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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조 원 vs 1000조 원. 8월 31일 코스피 시가총액과 10년 후 국민연금 규모 얘기다. 국민연금은 2022년 1000조 원을 돌파한다. 주식시장이 부진하다면 10년 후 국민연금은 한국의 모든 상장기업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2030년대에 접어들면 2000조 원을 넘어서 세계 최대의 연기금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NPS)은 31일 “9월 중 국민연금 규모가 약 380조 원에 달해 금액 기준으로 세계 3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어난 덩치만큼 고민도 커졌다. 너무 많은 돈을 굴려야 하는 탓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졌다. 웬만한 한국의 우량기업치고 1, 2대 주주 명단에 국민연금이 안 올라 있는 곳이 드물 정도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한다면 기업 관련 주무 부처의 영향력을 능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몸집이 너무 큰 ‘공룡 국민연금’의 고민은 이 밖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3년 만에 3위로 한 계단 상승 올 상반기까지 국민연금은 GPIF(일본 공적연금), GPFG(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 ABP(네덜란드 공적연금)에 이어 세계 4위였다. 6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규모는 367조5000억 원. 네덜란드 ABP가 약 375조9000억 원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기금의 성장속도를 볼 때 국민연금은 7월 ABP 규모와 같아졌고 9월 중 ABP를 추월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2009년 277조 원이 되면서 캘리포니아퇴직공무원연금(CalPERS)을 넘어 세계 4위에 올랐다. 그로부터 3년 만에 한 계단 더 올라서는 셈이다. 국민연금제도는 주요 선진국의 연기금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 선진국의 연기금들은 상대적으로 나가는 돈이 많은 데 비해 국민연금은 들어오는 돈이 더 많다. 덩치가 비약적으로 커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2014년 500조 원을 돌파한 후 2022년 1000조 원, 2034년 2000조 원을 넘어선다. 성장의 꼭짓점은 2043년의 2465조 원이다. ○ 수익률 고민에 주주권 행사 논란 국민연금은 국내에서 6월 기준 주식에 62조3480억 원, 채권에 232조1530억 원을 투자해 놓았다. 해외 주식과 채권도 42조6870억 원어치를 매입한 상태다. 큰 덩치 탓에 투자할 곳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금액은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5.3%에 이른다. 180여 개 회사에서는 국민연금의 지분이 5%를 넘어섰다. 호텔신라 CJ제일제당 제일모직 등에서 국민연금 지분은 9.5% 안팎으로 1대 주주이고 삼성전자(6.59%) 현대자동차(6.75%)에서는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지분 10%를 넘긴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한 주라도 변동이 있으면 공시해야 하는 ‘10% 룰’에 묶여 있다. 우량 주식을 더 살 수 없고 새로운 종목 찾기도 어렵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 투자 수익률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6%로 양호하지만 앞날을 장담하긴 어렵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도 논란거리다. 1, 2대 주주로서 감사활동 등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경영에 지나친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재원 의원(새누리당)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해외 및 대체투자 준비 부족”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유지하려고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대체투자 비중은 7.9%(28조9150억 원). 채권(68.0%) 주식(23.9%)에 비해 적지만 증가 속도는 빠르다. 대체투자 규모는 2008년 8조8020억 원에서 2012년 6월 28조9150억 원으로 5년 새 3배 이상이 됐다. 대체투자의 증가 속도에 비해 수익률 계산 방식이나 해외정보 수집 체계, 위험 관리 대비책 등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의 수익률을 평가하는 지표 개발을 최근에야 시작했다. 국민연금연구원은 5월 ‘국민연금기금 대체투자 성과평가 벤치마크 설정(안)’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어서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해외 투자가 중국 인도 등 성장시장으로 확대되면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대체투자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이 아니라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 상품투자(벤처·사모·구조조정투자) 등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채권처럼 빠르게 사고팔기 힘들며 투명한 공개시장이 없어 시장가격에 대한 정보 획득도 쉽지 않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장기 불황에 대비해 기업들이 적잖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이 올해 6월 말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6조2542억 원으로 추정됐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10년 말(55조4807억 원)보다 19.4%(10조7735억 원)가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별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삼성전자가 6월 말 현재 15조5220억 원으로 1년 전(9조2520억 원)보다 67.8% 늘었다. 포스코도 같은 기간 16.0% 증가한 4조9733억 원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1년 새 47.8% 늘어난 3조3061억 원을 확보해둔 것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7조324억 원, 기아자동차 1조9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도 크게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회사채 순발행액(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금액)은 16조8535억 원이었다. 유럽 재정위기 전인 2010년 1∼8월(1조1394억 원)과 비교하면 16배가량으로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병기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불황이 장기화되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커지고, 이를 우려한 기업들이 미리 현금을 확보해두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국내 경제전망을 밝지 않게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10대 대기업 중 현대중공업의 신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낮은 곳은 한진그룹이었다. 2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 24일까지 국내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 46곳의 회사채 발행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3차례 1조2000억 원을 평균 연 3.51%의 금리로 발행했다. 이는 조사 기간 10대 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가장 낮은 금리다. 2위는 롯데그룹으로,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호남석유화학 등 4개 계열상장사를 통해 9차례에 걸쳐 평균 금리 3.53%로 1조89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3위는 삼성그룹이었다. 삼성은 호텔신라 삼성물산 삼성정밀화학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등 6개사에서 19차례에 걸쳐 9조1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평균 금리는 4.04%였다. 이어 포스코그룹(4.07%) SK그룹(4.09%) GS그룹(4.13%) 현대자동차그룹(4.15%) 한화그룹(4.16%) LG그룹(4.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진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4.88%로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 담당자는 “회사채 발행 금리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회사의 재정적인 신용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 1위 입지에 맞게 신용도가 높아 저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간 국내 10대 그룹이 발행한 회사채는 25조8800억 원 규모로, 국내 발행 총 회사채 64조9800억 원의 40%였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한국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은 금융투자업에 특화된 ‘금융영어 마스터(중급·고급) 과정’을 개설한다고 28일 밝혔다. 수업은 3개월간 매주 2, 3회 새벽반과 점심반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수강신청은 교육원 홈페이지(www.kifin.or.kr)에서 할 수 있으며, 다음 달 5일에는 ‘무료 공개강의’가 실시된다. 협회는 “중급 과정에서는 글로벌 금융뉴스를 통해 뉴욕 월가의 금융용어, 표현을 배우고 고급 과정에서는 영문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활용한 그룹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뒤 국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2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A1’에서 ‘A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된 27일 국내 채권시장의 순매수 규모는 1조3795억 원이었다. 이는 전 거래일인 24일의 순매수 규모 3443억 원보다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은행이 4850억 원어치를, 외국인이 72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한국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 금리도 하락했다. 27일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2.81%로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 거래일 대비 0.02%포인트 하락해 각각 2.91%, 3.06%로 집계됐다. 28일 채권 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가 0.01%포인트 하락한 3.33%를 기록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등급 상향 조정으로 한국 채권시장이 중장기적 인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개선되면서 유로존 경제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등 악재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원화 강세가 전망돼 외국인의 장기국채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30년 만기 국채의 9월 첫 발행을 앞두고 정부가 28일 첫 입찰에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9월과 10월 발행 예정인 총 8000억 원어치의 30년 만기 국고채에 대해 국고채 전문 딜러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30년 만기 국채는 정부가 30년 후에 갚겠다는 약속을 하고 주는 채권이다. 30년 만기 국채가 나오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2006년엔 20년 만기 국채가 발행됐었다. 초장기 국채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채권 시장이 성숙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한국이 재정·금융 부문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30년 만기 국채는 개인이 좀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정부는 개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고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금액 단위를 현행 10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췄고 세제 혜택도 마련했다. 개인투자자는 11월부터 국고채 전문 딜러인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세제 혜택이 있고 30년 동안 연금처럼 국가가 보증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보니 개인들도 관심이 높다”며 “30년 만기 국채 발행이 개인들의 국채 시장 참여를 촉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물가연동국채(물가채)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일반인들에게 배정된 입찰배정물량에 대한 청약이 3일 만에 조기 마감됐다. 22일 증권업계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물가채 입찰에서 일반인 투자자는 17일 123억 원, 20일 495억 원, 21일 509억 원 등 총 1127억 원을 청약해 청약 3일 만에 배정물량을 넘겼다. 6월에도 물가채 일반인 배정물량이 전량 소진됐지만 이때는 전량 소진에 4일이 걸렸다. 이렇게 물가채 인기가 높은 이유는 발행 주체가 정부여서 안전성이 높은 데다 최근 세제개편에 따른 ‘채권에 대한 분리과세 기준 강화, 원금증가분 과세’에서도 예외여서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좋은 투자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1월부터 발행되는 물가채부터는 원금증가분이 이자소득 과세대상이 되기 때문에 “지금 미리 사놓자”는 수요도 몰렸다. 물가채는 채권의 원금과 이자지급액이 물가에 연동되는 국채다. 원금이 물가상승률만큼 많아지고, 불어난 원금에 이자가 적용된다. 예컨대 1억 원어치 물가채를 매입했는데 물가상승률이 2%였다면 원금은 1억200만 원이 된다. 여기에 물가채의 표면이율만큼을 곱해 이자를 받게 된다. 이자는 1년에 2차례 지급되고 원금은 계속 쌓아가다 만기에 찾을 수 있다. 물가가 올라간 만큼 원금도 많아지니까 그냥 원금을 들고 있을 때 물가 상승분만큼 원금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가가 오르는 경제상황에서는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셈. 물가채는 원래 일반인 대상 입찰 물량이 없었는데 정부가 물가채 매매 활성화를 위해 올해 4월부터 일반인 투자자 입찰 창구를 열어놓았다. 또 입찰단위금액을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10억 원으로 정해 소액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가능토록 했다. 입찰은 매월 3번째 주 월요일에 실시되고 청약은 그 전주 금요일부터 가능하다. 일반인 투자자는 12개 증권사(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동양증권 한화증권 교보증권 동부증권 삼성증권)의 가까운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한 후 응찰할 수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즉시연금, 물가연동국채,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은 세법 개정안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대표적 금융상품이다. 비과세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는 지금 빨리 가입해야 하는 상품들을 알아본다.》○ 즉시연금 가입 올해 넘기면 손해 즉시연금은 미리 한꺼번에 목돈을 낸 뒤 매달 연금으로 돌려받는 연금상품을 말한다. 현재 1억 원을 10년 만기 상속형 즉시연금에 묻어두면 가입 다음 달부터 매월 33만∼35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가입하면 15.4%의 세금이 부과돼 5만∼5만4000원을 뺀 나머지 금액만 받게 된다. 지금까지 즉시연금에 적용됐던 비과세 혜택이 2013년부터 없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즉시연금은 원래 은퇴 시점이 다가왔지만 은퇴 준비를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나 고액자산가들의 노후를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자산가들의 세금 회피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본래 취지를 잃었다는 지적이 많아 정부가 즉시연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없애기로 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즉시연금의 장점이 많아 목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즉시연금은 금융소득에 대해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아 매월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좋은 상품”이라며 “자산 규모가 커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우려하거나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한 고객들은 올해 안에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물가연동국채 늦어도 2014년까지 물가연동국채 매입도 지금 고려해 볼 만하다.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2015년 발행분 이후부터는 기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이자가 올라가서 물가상승에 따라 원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해 주는 채권이다. 향후 3% 정도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1억 원 어치의 물가연동국채를 사면 투자 후 첫 6개월째 약 80만 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연간 이자 160만 원은 1억 원을 금리 3.5%의 일반 정기예금에 넣어뒀을 때 받는 이자 350만 원과 비교하면 크게 적어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계산이 달라진다. 물가상승에 따라 이자도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승희 우리투자증권 골드넛멤버스WMC PB팀장은 “2011년 6월에 발행한 물가연동국채를 샀다고 가정하면 8년 정도 남은 만기 동안 받을 수 있는 이자 총액이 4.6% 금리의 상품에 가입했을 때와 같다”고 말했다. 물가연동국채는 2015년 이전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1년에 두 번 나오는 이자에 대해서는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어 장점이 많은 절세금융상품이다. 최 팀장은 “정부의 세법 개정 발표가 난 뒤 1∼2주 동안 물가연동국채를 사려는 고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금리가 뚝 떨어졌지만 지금은 조정기에 들어간 상태”라며 “다시 물가연동국채 매입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에서 재형저축으로 올해 말이면 장기주택마련(장마)저축의 소득공제 및 비과세 혜택이 폐지된다. 그러나 장마저축은 즉시연금이나 물가연동국채처럼 당장 가입해야 할 필요는 없다. 장마저축의 혜택보다 새로 생긴 근로자재산형성(재형)저축의 혜택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장마저축 대신 생기는 재형저축은 만기 10년 이상 최장 15년간 이자소득에는 과세하지 않는다. 삼성증권 PB센터는 “장마저축 가입자를 재형저축으로 돌리려는 것이 정부의 의도”라며 “올해 말로 장마저축의 혜택이 없어진다고 해서 굳이 새로 이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재형저축으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10년 이상 장기채권에 대한 투자도 급할 것은 없다. 장기채권은 2013년 발행물부터 분리과세 혜택이 없어지지만 시장에는 2013년 이전 발행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미국에서 소형 2차전지 가격 담합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이 하락 마감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전날보다 3000원(1.98%) 떨어진 1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4000원(1.24%) 떨어진 31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업계는 이에 대해 “과징금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합 적발 시 해당 기업은 벌금뿐만 아니라 유무형의 손실도 입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업체들의 주가 방향성이 과징금보다 향후 노트북PC와 아이폰5 수요에 따라서도 갈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해외 투자은행(IB)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한국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6∼12개월간 부동산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에 애쓰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상당 기간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등 보유 자산이 있는 은퇴자 및 고령자와 20, 30대 직장인에 대한 은행 담보대출 한도를 늘리는 내용의 DTI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조치가 주택 구매자들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도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망 및 정책방향에 대한 불확실성, 사회 인구학적 변화, 소득 수준 대비 높은 부동산 가격 등을 감안할 때 DTI 규제 완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두 명으로 구성된 20, 30대 가구가 늘고 있고 30, 40대 가구는 주택 매입에 부정적이다”라며 “향후 주택 구매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DTI 규제 완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IB도 있었다. 씨티그룹은 “젊은층과 자산을 보유한 은퇴자에 대한 DTI 규제 완화는 주택 구매자들의 현재 자산과 미래의 소득을 감안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유통업계가 추석(9월 30일)을 앞두고 선물 예약판매에 돌입하면서 20일 유통업체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20일 코스피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전 거래일보다 3500원(2.52%) 오른 1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는 5500원(2.51%) 오른 22만4500원에, 롯데쇼핑은 7500원(2.41%) 오른 31만8500원에 장을 마감해 2%대의 상승폭을 보였다. 이마트도 2000원(0.81%) 올라 24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현대홈쇼핑은 5000원(4.76%) 오른 11만 원으로 마감했다. 유통주는 하락장에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지만 소비심리 위축과 백화점 업황 부진, 강제휴무 여파 등으로 7월 말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국내 대기업들의 정보 공개 투명성과 감사기구 기능은 개선됐으나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나 주주권리 보호 노력, 경영 과실 배분 노력은 후퇴한 것으로 평가됐다. 동아일보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대 그룹 중 총수가 있는 17곳의 지난해 경영활동을 공시, 감사기구, 이사회, 주주권리 보호, 경영 과실 배분(배당)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건전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두산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고 이어 SK 삼성 LG 롯데 현대자동차 동부 GS 현대중공업 LS 등의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7개 그룹의 경영건전성 총점은 100점 만점에 40.5점으로 지난해(평가 대상 기간은 2010년)의 42.1점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감사기구는 59.1점에서 60.5점으로, 공시는 35.3점에서 39.4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이사회 기능은 28.9점에서 24.6점으로 떨어져 가장 후퇴한 분야로 꼽혔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낮아 이사회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주주총회가 거의 임박한 시점에 소집을 통보해 소액주주들이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게 한 기업의 비율이 18.9%에서 34.4%로 증가한 점도 눈에 띄었다. 기업지배구조원 측은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선진국 대기업들은 건전성 점수가 대개 60점을 웃돈다”며 “60점을 넘긴 감사기구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경영건전성 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투자가들은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업종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운수장비업종 주식을 대거 사들여 운수장비업종의 외국인 시총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나타난 ‘전·차(電·車) 강세’ 현상을 외국인이 주도했음을 보여준다. 20일 한국거래소의 ‘외국인 주식 보유 현황 및 추이’에 따르면 13일 기준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시총 비중은 지난해 말 대비 1.47%포인트 증가한 34.33%로 집계됐다. 2004년 4월 26일의 역대 외국인 시총 비중 최고치인 44.12%보다는 낮지만 2008년 말 저점(28.74%)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10조7069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전기전자와 통신업종이었다. 외국인 비중은 전기전자업종에서 45.05%, 통신업종에서는 42.96%였다. 이어 운수장비(36.57%), 금융업(34.34%), 철강금속(34.09%), 서비스업(30.23%)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이 주로 많이 내다 판 업종은 의료정밀업으로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말 4.67%에서 13일 현재 2.47%로 감소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대한해운의 외국인 비중이 19.30%포인트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났고 이어 엔씨소프트가 16.48%포인트, 코라오홀딩스 14.89%포인트, 베이직하우스 8.46%포인트, 일진디스플레이는 8.29%포인트 증가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경영건전성에 대한 기업별 평가에서 두산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경영건전성 평가 항목 가운데 공시와 감사기구 운영 부문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알 권리 운동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주권리 보호나 이사회 운영, 배당 등이 전년도 평가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총점도 전년보다 낮아졌다. 경영건전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한 이유다.○ 두산-SK-삼성 순으로 높은 점수 두산은 총점 57.1점으로 평가 대상 기업 중 최고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주주 권리 보호(63.1), 이사회 운영(38.5), 기업 경영 공시(78.7) 등 3개 평가 항목에서 대상 업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문옥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연구원은 “두산은 모범적 지주회사 체제를 갖고 있으며 경영 전반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고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공시 강화를 통해 전년 16위에서 2011년 5위로 크게 약진했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10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5개 평가항목 점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특히 감사 분야가 부진했다. 신세계그룹은 외부 감사를 맡긴 삼일회계법인에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 이마트 등의 다른 용역도 맡기면서 감사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우려를 남겨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계열사인 금호타이어가 소송에 대한 판결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고, 모든 계열사의 이사회에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을 맡아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공시, 감사 기능은 개선 이번 조사에서 공시와 감사기구 등에서 경영건전성은 전년보다 점수가 올랐다. 공시 부문은 17개 기업 평균이 2010년 35.3점에서 2011년 39.4점으로 높아졌다. 기업들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공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는 롯데그룹의 공시 점수가 전년보다 24.1점 급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동부그룹도 적극적인 공시 활동으로 전년에 비해 공시 부문 점수가 5.7점 높아졌다. 동부 계열사는 전년 대비 기업설명회 개최공시가 평균 0.5회 늘었고 자율공시횟수도 1.4회 증가했다. 감사 부문 점수는 59.1점에서 60.5점으로 올랐다. 평가 대상 기업들의 감사위원회 설치 개수가 2010년 83개에서 2011년 92개로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 개선에 힘쓴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변화는 소액주주나 국민의 ‘알 권리’ 요구가 컸고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늑장 공시를 하거나 중요 사항을 숨기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많은 기업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사회 기능과 주주 보호 등은 후퇴 전반적으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이 축소되며 경영진 견제기능이 약화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17대 그룹 이사회 운영 평균점수는 28.9점에서 24.6점으로 하락했다. 사외이사가 제몫을 못한 사례가 많았다. CJ그룹의 CJ씨푸드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는 데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31%에 불과했다. 이사회 10번 중 7번은 사외이사 없이 진행한 셈이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부문에서는 수직계열화 경향이 높은 STX와 현대중공업이 다른 그룹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강덕수 STX 회장이 최대주주인 시스템통합업체 포스텍은 STX 계열사와의 거래가 전체 매출액(6218억 원)의 69.5%나 됐다. 일감 몰아주기가 심하면 해당 기업의 가치 하락으로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오덕교 CGS 연구위원은 “과거에 비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총점 40.5점은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경영건전성 제고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서 더 나아가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징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성공한 젊은 창업주들의 ‘도약 무대’인 코스닥 시장에서는 20, 3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급감하고 있다. CEO들의 평균 연령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젊은층이 선망하는 직장 중 하나인 금융회사들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졸자 채용을 줄이고 있다. 경제 활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신설법인 수는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고 있지만 은퇴 후 할 일이 없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떠밀리다시피 ‘생계형 창업’에 나서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계형 자영업 창업의 경우 경기 침체가 더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부실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 ▼ 아이디어로 승부 걸던 코스닥 2030 CEO ‘실종’ ▼위기관리 약해… 10년새 12.6%서 3.6%로 코스닥 시장에서 30대 이하 젊은 CEO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19일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2012 코스닥상장법인 경영인명록’에 등록된 30대 이하 CEO는 44명으로 지난해보다 11명 줄었다. 특히 20대는 2009년 1명, 2010년 1명 등으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 오다 올해 들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이에 따라 2002년까지 전체 CEO의 12.6% 수준이던 30대 이하 CEO의 비율은 올해 3.6%로 크게 줄었다. 20, 30대 CEO가 줄어들면서 코스닥 시장의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02년 50세였던 코스닥 상장사 CEO의 평균 나이가 2010년 52.3세, 2011년 53.2세, 올해 53.4세로 높아진 것.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젊은 CEO들의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벤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게 직격탄이 됐다고 설명한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 붐이 일던 2000년대 전후에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100억∼200억 원을 쉽게 조달했다”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과열 상황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꽉꽉 막힌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고부가가치형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신생 벤처기업이 만들어내고 있다. 1977∼2005년 미국의 일자리 통계를 보면 신생 기업은 설립 첫해에 연평균 3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반면 기존 기업에서는 연평균 100만 개씩 일자리가 사라졌다. 까다로워진 코스닥 상장 기준도 젊은 CEO들이 설 자리를 좁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회사 설립 후 코스닥 상장까지 걸리는 기간이 2003년 9년에서 올해에는 13.2년으로 약 4년이나 늦춰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종전에는 20대 중후반에 창업해 30대 초반에 코스닥 상장사 CEO가 되는 일이 많았다”며 “최근 부실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막기 위해 상장 조건을 까다롭게 바꾸면서 젊은 CEO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위기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 CEO들이 경기침체 장기화를 이기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지난해 10월 평안물산으로 상호를 변경한 엔엔티는 싸이버텍, 싸이버텍홀딩스 등으로 회사 이름을 바꿔 가며 실적 회복의 의지를 불살랐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 5월 상장 폐지됐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글로벌화하며 국제 경기 등 국내 기업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다양해졌다”며 “경험이 부족한 젊은 CEO의 경우 경영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백기를 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은행-카드-보험사 등 금융권 하반기 채용 ‘뚝’ ▼꽉닫은 지갑에… 카드사 20~30% 대폭 줄여 불황으로 금융권 실적이 악화되자 하반기(7∼12월) 금융권 취업문도 좁아지고 있다. 은행·카드·보험사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의 영향을 덜 받는 금융 공기업의 취업 기회는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 시중은행의 채용 규모는 1000여 명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상반기(1∼6월) 신입행원 2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로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600명을 뽑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채용 규모가 33%가량 감소하는 셈이다. 우리은행도 상반기 200명에 이어 하반기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모두 555명을 채용했다.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2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각각 지난해 수준인 100여 명, 200여 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9월 말부터 100명 내외의 행원을 새로 뽑는다. NH농협은행도 10월경부터 150여 명을 모집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익성이 나빠진 은행들이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경기와 가장 밀접한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30% 줄어든 400여 명을 뽑는다. 소비심리 위축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100여 명, 신한카드는 60여 명을 선발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채용을 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채용인력 증원이 힘든 상황이다. 보험사들도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등 수익성 악화로 하반기 채용이 지난해 수준인 1000여 명을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공기업들은 채용을 확대한다. 지난해 51명을 신규 채용한 한국은행은 올해 신입행원을 60명가량으로 늘린다. 지난해 대졸사원 97명을 뽑았던 산업은행도 상반기 54명에 이어 하반기에 60명을 더 고용한다. 올해 상반기에 92명을 선발한 한국수출입은행은 하반기에도 49명을 채용한다. 지난해(58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많은 수준이다. 이는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한 인력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도 각각 지난해와 비슷한 50여 명, 3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미 25명을 선발한 한국투자공사도 하반기에 경력직 3명을 더 모집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 자영업으로… 7월 신설법인 7127개 최대 ▼“골목상권 불안” 생계형 창업이 늘면서 올해 7월 신설법인 수가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9일 내놓은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신설법인은 6월 6744개에서 7월 7127개로 늘어났다. 2000년 1월 신설법인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신설법인 수는 2011년 12월 이후 올해 6월까지 매달 6000개를 웃돌다 7월에 처음으로 7000개를 넘어섰다. 7월 부도업체는 95개로 6월(103개)보다 줄었다. 부도업체 수는 3월 90개에서 4∼6월에는 110개, 102개, 103개로 100개를 웃돌다가 7월에 다시 100개 아래로 내려왔다. 부도업체 수는 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7월 부도법인 수에 대한 신설법인 수의 배율은 109.6배나 됐다. 법인 1개가 사라질 때 법인 109개가 새로 생긴 셈이다. 신설법인 수가 사상 최대치를 나타낸 것은 은퇴한 뒤 재취업을 못한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자영업 위주의 생계형 창업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9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2002년 4월(22만 명) 이후 최대 수준이다. 특히 50대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 동월 대비 27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도 25만1000명이었다. 창업 자체는 대개 경제의 활력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최근 자영업 위주의 신설법인 증가는 오히려 한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창업 3년차에 전체 자영업자의 53.6%가 퇴출된다. 또 서울시내 미용실 학원 치킨점 제과점 등 생활밀접형 자영업체는 km²당 5개 이상씩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생활밀접형 업종은 전체 창업의 35.1%를 차지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의 가계부채는 평균 9000만 원으로 임금 근로자의 두 배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방치하면 한국 경제에 짐이 될 수 있다”며 “창업지원 정책보다 재취업 유도 정책으로 비(非)자발적 창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민주통합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대기업 총수를 포함한 상장사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이목희 의원 등 10명은 상장사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은 등기임원 전체에게 지급된 보수총액만 기재하는 현행법을 바꿔 개인별 보수를 밝히고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방법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대자동차는 2011년 사업보고서에서 정몽구 회장 등 사내이사 4명에게 모두 83억99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는 정 회장을 포함한 이사 4명의 개인 연봉 내용을 공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임원이 받는 보수에 대해 주주들의 감시와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상장사협의회는 “개별 보수가 공개되면 개인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할 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비교가 돼 경영 의욕을 낮출 수 있고 노사 간 위화감도 조성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임원 개개인의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은 17대와 18대 국회에서 각각 ‘증권거래법 개정안’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국내 대기업들이 매출 성장률과 미래 기업가치에서 일본의 경쟁사들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 여파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6개 업종 한일 대표기업들의 시가총액(10일 종가 기준)을 조사한 결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유 건설 철강 조선 등 6개 업종에서 국내 기업들이 일본 경쟁사를 앞섰다. 2009년 12월 같은 조사에선 반도체와 건설, 철강 등 3개 업종에서만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이 많았다. 반도체에선 삼성전자가 198조5590억 원(시가총액 기준)으로 도시바(16조5910억 원)의 약 12배 규모였다. 디스플레이에선 LG디스플레이가 9조3030억 원으로 샤프(3조3530억 원)를 가볍게 눌렀다. 매출 성장세도 국내 기업이 앞선다. 경영실적 평가업체인 ‘CEO스코어’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안에 든 한국과 일본 기업을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한국전력 등 6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5년보다 99.9%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 도요타와 NTT도코모, 히타치, 닛산, 혼다, 닛폰생명보험, 소니 등 7개사의 매출 성장률은 37.1%에 머물렀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안주 하나에 소주 두 병. 요즘 손님들은 이게 다예요.” 서울 여의도에서 10년째 포장마차를 하는 김대진 씨(42)는 “손님 한 팀당 쓰고 가는 돈이 1만5000∼1만6000원에 불과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루에 드는 재료비와 가스비만 10만 원. 이마저도 벌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지난해 여름과 비교할 때 매출액이 30% 이상 떨어졌다.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가 추락하고 있다. 서민들은 지갑을 닫았고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폐업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 4명 중 3명은 “지금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8월 3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남대문, 여의도, 명동, 송파 등 주요 상권에서 의식주(衣食住)와 관련된 생계형 자영업자 28명을 만나본 결과, 21명은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불황 피로감’이 소비를 위축해 생계형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서민들인 자영업자들이 다시 주머니를 닫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 주>의>식 순으로 힘들어 인터뷰한 자영업자 28명 중 24명은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금융위기 등과 비교할 때 지금이 장사하기 가장 힘든 때”라고 답했다. 의식주로 나눠 볼 때 먹고 입는 것에 비해 주거 관련 업종의 어려움이 컸다. 집수리, 인테리어, 이삿짐센터 등 주거 관련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5명은 “올 들어 벌이가 반 토막이 됐다”고 말했다. 주택경기 침체가 관련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셈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신천동 일대는 입주한 지 20∼30년 된 아파트가 많아 인테리어 수요도 꾸준했던 곳. ‘C&C인테리어’ 박규한 사장(55)은 “4년 전보다 매출이 90% 감소했다”며 “이 동네에 가게가 8개 있었는데 3개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대림·대방·신길동 지역 이삿짐을 옮겨주는 행운익스프레스 김정우 사장(58)은 “5월부터 적자 신세”라고 하소연했다. 창업 경기의 지표로 꼽히는 사무용 가구 업계도 신제품과 중고제품을 가리지 않고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가구매장 주인 김모 씨(52)는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는데 의자나 책상이 더 필요 없지 않겠냐”며 “한 사람이 쓸 것도 두 사람이 나눠 쓰는 추세”라고 말했다. 의류 소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와는 달리 남대문시장에서는 ‘경기를 맨 마지막에 반영한다’는 아동복마저 잘 팔리지 않는다. 아동복 소매를 12년 해왔다는 이상민 씨(35)는 “오늘이 세일 마지막”이라며 손님을 부르고 있었지만 그의 가게엔 옷이 잔뜩 쌓여 있었다. 음식 장사는 주거, 의류 부문과 비교하니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여의도 포장마차와 남대문 밥집, 종로 주점 운영자 9명 중 8명이 “지금이 최악의 불경기”라고 했지만 6명은 “빚이 없다”고 답했고 “매출액이 30% 이상 줄었다”는 사람도 9명 중 5명으로 주택(10명 중 8명), 의류(9명 중 8명)보다는 적은 편이었다. ○ “내년도 지금과 같거나 더 힘들 것” 자영업자들이 보는 올해 말과 내년 초 전망도 우울했다. 28명 중 12명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10명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5명뿐이었다. 의류 관련 자영업자들이 보는 전망이 주거 관련 자영업자들이 보는 전망보다 더 나빴다. 남대문시장 아동복 소매업자, 명동 의류판매업자, 마포구 창전동의 옷·구두 수선업자 등 9명 중 6명이 “내년엔 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주택 경기는 ‘지금이 바닥’이란 인식이 많았지만 의류 소매업은 ‘바닥’ 사인이 없을뿐더러 대형마트와 온라인 마켓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업을 고려하느냐란 질문에 자영업자 28명 중 21명은 “당장 폐업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속내는 “마음 같아선 폐업하고 싶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못한다”는 것이었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서 세탁소 ‘토탈클리닉’을 운영하는 최모 씨(62)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며 “단골손님이 있어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28명 가운데 “이대로라면 1년 내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의류 쪽에 2명, 주거 쪽에 2명이 있었다. ○ 자영업자 불황 피로감 누적 경제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불황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고 분석한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997년 이후 지속돼온 경기 둔화 영향이 누적된 데다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생계형 자영업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경쟁이 격화됐고, 여기에다 앞으로의 상황이 쉽사리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 때문에 서민들이 더욱 힘들어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침체(Recession)’가 아니라고 진단했지만 우리나라처럼 4% 이상 성장하던 나라가 2∼3%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침체라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인식하는 불황의 심각성이 실제에 비해 덜하고, 지금보다 더 획기적인 대책이 나와 줘야 불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뜻이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이재성 인턴기자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신진 인턴기자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940 선을 회복했다. 유로존 위기 확산 우려가 줄고 중국의 추가 경제 부양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자 옵션만기일을 맞은 외국인들이 선물과 현물을 가리지 않고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37.36포인트(1.96%) 오른 1,940.59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비금속광물(2.92%), 운수장비(2.77%), 운수·창고(2.69%), 보험(2.68%)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667억 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7월 8일(1조7200억 원) 이후 최고치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프로그램 순매수도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조7861억 원의 순매수가 유입돼 역대 최고치였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63포인트(0.56%) 오른 474.05에 마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이런 외국인 매수세가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경기가 나쁠 때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최근 신규 채용에 나선 A증권 인사담당자) “불황에 대응하려면 인력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신입사원 채용을 중단한 B증권사 인사 담당자) 주식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증권업계의 인력 채용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기존 인력까지 감원하는 곳이 있는 반면 적극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는 곳도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7일 특성화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인턴사원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이번에 선발된 인턴사원은 1년 후 모두 정규직원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9월 최종 선발된 학생들은 내년 10월 입사 때까지 학업과 인턴십을 병행하게 된다. 면접을 마친 곽소진 양(안양 금명여자정보고교)은 “입사하기 1년 전부터 일과 공부를 함께 배운다는 게 너무 기대된다”며 “이런 기회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고교 2학년을 미리 선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우수한 고졸 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인턴 형식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이와 별도로 최근 60명의 고졸 사원을 뽑았다. 이들은 10월부터 각 지점 창구에서 일하게 된다. 한화증권이 고졸 채용을 부활한 것은 이번이 10년 만이다. KDB대우증권도 하반기 채용을 늘릴 방침이다. 올 상반기 3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 50명을 뽑기로 했다. 7월부터 업무를 배우고 있는 인턴사원 70명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대졸 공채를 추가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약 100명의 대졸자를 채용할 계획이고 동부증권은 20∼30명의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것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증권업계가 최근 인력을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1분기 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0.37%(166명) 줄어든 4만423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168개 점포 가운데 40여 개를 통폐합하면서 1분기에만 78명을 감원한 회사도 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는 회사도 많다.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 증권은 올 한 해 신규 인력을 뽑지 않는다. 경기가 나쁠 때 인력을 줄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불황기에 인력을 뽑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불황기 때 더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질 때를 대비해 좋은 인력을 뽑아놓아야 성장 잠재력이 커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경기가 좋아졌을 때 뒤늦게 인력을 뽑으려다가 성장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불황기에 사람을 뽑는 회사가 결과적으로 더 잘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불황에도 사람을 자르지 않는 회사가 조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미국 연구에 따르면 인력 해고 시 주식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연구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는 연구가 둘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어떤 전략이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다만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호황이 왔을 때 조직원들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는 움직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