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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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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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9~2025-12-29
칼럼42%
생활/가정33%
스포츠일반7%
사회일반3%
국제일반3%
야구3%
日프로야구3%
문화 일반3%
메이저리그3%
  • 오∼이승엽, 와∼임창용

    교류전 막판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이승엽(35)의 방망이가 여름을 맞아 뜨겁게 폭발하고 있다. 이승엽은 24일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방문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5-4로 앞선 8회 오른손 투수 우치 다쓰야의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3-0으로 앞선 5회 1사 2, 3루에서는 왼손 선발투수 나루세 요시히사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하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까지 0.188에 머물던 타율은 0.200까지 올랐다. 이승엽이 올 시즌 들어 2할대 타율에 오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승엽의 부활은 지난주 열린 주니치와의 교류전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다. 18일 경기에서 이승엽은 시즌 2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2타점의 불꽃타를 휘둘렀다. 19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는 안타를 치진 못했지만 희생타로 1타점을 올렸고 볼넷도 2개나 골라냈다. 이후 휴식기를 마치고 이날 재개한 퍼시픽리그 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전날까지 일본에서 통산 399타점을 기록 중이던 이승엽은 이날 3타점을 보태 400타점 고지를 넘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타점으로 세 경기 동안의 기록은 2홈런을 포함해 8타수 6안타(타율 0.750)에 6타점 2득점에 이른다. 이승엽의 활약 속에 오릭스는 6-4로 승리했다. 한편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수호신 임창용은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 등판해 1이닝을 막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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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규-이범호 “日투수들 칼 제구력… 약점 보이면 끝장”

    한때 ‘한국에서 유일하게 4할을 칠 수 있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LG 이병규(37)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3일 현재 타율 1위(0.368), 최다안타 2위(85개), 홈런 공동 3위(13개) 등 주요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인 1999년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잘 치는 선수가 왜 일본 프로야구에선 2군을 오르내렸을까. 주니치에서 2년간 주전으로 활약했던 그는 3년째인 2009년엔 1군에서 2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성적도 타율 0.218에 3홈런, 8타점뿐이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KIA로 돌아온 이범호(30)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2군 선수였던 그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타율 4위(0.326), 홈런 공동 3위(13개), 타점 2위(55개)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들이 몸소 경험한 일본 야구, 특히 일본 투수들의 수준은 생각 이상이었다.○ 약점 보이면 끝장 이병규는 “일본 투수들은 내가 못 치는 공만 집요하게 던졌다”고 했다. 처음 일본에 건너가 시범경기를 치를 때 상대 투수들은 한번 쳐보라는 식으로 공을 던졌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 들어가자 이곳저곳을 던지면서 약점을 찾아냈다. 그렇게 한 순번을 돈 뒤부터는 본격적으로 약점으로 분석된 코스로만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병규는 “한국에도 류현진(한화)이나 김광현(SK) 같은 좋은 투수들이 있지만 일본 투수들의 정교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제구력이 워낙 좋아 실투가 거의 없다. 또 TV에선 평범하게 보일지 몰라도 종속(공이 포수의 미트에 들어갈 때의 속도)이 좋아 방망이가 밀리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범호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포크볼에 고전했다. 나도 타석에 들어가기 전엔 포크볼에 속지 말자고 다짐을 했다. 하지만 막상 타석에 서서 날아오는 공을 보면 영락없는 직구인데 방망이를 휘두르면 눈앞에서 뚝 떨어졌다. 그런 포크볼을 5개 연속으로 던진다. 그것도 공 한 개씩 차이로 제구를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병규는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단기전에서는 상대를 서로 모르기 때문에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시즌을 치를 경우 차원이 달라진다”고 했다. ○ 이대호는 통할까 사정이 이러니 한국 타자들뿐 아니라 일본 타자들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더구나 올해부터 일본은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를 사용하면서 이승엽(오릭스)과 김태균(롯데)이 뛰고 있는 퍼시픽리그에서는 투고타저 현상이 극심하다. 평균자책 1위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1.19)를 필두로 다르빗슈 유(니혼햄·1.39) 등 무려 8명이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 중이다. 센트럴리그에서도 평균자책 1점대 투수가 3명이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평균자책 1위는 2.87을 기록 중인 니퍼트(두산)다. 평균자책 2점대 투수가 3명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지난해 타격 7관왕에 오른 자타 공인 한국 최고의 타자 이대호(롯데)는 일본에서 통할까. 이대호는 힘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병규는 “성공과 실패를 미리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 다만 타석에서의 위압감이 중요하다. 투수가 타자를 무서워해야 실투가 나온다. 승엽이가 2006년 41홈런을 칠 수 있었던 것도 투수들이 승엽이를 두려워하며 상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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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군 박찬호 “제구력 감 잡았어”

    2군에 머물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박찬호(38)가 팀 홍백전에서 호투하며 1군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박찬호는 22일 홈구장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청팀 선발 투수로 등판해 4이닝 1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뜬공은 1개에 불과했고 모두 땅볼로 아웃을 잡아냈을 정도로 낮게 제구가 잘됐다. 1실점은 3회에 나온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이었다. 인터리그 일정을 마친 오릭스는 24일 재개되는 일정을 앞두고 이날 홍백전을 치렀다. 오릭스 선발진은 가네코 지히로, 나카야마 신야, 데라하라 하야토, 피가로 등 4명이 확정된 상황. 오카다 감독이 남은 2명의 선발 투수를 뽑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경기였다. 박찬호는 백팀 선발투수 기사누키 히로시(4이닝 2실점)보다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 1군 복귀가 유력해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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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평균자책 1위 글로버가 2위 로페즈 잡았다

    SK 투수 게리 글로버와 KIA 투수 로페즈는 3년째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장수 외국인 선수들이다. 좋은 구위에 관록까지 갖춰 올해도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20일까지 글로버는 6승(2패)를, 로페즈는 7승(2패 1세이브)을 거뒀다. 평균자책에서는 글로버가 1위(2.81), 로페즈가 간발의 차로 2위(2.83)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 투수가 최고 외국인 선수 타이틀을 걸고 21일 광주구장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글로버의 신승이었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로페즈의 우세가 점쳐졌다. 로페즈는 최고 시속 148km의 싱커를 주무기로 5회까지 SK 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반면에 글로버는 1회 2사 만루에서 이종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데 이어 3회에는 이범호에게 1점 홈런을 맞으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하지만 SK가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달리는 이유가 있었다. 다름 아닌 집중력이었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를 이어가던 로페즈의 실투를 SK 타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0-3으로 뒤진 6회초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3번 타자 박정권은 로페즈의 포크볼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중월 동점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3-3 동점이던 7회 1사 2루에서는 조동화가 중전 결승 적시타를 쳤다. 8회 2사 1루에서는 최정이 로페즈의 낮은 싱커를 잘 걷어 올려 스코어를 6-3까지 벌렸다. 초반 3점의 열세를 딛고 7-3으로 승리한 SK는 38승 24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글로버는 6이닝 5안타 8삼진 3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4-3으로 앞선 7회에 등판한 정우람은 2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추가해 개인 통산 104홀드로 류택현(전 LG·103홀드)이 보유하고 있던 최다 홀드 기록을 경신했다. 2위 삼성은 박석민과 모상기의 홈런을 발판 삼아 한화를 5-2로 꺾고 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9회 등판한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으로 21세이브째를 따냈다. LG는 넥센을 7-3으로 꺾었고, 두산은 롯데에 6-3으로 역전승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롯데 이대호는 3회 시즌 18호 홈런을 때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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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1세에 MLB감독으로 전격 복귀 ‘백전노장’ 매키언 새 전설 꿈꾼다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이끈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고문은 “다시 태어나면 야구 감독은 절대 안 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다. 김 고문은 “야구 감독의 삶은 피를 말리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이끈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도 지난주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내려왔다. 성적 부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다. 이처럼 감독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한없이 외롭고 고독한 자리다. 하지만 미국 프로야구에선 80대에 치열한 현장으로 돌아온 노병(老兵)이 있어 화제다. 21일 플로리다 말린스의 감독 대행으로 선임된 잭 매키언 씨(사진)가 주인공이다. 1930년생으로 81세인 매키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데이비드 샘슨 구단 대표가 “매키언 감독은 81세이지만 40대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보다 더 샤프해지셨다”고 덕담을 건네자 “고맙네, 조지”라고 일부러 이름을 틀리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플로리다가 구단주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던 ‘백전노장’ 매키언 감독에게 남은 시즌을 맡기기로 한 것은 팀 성적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는 전날까지 10연패를 당하는 등 6월 한 달간 한 번 이겼을 뿐 18번이나 패했다. 결국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은 짐을 쌌고 매키언 감독에게 팀 재건의 특명이 떨어졌다. 매키언 감독은 2003년 약체로 평가받던 플로리다를 맡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2004, 2005년에도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1973년 캔자스시티를 시작으로 오클랜드, 샌디에이고, 신시내티 감독을 거치며 쌓은 통산 성적은 1011승 940패다. 이번 복귀로 매키언 감독은 전설적인 감독 코니 맥에 이어 메이저리그 사상 두 번째 최고령 감독이 됐다. 맥 감독은 1901년부터 50년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오클랜드)를 이끌었는데 1950년 은퇴할 때 나이는 88세였다. 플로리다는 올 시즌 후 새 감독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키언 감독이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처럼 팀을 재건한다면 다년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매키언 감독은 “난 아무래도 95세까지 감독을 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 말이 현실이 된다면 그는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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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1세에 메이저리그 감독된 잭 매키언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이끈 김응용 삼성 라이온스 고문은 "다시 태어나면 야구 감독은 절대 안 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다. 김 고문은 "야구 감독의 삶은 피를 말리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이끈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도 지난 주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내려왔다. 성적 부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다. 이처럼 감독은 겉으로 는 화려해 보이지만 한없이 외롭고 고독한 자리다. 하지만 미국 프로야구에선 80대에 치열한 현장으로 돌아온 노병(老兵)이 있어 화제다. 21일 플로리다 말린스의 감독 대행으로 선임된 잭 매키언 씨가 주인공이다. 1930년생으로 81세인 매키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데이비드 샘슨 구단 대표가 "매키언 감독은 81세이지만 40대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보다 더 샤프해지셨다"고 덕담을 건네자 "고맙네, 조지"라고 일부러 이름을 틀리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플로리다가 구단주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던 '백전노장' 매키언 감독에게 남은 시즌을 맡기기로 한 것은 팀 성적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는 전날까지 10연패를 당하는 등 6월 한 달간 한 번 이겼을 뿐 18번이나 패했다. 결국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은 짐을 쌌고 매키언 감독에게 팀 재건의 특명이 떨어졌다. 매키언 감독은 2003년 약체로 평가받던 플로리다를 맡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2004, 2005년에도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1973년 캔자스시티를 시작으로 오클랜드, 샌디에이고, 신시내티 감독을 거치며 쌓은 통산 성적은 1011승 940패다. 이번 복귀로 매키언 감독은 전설적인 감독 코니 맥에 이어 메이저리그 사상 두 번째 최고령 감독이 됐다. 맥 감독은 1901년부터 50년 간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현 오클랜드)를 이끌었는데 1950년 은퇴할 때 나이는 88세였다. 플로리다는 올 시즌 후 새 감독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키언 감독이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처럼 팀을 재건한다면 다년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매키언 감독은 "난 아무래도 95세까지 감독을 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 말이 현실이 된다면 그는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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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물둘 새 골프황제 ‘위대한 탄생’

    두 살 때 드라이버로 40야드를 날린 순간 그의 인생은 결정됐다. 그는 골프 선수가 될 운명이었다. 9세 때는 첫 홀인원을 했다. 18세이던 2007년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골프 황제’로 군림하던 타이거 우즈(35·미국)가 그를 눈여겨봤다. 그해 자신이 주관하던 타깃 월드챌린지(현 셰브런 월드챌린지)에 그를 초청했다. 돌아온 대답은 정중한 거절. “초청은 기쁘지만 지금은 유럽 투어에 전념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2009년 2월 그는 만 20세에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이듬해 5월엔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필 미켈슨(미국)을 누르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을 올렸다. 거칠 것 없이 달려온 그에게 메이저대회 우승은 시간 문제였다.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20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71·7574야드)에서 열린 제111회 US오픈 마지막 날 그는 2타를 줄이며 역대 최소타인 16언더파 268타로 2위 제이슨 데이(호주)를 8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세상은 25세에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우즈의 뒤를 잇는 새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를 반갑게 맞았다. ○ 승리, 그리고 부활매킬로이의 성공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4월에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선 샬 슈워츨(27·남아공)의 우승보다 매킬로이의 추락이 더 큰 화제였다. 3라운드까지 사흘 연속 단독 선두를 달린 그는 4라운드에 들어갈 때 2위 그룹에 4타나 앞서 있었다.하지만 1타 차로 쫓긴 10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서 70야드나 떨어진 오두막으로 보내 트리플 보기를 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에만 7타를 잃으며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날 8오버파 80타를 치며 공동 15위까지 밀렸다. US오픈 1라운드에서 그가 3타 차 선두로 나섰을 때도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그렇지만 그는 2라운드에서 5타를 더 줄이더니 3, 4라운드에서도 각각 3언더파와 2언더파를 쳤다. 무결점 골프로 우승을 확정지은 매킬로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두 단어로 팬들에게 심경을 알렸다. 승리(Winning), 그리고 부활(Bounce back)이었다.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매킬로이는 라운드 내내 그를 따라다닌 아버지 제리 씨와 뜨겁게 포옹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날(6월 셋째 주 일요일) 축하해요”라고 말했다. ○ 잭 니클라우스,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매킬로이의 부활에는 골프와 축구의 거장인 잭 니클라우스와 알렉스 퍼거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있었다. 통산 최다 메이저대회 우승자(18회)인 니클라우스는 지난해 플로리다로 매킬로이를 초청해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가 큰 실패를 맛보자 니클라우스는 다시 매킬로이를 만나 “내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한 것은 내가 잘 쳤다기보다 상대방이 실수를 해줬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여느 20대 청년처럼 매킬로이는 영화와 음악, 자동차, 그리고 축구를 좋아한다. 특히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유의 광팬이다. 영국 더 데일리 스타는 지난주 “퍼거슨 감독이 마스터스 역전패 후 충격에 빠진 매킬로이에게 ‘팬들의 비난은 걱정하지 말고 너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나라. 시간을 갖고 준비하면 예전 기량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요지의 조언을 했다”고 전했다. 매킬로이는 “메이저 첫 승을 하면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퍼드 주변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이 말을 실천할지 관심을 모은다. ○ 고민, 그리고 기대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골프계는 스타 부재에 고민하고 있었다. 10년 이상 황제로 군림하던 우즈는 부진에 이어 무릎까지 다쳐 복귀 시점마저 불투명하다. 자주 바뀌는 세계 랭킹 1위 선수들은 우즈만큼의 파급력이 없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실력과 스타성에 밝은 이미지까지 겸비해 골프계는 새로운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멋진 경기였다. 우승의 기쁨을 즐겨라. 잘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동 3위를 차지한 양용은(39·KB금융그룹)도 “매킬로이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두렵다”고 말했다. 우즈의 부진 이후 미국 골프계가 위축되면서 이번 US오픈을 포함해 최근 5개 메이저대회의 우승은 모두 미국 이외 국적의 선수가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세계 랭킹에서 평균 포인트 7.19점으로 지난주 8위에서 4위로 올랐다.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우즈는 15위에서 17위로 떨어져 최경주(16위)보다 밀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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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역전패 징크스’ 매킬로이 이번엔?

    유럽의 신성(新星)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사진)는 젊은 시절의 타이거 우즈(36·미국)와 비슷한 점이 많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2007년 프로로 전향한 뒤 유럽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승씩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실력과 상품성도 고루 갖춰 우즈의 뒤를 이을 선수로 꼽힌다. 그렇지만 올해 매킬로이는 우승보다 추락으로 더 유명해졌다. 그의 마스터스 악몽은 ‘메이저대회 잔혹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3라운드까지 사흘 연속 선두를 달렸다. 최종 4라운드에 들어설 때 2위 그룹에 4타나 앞서 있었다. 1997년 최연소 마스터스 챔피언이 된 우즈(당시 21세 3개월)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그린재킷을 입을 것 같았다. 하지만 1타 차로 쫓긴 10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서 70야드나 떨어진 오두막으로 보낸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한 것을 비롯해 후반에만 7타를 잃은 그는 결국 8오버파 80타를 치며 공동 15위에 그쳤다. 곧이어 출전한 유럽투어 말레이시안 오픈에서도 역전패의 악몽은 재연됐다.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에 올랐지만 결국 이탈리아의 마테오 마나세로(18)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그랬던 매킬로이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17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골프장 블루코스(파71·7574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로 선두에 나섰다. 공동 2위 그룹과는 3타 차. US오픈 역사상 1라운드에서 선두가 3타 차로 앞선 것은 1976년 마이크 레이드 이후 35년 만이다. 하지만 레이드는 우승하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18회)을 가진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해준 조언을 공개했다.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 때처럼) 오두막으로 공을 날리는 것 같은 실수를 없애야 한다. 내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한 것은 내가 잘 쳤다기보다 상대방이 실수를 해줬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매킬로이는 “정말 좋은 충고를 들었다. 위대한 선수에게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압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용은(30·KB금융그룹)은 1라운드 4개의 파3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는 진기록을 세우며 올 마스터스 우승자 찰 슈워젤(남아공)과 함께 공동 2위(3언더파)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공동 4위(2언더파)로 선전했다. 반면 최경주(SK텔레콤)는 127위(6오버파 77타), 김대현(하이트)은 145위(8오버파 79타)로 부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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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코리안 4총사 뛰는 퍼시픽리그 역시 세네

    일본 프로야구에는 ‘인기의 세 리그, 실력의 파 리그’는 말이 있다. 세 리그는 센트럴리그의 줄임말로 센트럴리그에는 요미우리와 한신, 주니치 같은 인기 팀이 포함돼 있다. 파 리그는 박찬호와 이승엽(이상 오릭스), 김태균(롯데), 김병현(라쿠텐) 등 한국 선수들이 대거 소속된 퍼시픽리그다. 2004년까지는 양 리그 팀들 간 대결은 일본시리즈를 빼면 이뤄질 일이 없었다. 2005년 교류전(인터리그)이 도입되면서 양 리그 간 실력 차가 드러나게 됐다. 예상대로 퍼시픽리그의 초강세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는 15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남은 3경기와 관계없이 교류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센트럴리그 팀들과 치른 21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7승 2무 2패. 승률 0.895로 9할 승률에 육박한다. 교류전 2∼4위도 퍼시픽리그 소속인 오릭스와 니혼햄, 세이부다. 리그 최하위까지 처졌던 오릭스는 교류전에서 16일 현재 16승 2무 6패(승률 0.700)를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3위까지 올랐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우승으로 2005년 이후 교류전 패권은 7년 연속 퍼시픽리그 팀이 가져갔다. 소프트뱅크가 3번으로 가장 많고, 롯데가 2번, 오릭스와 니혼햄이 1번씩이다. 박찬호와 이승엽, 김태균 등 한국 선수들은 이처럼 강한 전력의 팀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셈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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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두산 김광수 감독 대행으로 본 ‘대행의 세계’

    《프로야구 감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해군 제독과 함께 남자로 태어나 꼭 한 번 해볼 만한 3대 직업으로 꼽힌다. 감독은 실력과 운이 제대로 맞아떨어져야만 할 수 있다. 평생 한 번 이루기 힘든 꿈이기에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궁극적으로 감독을 꿈꾼다. 13일 김경문 두산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차기 두산 사령탑은 누가 되느냐가 야구 관계자와 팬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에 대해 김승영 두산 단장은 “현재까지 감독 인선과 관련돼 진행 중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은 시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천재일우의 기회일단 남은 시즌 두산은 김광수 감독 대행이 이끈다.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14일 넥센과의 잠실 경기에 앞서 김 대행은 “언제쯤 내가 저 자리에 설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너무 빨리 왔다”고 했다. 난생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 경기에서 그는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대행’ 꼬리표가 붙어 있지만 감독 대행은 감독과 똑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하고 사인을 내며 작전을 구사한다. 구단 역시 감독에 준하는 대우를 해 준다.감독 대행은 감독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감독 대행 체제가 됐다는 것은 팀이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순간 대행 꼬리표는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 ‘야신’ 김성근 SK 감독도 2001년 LG에서 감독 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이 됐다. 그해 이광은 감독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김 감독은 98경기에서 49승 7무 42패(승률 0.538)의 호성적을 거두며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유남호 전 KIA 감독 역시 2004년 감독 대행 신분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공로로 이듬해 정식 감독이 됐다. 우용득 전 롯데 감독 역시 감독 대행으로 5할 이상의 승률(27승 1무 22패)을 기록하며 감독 자리에 앉았다. 강병철 전 롯데 감독, 이희수 전 한화 감독 등은 감독 대행에서 감독이 된 첫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행은 대행일 뿐감독 대행에서 정식 감독이 된 사람은 10명이 넘는다. 하지만 대행 재임 기간 중 자기만의 야구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거나 부진한 성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는 감독 대행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2006년 중도 퇴진한 이순철 감독을 대신해 LG 감독 대행을 맡았지만 최하위에 그치며 김재박 감독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김용철 전 롯데 감독 대행, 김우열 전 쌍방울 감독 대행, 임신근 전 태평양 감독 대행 등도 결국 대행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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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문 희생’ 통했나… 떠나자 뭉친 곰들

    남을 탓하기 좋아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은 자신을 탓했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두산이 하위권에 머물자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13일 용퇴하면서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사퇴하는 게 선수들이 서로 뭉치는 계기를 만드는 길이다. 선수들이 새로운 분위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선수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사퇴 이튿날인 14일 넥센과의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에 모인 두산 선수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한 선수는 “그저 감독님께 죄송할 뿐이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선수들은 경기 전 미팅에서 “우리 대신 책임을 진 감독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며 결의를 다졌다. 이날 두산은 모처럼 활기차고 패기 넘치는 예전의 허슬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날까지 타율 0.290에 머물던 ‘타격 기계’ 김현수는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2, 3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3점포를 쏘아 올리는 등 3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할 타율(0.302)에도 복귀했다. 국내 무대에서 승리 없이 3패에 평균자책 9.51을 기록하던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도 5와 3분의 2이닝을 3실점으로 틀어막고 국내 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거구 최준석은 6회 깊은 3루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 질주해 세이프됐다. 왼손 투수 이혜천도 4-3으로 쫓긴 6회 2사 2루에 등판해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위기를 넘겼다. 사령탑으로서 첫 승을 따낸 김광수 감독 대행은 “선수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삼성은 선발 윤성환의 호투 속에 LG에 7-3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삼성은 LG와 KIA를 0.5경기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대전에선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한화가 경기 막판 터진 타선에 힘입어 KIA에 12-3으로 이겼다. 류현진은 6회초 나지완에게 불의의 선제 3점 홈런을 맞았으나 타선이 6회말 곧바로 4점을 뽑은 데 이어 7회 이대수의 만루홈런 등 8점을 보태 승리 투수가 됐다. 선두 SK는 문학에서 롯데에 8-5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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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계 사라진 SUN & MOON, 겨울에 다시 뜨면…

    지난해 두산과 삼성이 맞붙은 플레이오프는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꼽힌다. 5경기 모두 1점차 승부였고, 최종 5차전은 연장 11회까지 가서야 삼성 박석민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마무리됐다. 당시 두 팀의 치열한 대결은 사령탑의 이름을 따 해와 달의 승부로 불렸다. 해(Sun)는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의 성에서, 달(Moon)은 13일 자진 사퇴한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의 이름 마지막 글자에서 따왔다. 그로부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프로야구에서 해와 달이 모두 사라졌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선 전 감독은 시즌 후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재임 6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2번에 5차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호성적을 냈던 터라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더구나 계약 기간은 4년이나 남아 있었다. 김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역시 충격적이긴 마찬가지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7년 동안 3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등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명장으로 평가받아 왔다. 올 시즌 비록 7위로 처져 있긴 하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터라 역시 의외였다.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4강에 올랐던 4팀 중 3개 팀의 사령탑이 벌써 바뀐 것이다. 우승을 차지한 SK 김성근 감독은 올해도 팀을 1위로 이끌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라 시즌 후 거취는 유동적이다. 이런 사정으로 올 시즌 후 거물급 감독 후보들이 어디로 이동할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감독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제9구단인 엔씨소프트다. SK와 두산도 새 감독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현 감독의 재임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성적에 따라 신임 감독을 필요로 하는 구단이 나올지 모른다. 선 전 감독이나 김 전 감독은 충분히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어 시기가 문제일 뿐 현장 복귀는 기정사실이다. 결국 김 전 감독 사퇴의 후폭풍은 올 시즌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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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와 달은 언제 돌아오나…김경문 후폭풍

    지난해 두산과 삼성이 맞붙은 플레이오프는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꼽힌다. 5경기 모두 1점차 승부였고, 최종 5차전은 연장 11회까지 가서야 삼성 박석민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마무리됐다. 당시 두 팀의 치열한 대결은 사령탑의 이름을 따 해와 달의 승부로 불렸다. 해(Sun)는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의 성에서, 달(Moon)은 13일 자진 사퇴한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의 이름 마지막 글자에서 따왔다. 그로부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프로야구에서 해와 달이 모두 사라졌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선 전 감독은 시즌 후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재임 6년 간 한국시리즈 우승 2번에 5차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호성적을 냈던 터라 의외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더구나 계약 기간은 4년이나 남아 있었다. 김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역시 충격적이긴 마찬가지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7년 동안 3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등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명장으로 평가받아왔다. 올 시즌 비록 7위로 처져 있긴 하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터라 역시 의외였다.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4강에 올랐던 4팀 중 3개 팀의 사령탑이 벌써 바뀐 것이다. 우승을 차지한 SK 김성근 감독은 올해도 팀을 1위로 이끌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라 시즌 후 거취는 유동적이다. 이런 사정으로 올 시즌 후 이들 거물급 감독 후보들이 어디로 이동할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감독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제9구단인 엔씨소프트다. SK와 두산도 새 감독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현 감독의 재임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성적 여부에 따라 신임 감독을 필요로 하는 구단이 나올 지도 모른다. 선 전 감독이나 김 전 감독은 충분히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어 시기가 문제일 뿐 현장 복귀는 기정사실이다. 결국 김 전 감독 사퇴의 후 폭풍은 올 시즌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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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스 킬러’ 이대호, 日서도 통한다

    《지난해 롯데 이대호(29)가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을 차지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올해도 변함없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3일 현재 홈런(16개), 타율(0.371), 타점(57개), 안타(78개), 장타력(0.652) 등 5개 부문 선두다. 득점은 선두 박용택(LG·41개)에게 2개 뒤진 3위, 출루율(0.460)은 KIA 이용규(0.471)에 이어 2위다. 자타 공인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벌써부터 일본 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과연 이대호는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 되는 한국 최고타자… 성적 분석해 보니○ 에이스 킬러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두 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국 프로야구의 스타급 선수들은 일본의 수준급 선수들과 비교해 기량이 처지지 않는다. 선수 층이 두꺼운 일본에 좋은 선수가 더 많을 뿐이다.일본에서 뛰고 있는 김태균(롯데)이나 이승엽(오릭스)은 “한국에서는 1, 2선발 정도만 상대하기 까다로웠지만 일본에서는 패전처리 투수의 공도 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과 비교해 구위가 결코 뒤지지 않는 국내 대표 투수들을 상대로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요즘 가장 공이 좋다는 KIA 윤석민에게는 올 시즌 3타수 3안타에 1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국 최고의 왼손 투수 류현진(한화)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7타수 3안타(0.429)에 2홈런이다. 로페즈와 서재응(이상 KIA), 리즈(LG), 안승민(한화) 등 각 팀의 수준급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도 홈런을 때렸다. 구원 투수로 평균 자책 1위에 오른 SK 정우람, 넥센 마무리 투수 송신영, 두산 임태훈 등도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5월 25일 경기에서 삼성 정인욱은 6이닝 동안 3실점했는데 그 3점은 이대호에게 맞은 솔로 홈런 3방이었다.○ 공격력, 수비까지 상쇄이대호는 거구(키 194cm, 몸무게 130kg)이지만 몸이 유연하고 스윙이 부드러워 변화구에도 잘 대처한다. 긴 팔을 이용해 멀리 도망가는 공도 곧잘 걷어 올린다. 이 때문에 많은 투수들이 “이대호에게는 던질 곳이 없다”라고 하소연한다. 슬럼프가 길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몸집이 크다 보니 수비는 약한 편이다. 올 시즌 기록된 실책은 3개이지만 수비 폭이 좁아 투수들이나 동료 야수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래서 김성근 SK 감독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 팀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는 “방망이를 워낙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타격 능력이 약한 수비를 상쇄한다. 일본 팀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타자”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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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궁 日대표는 귀화한 한국인 자매

    12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양궁 월드컵 여자부 개인전은 한국 여궁사들을 위한 잔치였다. 한국 선수들끼리 맞붙은 결승전에서 정다소미(21·경희대)가 금메달을, 기보배(23·광주시청)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한경희(19·전북도청)의 차지였다. 그런데 3, 4위 결정전에서 한경희가 상대한 선수 역시 알고 보면 한국인이다. 하야카와 렌이라는 이름의 일본 선수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엄혜련(24)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3명의 일본 여자대표 선수 가운데 엄혜련과 언니 엄혜랑(27)은 한국에서 실업팀 선수까지 지냈던 자매다. 엄혜랑은 하야카와 나미라는 이름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참가했다. 자매는 2007년부터 일본 대표로 뛰었고 지난달 초 일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언니가 1위, 동생이 3위를 차지하면서 3명만 선발하는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둘이 동시에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토지공사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언니 엄혜랑과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동생 엄혜련은 한국 대표에는 뽑힌 적이 없다. 엄혜련은 “어떤 나라를 대표하느냐를 떠나서 같은 선수 입장에서 얼마나 자기가 만족하는 경기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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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난 김광현, 3승

    SK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해 다승왕(17승 7패)이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투구의 기복이 심했다. 시즌 5번째 선발 등판인 4월 27일 광주 KIA전에서야 6이닝 무실점하며 첫 승을 거뒀다. 5월 27일 대구 삼성전에선 1과 3분의 1이닝 동안 7안타 7실점(6자책)하며 초반에 무너졌다. 6일까지 2승 4패에 평균자책 5.02. 8번 선발 등판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2경기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승 2패를 거둔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이 1일 문학 두산전에서 7이닝 동안 3안타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제야 광현이가 살아났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마운드에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는 거다. 김광현은 7일 넥센과의 목동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 승리를 이끌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3회 넥센 김민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포함해 3안타 1실점하며 3승째를 챙겼다. 최고 시속 149km 직구와 슬라이더, 100km 슬로 커브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SK는 0-1로 뒤진 5회 2사 2, 3루에서 박재상의 2타점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7회와 9회 2점씩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선두 SK는 3연패를 끊고 공동 2위 LG, KIA와 1경기 차를 유지했다. KIA는 광주에서 6위 두산을 5-2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선발 서재응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홈런 1방을 포함해 7안타 2실점으로 잘 던져 3승(5패 2세이브)째를 거뒀다. KIA는 1회 김선빈의 2루타와 이범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김상현의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회에도 2안타 1볼넷에 상대 실책을 묶어 3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두산은 3연패. LG는 잠실에서 선발 주키치가 삼진 10개를 포함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한화를 4-0으로 꺾었다. 시즌 5승(2패)째. 4위 삼성은 대구에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5위 롯데를 9-1로 대파했다. 손주인은 4-0으로 앞선 4회 솔로포를 날리며 2002년 프로 데뷔 후 9년 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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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사자기]광주일고 떠난 황금사자 충암고를 등에 태우다

    《“네 경기 연속 완투한 변진수를 믿는다.”(충암고 이영복 감독) “벌떼 마운드로 승부를 걸겠다.”(광주일고 김선섭 감독) 제6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첫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결승을 앞두고 양 팀 감독은 투수전으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일고는 지난해까지 황금사자기대회에 29번 출전해 다섯 번, 충암고는 22번 출전해 두 번 우승을 차지한 야구 명문. 올해 처음 시행된 주말리그 예선에서 충암고는 서울권 A에서, 광주일고는 전라권에서 1위에 올랐다. 양 팀 모두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승부는 에이스의 힘에서 갈렸다. 충암고는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변진수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광주일고를 6-1로 꺾고 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변진수는 8회를 제외하고 매회 삼진을 잡는 등 9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포함해 7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5연속 완투승을 거두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충암고 타선은 초반부터 광주일고를 몰아붙였다. 1회초 김태훈의 볼넷과 이진석의 왼쪽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김병재의 땅볼을 광주일고 2루수 장진혁이 홈에 악송구하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5회와 6회에 1점씩을 추가한 충암고는 4-0으로 앞선 8회 2사 3루에서 김병재의 우익수 쪽 그라운드 홈런으로 2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광주일고는 0-6으로 뒤진 8회말 안타 2개와 희생타를 묶어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한편 ‘주중에는 공부하고 주말에 야구하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시행된 주말리그는 적잖은 과제를 남겼다. 주말마다 경기가 열리면서 에이스를 혹사시키는 리그가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후보선수들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대학 입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팀은 존폐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평일에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관중 수도 크게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대한야구협회가 주말리그를 초등학교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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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지애 올해 뒷심은 2% 부족

    1인자 시절 신지애(23·미래에셋·사진)는 마지막 라운드를 지배하는 선수였다. ‘파이널 퀸’이라 불리던 신지애가 올해는 번번이 결정적인 고비에서 막히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도 그랬다. 6일 미국 뉴저지 주 갤러웨이 돌체 시뷰 골프장(파71·615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 선두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시작한 신지애는 이날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3번홀부터 6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았고 10번홀과 12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이때까지 1타밖에 줄이지 못한 커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14번홀(파4)과 15번홀(파3)에서 1m 이내의 짧은 파 퍼트를 연달아 놓친 게 결정적이었다. 17번홀 버디로 1타를 더 줄였지만 역시 5언더파를 기록한 브리타니 린스컴(미국)에게 1타 차로 우승컵을 내줬다. 2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호주오픈, 3월 LPGA투어 KIA클래식,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사이버에이전트 레이디스토너먼트에 이어 준우승만 벌써 네 번째다. 신지애는 “지난 2개 대회에서는 우승권에도 가지 못했지만 이제는 샷 감각이 살아났다. 다음 대회에서는 팬들에게 꼭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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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KIA “어게인 2009”

    “2009년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조범현 감독의 말처럼 요즘 KIA가 내뿜는 분위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과 흡사하다. 투수는 잘 던지고 조직력은 탄탄하다. 외국인 선수들이 펄펄 날고, 고참과 신예의 조화가 잘 맞아떨어진다. 5일 열린 SK전에서도 그랬다. 2-1로 이긴 KIA는 선두 SK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6월 들어 5전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SK를 제물로 이날 롯데에 진 LG와 공동 2위에 올랐다. KIA로선 모든 게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선발 투수 윤석민은 최고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앞세워 SK 타선을 8이닝 동안 2안타 5볼넷 1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올 시즌 자신의 최다인 124개의 볼을 8회까지 싱싱하게 뿌려댔다. 전날 관중과의 언쟁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경고를 받은 이종범은 0-1로 뒤진 7회 고효준의 몸쪽 직구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렸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 승부는 이용규의 재치 넘치는 방망이에서 갈렸다. 이용규는 1-1로 동점이던 7회 2사 만루에서 수비수들이 뒤로 이동하자 투수 정우람의 키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번트 안타로 결승타를 만들어 냈다. 2-1로 앞선 9회에는 외국인 투수 로페즈가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반면 시즌 처음으로 한 팀에 3연전을 모두 내준 SK는 시즌 두 번째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의 부진을 보이면서 승률도 5할대(0.592)로 내려앉았다.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11-5로 승리하며 최근 LG전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대호는 5회 시즌 15호 홈런을 치는 등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홈런은 물론이고 타점(47개) 타율(0.372) 출루율(0.471) 장타력(0.667) 안타(68개) 등 도루와 득점을 제외한 타격 6개 부문 1위에 올랐다. 삼성은 두산을 8-3으로, 한화는 넥센을 4-2로 제압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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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골프 박재범, 114전 115기

    박재범(29)은 존재감이 없는 선수였다. 아마추어 시절 골프 유망주로 불렸지만 프로에서는 평범했다. 2000년 데뷔 후 최고 성적은 2009년 레이크힐스 오픈 준우승이었다. 92번 출전한 한국 투어에서 1승도 못한 그는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했다. 일본에서도 그는 여전히 그저 그런 선수였다. 미즈노요미우리클래식에서 3위를 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올해는 6차례의 대회 가운데 세 번이나 예선 탈락할 정도로 성적이 나빴다. 하지만 인생 역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5일 일본 이바라키 현 힐스 골프장(파71)에서 끝난 메이저 대회 일본투어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그는 우승은커녕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첫날 6오버파를 쳐 공동 6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더니 3라운드에서는 6타를 줄여 공동 2위가 됐다. 5일 선두 야마시타 가즈히로에게 1타 뒤진 상황에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13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는 등 5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다 17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해 위기를 맞았다. 공동 2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일본의 강호 마루야마 다이스케에게 1타 차까지 쫓긴 것. 하지만 18번홀에서 안전하게 파를 지키며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15차례의 도전 끝에 첫 승을 일본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것이다. 상금은 3000만 엔(약 4억200만 원). 박재범의 기세에 눌린 야마시타는 4라운드에서 6타를 잃고 공동 15위(2오버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윤슬아도 첫 우승 감격 한편 윤슬아(25·토마토저축은행)는 이날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장(파72야드)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오르면서 프로 데뷔 5년 9개월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꽃미남’ 홍순상(30·SK텔레콤)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스바루 클래식에서 합계 8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김비오(21·넥슨)는 원아시아투어 난산 차이나 마스터스 마지막 날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연장에 들어가 마이클 롱 등 호주 선수들을 따돌리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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