 그 기간이 얼마나 되건 현 내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는 이날 블로그에 '탄핵소추 의결을 보고'라는 글에서 "일부에서는 내각이 소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그렇게 돼선 안 된다"며 "난국이 또 다른 난국을 잉태하게 해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거국내각 구성이 물 건너 간 만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경제 사회 외교안보 모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 되던 때(2004년)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내각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의 원천은 대통령이 아니라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라며 "협의와 소통을 가볍게 여기는 자세와 인식으로는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탄핵안 가결을 두고는 "국민의 승리다. 시민사회의 역량에서 새로운 나라에 대한 희망을 본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우리 스스로 선출한 대통령을 그만두게 하는 또 하나의 아픈 역사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압도적 국회 통과로 정치권은 본격적인 대선 게임에 들어갔다. 탄핵안의 압도적 가결이 사실상 대선 레이스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듯 ‘위기 극복 리더십’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넘어야 할 마지막 능선은 국가 대청소를 통해 국가 대개조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국정 수습이 중요하다”며 “우선 경제 분야,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자”고 밝혔다. 각각 미래와 수습에 방점을 두고 탄핵 이후 정국의 주도권 경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이날 ‘박 대통령 퇴진’ 표현을 직접 쓰지 않았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의 결단’을 앞세웠다. 국회 탄핵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여권 지지층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일단 10일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지지층 다지기를 통해 대세론을 대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속내다.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을 계속할지, 안정을 내세워 속도 조절에 나설지는 주말 촛불 민심을 확인한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은 대선 시기를 가급적 앞당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 정계 개편 등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10일 촛불집회 불참과 ‘박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 중단 의사를 밝혔다. 지지율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방책으로 정계 개편 또는 중도·우파 끌어안기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지지율 급상승세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도 가장 선명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한 시간이라도 빨리 퇴진하는 것이 국민의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잰걸음과 달리 여권 주자들은 코너에 몰렸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대권 도전을 포기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당을 떠나 제3지대에서 후일을 도모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을 주도한 유승민 의원은 상대적으로 약진했다.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유 의원은 “가장 고통스러운 표결이었다”며 “앞으로 헌법질서를 지켜가면서 정치혁명을 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친박(친박근혜) 흔적을 지울 수 있다면 여전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히든 카드다.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보수층의 유일한 희망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반 총장이 새누리당과 결합하지 않고 독자세력화에 나선 뒤 기존 정치세력과 연대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기 대선 일정의 키는 헌법재판소가 쥐고 있다. 헌재가 1월 중 탄핵 결정을 내린다면 3월에, 6개월의 심리 기간을 꽉 채울 경우 8월에 차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불투명한 대선 일정만큼 대선 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6∼8일 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은 18%의 지지율로 각각 20%를 기록한 문 전 대표와 반 총장을 2%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했다. 안 전 대표(8%), 안희정 충남도지사(5%),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유 의원(각 3%)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시장의 무서운 상승세 속에 선두 그룹과 한 자릿수 지지율에 갇힌 중간 그룹 대선 주자들이 어떻게 연대하고 견제할지 주목된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우경임 기자}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는 ‘최후의 혈투’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 진영이 여권 내 주류 교체와 분당(分黨)의 갈림길에서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탄핵안 표결 결과 여당 찬성표(최소 62표)는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참석 의원 수(이날 기준 33명)를 훌쩍 넘었다. 친박계의 균열이 명확히 확인된 셈이다. 친박계는 향후 당내 입지가 크게 위축되며 정치적 재기가 불가능한 폐족(廢族)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영남권 3선인 이철우 의원은 “앞으로 친박계가 살아있다고 하면 어불성설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지도부는 이날 즉각 사퇴를 거부했다. 이정현 대표는 “(탄핵안 가결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제가 당연히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당 조직에 공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만 마련하고 나서 (사퇴를 약속한) 21일 이전에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친박계가 ‘이정현 체제’를 지켜 비주류의 탈당을 유도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비주류는 지도부 퇴진과 친박계 인적 청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비상시국회의는 11일 탄핵안 표결 이후로 미뤄뒀던 당 쇄신책을 다루기로 했다.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지도부가 표결 결과를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새집을 지을 수 있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비주류 내에선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해당(害黨) 행위자’로 규정해 출당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김성태 의원은 “(탄핵에 반대한 이들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동안 친박과 비주류가 서로를 당 밖으로 떠미는 힘겨루기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이미 양 진영 간 감정의 골은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사람들과 어떻게 당을 같이할 수 있겠느냐”며 “앞으로 치열하게 싸워서 몰아내겠다”고 했다. 이날 비상시국회의 직후 김무성 전 대표의 손에는 ‘인적청산’ ‘현실적으로 불가능’ ‘탈당’ 등 논의 내용이 적힌 메모가 포착되기도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는 9일 오후 4시 반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은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처리해야 하는데 9일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다. 9일 이후 본회의는 예정돼 있지 않고, 차수(次數) 변경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8일 오후 2시 45분경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9일 오후 3시에 개회하는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들어가 밤 12시까지는 끝내야 한다. 표결이 밤 12시를 넘어도 끝나지 않으면 탄핵안은 폐기된다. 9일 본회의 안건은 탄핵안 한 건뿐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열자마자 탄핵안을 상정한다고 이날 밝혔다. 탄핵안에 대한 찬반 토론이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법안이나 결의안과는 달리 인사(人事)와 관련된 안건은 찬반 토론을 하지 않았다. 2013년 11월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에 대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요구했지만 당시 강창희 국회의장은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의원들이 5분 자유 발언이나 의사진행 발언을 할 수는 있다. 5분 자유 발언은 본회의가 열리기 4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이날까지 발언을 신청한 의원은 없다고 국회사무처는 밝혔다. 탄핵안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이다. 그러나 의결 정족수가 다 차지 않더라도 표결은 시작할 수 있다. 산회 전까지 최소 200명만 투표를 하면 유효하다. 그러나 일단 200명 이상이 모인 뒤 투표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표결은 본회의장 의원석의 전자 기표기를 사용하지 않고 본회의장 뒤편 투표소에서 투표용지에 ‘가(可)’ 또는 ‘부(否)’를 적는 방식의 무기명 투표다. 오후 3시 반경 표결이 시작되면 오후 4시 반 무렵 탄핵안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법적으로는 여야가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안을 재발의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탄핵안에 대한 찬반토론이 생략되고 무기명 투표인 현행 방식에 절차적 민주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하원은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안 처리 때 4개의 탄핵 사유마다 깊이 있는 찬반토론을 거쳐 각각 기명 표결한 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 역할을 하는 상원으로 보냈다. 한편 야당 일각이 추진하고 새누리당 비주류에서 검토하는 ‘탄핵 인증샷’ 공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기표된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적발되면 무효 처리된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8일 라디오에서 “야당에서 ‘(여당 내) 반란표가 있다’는 둥 그래서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서 찬성표 인증샷을 찍어 간직하고 있어야 되지 않느냐는 논의도 나왔다”고 말했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그 책임을 여당 비주류가 뒤집어쓰지 않도록 찬성 투표 후 인증샷을 찍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다. 민주당 6선의 이석현 의원은 이미 탄핵안에 ‘가(可)’라고 표기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겠다며 동료 의원들의 동참까지 촉구한 상태다. 국회법에는 투표용지 촬영과 관련된 금지 조항은 없지만 인증샷 때문에 자칫 탄핵안 표결 결과의 효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무기명 투표를 규정한 국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