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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과일 가격 등 ‘밥상물가’가 최근 급등한 데다 태풍 곤파스의 충격까지 겹치면서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일 18개 부처 합동으로 ‘추석 민생과 서민물가 안정 방안’을 발표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펴겠다”고 밝혔다. 제7호 태풍 곤파스는 예상보다 6시간가량 빠른 2일 오전 6시 35분경 인천 강화군 남단지역에 상륙한 후 오전 내내 시속 40∼50km로 동북진해 오전 10시 50분경 강원 고성군 앞바다를 통해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태풍 곤파스가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관통하면서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뿌려 이날 오전 6시 반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까치마을에서 주민 현모 씨(37)가 강풍에 부러진 가로수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등 5명이 숨졌고 출근길 서울지하철 1·2·4호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전국적으로 156만7459가구가 정전됐고 총 2399ha 규모의 농장에서 과수가 떨어지고 비닐하우스 6233동이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추석을 20일가량 앞두고 채소와 과일 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세계이마트 측은 “시금치 대파 사과 배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며 “특히 시금치 등 일부 품목은 평소보다 최고 5배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 과제로 정하고 무 배추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명태 고등어 등 15개 농축수산물과 찜질방 이용료, 목욕료, 이·미용료 등 6개 서비스업종을 집중 점검 품목으로 선정해 매일 물가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마늘은 올해 수입쿼터 물량인 1만4500t을 10월까지 전부 외국에서 들여와 시장에 풀 계획이다. 명태는 조정관세(현재 30%)를 인하해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정부는 이처럼 제수용품의 공급량을 최대 4배까지 확대하고, 농협과 수협 주관으로 전국 2502곳에 ‘성수품 특판 및 직거래장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서민생활과 밀접하면서도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세탁세제 화장품 샴푸 린스 목욕용품 종합비타민 타이어 등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최고 40%포인트 낮출 수 있는 할당관세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년 20∼30% 인상해온 연탄 가격도 서민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올해는 동결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윤영선 관세청장에게 “물가안정을 위해 농수산물을 긴급히 수입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세관을 통과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전국 세관에 ‘24시간 통관지원체제’가 구축돼 추석 연휴가 끝날 때까지 운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생활필수품에 대한 가격 동향을 모니터한 결과를 토대로 우유 커피 가전제품 비료 농약 자동차정비 등에 가격 담합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 딸이 한평생 걸을 수 없듯이 당신 또한 잃어버린 기억을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도 서럽고 서럽습니다. 당신에게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감사의 시간이 저에게 얼마나 더 허락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이승을 떠나는 그날까지, 아니 하느님께서 제 생명을 걷어 가시는 순간까지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소아마비 장애인인 40대 딸이 치매와 중풍으로 병상에 누운 70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가 우정사업본부가 주최한 ‘제11회 전국편지쓰기대회’ 대상을 차지했다. 편지의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임영자 씨(46·여). 임 씨의 편지는 대회에 응모한 8만4000여 통 가운데 대상으로 선정됐다. 임 씨는 편지에서 “어머니는 저를 20년을 업어 키우셨고, 당신 몸보다 더욱 커버린 이 딸을 업고 세상구경을 시켜주신다고 남산이며 장충단공원도 수없이 가셨다”며 “당신은 제 삶의 이정표이자 수호천사였다. 하느님이 저를 평생 걷지 못하는 장애인으로 태어나게 하신 대신 어머니라는 이름의 수호천사를 보내주셨다고 생각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12년 동안 중풍으로 누워 있던 남편의 병수발을 하고, 딸을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장사가 없는 어머니의 힘겨운 삶에 대한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그는 치매를 겪는 어머니를 모시는 어려움 속에서도 “몇 개월에 한 번쯤 가족을 알아보시면 이 세상에서 천금만금을 얻은 것보다 더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당신에게 처음 드리는 이 딸의 편지, 비록 눈으로 읽지 못하셔도 마음으로 읽어주세요”라며 끝을 맺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dongA.com에 편지 전문제 목 :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사랑하는 어머니께.어머니, 글도 모르시는 당신에게 40년 만에 처음으로 글을 드립니다.어머니, 어머니란 이름만 입속으로 되 내어도 가슴이 미어지고 너무 아파 견딜 수가 없어 홀로 가슴을 움켜쥡니다. 슬픔이 나의 생활이 되어버린 요즘 이 딸이 한 평생 걸을 수 없듯이 당신 또한 잃어버린 기억을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도 서럽고 서럽습니다.어머니, 당신에게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감사의 시간이 저에게 얼마나 더 허락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이승을 떠나는 그 날까지 아니 하나님께서 제 생명을 걷어 가시는 순간까지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어머니, 조금 전 당신은 귀저기 갈기를 완강히 거부하시며 아직 조금 남아있는 한 쪽 발의 힘으로 마구 발길질을 하시며 발버둥을 치셨지요. 그런 당신을 소아마비로 양쪽다리를 못 쓰는 저의 몸으로 한참을 실랑이 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발버둥 치시던 당신이 이 딸과 실랑이하기도 지치셨는지 조용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벽에 기대앉아 주름으로 거북이 등처럼 되어 버린 당신이 너무도 작아져 버린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왠지 모를 서러움이 복받쳐 주르르 눈물이 볼을 타고 떨어졌습니다. 저의 서러움 토해내는 소리에 주무시는 줄 알았던 당신이 휑하니 깊게 패인 눈을 뜨시며 깜짝 놀라물으셨죠? "아가, 왜 울어? 걷고 싶어서 우는 거니? 아가 울지 마라 내 다리 빌려 줄 테니 울지 마라. 네가 울면 이 할미 가슴이 너무 아파 죽겠어." 하시며 연신 저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언제 감춰뒀던 것인지 침대 매트 밑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어 제 입속에 넣어주셨지요.가엾은 당신, 이 세상 어느 부모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지 않은 분 없겠지만 당신은 정말 열심히 사셨습니다. 그런 당신이기에 이 딸의 가슴이 더욱 아프고 서럽습니다. 12년을 중풍으로 누워있던 남편과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딸을 키우며 당신은 열 손가락을 몇 번을 꼽았다 펴야할 정도로 안 해본 장사가 없으셨지요. 그 세월 동안 당신이 겪어온 삶의 힘겨움을 어찌 제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병석에 계셨던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떠나시고 저는 착한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저는 남편과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그동안 너무도 힘겹게 살아오신 불쌍한 당신께 정말 효도 많이 하자고요. 그러나 당신의 고생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낳은 딸아이가 백혈병으로 죽음의 문턱을 수 없이 드나들었고, 오랜 세월 병원에서 지내야했기에 그 세월동안 당신은 걷지 못하는 딸 대신 잠시도 바닥에 누워 있지 않는 손녀를 등에 업고 허리뼈가 물러나는 줄도 모르고 지내셨습니다. 회생이 힘들겠다는 의사 말에 어머니 당신은 내 목숨 거둬가고 우리 손녀 살려달라고 병실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셨습니다. 그날의 당신 모습을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밀려옵니다. 그런 당신의 눈물겨운 간병 덕으로 저의 딸은 그 무서운 병마에게 이겨 지금은 건강한 대학생이 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 귀에 입을 대고 "할머니 사랑 한다." 라고 속삭이는데 야속한 당신은 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시는지요?저를 20년을 업어 키우셨고 당신 몸보다 더욱 커버린 이 딸을 업고 세상구경 시켜 주신다고 남산이며 장충단공원도 수없이 가셨습니다. 어머니, 생각나세요? 당신과 제가 40년을 살고 있는 우리 동네에 매봉 산 이란 이름의 산이 있는 것, 과히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인데 봄이면 유난히도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곤했지요. 살을 에는 추운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벌거숭이산은 노란 개나리꽃으로 옷을 입고, 군데군데 진달래와 벚꽃이 어우러지면 이 세상 그 어떤 솜씨 좋은 화가가 그 풍경과 같은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요?제 나이 예닐곱 살 때부터라 생각됩니다. 어느 봄날 외출했다 돌아오신 당신이다짜고짜 저에게 등을 업히라고 하셨습니다. 푸른 산이 아닌 노란 산을 구경시켜주신다며, 온 산이 노란 개나리꽃으로 덥혀있는 것을 당신 혼자만 보고, 걷지 못해늘 방에서 세월 보내는 딸이 당신은 안타까우셨던 거지요. 그런데 평소에는 저를잘 업으셨던 당신이 그 날은 어찌 된 일인지 대문 밖에서 몇 발자국 걷더니 무엇엔가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바람에 저는 이마를 다쳐 많은 피를 흘렸고, 당신은 피를 흘리는 저를 부둥켜안고 "미안해, 미안해" 하며 우셨습니다. 저는 상처의 아픔보다 어린나이에 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서러움이 복받쳐 서럽게 울었지요. 어머니와 저는 그렇게 길바닥에 주저앉아 얼마를 많이 울었던가요?그 다음 날부터 당신은 혼자 산에 올라가 노란 개나리 한 움큼에다 진달래 몇 송이를 섞어 꺾어 와서는 꽃병대신 우리 집 마당에 놓여 있는 자그마한 항아리에다가 꽂아 주셨습니다. 그렇게 하길 산에 꽃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하루도 거르지않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아카시아 꽃이 피면 꽃을 따와서는 먹어보라고 성화도 하셨고, 봉숭아꽃이 피면 그 꽃을 따다 아주까리 잎으로 손톱을 감싸 물도 들여 주셨지요. 첫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조그마한 계집아이에게 첫서리가 내릴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씀도 해주시며…. 개나리가 피었던 산에 나무들이 빨갛게 고운 빛으로 옷을 갈아입으면 그 나무 잎을 주워와 고이고이 책갈피에 끼워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어머니, 당신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유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어머니, 당신은 제 삶의 이정표이자 수호천사였습니다. 저는 문득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하나님이 저를 평생 걷지 못하는 장애인으로 태어나게 하신 대신 어머니라는 이름의 수호천사를 보내 주셨다고. 산은 그렇게, 어머니 당신이 이 딸을 사랑하는 표현의 산이었습니다. 당신의 눈물과 기쁨이 묻어 있는 산, 꽃을 꺾으러 산에 오르실 때 당신이 느꼈을 그 슬픔의 깊이를 천금 만금보다 더 귀한 저의 두 아이의 어미가 된 지금에서야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꽃을 꺾어 산자락을 내려오시며 이 딸이 꽃을 보고 즐거워 할 것을 상상하며 당신이 맛보았을 기쁨 또한 크셨을 겁니다. 어머니, 당신의 기쁨과 한이 서려있는 매봉산을 저는 영원히 제 가슴속 사진첩에 보물처럼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저는 그런 당신이 늘 태산처럼 느껴졌고 언제까지나 그 모습 그대로 제 삶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리라 믿고 또 믿었습니다. 당신에게 있는 것 다 주고도 더 못주어 늘 가슴 아려하셨던 당신, 내 어머니, 그랬던 당신이 너무도 힘겨웠던 지난 세월을 잊고 싶으셨는지 지금은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셨습니다.아직 한참 사실 연세에 치매라는 병마 앞에 젖먹이 어린 아이보다 더욱 나약한모습으로 이 딸의 억장이 무너져 천길 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하십니다. 과거의 모든 기억을 잃은 당신을 모시고 사위가 벌써 7년째 이 병원 저 병원 ¤아 다니지만 조금도 차도를 보이지 않아 저를 너무도 슬프게 합니다. 몇 개월 전에는 당신 다니시는 병원에서 다시 한 번 정밀 검사를 받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입원해 여러 검사를 받았지요. 입원해 계시는 중에 당신의 일흔일곱 번째 맞으시는 생신이었습니다. 생신 날 미역국도 못 드시고 병원에 계시는 당신을 생각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쇠고기 조금 넣고 미역국을 끓여 남편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 당신이 입원해 계신 병원으로 갔었습니다.그날은 당신이 받은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엄마 저 왔어요.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딸 저요." "뭐라고? 우리 딸이 왔다고, 내 딸은 하늘나라에 있는데 그 먼데서 뭐를 타고 왔어?" 하시며 연신 딴소리만 하셨지요. 당신은 이 딸에게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시고, 이모라고 부르기도 하시더니 나중에는 어머니라고까지 호칭을 하셨죠. 당신의 그런 모습에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이 밀려와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당신은 링거 줄을 손가락에 감았다 풀었다 하시며 당신의 한 많고 서러웠던 일생을 필름처럼 되감았다 풀었다 하셨습니다.의사가 저희 부부를 잠깐 보자고 해, 왠지 모를 불한을 느끼며 담당 의사방으로 갔습니다. 의사가 너무도 가볍게 하는 말이 "할머니는 노인성 치매가 아니라 오른쪽 뇌에 종양으로 인한 치매십니다." 의사의 조금은 무책임하게 들리는 그 말에 저는 "아니에요. 절대 그럴 리 없어요. 선생님 다시 한 번만 더 검사해 주세요.정말 우리 어머니가 뇌종양이라면 어서 수술해 주세요." 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저에게 의사는 "할머님은 연세도 계시고, 이미 왼쪽 뇌도 많이 상해 수술이 어렵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6개월 이상은 견디기 힘드실 것 같네요." 저는 두 손을 모으고 눈물로 애원했습니다. "선생님, 제발 도와주세요. 저 이대로 우리 어머니 떠나시게 하면 안돼요. 도저히 그럴 수는 없어요. 신장도 이식하고, 눈도 이식하고, 간도 이식하는데 왜 뇌는 안 돼 나요? 저의 뇌 우리 어머니께 이식해 주세요. 사람이 달나라도 가고, 동물도 복제하며 인간까지도 복제한다고 떠드는 이 시대에 어떻게 우리 어머니 머릿속에 있는 조그마한 혹 하나 떼어내지 못 한단 말에요? 말도 안 되잖아요.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부모의 도리가 있다면 자식 또한 자식의 도리가 있잖아요. 저 우리 어머니께 아직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아요. 이대로는 정말 안돼요." 하며 울부짖었지요. 의사는 저의 이런 절규에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저었습니다. 저는 의사의 방을 무슨 정신으로 나왔는지 모르게 나와서는 주위에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병실 복도에서 엉엉 통곡했습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서러움을 토해낸 뒤 어머니 당신 계시는 병실로 갔습니다.붉게 충혈 된 저의 눈을 보신 당신은 음료 캔 하나를 건네시며 "이모, 걷고 싶어 또 울어? 이모가 울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제발 울지마, 울지마" 하시며 저의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당신 입으신 환자옷소매 끝으로 연신 닦아주셨지요. 그런 당신 앞에서 복받치는 서러움을 목구멍이 아프도록 꾸역꾸역삼키는 저에게 간병하시는 아주머니 위로 하며 하시는 말씀이, "너무 속상해 하지말아요. 그래도 어머님 정신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세요. 의사만 보시면 손을 붙들고 우리 딸 다리 고쳐달라고 때를 쓰기도 하시고, 병원에서 휠체어 탄 사람을 보면 우리 딸 휠체어니까 망가지지 않게 조심해서 타라고 어찌나 당부를 하시는지 몰라요." 아주머니의 그 말에 저는 어금니가 아프도록 참고 있던 서러움을 결국 터뜨리며 오열하고 말았지요. 저의 그런 통곡에 너무 당황스러워하는 당신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저는 지금까지의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 몸속에 있는 눈물을 모두 다 쏟아버리려는 듯 말입니다.저는 가슴속에서 간절히 두 손을 모았습니다. 자리에다 대소변을 보아도 좋고,저를 견딜 수 없이 힘들게 해도 좋으니 제발 어머니가 제 곁에 살아만 계셔달라고, 어머니 당신이 제게 주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사고.병원에서 더 이상 손쓸 게 없다고 해 당신은 퇴원 하셨지요. 그리고 당신을 병원에 그대로 계시게 하고는 저의 마음이 도저히 편치가 않아 힘들어도 제가 당신 곁을 지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집으로 오신 당신은 40년을 살아온 이 집을 너무도 낯설어하시며 집에 가자시며 막무가내로 조르십니다.어머니, 저는 지금까지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제 삶 자체를 장애를 갖고 살았거나 제 삶이 힘겹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제게 주신 가장 축복의 선물이 저의 생명이라 믿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몹쓸 병을 앓으신뒤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밖으로만 나가자 시는 당신을 밖에 모시고 갈 수 없어저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있는 장애가 너무 서럽고 자꾸자꾸 원망스럽습니다. 어쩌다 휠체어를 타고 당신과 밖에 나가면 우리 모녀를 보며 주위 사람들의 알 수 없는 연민의 눈빛과 끌끌 혀 차는 소리는 저의 귀에 참을 수 없는 고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 자신조차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중증의 장애인 처지에 치매와 중풍까지 앓으시는 당신을 간병하기가 너무도 힘에 겨워 문득문득 죽음과도 같은 고통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제가 요즘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줄 모르시지요? 자꾸자꾸 망가져 가는 당신을 보면슬프고 몸은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지만 마음은 하염없이 평화롭습니다. 하나님이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시니까요.지금 당신은 모든 기억을 잊고 젖먹이 어린 아기 모습으로 당신 분신이었던 이딸마저 못 알아보시고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아줌마라고 부르기도 하는 기막힌현실이지만, 당신의 병명이 뇌종양에서 혈관성 치매로 바뀌었으니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어머니, 저의 지금 소망은 제 인생에서 5년 아니 10년쯤 깎아서 당신에게 드릴수만 있다면 하는 소망입니다. 어머니. 세상 사람들이 말합니다. 당신이 앓고 계시는 치매라는 병은 단란한 가정을 파괴시킬 정도로 무서운 병이라고요. 그래요 치매 정말 무섭고 힘겨운 병임이 틀림없어요. 하지만 몇 개월에 한번쯤 가족을 알아보시고 누구 아니냐고 당신이 물으시면 우리가족 모두는 이 세상에서 천금만금을 얻은 것 보다 더욱 행복하고 감사하답니다.어머니, 저녁에 귀가한 사위가 당신 귀에다 입을 대고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엄마. 사랑해" 하며 수없이 속삭이고, 핸드폰 바탕화면에 장모님의 무표정한모습을 사진 찍어 담아 넣고 다니는 사위에 눈물겨운 사랑과 전국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 뽑혀 상금 200만원을 받아와서는 그 돈을 몽땅 할머니 맛난 것 사드린다고말하는 저의 아들, 호세아의 효도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도 너무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니까 오래오래 저희들 곁에 계셔주세요.어머니, 먼 훗날 제 삶 끝자락에 섰을 때 저 스스로에게 어머니께 못해드린 효도 후회 없도록 저 정말 어머니께 잘해드리리 다시 한 번 약속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어머니, 당신에게 처음 드리는 이 딸의 편지 비록 눈으로는 읽지 못하셔도 마음으로 읽어주세요.어머니, 당신을 존경하고, 당신 딸임을 영원히 감사드립니다.}

경제자유구역(FEZ) 내에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영리 목적의 외국 의료·교육기관의 설립을 허용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또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관리가 한층 엄격해져 지정 뒤 3년 안에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해제된다. 정부는 1일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전략’을 확정했다. ○ 외국인 투자 확대에 초점 권평오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경제자유구역의 핵심은 외국인 투자유치인데 그동안 이 부분이 다소 미흡했다”며 “외국기업의 유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외국기업에 임대용지는 최장 50년까지 임대해주고, 임대료는 투자규모에 따라 75∼100%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용지의 10% 이상을 외국기업에 분양하거나 임대용지로 공급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제조업에만 국한돼있던 외국인 기업 조세감면 혜택이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등의 업종으로도 확대된다. 영리 목적의 외국 의료·교육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것도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의 일환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도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교육기관들이 들어올 수 있어 몇 곳이 개교할 예정이지만 ‘결산상 잉여금 송금’을 허용하지 않는 제도 탓에 (유치가)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예 설립 절차 자체가 없는 영리 목적의 외국 의료기관 설립도 가능하도록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외국 의료·교육기관 관련법의 제정, 개정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에 이 내용을 담아 처리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은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이상 1차),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이상 2차) 등 총 6곳. 하지만 경제자유구역 6곳에 입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은 155곳에 불과하다. 외국인 투자금액 역시 지난달까지 총 27억3000만 달러에 그쳤다. ○ 지정 및 사후 관리 강화 경제자유구역 신규 지정도 까다로워진다. 지경부 관계자는 “목적이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다른 개발사업과 중복된다면 지정에서 제외할 것”이라며 “앞으로 신규 지정 시 개발수요, 재원조달 계획, 개발 용이성 등을 엄격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현재 신규 지정을 신청한 충북 강원 경기 전남 등 4개 지역에 대한 심사부터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매년 각 경제자유구역의 운영 성과를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고, 현재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로 나뉘어 있는 경제자유구역 업무를 모두 각 경제자유구역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구역청의 자율성이 높아져 좀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국내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은 당분간 유보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농협중앙회가 조합원들에게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정치 후원금을 내라는 문서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에서는 농협의 신용(금융)사업과 경제(농축산물 유통)사업 분리를 담은 농협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31일 농협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달 19일 전북지역본부 등 지역본부 16곳에 ‘2010년 국회 농수식품위원 후원계획(안)’이라는 제목의 업무연락 문서를 보냈다. 이 문서는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농수식품위원에 대한 감사 및 후원을 통해 농협 이미지 제고’라고 목적을 밝히고 상임위 소속 의원 18명에 대한 후원을 요청했다. 후원 목표는 의원별로 200명씩 총 3600명이다. 농협 노조는 “사실상의 강제 모집행위”라며 “정부가 제출한 농협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위한 것이라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법상 개인이 아닌 기업이나 법인은 국회의원을 후원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공식적인 문서도 아니고 중앙회 차원의 움직임이 아니라 기획실 대외협력팀 직원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26일 이 문서를 취소할 것을 내부통신망을 통해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농협의 정치후원금 모금의 불법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부가 31일 올해 생산되는 햅쌀 가운데 수요량 이상의 물량을 전량 사들이기로 결정한 것은 끝도 없이 하락하는 쌀값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쌀 소비는 줄고 재고가 늘어나면서 쌀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80kg 한 가마에 14만4000원 선이었던 쌀값은 8월 13만2000원 선까지 추락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확기 전에 대책을 발표한 것은 쌀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쌀값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기 효과는 있겠지만… 이번 대책에 따라 정부가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쌀은 약 55만∼81만 t. 농식품부는 “수요 이상의 물량은 정부가 책임지고 매입하기 때문에 농가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입 물량은 정부 및 농협, 민간 물류회사의 창고에 보관하고, 보관비는 정부가 보전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쌀 보관에는 10만 t당 연간 155억 원의 비용이 든다. 매입 물량만큼 늘어난 재고는 큰 부담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 t을 넘어선 쌀 재고량은 올해 149만 t에 달한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2005∼2008년산 쌀에 대한 긴급 처분에 착수한다. 2005∼2008년산 쌀은 주로 가공용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수입쌀만을 사용했던 쌀가루도 국산 쌀로 만들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2005년산 쌀가루는 kg당 280원에, 2006∼2008년산은 kg당 355원에 공급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가공비용(kg당 500원)을 더해도 밀가루(kg당 768원)와 비슷한 수준이 돼 쌀가루 소비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는 농지를 매입하고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등 쌀 생산 감소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이 당장은 효과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단 이번 대책으로 올해 쌀값 하락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쌀 대책을 내놓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부 전문가, 농민단체,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쌀 생산 및 수요 관리, 소득안정, 소비촉진 등의 종합적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북지원은 일단 제외 관심을 모았던 대북(對北) 쌀 지원 문제는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 최근 한나라당 일각에서 ‘대북 쌀 지원 재개’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북 쌀 지원이 이번 대책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열렸던 쌀 관련 당정협의에서도 대북 쌀 지원 문제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정협의에서 대북지원 문제가 논의는 됐지만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농식품부는 이 문제를 제외하고 쌀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대북 쌀) 지원이 되는 정치 상황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부처로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대북 쌀 지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 “농민의견 적극 수렴… 농정 근본대책 세울 것”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농어촌이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한다는 것, 이것이 장관으로서 목표입니다.” 지난달 30일 취임한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사진)은 31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취임 목표를 밝혔다. 그는 “거창한 수식어로 포장하기보다는 단지 이 과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겠다”며 “지금까지 어떤 자리에서 일하든 ‘이 자리가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일해 왔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취임한 다음 날인 31일 직접 쌀 대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 장관은 “그만큼 쌀값 안정과 쌀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시장과 농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지금까지 쌀 대책을 포함한 다양한 농정 정책이 단기 처방에 그쳤던 면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중장기 계획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쌀 조기 관세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고, 당장 9월 초부터 농민단체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쌀과 함께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은 품목이 바로 수입 쇠고기”라며 “미국의 경우 의회가 (한국에 대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수입하라고 요구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의 성격이고, 아직까지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요구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수입 쇠고기 문제는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가를 따져,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 장관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식품산업을 앞으로 본격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며 “최근 주목받는 한식 세계화의 경우 다양한 메뉴 중에서 선도 품목을 선정해 그 품목부터 해외 진출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 장관은 ‘친박(親朴)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는 세간의 시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장관으로 제대로 일하다 보면 (정치적인) 다른 문제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지 않겠느냐”며 “(친박계와) 떨어져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치현안에 대해) 아는 것도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최대 80여만 t의 쌀을 매입하기로 했다. 또 쌀 공급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3년 동안 매년 4만 ha의 논을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용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쌀값 안정 및 쌀 수급 균형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생산량 중 예상 수요량(392만 t)을 넘어서는 물량에 대해서는 10월부터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올해 쌀 생산량은 447만∼473만 t으로 예상되는 만큼 55만∼81만 t의 쌀이 매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농식품부는 “지난해에는 평년 작황 이상의 물량만 매입했지만 올해는 수요량 이상을 모두 사들이는 것이어서 더 강력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보다 2000억 원 늘어난 1조2000억 원을 매입자금으로 책정했다. 한편 대북(對北) 쌀 지원 문제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동영상=박지원...북한에 5,60만톤 쌀 지원해야}
내년 2월부터는 오이, 풋고추 등 농산물과 포장되지 않은 빵과 떡에 대해서도 원산지 표시제를 실시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요령’을 제정·고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고시에 따라 원산지 표시 대상인 농산물 및 농산물 가공품은 현재 531개 품목에서 622개 품목으로 늘어나게 됐다. 새롭게 추가된 주요 품목은 오이, 호밀, 석류, 블루베리(이상 농산물)와 피자, 만두, 탁주, 물엿(이상 가공품) 등이다. 또 지금까지는 포장된 빵과 떡에 대해서만 원산지 표시 의무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제과점과 떡집에서 판매하는 포장되지 않은 빵과 떡도 푯말이나 안내표시판 형태로 원산지를 꼭 표시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여러 재료가 들어가는 빵의 경우 혼합 비율이 가장 높은 밀가루 외에 팥, 밤, 호박 등 다른 원료까지도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국산’ 표시도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원료로 국산과 외국산을 혼합해 사용한 가공품의 경우 국산 원료의 비율에 상관없이 ‘국산’으로 표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론 국산 원료가 30% 이상 사용된 경우에만 ‘국산’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된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지난(至難)했던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30일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은 7명은 취임사 등을 통해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이재오 특임장관 내 임무는 소통… 출퇴근 지하철로소통과 화합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에게도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 이를 통해 성공한 대통령과 정부를 만드는 것이 특임장관실의 임무입니다. 국민과 공직사회의 여론이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도 임무입니다. 일류국가가 되려면 정치와 공직사회가 청렴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업이 저절로 청렴해집니다. 이것이 공정한 사회를 담보하는 길입니다.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앞으로 출퇴근은 지하철로 하겠습니다. 가급적 공직자는 서민식당을 이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주요 이슈가 안 풀릴 때에는 직원들과 밤을 새워서라도 계급장을 떼고 토론해 풀어가겠습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교육 통한 공정한 기회 제공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서 저는 우리 사회에서 부자이건 가난하건, 지방에 살건 수도권에 살건, 누구나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마음껏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소득층과 소외된 계층에 교육 기회가 공평하게 부여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렵더라도, 사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학교교육만으로 창의력과 타인을 배려하는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를 한층 더 공정한 사회로 발전시키고, 긍정의 에너지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투명한 일처리로 신뢰 확보보건복지부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서민생활을 총괄하는 부서로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은 투명한 일처리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주십시오. 국민의 신뢰 없이는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신뢰는 투명한 일처리에서 나옵니다. 국민과의 관계에서 투명한 일처리로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평가해 나갑시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공정하고 역동적 시장으로공정하고 역동적인 노동시장을 만들겠습니다. 고용노동정책의 지평은 근로자의 기본권 보장을 넘어 국민이 일할 수 있는 권리까지 확장돼야 합니다. 이것이 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일하는 곳과 고용형태는 달라도 기본 권익은 충실히 보호할 것입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복지함정에 빠지지 않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사문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노사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일부 대기업과 정규직 노사가 중소기업, 비정규직, 나아가 국민경제에 부담을 전가하는 관행도 바뀌어야 합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농어업인-국민 공존 시대로‘안정되고 잘사는 농어촌’과 ‘건강하고 행복한 국민’을 목표로 농어업인과 국민이 함께하는 농림수산식품산업과 농어촌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 △농림수산식품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안전한 농식품 공급시스템 정착 △수산업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화 △여성농어업인,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 약자 배려 등 다섯 가지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쌀 문제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고 중장기 수급안정대책도 재정립하겠습니다. 쌀 관세화 문제는 농업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참으로 먼길 돌아 이 자리에 섰다참으로 멀고 먼 길을 돌아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모든 허물은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과 동료 여러분의 뜻을 받드는 경찰청장이 되겠습니다. 모두가 경찰의 ‘질적 성장’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치안행정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치안행정의 경찰 편의주의적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조직운영의 중심축을 ‘국민 우선’, ‘현장 존중’에 두겠습니다. 수사과정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와 서민친화적 치안행정을 통해 억울한 사람, 소외받는 이웃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현동 국세청장작은 땀이 모여야 일 잘하는 조직혼창통(魂創痛)이란 책에서 본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3명의 벽돌공이 뙤약볕에 땀을 흘리며 벽돌을 쌓았습니다. 행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물으니 한 벽돌공은 인상을 찌푸리며 ‘벽돌을 쌓고 있소’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벽돌공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돈을 벌고 있지 않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웃고 있는 벽돌공은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는 중이오’라고 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지금 하는 일이 하찮은 것이라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벽돌 하나하나가 모여 아름다운 성당이 되듯 여러분이 쏟는 작은 땀과 정성이 일 잘하는 국세청을 만드는 것입니다.}

‘게이, 레즈비언, 호모, 이반….’ 게임을 하면서 채팅이나 검색할 때 쓸 수 없는 ‘게임 금칙어’들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이런 단어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에 따라 금칙어 목록에서 삭제한 것. 탤런트 홍석천 씨의 ‘커밍아웃’ 이후 10년이 지나는 동안 동성애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공존 기획: 사회복지의 사각지대 조손가정이혼이 늘면서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겨지고 있다.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祖孫)가정’은 정말 형편이 어렵다. 아이들 교육이 방치되면서 빈곤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도 조손가정은 지원제도가 없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내 조손가정은 5만8101가구(2005년 통계청 조사)에 이른다. ■ 외국인 입국 지문등록 시연회 현장 르포 한국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강제 추방된 외국인 A 씨는 이름을 바꿔 다시 여권을 발급받은 뒤 한국에 들어오려다 인천공항에서 적발됐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등록된 지문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 우범 외국인들의 입국을 걸러내는 ‘외국인 지문인식시스템’이 어떻게 가동되는지 현장을 들여다봤다. ■ 전문가들이 뽑은 ‘최고 가창력 아이돌 가수’는아이돌 그룹의 가창력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실력이 탁월한데도 ‘아이돌’이라는 편견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멤버도 있다. 동아일보는 가요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돌 그룹 멤버 가운데 △가창력 △춤 △만능 엔터테이너 △솔로 성공 잠재력이 최고인 멤버를 뽑았다. ■ 블루베리-빵-떡도 내년부터 원산지 표시한다농수산물과 가공품에 적용되는 원산지 표시 제도가 내년 2월부터 한층 강화된다. 최근 소비량이 늘어난 블루베리와 포장되지 않은 빵, 떡 등도 앞으로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그동안 남용되던 ‘국산’ 표시도 국산 원료를 30% 이상 사용했을 경우에만 허용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소식이 알려진 29일, 지경부 관계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청문회 전부터 ‘쪽방촌 투기 논란’이 일긴 했지만 이 문제를 제외하곤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어, 당초 이번 주에 장관 이·취임식을 마련하려고 했다가 급히 취소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빅딜설’ 등이 나왔지만 그래도 임명될 줄 알았는데 당혹스럽다”며 “모든 것이 (개각 이전인) 3주 전으로 돌아간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더 안 좋게 됐다”고 말했다. 정통 산업관료인 이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내부 승진이 되기 때문에 지경부 관계자들은 큰 기대를 걸었고 그만큼 당혹감과 실망감도 컸다. 이 후보자가 물러나면서 ‘장관 공백’이 길어졌다는 점도 지경부의 고민이다. 최경환 장관은 개각 발표 이후 국무회의를 제외하곤 외부 행사에도 참가하지 않은 채 사실상 물러날 준비를 해 왔다. 한 국장은 “당장 9월 있을 정기국회와 국정감사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2차관(사진)의 영향력이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2차관의 출석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을 만큼 지켜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박 차관이 월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1, 2차관이 각자 소관 분야의 외부 행사에 참석하고 업무를 챙기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연간 12만5000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거나 연간 500TJ(테라줄)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업체는 내년부터 온실가스·에너지 감축 목표를 미리 세우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 1TJ는 약 23.88TOE(석유환산톤·석유 1t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에너지)다. 지식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에너지 관리업체 지정 및 관리지침’을 고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고시에 따라 전국 480여 개의 사업장이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제 대상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는 “올해의 경우 12만5000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거나 500TJ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업체, 2만5000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거나 100TJ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해당된다”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이 기준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지경부는 산업·발전 380개, 건물·교통 49개, 농업·축산 26개, 폐기물 25개 등 480여 개 업체를 9월 말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규모 공장과 발전소의 경우 올해 대상업체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장과 같은 생산시설 외에도 사무·생활공간, 생산물을 운반하는 차량 등도 관리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기업 외에 국립병원과 같은 공공기관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기준 이상일 경우 온실가스·에너지 감축 목표를 세워야 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가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고 29일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누적 판매량이 90만 대를 넘어 경쟁 제품인 애플의 ‘아이폰’ 누적 판매량을 앞질렀다. 갤럭시S는 미국 시장에서 7월 판매가 시작된 뒤 한 달 반 만에 1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앞으로 갤럭시S를 판매하는 통신사가 늘어날 예정이어서 삼성 측은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갤럭시S 모델의 경우 통신사에 따라 쿼티(QWERTY) 키보드가 있거나 없는 등 모델 형태를 구분해 판매한 ‘맞춤형’ 전략이 인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주말 기준으로 갤럭시S가 애플의 아이폰 누적 판매량(약 88만5000대)을 처음 추월했다. 갤럭시S는 7, 8월에 판매가 대폭 늘어났으며 아이폰은 새 모델 ‘아이폰4’의 판매가 지연되면서 같은 기간 판매가 크게 줄어든 바 있다. ■ STX, 서울 면적보다 큰 캐나다 가스광구 인수STX에너지는 최근 캐나다 최대의 가스전문회사인 엔카나로부터 캐나다 서북부에 있는 맥사미시 가스생산광구 지분 100%를 1억5200만 캐나다달러(약 1740억 원)에 사들였다고 29일 밝혔다. 맥사미시 광구는 면적이 616km²로 서울시보다 넓으며, 회사 측은 이 광구에서 앞으로 30년 이상 연평균 약 45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인천-부산·진해-광양만 경제자유구역 ‘미흡’ 판정지식경제부는 2003년 경제자유구역(FEZ)으로 지정된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 세 곳의 FEZ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 세 곳 모두 미흡한 수준인 80점 미만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사업 기획, 운영, 성과 등을 점수화해 평가한 결과 부산·진해는 73.3점, 광양만권은 69.1점, 인천은 64.9점을 받았다.}
◇한국지역난방공사 ▽1급 △기술운영처장 국승표 △건설처장 송남종 △네트워크처장 이기만 ▽2급 △사업개발처 녹색성장팀장 진우삼 △건설처 건설품질팀장 정남일 △감사실 감사팀장 황만영 △마포지사 운영2부장 이한길 △고양지사 고양CES공사팀장 권오욱 △강남지사 계전팀장 권기석 △파주지사 토건팀장 김종철 ▽3급 △경영기획처 경영관리팀장 강진 △경영지원처 사장보좌역 정재훈 △사업개발처 사업개발팀장 임태형 △영업처 전략팀장 오세민 △건설처 기계팀장 노근호 △고양지사 네트워크팀장 함정호 △대구지사 〃 함정호 △경남지사 운영부장 이덕원 △파주지사 〃 김재업 △삼송사업소 토건팀장 이장범}

여당이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추진하면서 ‘넘치는 쌀’로 고민하던 정부의 쌀 관리 정책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후 이어진 쌀 풍년에도 쌀 소비는 계속 줄어 적정 쌀 가격 유지와 재고관리에 애를 먹어 왔다. 이 때문에 그간 국내 일각에서는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어 왔다. 2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쌀 풍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웃을 수만은 없다. 추수철이 지나면 국내 쌀 재고는 적정 수준(72만 t)의 두 배가 넘는 149만 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넘치는 재고로 쌀값이 목표가격(80kg 1가마에 17만83원)에 미치지 못하면 정부가 농민들에게 변동직불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올해만도 이 돈이 1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재고가 쌓이면서 국내 쌀값은 계속해서 급락해 왔다. 지난해 2월 80kg 1가마에 16만2188원 수준이던 쌀값은 지난달 13만3500원대까지 내려갔다. 재고 쌀 보관도 골칫거리였다. 쌀 수매와 유통을 담당하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의 한 관계자는 “올해 1만2500t의 햅쌀이 들어올 텐데 이젠 보관할 공간도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일부 재고 쌀 창고에는 2005년에 수확한 쌀까지 쌓여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한때 묵은 쌀을 사료용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국민 정서 반발에 부닥쳐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대외정책연구원 홍익표 전문연구원은 “국내 쌀 재고는 2008년 대북지원이 끊기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면이 있다”며 “지원이 재개되면 쌀 재고 해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차명계좌’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롯한 5명의 장관·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3일 열린다. 이날 청문회가 열리는 후보자는 이, 조 후보자 외에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진수희 보건복지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야당은 이재오 후보자에게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임기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및 군복무를 하면서 대학을 4년 만에 마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선 후보 즉각 사퇴는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수사를 촉구할 예정이지만 여당이 차명계좌 존재 여부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할 것으로 보여 격론이 예상된다. 한편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경남지사로 재직할 때인 2005년 경남도가 지사 부인을 위한 관용차를 구입했다는 의혹(본보 20일자 A1면 보도)과 관련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22일 해당 차량의 운행일지를 공개하면서 “사실상 지사 부인 의전차량으로 사용됐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경남도에서 제출받은 SM7 차량의 ‘차량운행일지’(2007년 12월 4일∼2010년 6월 29일)에 따르면 이 차량은 467회 운행했는데 그 가운데 ‘내빈안내’라는 명목으로 276건, ‘여성단체 관계자 수행’으로 171건이 사용됐다. 강 의원은 “운행용무 항목에 ‘내빈안내’와 ‘여성단체 관계자 수행’이라고 적힌 날은 대부분 지사 부인이 차량을 탄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차량은 하루에 300km가량 운행한 일이 잦았다. 이는 김 후보자의 부인이 거주했던 거창을 자주 오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소재 상가에 투기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하자 “집사람이 아마 친구들하고 같이 노후 대비용으로 그렇게 한 걸로 안다”며 “경위야 어찌됐든 집사람이 한 것이지만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이 후보자는 김낙성 자유선진당 의원이 “부적절하게 투기한 창신동 상가를 원주민에게 돌려주지는 못하더라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선단체에 기부할 용의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질문 취지를 이해한다.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서민을 생각한다면 임명권자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2001년 박사학위 논문을 위해 직위(산업자원부 국장)를 이용해 설문조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시 정보통신부 기술 관련 일을 하고 있었고 실제 (설문에서 다룬) 이런 기술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가 관심사의 하나였다. 그래서 그런 것을 알아보고 싶었고 논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해 설문조사의 주된 목적이 자신의 논문을 위한 것은 아님을 은근히 시사하면서도 “공사를 구별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몸을 낮췄다. 법률회사 ‘김앤장’의 고문으로 재직하던 5월 모 정유업체의 담합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에서 법률 조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나의 지식과 경륜을 갖고 폭넓은 조언활동을 했으나 특정 건에 개입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 이 후보자는 노영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출마 후 올해 8월까지 재산이 6억 원 이상 늘었다”고 지적하자 “재산 증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소명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김앤장 급여 4억 원 △펀드 평가익 1억3000만 원 등 재산증가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그는 대기업슈퍼마켓(SSM)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마련 중인 지원법과 별개로 지경부에서 공동 물류센터 지원 등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법 통과 이전에라도 영세 슈퍼마켓을 도울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한국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탐사기업인 ‘다나(Dana) 페트롤리엄’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국내 기업이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해외기업 적대적 M&A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만약 석유공사가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원유자주개발률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20일 런던 증권거래소에 다나사(社) 주식 공개인수 발표문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주당 18파운드(약 3만3100원)에 다나사의 보통주와 전환사채(CB) 100%를 현금인수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는 총 18억7000만 파운드(약 3조44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나사는 북해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석유탐사와 광구개발·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 광구에 묻혀 있는 석유 매장량은 총 2억23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는 올해 6월 다나사에 예비제안서를 제출하고 인수 협상을 벌였지만 다나사가 원하는 가격과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었다. 석유공사는 “이사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주주들에게 직접 현금인수 공개제안을 하게 됐다”며 “영국의 규정에 따라 28일 이내에 주주들에게 제안문서를 송부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부터 사비아 페루(페루) 하비스트(캐나다), 숨베(카자흐스탄) 등 3건의 M&A를 완료한 바 있다. 석유공사는 다나의 종가가 16.95파운드인 점을 감안하면 제안 가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인수의 목적은 원유자주개발률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규모가 큰 건이라서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경남도지사 재직 때인 2005년 도(道) 예산으로 사실상 자신의 아내를 위한 차량을 구입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이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배되는 일이어서 김 내정자에 대한 도덕성 및 자질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19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협조를 받아 경남도의 2005년도 도 예산 집행 내용을 확인한 결과 경남도는 2005년 1월 에쿠스 리무진(3500cc)과 SM7(2300cc) 승용차를 1대씩 구입했다. 조달 가격은 각각 7000만 원, 2600만 원이었다.도지사 관용차량이었던 에쿠스 리무진은 경남도공무원노조와 언론이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자 열흘 만에 매각했다. 그러나 SM7 승용차는 구입 직후부터 김 내정자가 지사직을 퇴임한 올해 6월까지 김 내정자의 부인(45)이 주로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강 의원은 “경남도 회계담당자로부터 SM7 승용차는 도 예산으로 구입했으며 처음부터 김 내정자의 부인이 주로 이용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며 “게다가 문제의 차량은 줄곧 도 기능직 공무원 C 씨가 운전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 측은 “김 내정자의 부인은 당시 아이들과 함께 경남 거창에 거주하면서 쏘나타 차량을 손수 운전했다. 다만 도의 공식행사 때는 도 행정과에서 차량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경남도 측은 “SM7 차량은 김 내정자의 부인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공무에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김태호, 6억 새 관사 추진하다 “호화” 지적에 철회 ▼허남식 부산시장은 2006년 부인이 시 관용차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가 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주의를 들은 바 있다. 한편 김 내정자가 2004년 7000여만 원을 들여 수리까지 마친 도지사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따로 예비비를 편성해서 6억2000여만 원짜리 약 198m²(60평)대 아파트를 구입해 관사로 사용하려 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를 놓고 ‘호화 관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김 내정자는 자비로 전세 아파트를 얻어 거주했다.김 내정자가 도 직원을 사택의 집안일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있다. 민노당 강 의원은 “경남도청 구내식당 직원 A 씨가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김 내정자의 사택에서 빨래, 청소, 밥 등을 하는 가사도우미로 일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김 내정자 측은 “A 씨는 행정과 소속 일용직 공무원으로서 필요 시 한 달에 한두 번 우편물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정도의 도움을 받은 적은 있으나 가사를 전반적으로 도왔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동영상=박연차 리스트 질문 받은 총리 내정자 김태호}

《대한민국 최고 기능인을 의미하는 ‘명장(名匠)’의 명단이 13일 발표됐다. 올해도 조선, 주조, 금속, 철도, 목재, 공예, 조리 등 각 분야에서 21명이 선정됐다. 정부는 산업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한 기능 인력들을 독려하고 이들의 노하우를 육성, 승계하기 위해 1986년부터 명장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부는 최근 뿌리산업(제조) 분야 명장들을 향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수준으로 우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정작 명장계 일각에서는 “명장 제도는 껍데기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명장을 뽑기만 할 뿐 이들을 산업계 발전에 제대로 활용하지도, 기술승계를 지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1995년 명장으로 선정된 한 기능 장인의 사례를 통해 명장관리의 실태를 들여다봤다.》 대통령이 말했지 “당신이 국가 보배”라고그런데 퇴직 후엔 아무도 관심 안가져청춘 바쳐 쌓은 기술, 쓸 곳이 없어요 “가만 보자. 어디 있을 거야. 여기 어디 안쪽에다 넣어뒀는데….” 안방에 들어간 지 한참이 지나서도 그는 여전히 장롱 이불장 아래를 뒤지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그것’을 장롱서랍 안에 봉인한 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10분여가 흘렀을까. 그가 마침내 “찾았다”며 ‘그것’들을 들고 나왔다. 딱딱하고 고급스러운 케이스에 끼워진 종이 두 장. 각각에는 ‘표창장’과 ‘명장증서’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황금빛 봉황 문양이 새겨진 표창장에는 그의 이름과 김영삼 대통령의 사인이 새겨져 있었다. 명장증서에는 이런 말도 있었다. ‘귀하는 기능인 최고의 영예인 명장으로 선정되었기에 명장 칭호를 부여하고 이 증서를 수여합니다.’ 그는 함께 받은 것이라며 파란 융단으로 감싸진 작은 상자도 내밀었다. 뚜껑을 열자 태극무늬 휘장이 나타났다. 그러나 휘장 가운데 붙어 있어야 할 태극문양은 추레한 본드 자국만 남긴 채 똑 떨어져 있었다. 옛 영광의 상징을 말없이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놔둬. 그런 건 다 의미 없어.” 김만홍(가명·59) 씨. 그는 1995년 금속주조분야 명장이었다. 기아자동차 합금파트에서 23년간 주조를 담당했던 그는 만 44세에 ‘명장’ 자격을 얻었다.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일해 오면서 해당 분야 기술발전에 크게 공헌한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로운 이름. 그러나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그는 “명장은 왜 뽑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짓는다. 그는 어째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20년 한우물, 명품 명장 탄생 김 씨가 금속주조 분야에 발을 들인 건 그의 나이 24세 때다. 군 제대 후 잠시 일할 생각이었던 기아차가 그의 평생직장이 됐다. “원래 근무시간은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였는데 오버타임으로 2시간을 더 일하곤 했지. 주조는 용탕(쇳물) 때문에 연속성이 있어야 되거든. 신입 때는 오후 7시 반부터 그 다음 날 오전 8시 반까지 이어지는 야근도 많이 했어. 그래도 힘든 줄 몰랐어, 그때는.” 좋은 시절이었다. 회사 규모는 날로 커졌고 월급도 나날이 많아졌다. 그는 합금 주조 파트에서 자동차 커버, 미션케이스를 만들었다. 김 씨는 “그때만 해도 주조에서 수작업 비중이 높았는데, 내 주조 노하우로 불량 없는 제품이 척척 나올 때 가장 신바람이 났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한 달이면 몇십만 대분의 제품을 만들었다. 제휴 관계에 있던 일본 자동차 회사에서 3개월씩 기술연수도 받았다. 마침내 그는 경합금 파트의 230여 직원을 총괄하는 기술주임 자리에까지 올랐다. 신입사원을 뽑고, 교육시키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명장으로 선정된 것도 이맘때였다.○‘기술 봉사’의 꿈 하지만 빛나는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온 것이다. “누군가는 떠나야 하는 분위기였어. 나도 예외가 아니었지. 다행히 난 벌어놓은 돈도 있고 먹고살 만했거든. ‘그래, 선배들이 떠나줘야지’ 싶었어.” 그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데에는 20년 이상 주말부부 생활을 하며 쌓인,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한몫했다. “나는 충남 아산공장에, 아내와 아이들은 서울에 있었어. 내 자신과 가족을 위해 청춘을 바쳤어. 이제는 같이 지내자, 싶더라고.” 김 씨는 기아차를 퇴직했다. 그래도 큰 아쉬움은 없었다. ‘서울 근교의 중소기업에서 기술 지도를 하자’는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회사에서 기여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생각했어. 대기업 사람들은 경험이 많고 학습할 기회도 많잖아. 중소기업 공장에 가 보면 부족한 부분이 한눈에 딱 보이거든. ‘왜 저걸 저렇게 할까’ 싶단 말이야. 근데 중소기업들은 그것을 못 봐. 보여도 해결법도 모르고.”명장을 뽑기만 할뿐 산업 발전에 활용 못해“이젠 다 까먹어 전수해주고 말 기술도 없어”○‘재활용’ 않는 정부, “명장 왜 뽑나”하지만 이런 소망은 퇴직 1년도 지나기 전에 보기 좋게 깨졌다. 외환위기의 혼란 속에서 그가 일할 중소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꼭 월급 받기 위해 일할 생각은 없었어. 그저 하나의 봉사개념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내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이 말이야. 내가 한국산업인력공단에도 얘기 많이 했어. 그러나 달라지는 게 없더라고. 퇴직하고 나니 명장이란 이름은 아무 의미가 없었어.”김 씨는 “정부는 도대체 명장을 왜 배출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0만 원이 넘는 상금을 주고 해외산업시찰까지 보내면서, 어째서 ‘재활용’을 위한 시스템은 마련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어렵게 힘들게 관문을 통과해서 배출됐으면 이 사람들을 활용해야 하지 않겠어? 자영업을 하는 명장들은 그래도 좀 나아. 하지만 기업에서 일하던 명장은 퇴직하면 그걸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 모든 것이 일회성 행사에서 그치는 거야. 모든 게….”그는 “이젠 다 까먹고 전수하고 말고 할 기술도 없다”며 “명장들에게 연금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체나 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명장 500명 시대, 현장직은 극소수퇴직 13년째를 맞는 지금, 그에게 남은 것은 많지 않다. ‘매일 보며 살고 싶었던’ 아내는 그가 퇴직한 지 3년 만에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떴다. 두 딸은 시집을 갔다.퇴직 직후에는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장만한 건물이 3채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남은 건 그가 사는 집 한 채뿐이다. 퇴직 후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주식투자에 손을 댄 게 화근이었다.그는 요즘 경기도 외곽 시장통에 있는 20평짜리 2층 주택에서 1층을 세 놓아 생활비로 쓰고 있다. 1층 오른쪽이 생선가게, 왼쪽이 아동복 가게다. 두 가게 월세와 연금을 합치면 한 몸 먹고사는 데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는 “인생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열심히 일을 해야 물 한 잔도 시원하고 주말도 달콤한 거 아니겠어. 하지만 내겐 그게 없는 거야. 일할 곳이 없으면 외로움은 둘째 치고 사람이 나태해져. 쉬어도 ‘맛’을 모르지. 인간으로서 느낌이 없다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모른다는 것과 마찬가지 얘기야.”김 씨는 “이제 명장 같은 건 다 잊었다”고 했다. “가진 게 없으니 편하다”는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2010년 현재 국내 뿌리산업 분야 명장 수는 70명. 1986년 이후 양성된 전체 명장 수는 496명에 이른다. 이 중 현직에 있는 명장은 ‘극소수’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통 제조강국 독일-일본의 ‘최고 기능인’ 활용은?▼독일 마이스터 육성비용 정부서 지원… 은퇴후 후진 양성일본 최소 15년 경험 쌓아야 名工… 연차별 업무 차별화단조, 주물, 금형, 용접과 같은 분야는 제조업 강국을 위한 필수기술이다. 정부가 이 분야를 ‘뿌리산업’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정부가 뒤늦게 뿌리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통의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독일과 일본은 각각 ‘마이스터(Meister)’와 ‘명공(名工)’이라는 최고의 기능인 선정 제도를 갖추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정하는 ‘명장’과 비슷하지만 지원 규모와 육성 방법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두 나라는 공통적으로 마이스터와 명공의 기술을 후대에 전수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책을 갖추고 있다. 독일은 젊은 기능인을 마이스터로 육성하는 과정에 드는 비용을 대부분 정부가 지원한다. 또 마이스터가 차세대 기능인 육성을 위해 기술교육을 할 경우 소요 비용 역시 정부가 부담한다. 이 같은 제도를 통해 마이스터는 자연스럽게 생계유지를 할 수 있게 되고, 기업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기능 인력을 육성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마이스터가 은퇴하더라도 노하우와 기술을 후세에 전승하겠다는 의도”라며 “지속적인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한국도 기술전수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1960년대부터 ‘직업능력개발촉진법’을 제정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기능인력 육성 정책을 실시해 왔고, 그 결과 현재까지 5000명이 넘는 명공을 배출했다. 명공은 관련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험을 쌓은 숙련된 기술 인력으로, 나이가 35세 이상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명공은 기업체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소학교와 기술학교에서 강사로 일하기도 한다. 가톨릭대 경영학부 김기찬 교수는 “단순히 명장 지정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차세대 명장을 길러내기 위한 경력개발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단순 근로자가 기사가 되고, 기사가 명공이 되는 일본의 시스템처럼 연차별로 업무의 차별화를 통해 기술 인력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대상으로 적정 냉방온도(섭씨 26도, 판매 및 공항시설은 25도)를 유지하도록 한 ‘건물 냉방온도 제한조치’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건물 냉방온도 제한조치’ 대상 건물 443곳에 대해 1차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의 98.6%(437곳)가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점검 결과 443개 건물의 평균 냉방온도는 26.6도였다. 업종별로는 백화점 26.3도, 대형마트 26.0도, 호텔 26.4도로 나타났다.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지 않은 곳은 서울 강남 금융센터, 홈플러스 의정부점, 단국대 천안캠퍼스 등 6곳이었으며 지경부는 대상 건물에 대해 시정조치 명령을 발부했다. 재차 위반사례가 적발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 덕분에 냉방온도 준수가 잘 지켜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에너지 관련 250여 시민단체와 함께 ‘제7회 에너지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단체, 소비자, 학계, 정부 등 각계 대표 33인으로 구성된 ‘에너지 독립인사’가 에너지 독립선언문을 채택했으며 오후 9시부터 5분 동안 건물 및 주택이 소등하는 점등 퍼포먼스도 진행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