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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대출받기 힘든 청년들이 연 4.5% 금리의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잔인한 금융’이라 질타한 서민금융 상품의 이자도 낮아진다. 금융당국은 급전이 절실한 취약계층에게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제도와 함께 일자리 창출 등의 대책이 병행돼야 취약계층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MB 정부 때 나온 미소금융 17년 만에 부활금융위원회는 8일 경기 수원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포용금융 추진계획과 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포용금융이란 개인과 기업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뜻한다. 우선 금융위는 이달 2일부터 ‘햇살론 특례보증’의 금리를 연 15.9%에서 12.5%로 낮췄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햇살론 금리는 연 9.9%까지 인하했다. 햇살론 특례보증은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이면서 신용점수 하위 20%에 해당할 때 최대 10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서민금융 상품이다. 금융위가 서민금융 상품 금리를 낮춘 것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햇살론 등 정책금융 상품에 대해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 같다. 이걸 서민금융이라 어떻게 이름 붙일 수 있겠냐”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고졸자, 미취업자 등 청년을 위한 미소금융 상품도 17년 만에 다시 나온다. 금융위는 청년들에게 5년 만기로 최대 500만 원을 연 4.5%의 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미소금융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처음 도입된 정책으로, 당시에는 취약계층에게 무담보, 저금리로 최대 7000만 원까지 대출해준 바 있다. 송병관 서민금융과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청년들이 학원비, 창업 준비 등 사용 목적을 분명하게 입증해야 미소금융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포용금융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 한해 서민금융출연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적극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매입채권 추심업, 허가제로 강화 금융위는 은행권의 서민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공급 규모를 올해 4조 원에서 2028년 6조 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도 올해 30%에서 2028년 35%까지 높인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옛 소액생계비대출)의 금리도 기존 15.9%에서 5∼6%대로 완화한다. 빚을 갚지 못한 연체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금융사들의 채권 추심 관행도 전면 손질한다. 금융회사 연체 채권을 매입해 추심하는 매입채권추심업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대부업과의 겸업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이들에 대한 관리를 유사한 업무를 하는 신용정보법상 채권추심회사 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쉬었음’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고용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며 “국민성장펀드 투자처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늘릴 의지를 보이는 기술 기반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지주 현장 검사에서 지배구조 이슈뿐 아니라 대출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다. 장기 근속한 그룹 임원의 영향력으로 인해 대출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8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당초 9일 마무리할 예정이던 BNK금융에 대한 현장 검사를 16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배구조 문제와 함께 그룹 내 여신(대출) 현황도 검토하려면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2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친인척과 연관된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게 약 730억 원의 부당대출을 집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사례가 BNK금융에서도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이슈에서 파생되는 문제, 은행 자체 내규에 따라 대출이 이뤄졌는지 등을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지배구조를 향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 지적한 이후 금감원은 BNK금융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BNK금융이 빈대인 현 회장의 연임을 위해 후보 등록 기간을 줄인 것으로 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찬진 금감원장은 5일 “전체적으로 CEO를 뽑는 과정이 조급하게 진행됐으며 후보자로 지원하려 했던 분들이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BNK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빈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당시 이광주 BNK금융 이사회의장은 “지역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지주 현장 검사에서 지배구조 이슈뿐 아니라 대출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다. 장기 근속한 그룹 임원의 영향력으로 인해 대출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8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당초 9일 마무리할 예정이던 BNK금융에 대한 현장 검사를 16일까지로 연장했다. 지배구조 문제와 함께 그룹 내 여신(대출) 현황도 검토하려면 추가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2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친인척과 연관된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게 약 730억 원의 부당대출을 집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사례가 BNK금융에서도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이슈에서 파생되는 문제, 은행 자체 내규에 따라 대출이 이뤄졌는지 등을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지배구조를 향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 지적한 이후 금감원은 BNK금융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BNK금융이 빈대인 현 회장의 연임을 위해 후보 등록 기간을 줄인 것으로 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5일 “전체적으로 CEO를 뽑는 과정이 조급하게 진행됐으며 후보자로 지원하려 했던 분들이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BNK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빈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당시 이광주 BNK금융 이사회 의장은 “지역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신협중앙회는 제34대 신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66·사진)이 당선됐다고 7일 밝혔다. 임기는 올 3월부터 4년간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소비자가 잊고 찾아가지 않은 휴면 금융자산이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들의 환급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자발적인 환급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6일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열고 금융사의 휴면금융자산 환급률 제고 방안을 심의했다. 휴면금융자산이란 금융소비자가 5년 이상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 보험금, 카드포인트 등을 뜻한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이 휴면금융자산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온라인 조회 서비스, 금융권 캠페인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작년 6월 말 기준 휴면금융자산은 1조4000억 원 규모로 2024년 12월 말과 동일했다. 금감원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소비자들이 찾아간 금융자산이 늘어나진 않은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상반기(1∼6월) 내로 금융소비자포털 ‘파인’에 회사별 휴면금융자산 현황과 환급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같은 업권 내에서 환급률 차이가 최대 47.4%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휴면금융자산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의 환급률이 18.6∼66.0%로 편차가 가장 컸다. 생명보험사(21.8∼54.2%), 증권사(3.2∼29.7%), 은행권(0.3∼26.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금감원은 저축은행, 농·수·신협, 카드·캐피털 등 2금융권에 이달 말까지 소비자에게 채무조정 요청권을 별도로 안내하도록 지시했다. 2024년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3000만 원 미만의 대출을 연체 중인 개인 채무자들은 금융사에 채무조정을 직접 요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2금융권의 채무조정 요청률은 카드·캐피털 4.3%, 저축은행 3.5%, 농·수·신협 등 상호금융 2.6%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이 해당 제도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이용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금융사가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대상, 요청 방법, 비대면 신청 경로, 담당자 연락처 등을 문자 메시지로 설명하도록 한 것이다. 박지선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다른 업권에 비해 채무조정 대상 채권이 많은 2금융권은 채무조정 요청권을 소비자들에게 충실히 설명해 (고객들이) 적시에 해당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소비자가 잊고 찾아가지 않은 휴면 금융자산이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들의 환급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자발적인 환급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금감원은 6일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열고 금융사의 휴면금융자산 환급률 제고 방안을 심의했다. 휴면금융자산이란 금융소비자가 5년 이상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 보험금, 카드포인트 등을 뜻한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이 휴면금융자산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온라인 조회 서비스, 금융권 캠페인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작년 6월 말 기준 휴면금융자산은 1조4000억 원 규모로 2024년 12월 말과 동일했다. 금감원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소비자들이 찾아간 금융자산이 늘어나진 않은 것이다.이에 금감원은 금융소비자포털 ‘파인’에 회사별 휴면금융자산 현황과 환급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같은 업권 내에서 환급률 차이가 최대 47.4%포인트에 달할 정도다. 휴면금융자산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권별로 보면 손해보험사의 환급률이 18.6~66.0%로 가장 편차가 컸다. 생명보험사(21.8~54.2%), 증권사(3.2~29.7%), 은행권(0.3~26.2%) 등이 그 뒤를 이었다.또 금감원은 저축은행, 농·수·신협,카드·캐피털 등 2금융권에 이달 말까지 소비자에게 채무조정 요청권을 별도로 안내하도록 지시했다. 2024년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3000만 원 미만의 대출을 연체 중인 개인 채무자들은 금융사에 채무조정을 직접 요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2금융권의 채무조정 요청률은 카드·캐피털 4.3%, 저축은행 3.5%, 농·수·신협 등 상호금융 2.6%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이 해당 제도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이용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금융사가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대상, 요청 방법, 비대면 신청 경로, 담당자 연락처 등을 문자 메시지로 설명하도록 한 것이다.박지선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다른 업권에 비해 채무조정 대상 채권이 많은 2금융권은 채무조정 요청권을 소비자들에게 충실히 설명해 (고객들이) 적시에 해당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쿠팡 입점 업체에 최고 연 19% 이자를 부과하는 쿠팡파이낸셜 대출 상품에 대해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파이낸셜에 대해 금감원의 강도 높은 검사를 예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기자실을 찾아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과 관련해 “이자율 산정 기준이 매우 자의적이고 결과적으로 (쿠팡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비친다”며 “그 부분을 정밀히 점검하며 검사로 전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쿠팡파이낸셜 대출 최고 금리는 연 18.9%다. 법정 최고금리(20%)보다 낮지만 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서는 높다. 연 매출 40조 원에 달하는 ‘유통 공룡’ 쿠팡이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고리대금 장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원장은 최근 대형 유통 플랫폼도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결제 쪽은 전자금융 거래여서 금융업 규율 대상으로 돼 있는데, 정작 몸통인 전자상거래에 대해서는 (감독 권한이 다른 부처로) 이원화돼 있지 않냐”며 “(해킹 사고로 인해) 국민들이 매번 카드 번호를 바꾸는 등 고통을 겪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BNK금융지주가 검사 대상이 된 배경에 대해 “전체적으로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조급했고 후보자로 지원하려 했던 분들이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서는 “대표성을 지닌 주주 그룹에서 주주 이익을 공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이사가 들어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쿠팡 입점 업체에 최고 연 19% 이자를 부과하는 쿠팡파이낸셜 대출 상품에 대해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파이낸셜에 대해 금감원의 강도 높은 검사를 예고했다.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기자실을 찾아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과 관련해 “이자율 산정 기준이 매우 자의적이고 결과적으로 (쿠팡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비춰진다”며 “그 부분을 정밀히 점검하며 검사로 전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쿠팡파이낸셜 대출 최고 금리는 연 18.9%다. 법정 최고금리(20%)보다 낮지만 2금융권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서는 높다. 연 매출 40조 원에 달하는 ‘유통 공룡’ 쿠팡이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고리대금 장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 원장은 최근 대형 유통 플랫폼도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결제 쪽은 전자금융 거래여서 금융업 규율 대상으로 돼 있는데, 정작 몸통인 전자상거래에 대해서는 (감독 권한이 다른 부처로) 이원화돼 있지 않냐”며 “(해킹 사고로 인해) 국민들이 매번 카드 번호를 바꾸는 등 고통을 겪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 원장은 BNK금융지주가 검사 대상이 된 배경에 대해 “전체적으로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조급했고 후보자로 지원하려 했던 분들이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서는 “대표성을 지닌 주주 그룹에서 주주 이익을 공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이사가 들어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냐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될지가 이달 말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공공기관 재지정이 유력하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신규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행법에서는 재경부 장관이 매 회계연도 개시 후 1개월 이내에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심의,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이달 말 열리는 공운위에서 신규 공공기관 지정 및 해제 여부를 심의, 의결할 때 관련 내용도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당정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에서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을 공식화했다. 막강한 검사, 감독 권한을 지닌 금감원에 대한 외부 통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로 만드는 개편안은 철회됐지만,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은 철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출연금으로 설립된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공공기관에서 제외돼 왔다.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은 2007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독립성 자율성 보장 등을 이유로 2009년 해제됐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만 안 됐을 뿐 금융위에 의해 모든 것을 승인받아 (업무를) 하고 있다”며 “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따르면 금감원의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6.7% 늘어난 4790억 원으로 책정됐다. 금감원 예산 대부분은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감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감독분담금에서 나온다. 금감원은 올해 감독분담금을 전년 대비 6.9% 증가한 3537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축출하면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인 금(金)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향후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생산을 늘릴 경우 공급 과잉이 나타나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 변동성 확대에 환율 불안 우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통상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석유 공급이 위축돼 국제유가가 오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상황으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이 부상하는 만큼 금값도 추가로 1∼2%가량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440원대인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달러를 지불해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상황에서 유가 불안은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구두 개입,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위험 회피) 등을 단행해 원-달러 환율이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지만, 지정학적 변수로 단기 수급이 악화하면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유가는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의 메이저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 석유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량을 늘리면 국제유가를 4%가량 하락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韓 직접 영향권 밖… 정부 “면밀히 모니터링”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국내의 대(對)베네수엘라 수출 비중도 미미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국 수출액 중 베네수엘라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또 한국은 1982년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직접 수입한 적이 없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한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만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의 주제 발표에서 “내가 볼 때 원화는 매우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몇 년 안에 오르지 않는다면 놀랄 것 같다”며 “저평가된 통화가치 하락분의 절반가량은 3년 안에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수준의 대응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고, 미국 증시 개장 이후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축출하면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도 확대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인 금(金)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향후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생산을 늘릴 경우 공급 과잉이 나타나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 변동성 확대에 환율 불안 우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통상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석유 공급이 위축돼 국제유가가 오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상황으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이 부상하는 만큼 금값도 추가로 1~2%가량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440원대인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달러를 지불해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한 상황에서 유가 불안은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구두 개입,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위험 회피) 등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지만, 지정학적 변수로 단기 수급이 악화하면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국제유가는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의 메이저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 석유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량을 늘리면 국제 유가를 4%가량 하락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韓 직접 영향권 밖…정부 “면밀히 모니터링”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국내의 대(對)베네수엘라 수출 비중도 미미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사이 한국 수출액 중 베네수엘라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또 한국은 1982년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직접 수입한 적이 없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한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 만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의 주제 발표에서 “내가 볼 때 원화는 매우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몇 년 안에 오르지 않는다면 놀랄 것 같다”며 “저평가된 통화가치 하락분의 절반가량은 3년 안에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현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수준의 대응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고, 미국 증시 개장 이후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로봇 스타트업 ‘더스티 로보틱스’. 이곳에서는 청소기처럼 생긴 작은 로봇이 흰 바닥 위를 분주히 누비고 있었다. 로봇이 지나간 자리 바닥에는 건물의 외형, 배관 위치 등이 담긴 설계도가 그려졌고 그 위로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시공 안내문이 새겨졌다. 다양한 국적의 현장 작업자들은 언어 장벽과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미국의 대형 건설사, 데이터센터, 아파트 등에서 쓰인다. 건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이 기술은 사람이 직접 설계도를 그리던 기존 방식보다 업무 효율을 수 배 높였다. 잭 라이스 데이비스 수석 디렉터는 “로봇이 설계도를 정확히 그려주면 사람들은 시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 로봇 기술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혁신 금융’이 든든한 연료가 됐다. 이곳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은 창업 초기 2, 3년간은 수익을 안 따지고 밀어준다”고 입을 모았다. 실리콘밸리 금융 생태계에는 ‘홈런 한 번을 위해 99번의 실패를 포용한다’는 문화가 진작에 뿌리내렸다. 혁신 금융의 토양에서 성장한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은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 최근 미 증시가 3년 연속 20%대 상승을 이어가며 견고하게 성장하는 비결 역시 혁신 금융이 키워낸 혁신 기업의 활약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혁신 금융 기반이 약한 국내에서는 한계를 느낀 창업가는 물론이고 투자처를 찾으려는 금융사들까지 실리콘밸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이제는 혁신금융 전쟁] 〈2〉 실패해도 투자하는 실리콘밸리기술 결함 겪었던 美 로봇 스타트업실패에도 재도약 할 수 있던 비결로 벤처캐피털 꾸준한 투자 기반 꼽아유행 테마산업에 쏠리는 韓과 달리 실리콘밸리선 기업 잠재력 우선시“B급 사업도 A급 맨파워면 선택”“첫 투자자는 우리와 커피를 몇 번 마신 뒤 투자를 결정했어요.”미국 실리콘밸리 로봇 스타트업 ‘더스티 로보틱스’의 테사 라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첫 투자 유치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2018년 창업한 라우 CEO는 창업 초기 첫 투자자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커피를 마시며 건설 산업에 대해 새로 배운 점과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간이 가면서 우리가 점점 발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당시 더스티 로보틱스는 신생 기업이라서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투자자들은 전진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클 수 있겠다고 본 것이다. 라우 CEO는 과거 창업에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실패해도 투자 기회를 주는 ‘혁신 금융’의 힘이 더스티 로보틱스를 키운 셈이다. 덕분에 이 기업은 7년간 약 7000만 달러(약 1011억 원) 투자를 모을 수 있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2024년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도 꼽혔다.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혁신 금융가들이 스타트업 실패를 이해해주고 실패를 통한 학습을 가치 있게 여긴다고 소개했다.● “여러 실패가 기업을 성장시켜” 라우 CEO는 이미 한 번 사업을 접고 더스티 로보틱스를 창업했지만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초창기에 샌프란시스코의 한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로봇을 쓰다가 반품시켰다. 작동 오류로 바닥에 설계도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곧바로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다. 로봇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때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이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후 제품을 재설계했다. 기술이 개선됐고 당시 로봇을 퇴출시켰던 아파트 건설사를 다시 고객으로 돌렸다. 라우 CEO는 “우리의 역사는 많은 실패로 가득 차 있고 그 실패가 우리를 성장시켰다”고 회고했다. 더스티 로보틱스가 실패에도 버텨내고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생태계 역할이 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사업 완성도나 손익보다, 이 기술이 실패를 거쳐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본다. 99번 실패하더라도 1번의 성공을 기다려준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잭 라이스 데이비스 수석 마케팅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늘 ‘이 산업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회사들을 찾는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벤처캐피털들은 투자 초기 2, 3년간 수익화 여부를 묻지 않는다.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 지사장은 “벤처 펀딩은 육아와 비슷해서 4, 5년 만에 크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이라고 말했다.● “맨파워, B급 사업도 A+급으로 키운다” 데이터 분석업체 ‘디맨드세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미국 전역엔 114만8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실리콘밸리에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4455억 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은 105개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 전체 유니콘 기업은 13개였다. 실리콘밸리 지역 유니콘 기업이 한국 전체의 8배다. 실리콘밸리가 유니콘 기업을 활발하게 배출할 수 있는 비결은 ‘혁신 금융’의 투자 공식이다. 혁신 투자자는 사업 자체의 우수성보다 창업 멤버 역량을 본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한번 검증한 창업가를 ‘세쿼이아 패밀리’로 본다. 세쿼이아 투자를 받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진에딧’ 박효민 대표는 “세쿼이아는 사업보다는 사람을 검증하고, (검증된 사람들인) ‘세쿼이아 패밀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에게 ‘망하더라도 다음 창업 때 우리에게 제일 먼저 오라’고 말한다”고 했다. 일리야 스트레불라예프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전설적인 한 벤처캐피털 투자자는 ‘나는 A급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B급 팀보다, B급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A급 팀에 투자하겠다. 왜냐하면 A급 팀은 B급 아이디어의 한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방향을 바꿔 A+급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 금융권은 사람의 역량이나 기업의 가능성 대신 그때그때 유행하는 테마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인공지능(AI) 등 테마 분야가 아닌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얼어붙었다”면서 “특히 내수 산업을 하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수익에 ‘0’ 하나 더 붙어” 실리콘밸리에 韓벤처 지원 조직 러시‘IBK창공’, 韓 스타트업 美진출 지원HD현대-중기부도 현지 거점 마련“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방식 바꿔야”국내서도 창업 생태계 강화 목소리“미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면 한국보다 수익 뒷자리에 ‘0’이 하나 더 붙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IBK창공’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기관은 IBK기업은행 창업 육성 조직이다. 미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면 한국에서보다 더 큰 투자를 유치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선 한 번 투자 기회가 올 때 규모가 크다”며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투자를 받으면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력으로 남는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에서 재창업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한국 은행과 대기업도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지원 조직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이유는 혁신 자금이 풍부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할 기회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은행은 2021년 KDB실리콘밸리를 설립했다. 창업가가 자연스럽게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투자 네트워킹 행사 ‘넥스트라운드’를 매년 실리콘밸리에서 연다. HD현대 공익재단인 아산나눔재단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 스타트업 지원 공간 ‘마루SF’를 열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된 창업가들에게 주거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개소를 목표로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스타트업·벤처캠퍼스(SVC)를 조성하고 있다. SVC는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던 중기부 산하 한국벤처투자(KVIC)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확장해 마련한다. 정부와 기업, 은행이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건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혁신 금융을 키워 국내 창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기업과 은행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빨리 성과를 내지 못해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성과가 중요한 국내 금융권에서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벤처 투자는 외면받기 쉽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스톡홀름=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실리콘밸리=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보스턴=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런던=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서울=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서울=신무경 기자 yes@donga.com서울=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울=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보통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1년이 걸리지만, 이 장치를 쓰면 2∼3시간 만에 통신이 연결됩니다.” 지난해 12월 1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게일랑 지역에 들어선 스타트업 ‘트랜스셀레스티얼’을 찾았다. 이 회사의 모하마드 다네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속하고 저렴하게 통신을 연결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다네시 CTO는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인허가, 땅 매립 등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장비로 하면 레이저를 사용한 무선이라 간편하다”고 소개했다. 이 스타트업의 통신 기술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일본, 인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첨단 기술 하나만으로 세계 자금을 싱가포르로 끌어들인 것이다.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기술의 수혜를 누리고 세계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건 혁신 금융 덕분이었다.● “벤처투자사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해 성공”트랜스셀레스티얼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싶다’는 청사진을 품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를 22억 명 정도로 추산했다.다네시 CTO는 “레이저 통신 기술로 세계 누구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싱가포르로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았다.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등 여러 국가의 통신사들과 협업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일본 최대 통신 회사 NTT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일본은 지진, 지진해일(쓰나미), 태풍이 잦아 통신망을 빠르게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엠파워파트너스의 캐시 마쓰이 파트너는 “지진과 태풍으로 인해 통신 네트워크가 끊겨도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스타트업을 창업한 다네시 CTO는 이란 국적이지만 싱가포르에 회사를 세웠다. 싱가포르에 혁신 산업을 수혈해 주는 ‘혁신 금융’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사업은) 수백 곳의 벤처캐피털이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했으니 가능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싱가포르에서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아치센’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세계 곳곳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디지털 농식품 기업 ‘팜바이트’와 조인트 벤처를 세웠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국경 부근의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JS-SEZ)에 스마트팜도 지었다. ‘제2의 딥시크’인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마누스는 지난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에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인수됐다.● 세제 혜택, ‘혁신금융’ 유입 촉진싱가포르가 아시아 스타트업 요람으로 정착한 가장 큰 이유는 ‘혁신금융’이 강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2023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국 6곳(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의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 중 싱가포르 점유율은 73.3%이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엄모 씨(48)는 “다양한 투자 회사들이 있어 운영 자금을 마련할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상속·증여세, 양도·배당소득세가 없는 점도 수많은 혁신 금융이 유입되는 배경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소재 한 벤처캐피털의 대표는 “투자 환경이 자유로운 데다 세대 간 자산 이전도 용이해 북미권, 유럽 투자사, 기관이 싱가포르를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은행들 일찍이 ‘체질 변신’ 싱가포르의 강점으로 꼽히는 ‘전통 은행의 체질 변신’은 한국 금융권이 배워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싱가포르 은행인 DBS, UOB, OCBC는 가계대출 영업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들이 차별화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는 아시아권 스타트업에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OCBC는 창업 후 6개월∼2년가량 된 초기 스타트업에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1225만 원)를 빌려주는 ‘비즈니스 퍼스트 론’을 도입했다. UOB는 스타트업 해외 확장과 기술을 지원하는 ‘핀랩(Finlab)’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자회사 버텍스홀딩스의 추아 키 록 대표이사는 “싱가포르 정부는 은행이 스타트업 투자로 본 손실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했다. 은행들이 그 과정에서 투자 노하우를 익혔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강국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금융회사들이 혁신 기업들의 자금줄이 되고 있지만, 한국 금융권은 여전히 부동산 대출 중심 영업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담보 없이도 기술력만 있으면 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국내 은행권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해도, 금융사들이 자금의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리지 않으면 혁신 산업 육성은 물론 1%대 저성장을 벗어나기도 어렵다.● 30년째 안 바뀌는 ‘손 쉬운 영업’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분기별)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국내 은행권(시중·지방·인터넷전문·특수은행)의 주담대는 767조786억 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2466조1660억 원)의 31.1%를 차지했다. 9월 말 기준으로 2019년(31.3%) 이후 가장 높다.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부동산 대출에 치중하는 이유는 기업 대출에 비해 개별 대출 규모가 작아 손실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한국 부동산 특성상 담보가 확실해 은행이 돈을 떼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만큼 은행 수익률은 높아진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손실을 곧바로 메울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연쇄 부도에 이은 금융권 줄도산 이후 국내 은행들은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영업에 주력해 왔다. 이런 영업 관행이 약 30년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은행 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은 한국 경제에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스타트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자금이 좀처럼 향하지 않다 보니 국가 전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은 당장은 안전해 보이지만, 경제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기가 된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못 갚고, 금융기관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추명삼 한국은행 금융시장연구팀 차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은행 대출 여력이 줄면 전체 신용 공급이 줄어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고 말했다. ● 벤처 집중 투자하는 VC마저 자금 회수한 건축 플랫폼 스타트업은 사업 악화로 2024년 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투자사는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투자자가 이해관계인(대표)에게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계약서를 근거로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을 행사했다. 스타트업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이자라도 갚겠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법원은 투자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이후 스타트업 업계는 얼어붙었다. 창업자가 사업에 삐끗하면 언제라도 개인 자산을 날릴 수 있는 선례가 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들은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돈을 회수하는 분위기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회수 시장이 막히면서 투자 실적이 없는 이른바 ‘깡통 VC’도 등장하고 있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5년 1∼11월 투자 실적이 ‘0원’인 VC는 36곳에 달한다. 전체 등록 벤처투자사(384개)의 약 9.4%가 소위 깡통 투자사인 셈이다. 2020년에는 깡통 투자사가 11곳(전체의 5.6%)에 불과했는데, 5년 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형 은행은 가계 대출 중심의 영업 관행을 바꾸지 않고, VC마저 자금줄이 막히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토스, 배달의민족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이 안 나온 지 오래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효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VC와 사모펀드(PE), 금융회사가 각각 역할별로 창업 생애주기 전체에서 초기 스케일업부터 인수합병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회수가 용이한 자본시장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치중된 자금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려야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은행권이 그동안 부동산 담보 대출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는 그 돈을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 성장을 높일 수 있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지난해 12월 16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 금융 중심지인 ‘래플스 플레이스’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이곳에 7층짜리 회색 건물이 서 있다. 물류 창고, 자동차 부품 센터 등이 에워싸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건물에 들어서니 벽면을 따라 5m 높이 거치대에 촘촘하게 심어진 푸른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벽을 따라 조성된 ‘수직 스마트팜’이다. 상추, 케일, 근대 등 9개 종 식물이 밭이 아닌 인공 시설에서 자란다. 이곳 담당 직원 에릭 치아 씨는 “로봇이 농작물 방제, 운반, 점검 등을 모두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빌딩 안 수직 농장은 2015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스마트팜 기업 ‘아치센’이 관리한다. 식물 영양분과 산성 농도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빈센트 웨이 아치센 대표는 “싱가포르 국토에서 경작지 비중은 고작 1%”라며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치센은 도시 국가 특성상 식량 자급자족이 어려운 싱가포르 경제 모델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에서 나는 채소는 이 나라 전체 채소 소비량의 4%에 불과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는 수입이 안 돼 가격이 치솟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 달러 부국(富國)의 약한 고리가 드러났다. 아치센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혁신 금융’이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설비투자, 전기료 등 비용 부담이 커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혁신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싱가포르는 물론 한국 벤처캐피털(VC)과 말레이시아 식품 기업 등이 800만 달러(약 116억 원)를 투자했다.세계 최대 창업 강국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혁신 산업을 키우는 ‘혁신 금융’을 놓고 전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 중이다. 싱가포르 벤처투자 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84%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금융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옛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혁신 금융 전쟁에서 뒤처진 한국이 지금이라도 더 과감히 나서야 혁신 산업을 일으키고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이 혁신 기업을 적극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면 유망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몰려올 것”이라며 “정부와 금융권이 부동산에서 혁신 기업으로 돈의 물꼬를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금융당국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의 성장을 돕는 ‘혁신 금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혁신 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금융권의 기업 대출 규제와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A)를 15%에서 20%로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은행이 주담대로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부담이 커진다. 주담대 대신 기업 대출, 투자로 은행 자금 물꼬를 돌리게 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혁신 기업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하게 하려면, 단순히 주담대에 족쇄를 씌우는 차원을 넘어 기업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현행 기준으로는 은행이 기업 대출을 했을 때 이에 대한 부실 위험이 주담대 대비 최대 7.5배 높게 책정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지 않는 한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대형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마다 조 단위 자금이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펀드로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작년 9월 발표한 규제 완화가 은행의 실질적 투자 여력을 얼마나 늘릴지 미지수”라며 “신산업, 혁신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추가 대책이 뒷받침돼야 정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문턱이 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첨단산업 특례 규정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별도 기업을 설립해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주사가 직접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CVC)와 관련된 규제는 제외됐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VC는 모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 벤처캐피털 자금 회수가 대부분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CVC가 활성화되면 스타트업이 인수합병(M&A)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뿐 아니라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금융 강국들은 세계에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자리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지난해 8월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들에 대한 소득공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초기 기업에 개인 주주로 참여하는 엔젤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개인 소득공제 한도를 상향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엔젤투자 요건은 100만 대만달러(약 4616만 원)에서 50만 대만달러로 낮아졌다. 또 대만 경제가 지정한 핵심 산업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공제 한도는 300만 대만달러에서 500만 대만달러로 인상됐다. 공제 한도가 높아지면 세금을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 대만은 2024년 벤처캐피털(VC)의 활발한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VC 최소 자본금 요건을 3억 대만달러에서 1억5000만 대만달러로 낮췄다. 레이먼드 창 딜로이트 대만 파트너는 “스타트업 자본 유입을 늘리고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대만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VC 생태계를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024년 20억 홍콩달러 규모로 조성된 ‘혁신·기술벤처 기금(ITVF)’의 운영 방식을 VC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한 스타트업 투자의 한계를 인지하고, 투자 경험이 풍부한 VC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홍콩은 또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유인하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 면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 상당수가 가상자산과 연계된 사업을 구상한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일본은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일본 경제의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내놨다. 2027년까지 10조 엔을 투입해 10만 개의 스타트업과 100개의 유니콘(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은행연합회는 사회적 약자의 재기를 돕기 위한 새도약기금에 은행권 출연금 3600억 원을 모두 납부했다고 1일 밝혔다. 새도약기금은 이재명 정부가 장기 연체자 빚 탕감을 위해 마련한 배드뱅크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 빚을 탕감해 준다. 재원은 정부 재정 4000억 원과 민간기여금 4400억 원이다. 이번 은행권 출연금은 전체 민간 기여금의 80%를 넘는 규모다. 은행연합회는 사회 통합의 선도적 역할을 위해 전체 국내 은행이 신속하게 출연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번 출연에 동참한 은행은 모두 20개(산업·NH농협·신한·우리·SC·하나·IBK기업·KB국민·씨티·수출입·수협·아이엠·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케이·토스·카카오)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이번 새도약기금 출연이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 완화를 넘어 경제활동 복귀와 사회 통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은행연합회는 사회적 약자의 재기를 돕기 위한 새도약기금에 은행권 출연금 3600억 원을 모두 납부했다고 1일 밝혔다.새도약기금은 이재명 정부가 장기 연체자 빚 탕감을 위해 마련한 배드뱅크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 빚을 탕감해 준다. 재원은 정부 재정 4000억 원과 민간기여금 4400억 원이다. 이번 은행권 출연금은 전체 민간 기여금의 80%를 넘는 규모다. 은행연합회는 사회 통합의 선도적 역할을 위해 전체 국내은행이 신속하게 출연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번 출연에 동참한 은행은 모두 20개(산업·NH농협·신한·우리·SC·하나·IBK기업·KB국민·씨티·수출입·수협·아이엠·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케이·토스·카카오)다. 새도약기금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2월 2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7조7000억 원 규모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했다. 수혜자는 약 60만 명(중복 포함)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이번 새도약기금 출연이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 완화를 넘어 경제활동 복귀와 사회 통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은행권은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채무조정 지원 등 포용금융 노력을 계속하여 사회적 책임 이행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가사도우미, 세탁 대행 등 귀찮은 집안일을 대신 해주는 ‘시간 절약형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우리카드가 202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0월 가사도우미 서비스 결제액은 2023년 같은 기간(1∼10월) 대비 25.7%, 세탁 대행 서비스 결제액은 9.4% 증가했다. 두 업종은 시간 절약형 소비 업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기간 가전 구독 서비스는 72.2%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전체 이용자 중 여성 비중이 가사도우미 서비스 68.3%, 세탁 대행 61.3%, 가전 구독 60.3%로 모두 절반 이상이었다. 고객 유형별로는 자녀가 있는 가구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카드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가사에 유용한 소비를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며 집안일에 부담을 느끼는 3040세대와 여성 소비자들이 시간을 절약하고 일상의 효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는 게 우리카드의 분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최근 가사 같은 일상적인 일들을 대신 해주는 서비스에 돈을 쓰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시간의 가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