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은 “反文결집” 유승민은 “정체성 맞아야”… 신당 투톱 온도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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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vs 신당 “내가 보수 嫡子”]창당-대선전략 불협화음 가능성

 
개혁보수신당 추진위 첫 회의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추진위’ 첫 
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당의 정강정책 작업을 주도할 유승민 의원. 두 사람은 내년 
1월 20일 전후로 창당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개혁보수신당 추진위 첫 회의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추진위’ 첫 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당의 정강정책 작업을 주도할 유승민 의원. 두 사람은 내년 1월 20일 전후로 창당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새누리당 탈당파가 추진하는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분당(分黨) 선언 직후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하고, 28일 정강정책 초안도 공개할 예정이다. 신당의 성패는 창당의 삼각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대선 전략에 대한 ‘동상3몽(夢)’을 얼마나 매끄럽게 조율하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 개헌-제3지대 의견 갈린 김무성과 유승민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신당 창당의 역할 분담에 합의한 상태다. 김 전 대표는 대선 주자 영입과 외연 확대를 주도하고, 유 의원은 신당의 이념과 정책을 맡는 식이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가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청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됐지만 보수 재집권을 위한 방법론에서의 시각차가 적지 않다.

 김 전 대표는 집단 탈당을 결의한 21일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정치 청산’을 탈당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웠다.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집권을 막는 게 제1과제라는 메시지였다. 그는 신당이 국민의당과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까지를 아우르는 ‘반문(반문재인) 세력’ 결집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개헌이 이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 측은 “‘개헌 세력’이라는 지붕 아래 반문 주자들이 다 들어와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은 비문 진영까지의 연대에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보수층의 마음을 다시 붙잡기 위해 보수 개혁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유 의원은 20일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보수보다 개혁에 방점이 찍힌 ‘개혁 보수’여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 표를 주긴 싫고 개혁 보수가 나타나길 바라는 국민들이 있다”며 “그분들은 안보에 대한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람들(야권)과 우리가 같이하면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 탈당 뒤 독자 창당을 준비해 온 남 지사는 중도 확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23일 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인 정병국 의원과 처음 회동한 선도 탈당파 김용태 의원은 “(유 의원이 말하는) ‘안보는 보수’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중요한 것은 나라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신당은 ‘새누리당2’가 돼서는 안 된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막았던 개혁 입법을 야당과 협력해 빠르게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연정’을 부각시킨 것이다.
○ 반기문 영입 두고도 온도차

 그간 탈당파는 친박이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가능한 이견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창당과 대선 과정에서 이들 삼각 축이 각론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신당은 ‘대선 전 개헌’을 두고도 한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야권 인사들과 개헌을 위해 끊임없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날 “개헌은 생각이 달라서 정강정책에 담기 어렵다”고 했다. 유 의원이 정강정책 작업을 주도하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탈당파 중진 의원은 “치열한 가치 논쟁을 벌여야 할 시기다. ‘유승민 신당’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에 대한 온도 차도 적지 않다. 김 전 대표는 “특정인의 당을 만들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면서도 “반 총장이 우리와 같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보수 재집권을 위해선 반 총장 영입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 의원과 남 지사는 ‘문호 개방’에 원칙적 찬성이지만 반 총장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센 경쟁자’의 등장을 견제하고 있는 셈이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새누리당#김무성#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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