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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스터스 마라톤의 시초인 1994년 경주 동아마라톤에 원년 멤버로 참가했다. 마라톤 1세대로 17년간 전국 방방곳곳을 누빈 결과 우승 메달만 100개가 넘는다. 2002년 경주, 2008년 백제마라톤 등 유독 동아마라톤과 인연이 깊다. 마스터스 풀코스에서 2시간35분48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심재덕 씨(사진) 얘기다. 심 씨는 2006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MMT 산악 100마일 울트라 마라톤에서 우승할 정도로 자신의 한계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경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마스터스 얼짱’ 메이저 2관왕▼마스터스 女풀코스 1위 정순연 씨 정순연 씨(사진)는 동아마라톤만 열리면 장소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출전해 1등을 놓치지 않기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20, 30대 여자부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3월 서울국제마라톤과 이날 경주국제마라톤도 우승하며 메이저대회 2관왕이 됐다. 마스터스계의 얼짱 아줌마로 통하는 그는 “지난 2년간 경주만 오면 30km 지점에서 걸었던 징크스가 있었다. 이번엔 걷지만 말자고 다짐했는데 우승까지 하니 기쁨 두 배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성적대로 우리가 이긴다.”(SK 김성근 감독) “지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분위기를 탔다.”(삼성 선동열 감독) 2010년 한국 프로야구 정상을 가릴 첫 날이 밝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맞닥뜨린 SK와 삼성.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올해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는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과 ‘태양(SUN)’ 선동열 감독의 닉네임에 빗대 ‘신선시리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시리즈 첫 맞대결…승자는? SK와 삼성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 중 두 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다. 두 팀은 200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만나 SK가 2승을 거뒀지만 정상을 다투는 자리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우승했고, 바통을 이어받아 SK가 2007년과 2008년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삼성은 2006년 마지막 우승 후 SK가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강자로 군림하는 동안 한국시리즈와 인연을 맺지 못하다 4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복귀했다. 통산 두 차례씩 우승을 경험한 야신과 태양 가운데 누가 먼저 세 번째 정상의 고지에 오를지가 이번 시리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14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상대 팀의 예상 승수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손가락 3개를, 선 감독은 2개를 펴 보여 각각 4승 3패와 4승 2패로 서로 우세를 점쳤다. ○ 김재현(SK), 박석민(삼성) 키플레이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때 팀에서 ‘미칠 것 같은 선수’로 박한이를 꼽아 족집게 도사란 별명을 얻은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키플레이어로 박석민을 들었다. 선 감독은 정우람, 전병두, 이승호 등 구위가 뛰어난 왼손 투수들이 버티고 있는 SK 마운드를 공략하기 위해 오른손 타자 박석민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김재현이 올해가 마지막이니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재현은 2007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 2개를 날리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1차전 선발 SK 김광현 vs 삼성 레딩 SK는 1차전 선발로 정규 시즌 다승왕 김광현을, 삼성은 팀 레딩을 예고했다. 김광현은 올해 삼성과의 경기에 5번 선발로 나서 34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4승 1패, 평균자책 1.31을 기록한 천적이다. 레딩은 올 시즌 9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 5.09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지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5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3.60의 무난한 투구를 했다. 선 감독은 5차전까지 가는 플레이오프 혈전으로 투수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그나마 SK 타자들이 한 번도 상대해 보지 않은 낯선 투수가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된다. 레딩은 정규시즌에서 SK전에 등판한 적이 없다.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사진)가 13일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여성스포츠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스포츠우먼에 뽑혔다. 미국인이 아닌 선수 가운데선 골프 스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2004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07년)에 이은 세 번째 수상이다. 김연아는 지난해에도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상을 받지는 못했다. 여성스포츠재단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온라인 투표에서 김연아는 볼링의 켈리 쿨릭, 휠체어 농구와 스키 선수로 활약하는 앨러나 니콜스, 육상의 사냐 리처즈, 요트의 애나 터니클리프(이상 미국) 등을 제쳤다. 투표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했다. 미국의 여자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이 1974년 설립한 여성스포츠재단은 1980년부터 올해의 스포츠우먼을 선정해왔다. 김연아의 우상 미셸 콴(미국)도 1998년 같은 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연아는 “큰 영광이다. 아직 많은 나라에서 사회 통념 때문에 여자 어린이들이 스포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페어플레이 정신은 물론 동료애까지 배울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여자 어린이들이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해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제 인생의 만병통치약입니다.”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마스터스 풀코스에 10년 연속 출전하는 오규열 씨(56)는 마라톤을 이렇게 정의했다. 허리와 다리 통증, 가정불화 등 인생의 고비마다 오 씨를 지켜준 유일한 버팀목이 바로 마라톤이었다. 마라톤에 뛰어든 것도 이혼 후 상처를 잊기 위해서였다. 2001년 동아일보 경주마라톤 신청서를 덜컥 낸 것이 풀코스 첫 도전이었다. 오 씨는 “그땐 달리지 않으면 못 견디겠더라고요. 4시간 반 만에 완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로 무모한 도전이었죠”라고 말했다. 유년기부터 그를 괴롭히던 허리, 다리 통증은 마라톤으로 완전히 극복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사고로 다리를 다쳐 3년간 병원 신세를 진 후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오 씨는 “이젠 안 뛰면 오히려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경주 출신인 오 씨는 매년 가을이면 연어가 고향을 찾듯 10년째 경주를 찾고 있다. 오 씨는 “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어릴 적 친구들과 소 끌고 오르던 산이 보여요. 어릴 적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어 매년 경주를 찾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 씨는 집에서 근무지인 약사초등학교까지 약 10km를 달려서 출퇴근하고 있다. 달리는 것이 생활화된 그는 버스나 자동차를 타면 오히려 멀미를 한다고 했다. 오 씨는 “보스턴, 런던 등 세계 4대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마지막 꿈”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 씨와 비슷한 꿈을 가진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레이스가 17일 오전 9시부터 경주 일대에서 펼쳐진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003년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최병룡 씨(70·사진)의 유일한 희망은 간 이식뿐이었다. 아들 최종규 씨(33)가 자청해 자신의 간 64%를 떼어 아버지를 살렸다. 2004년 15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새 삶을 얻은 최병룡 씨는 걷기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3월부턴 달리기까지 가능해졌다. 결국 10일 하이서울마라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0km 완주의 감격을 맛봤다. 최병룡 씨는 “수술 직후엔 많이 걷는 것도 의사가 말렸다. 불가능한 일이 이뤄져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 씨의 아내 정최희 씨(63)도 “수술대에 들어갈 때만 해도 함께 걸을 수 있기만을 빌었는데…”라며 감격했다. 한국간이식협회 감사로 활동하는 최 씨는 “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국내에만 300명이 넘는다.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0일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남서쪽으로 50km 떨어진 미에 현 스즈카 서킷. 포뮬러원(F1) 머신들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자 10만 명이 넘는 관중은 “와”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관중은 색색의 레이싱 카들이 펼치는 스피드 향연에 환호하며 대형 깃발을 흔들어댔다. 열혈 팬들은 야영도 마다하지 않았다. 도로 옆에는 600여 동의 텐트가 대형 캠핑장을 방불케 했다. 경주장 안은 축제의 장이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F1 타이어 공급사인 브리지스톤이 주관하는 콘서트가 열리고 모형 전시장에서는 젊은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티셔츠를 입고 사진 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페라리 팀을 좋아한다는 사토 야스코 씨(37·여)는 “도쿄에서 6시간동안 자동차를 타고 왔지만 피곤한 줄 모르겠다. 지축을 흔드는 자동차 소리에 매료돼 7차례 대회를 관람했는데 올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고 말했다. 아내와 4세의 딸을 데리고 함께 온 아키타 가즈히코 씨(39)는 “2주 후에 한국에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를 알고 있다.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세바스티안 베텔(독일·레드불·사진)이 1시간30분27초323의 기록으로 우승해 종합 랭킹 3위(206점)로 뛰어 올랐다. 4월 말레이시아, 6월 스페인 대회에 이은 시즌 3승째. 올 시즌 3개 대회만 남은 가운데 1위와 2, 3위의 격차는 14점에 불과해 24일부터 전남 영암 서킷에서 열릴 코리아 그랑프리가 치열한 선두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팀 순위에선 레드불이 426점으로 매클래런-메르세데스(381점)를 앞섰다.스즈카=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달리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과 한강변을 지나 서울숲으로 골인하는 제8회 하이서울마라톤(서울시, 동아일보 공동주최)이 열린 10일 서울 도심은 마라톤 축제의 장이었다. 남녀노소 내국인 외국인 등 9000여 명이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서울의 명물을 감상하며 즐겁게 달렸다. 외국인들이 5위까지 주는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많이 올렸다. 풀코스 여자부에서 3시간13분50초로 2위를 한 크리스틴 칼턴 씨(36·미국)는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 칼턴 씨는 지난해까지 한국에 살았다. 씨티은행에서 일하는 남편을 따라 3년 전 한국에 와 2년간 살다가 지난해 12월 말 다시 남편을 따라 베트남으로 갔다. 3월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에도 참가해 완주했다. 10km 남자부에서 36분50초로 5위를 한 브래드 코일 씨(24·미국), 10km 여자부에서 50분37초로 5위를 한 알렉산드리아 웬젤 씨(28·미국) 등 모두 5명의 외국인이 입상했다. 13세 소녀 정해연 양(구리 장자중)은 10km 여자부에서 47분1초로 2위를 해 시선을 끌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 기원이란 모토를 내걸고 열린 이날 레이스에는 신각수 제1차관 등 외교통상부 직원 20명이 10km에 출전해 성공적인 G20 정상회의 개최를 염원하며 달렸다. 이날 출발지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박진 국회의원, 이창식 우리은행 부행장, 김무균 스포츠토토 본부장, 박장수 아식스코리아 사장, 이의민 서울시생활체육회 회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신 차관 등 귀빈들이 참석해 격려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강호의 고수… 메이저급 첫 우승-男풀코스 강병성씨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풀코스 남자부에서 2시간38분38초로 우승한 강병성 씨(33·사진)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군소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메이저급 대회에선 첫 우승이기 때문이다. 하이서울마라톤은 가을철의 대표적인 대회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메이저 대회로 꼽히고 있다. 5년 전 경북 구미에서 우연히 회원을 모집하는 동호회 플래카드를 보고 마라톤에 입문한 강 씨는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 ‘마라톤 기업’으로 불리는 자동차부품회사 위스코로 스카우트된 강호의 고수다. 위스코는 마스터스 마라톤 고수들을 채용해 각종 대회에 출전시킨다. 이번 대회에도 20명이 출전했다. 강 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저녁 1시간 30분씩 달린다. 40대 주부, 입문 7개월의 기적-女풀코스 노성숙씨 건강을 위해 집 앞 중랑 천변을 달리던 평범한 주부 노성숙 씨(46·사진). 그가 여자 마스터스 마라톤 우승을 거머쥐기까지 단 7개월. 10일 하이서울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한 노 씨는 3시간8분48초의 기록으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3월 마라톤에 입문한 뒤 7개월 만에 이룬 기적이다. 깜짝 우승을 차지한 뒤 수줍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노 씨는 “첫 풀코스 도전이다 보니 25km 지점을 지났을 때 두려움이 생겼지만, 2위 선수가 외국인이어서 꼭 이기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봉 마라톤클럽에서 노 씨와 남편 박관범 씨(49) 부부는 다람쥐와 도토리로 불린다. ‘하이서울’ 인연… 두번째 트로피-男하프코스 백정렬씨 “마라톤으로 23kg이나 뺐어요. 다이어트도 하고 성적도 좋으니 기분 최고네요.” 1시간11분44초의 기록으로 하프코스 남자부 1위를 차지한 백정렬 씨(42·사진)의 마라톤 입문은 아주 평범한 이유 때문이었다. 키 169cm에 몸무게는 한때 84kg에 이르렀다. 2003년에 8kg를 뺀 뒤 처음 하프코스에 도전한 구미 디지털마라톤에서는 완주 후 초주검이 됐었다. 하지만 몸무게가 줄어드는 만큼 실력은 쑥쑥 늘었다. 61kg까지 빼 전형적인 마라토너의 몸매로 변신한 그는 2008년 하이서울마라톤 하프코스에서 우승했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하이서울마라톤에서 정 씨는 20km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인 끝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타트부터 선두… ‘야생마’ 별명-女하프코스 이민주씨 짧은 톱 차림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레이스를 주도하는 이민주 씨(39·사진)는 마스터스 마라톤계에서 ‘달리는 야생마’로 통한다. 마스터스 선수들의 로망인 아식스 블루러너스 클럽의 여성 회원 4명 중 한 명이다. 블루러너스 회원들은 아식스의 후원을 받아 대회에 참가하는 준엘리트 선수. 마라톤 훈련이 없는 날에는 부산에서 특기적성교사로 활동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마라톤 알림이로 활약하고 있다. 10일 여자 하프 레이스도 이 씨의 독무대였다. 처음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 2위를 5분 이상 차로 따돌리며 1시간22분54초로 우승했다. 이 씨는 “선도 오토바이 운전자가 계속 노래를 틀어줘서 기분 좋게 레이스를 펼쳤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2003년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최병룡 씨(70)의 유일한 희망은 간 이식 뿐이었다. 아들 최종규 씨(33)가 자청해 자신의 간 64%를 떼어 아버지를 살렸다. 2004년 15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새 삶을 얻은 최 씨는 걷기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3월부턴 달리기까지 가능해졌다. 결국 10일 하이서울마라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0km 완주의 감격을 맛봤다. 최 씨는 "수술 직후엔 많이 걷는 것도 의사가 말렸다. 불가능한 일이 이뤄져서 말 할 수 없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 씨의 아내 정최희 씨(63)도 "수술대에 들어갈 때만 해도 함께 걸을 수 있기만을 빌었는데…"라며 감격에 겨워했다. 이날 마스터스 마라토너 데뷔 식을 치룬 최 씨에게 달리기 말고도 거르지 않는 일 하나가 있다. 바로 자신이 수술을 받았던 삼성 서울병원을 방문해 간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것. 한국간이식협회 감사로 활동 중인 최 씨는 "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국내에만 300명이 넘는다.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

8일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대구구장 방문팀 라커룸 한쪽 벽면에는 ‘Why Not’이라고 적은 흰 종이(사진)가 붙었다. 포스트시즌 들어 흔들리고 있는 두산 불펜진의 희망 레스 왈론드(34)가 손수 쓴 부적이다. ‘왜 안 되겠어’란 뜻의 문구를 통해 1차전 역전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되살려 보자는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마음 씀씀이를 보여준다.사실 왈론드의 ‘Why Not’ 부적은 처음이 아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한 후 왈론드는 잠실구장 홈팀 라커룸 화이트보드에 똑같은 문구를 적었다. 부적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까. 두산은 사직 3차전부터 반격을 시작해 잠실 5차전에서 기적의 3연승을 일궈냈다.왈론드는 포스트시즌 들어 마음 씀씀이만큼이나 감동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용찬의 공백과 임태훈, 정재훈의 부진 속에 두산 불펜의 실질적 핵으로 활약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선 위기의 순간마다 3번 등판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1자책점만 허용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호투는 이어졌다. 팔꿈치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2군까지 내려가는 등 용병답지 못한 성적(7승 9패 평균자책 4.95)을 기록했던 정규 시즌과는 천양지차다.김경문 두산 감독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2로 쫓길 때 등판을 자원했다. 2. 3차전을 내리 던진 선수가, 그것도 외국인 선수가 시키지도 않은 등판을 자청하는데 가슴이 찡했다. 왈론드 덕에 대구까지 온 거라고 본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왈론드 부적의 기운을 받은 두산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동주 잘해줘 기쁨 두배”▽김경문 두산 감독=지금껏 치른 6번의 포스트시즌에서 이렇게 스릴 있는 경기는 없었다. 마지막엔 가슴이 덜컹했다. 선수들이 뭉쳐서 잘했지만 마지막 (임)태훈이가 어려운 장면을 이겨낸 게 팀에 힘이 될 것 같다. 켈빈 히메네스를 6회 끝나고 바꾸려고 했는데 본인이 던진다고 해서 고마웠다. 오랜만에 (김)동주를 4번에 배치했는데 동주의 힘으로 이기니 기쁨이 두 배다.“끝까지 따라붙어 만족”▽선동열 삼성 감독=1회 공격 때 무사 1, 2루 기회를 못 살린 게 아쉽다. 타자들이 히메네스 공을 공략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때보다 몸쪽 제구가 잘됐고 포수들의 볼 배합도 좋았다. 졌지만 후반에 끝까지 따라붙고 좋은 경기를 했다. 홈에서 1승 1패한 것에 만족한다. 매 경기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잠실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권혁은 좋지 못했지만 계속 기용하겠다.▲동영상=두산 이원석이 만든 `박은지의 개념시구`}

전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지만 김경문 두산 감독은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했다.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김 감독은 고졸 2년차 신예 정수빈(20)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수빈이는 내년 우리 팀의 1번 타자감”이라며 “마무리 훈련부터 잘 키운다면 내년엔 아마 대형 스타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플레이가 다이내믹하다. 올해도 잘했지만 내년엔 더 많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김 감독의 무한 신뢰 속에 정수빈은 1차전에 이어 이날도 톱타자로 출전했다. 김 감독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내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정수빈을 위한 무대였다.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그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맘껏 뽐냈다. 두산은 0-0 동점이던 3회 1사 2, 3루에서 정수빈이 상대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소중한 선취점을 얻었다. 김 감독이 말한 다이내믹한 플레이는 6회 초에 나왔다. 선두 타자로 나선 정수빈은 배영수의 2구째 공에 2루수 앞까지 굴러가는 강한 기습 번트를 성공해 상대의 허를 찔렀다. 이전까지 안타 2개만 허용하며 호투하던 배영수는 후속 오재원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만루에서 김동주의 2타점 적시타와 이성열의 유격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더 달아났다. 좌익수로 나선 정수빈은 6회 말 수비 때는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잡은 뒤 정확한 2루 송구로 타자 현재윤을 아웃시키는 장면을 연출했으며 7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에는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켈빈 히메네스의 호투가 빛났다. 히메네스는 비로 2차례나 경기가 중단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7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져 불펜이 붕괴된 팀을 구했다. 두산은 9회 초까지 4-1로 앞서 낙승이 예상됐지만 9회 말 뜻밖의 변수에 고전했다. 국가대표 2루수 고영민과 유격수 손시헌이 연속으로 실책을 저지르며 1점 차까지 쫓긴 것. 게다가 주자 상황은 1사 2, 3루로 안타 하나면 역전이 되는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두산을 구한 것은 임태훈이었다. 임태훈은 채상병을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마지막 타자 김상수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역시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를 지켰다. 천신만고 끝에 4-3으로 승리한 두산은 적지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홈에서 3, 4차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3차전은 10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예상대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그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몰랐다. 비록 녹색 그라운드가 아닌 온라인 세상이긴 했어도…. 주인공은 40대에도 야구계의 얼리어답터(앞장서 사용하는 사람)로 소문난 양준혁(41·삼성)이었다. 양준혁은 이미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트위터 생중계를 통해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시 1차전에선 “천하의 이대호를 두고 조성환을 거른 것은 좀 아닌 듯합니다. 저도 안 맞다가 앞에서 거르면 더 집중력이 생겼거든요”와 같이 오랜 선수 경험이 녹아나는 해설을 선보였다. 밀려드는 플레이오프 트위터 생중계 요청을 “후배들은 열심히 경기에 집중하는데 선배가 트위터 하면 되겠어요”라며 정중히 고사했다. 양준혁은 트위터를 통해 해설뿐 아니라 팬들과의 소통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삼성 팬이 “최강 삼성 오늘 곰탕 먹는 날”이라는 애교 섞인 메시지를 보내자 “곰탕 가지고 되나. 곰 쓸개 꺼내 먹어야지”라고 화답했다. 항의하는 두산 팬에게는 “저를 적으로 생각지 마시고 함께 경기를 즐기자”고 다독였다. ‘양신’의 트위터 삼매경은 7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 시작 직전까지 멈출 줄 몰랐다. 경기 1시간 전 두산의 라인업을 확인하고는 “헉 김현수 안 나오네. 이종욱 3번이 괜찮아 보이네요”라는 글을 남겼고 “어느 팀이든 3승 1패는 해야 코시(한국 시리즈)에서도 승산이 있다. 대구에서 강한 최준석 정수빈 임재철이 요주의 인물이다”라는 전망도 내놨다. 경기 전 양준혁은 “지도자로서 넓은 안목을 갖추는 데 트위터 해설이 도움이 됩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된 해설을 보여줄 생각”이라며 포부를 밝혔다.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양 팀 사령탑의 표정은 극과 극이었다. ‘태양(Sun)’은 여유로웠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어차피 4강이 목표였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니 선수들에게도 지면 감독 책임이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즐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감독 생활 6년 동안 가장 편한 포스트시즌”이라고도 했다. 반면 ‘달(Moon)’은 결연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신들린 용병술로 대역전승을 일군 김경문 감독은 이날 중심타자 김현수를 라인업에서 빼버렸다. 김 감독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수비할 때 모습을 보니 혼이 실려 있지 않았다. 큰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프로 2년차 신예 정수빈을 톱타자로 내세웠다.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파격적인 선수 기용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주도권은 두산이 쥐었다. 0-2로 뒤진 4회 김동주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2 동점이던 5회 무사 만루에서는 이종욱의 희생플라이와 최준석의 2타점 적시타로 5-2로 앞서 나갔다. 투수 교체도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한 박자 빨랐다. 2-2 동점이던 4회 1사 1루 왼손 타자 이영욱 타석이 되자 잘 버티던 선발 투수 홍상삼을 내리고 왼손 투수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현승은 선 감독이 “아마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한 투수다. 이현승이 5회 선두 타자 조동찬에게 안타를 맞자 곧바로 임태훈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6회 2사 1루 이영욱 타석에서는 또다시 왼손 투수 레스 왈론드가 마운드에 올랐다. 7회에는 고창성, 8회에는 정재훈까지 등판시켰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삼성이었다. 선 감독이 하루 전 미디어데이에서 “아무래도 한 건 해줄 것 같다”고 했던 박한이가 주인공이었다. 선 감독은 이날 박한이를 톱타자로 내세우며 “시즌 막판 타격감이 워낙 좋았다. 멍하게 있다가 주루사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며 농담을 던졌다. 박한이는 3-5로 추격한 8회 2사 1, 2루에서 두산의 마무리 투수 정재훈의 높은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쳐내며 6-5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한이는 1회에는 1사 2, 3루에서 두산 최준석의 뜬공 때 멋진 홈 송구로 3루 주자 정수빈을 잡는 호수비를 하기도 했다. 두산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투수 권혁의 보크로 1사 2, 3루의 찬스를 맞았으나 이종욱과 양의지가 범타에 그치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각각 전준우와 이대호에게 패배를 자초하는 홈런을 맞았던 정재훈은 이날도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포스트시즌 ‘홈런 악몽’을 지우지 못했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선동열“젊은 선수들에 몇승 이상 의미”▼▽선동열 삼성 감독=선발 차우찬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몇 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 좋은 경험을 했다. 첫 경기 부담감 탓에 7회까지 찬스는 많았는데 득점타가 안 터져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결국 8회 박한이가 해줘서 경기가 잘 풀렸다. 불펜 중에는 정인욱이 가장 좋고 내일은 더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김경문“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아” ▽김경문 두산 감독=3시간 반 가까이 이기다 졌다. 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 홍상삼을 일찍 내리고 불펜을 일찍 가동해 연투하게 한 것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재훈이가 준플레이오프부터 공을 많이 던졌다. 타순 바꾼 것은 나쁘지 않았다. 아깝지만 빨리 잊고 2차전 준비하겠다.}

‘5도2촌(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촌에서) 주말도시 아름다운 공주.’ 충남 공주시가 도민과 시민들을 유치하기 위해 4년 전 내세운 캐치프레이즈와 백제마라톤은 궁합이 잘 맞았다. 휴일인 3일 공주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공주시 일원과 백제큰길을 돌아오는 동아일보 2010백제마라톤(충남도 공주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에는 9000여 명이 참가해 백제의 얼을 느꼈다. 충남지역 참가자가 많았지만 서울을 비롯해 인근 전북 전주, 익산 등 전국에서 많은 달림이가 공주를 찾았다. 외국인 참가자도 보였다. 700년 백제 고도 공주를 가로지르는 금강을 끼고 있고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 백제의 혼을 느낄 수 있는 백제마라톤 코스는 ‘펀런(즐겁게 달리기)’의 대명사다. 이날 남녀노소 모두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건강달리기 등 4개 부문에 참가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여자 10km에서 38분7초로 우승한 베아테 크레클로 씨(38)는 남자친구 디르크 알브레히트 씨(39·이상 독일)와 휴가차 한국에 왔다가 완주해 눈길을 끌었다. 크레클로 씨는 풀코스를 8회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2주 전에 입국해 한국의 문화를 느끼다 백제마라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남자친구와 함께 참가해 애정을 과시하며 달렸고 우승 트로피와 50만 원 상당의 스포츠용품 아식스 상품권도 덤으로 얻었다. 그는 “날씨가 좋아 즐겁게 뛰었는데 우승까지 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양동인 씨(49)는 2시간59분13초를 기록해 꿈의 기록인 서브 스리(3시간 이내 기록) 100회를 국내 두 번째로 달성했다. 2004년 3월 시작해 115번 달린 끝에 달성한 기록. 김성은 씨(51)는 3시간2분42초로 200회 완주 기록을 세웠다. 마라톤 시작 7년 7개월 만이다. SC 제일은행 직원 수십 명은 시각장애인들과 5km 건강달리기를 함께 했다. 남녀부 풀코스에서는 최진수 씨(40)가 2시간42분47초, 유금숙 씨(45)가 3시간9분39초로 정상에 올랐다. 하프코스에서는 박창하 씨(31·1시간14분55초)와 유정미 씨(39·1시간25분37초)가 남녀부에서 우승했다. 이날 대회 현장에는 구본충 충남도부지사, 이준원 공주시장, 김동완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행정안전 수석전문위원(전 충남도 행정부지사), 서만철 공주대 총장, 전우수 공주교육대 총장,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김학준 동아일보 고문, 김수량 공주영상대 총장, 고광철 공주시의회 의장, 충남도의회 윤석우 조길행 의원, 박승규 공주교육장, 이성호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김학동 아식스 감사 등 내빈이 나와 축하했다.공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0년전 엉겁결에 입문… 이젠 마생마사”▼男풀코스 우승 최진수 씨 “반은 민간인이고 반은 마라톤 선수예요.” 2시간42분47초의 기록으로 풀코스 남자부에서 우승한 최진수 씨(40·사진)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일과 마라톤밖에 모르는 ‘마생마사(마라톤에 살고 마라톤에 죽는)’의 삶을 산다. 최 씨는 마스터스 마라톤 고수만이 입회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스포츠용품업체 아식스가 후원하는 블루 러너스 회원이다. 1년에 5∼10명만 선발하는 블루 러너스에 들어가기 위해선 20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최 씨는 “블루 러너스의 후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록도 없었다”고 고마워했다. 10년 전만 해도 최 씨는 5km도 힘겹게 뛰는 초보였다. 당시 다니던 회사가 마라톤 대회 후원사여서 사원들은 의무적으로 5km를 뛰어야 했다. 최 씨는 “그땐 왜 뛰는지 이유조차 몰랐다. 2003년엔 객기로 풀코스에 도전했다 4시간대 기록으로 좌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씨의 기록은 마라톤 자세, 호흡법, 체력훈련 방법, 식이요법 등을 마라톤 전문 클럽에서 터득한 2007년 이후 달라졌다. 1년에 마스터스 풀코스 우승을 평균 3회 이상 차지하는 최 씨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회 따라 남편과 함께 전국여행해요”女풀코스 우승 유금숙 씨 3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이 한 달이면 한두 번 마라톤 대회에 나간 탓에 ‘마라톤 과부’였다. 남편을 따라 대회장에 갔다 추위를 잊으려고 5km 코스에 한두 번 도전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제대로 훈련한 지 석 달 만에 하프 코스를 1시간40분대에 주파했다. 1년 만에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선 3시간30분대의 기록으로 1등을 차지했다. 이젠 남편을 뛰어넘어 여자 마스터스계의 여왕이 됐다. 3시간9분39초의 기록으로 백제마라톤 여자 풀코스 우승을 차지한 유금숙 씨(45·사진) 얘기다. 유 씨는 6km 지점 이후 선두로 치고 나가 독주 끝에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유 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제가 끈기 하나는 자신 있다”며 기뻐했다. 유 씨는 남편 윤여홍 씨(47)와 전국 각지를 돌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남편 윤 씨는 “마라톤 대회가 우리 부부에겐 전국 여행이나 마찬가지다. 혼자 마라톤 할 때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에서 마라토너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사는 유 씨의 다음 목표는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서브 스리다. 한국 여성 30여 명만이 갖고 있는 기록을 향한 그녀의 힘찬 도전은 2주일 뒤인 17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이어진다. ▼입문 3년만에 2번째 1위-男하프 우승 박창하 씨▼ “1등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냥 즐기려 했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즐거워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시상대에 올라선 남자 하프코스 우승자 박창하 씨(31·사진). 그는 마라톤 입문 3년 만에 1시간14분55초의 기록으로 두 번째 하프 코스 우승을 차지했다. 박 씨는 업무가 끝난 저녁 시간 달빛 속에서 매일 1시간 이상씩 달린다. 박 씨는 “달리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 밤에 달리는 게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주 사랑’으로 뛴 토박이-女하프 우승 유정미 씨 1시간25분37초의 기록으로 여자 하프코스 우승을 차지한 유정미 씨(39·사진)는 공주 토박이. 공주에서 태어나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다. 유 씨는 “공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뛰다 보니 단숨에 결승선까지 뛰게 됐다. 친지들의 응원을 받으며 안방의 기운을 충분히 받았다”며 웃었다. 유 씨는 7년간 100번 이상 하프 코스를 완주했고 10번이나 우승한 베테랑이다. “욕심을 부려 서브스리에 도전하는 것보다 매일 1시간씩 즐겁게 계속 뛰고 싶네요.”}
남자 풀코스 우승자"반은 민간인이고 반은 마라톤 선수예요." 2시간42분47초의 기록으로 풀코스 남자부에서 우승한 최진수 씨(40)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일과 마라톤밖에 모르는 '마생마사(마라톤에 살고 마라톤에 죽는)'의 삶을 산다. 최 씨는 마스터스 마라톤 고수만이 입회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스포츠용품업체 아식스가 후원하는 불루 러너스 회원이다. 1년에 5~10명만 선발하는 불루 러너스에 들어가기 위해선 2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최 씨는 "불루 러너스의 후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록도 없었다"고 고마워했다. 최 씨는 35km 지점까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였다. 그는 "평소 기록보다 3분 정도 늦게 페이스를 조절해 자신은 있었지만 백제마라톤 코스가 예상외로 힘들어 긴장을 늦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최 씨는 5km도 힘겹게 뛰는 초보였다. 당시 다니던 회사가 마라톤 대회 후원사여서 사원들은 의무적으로 5km를 뛰어야 했다. 최 씨는 "그 땐 왜 뛰는지 이유조차 몰랐다. 2003년엔 객기로 풀코스에 도전했다 4시간대 기록으로 좌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씨의 기록은 마라톤 자세, 호흡법, 체력훈련 방법, 식이요법 등을 마라톤 전문 클럽에서 터득한 2007년 이후 달라졌다. 1년에 마스터스 풀코스 우승을 평균 3회 이상 차지하는 최 씨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공주=유근형기자 noel@donga.com ▼여자 풀코스 우승자▼3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이 한 달이면 한두 번 마라톤 대회에 나간 탓에 '마라톤 과부'였다. 남편을 따라 대회장에 갔다 추위를 잊으려고 5km 코스에 한두 번 도전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제대로 훈련한 지 석 달 만에 하프 코스를 1시간40분대에 주파했다. 1년 만에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선 3시간 30분대의 기록으로 1등을 차지했다. 이젠 남편을 뛰어넘어 여자 마스터스계의 여왕이 됐다. 3시간9분39초의 기록으로 백제마라톤 여자 풀코스 우승을 차지한 유금숙 씨(45) 얘기다. 유 씨는 6km 지점 이후 선두로 치고 나가 독주 끝에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35km 지점에서 발바닥 부상으로 레이스 막판 2위와 격차가 100m까지 좁혀졌지만 뚝심으로 이겨냈다. 유 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제가 끈기 하나는 자신 있다"며 기뻐했다. 유 씨는 남편 윤여홍 씨(47)와 전국 각지를 돌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남편 윤 씨는 "마라톤 대회가 우리 부부에겐 전국 여행이나 마찬가지다. 혼자 마라톤 할 때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에서 마라토너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유 씨의 다음 목표는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서브 스리다. 한국 여성 30여 명만이 갖고 있는 기록을 향한 그녀의 힘찬 도전은 2주일 뒤인 17일 열리는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이어진다.공주=유근형기자 noel@donga.com}
'5도2촌(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촌에서) 주말도시 아름다운 공주'. 충남 공주시가 도민과 시민들을 유치하게 위해 4년 전 내세운 캐치프레이즈와 백제마라톤은 궁합이 잘 맞았다. 휴일인 3일 공주종합운동장을 출발해 공주시 일원과 백제큰길을 돌아오는 동아일보 2010백제마라톤(충남도청 공주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에는 9000여명이 참가해 백제의 얼을 느꼈다. 충남 지역 참가자가 많았지만 서울을 비롯해 인근 전주, 익산 등 전국에서 많은 달림이가 공주를 찾았다. 외국인 참가자도 보였다. 공주시는 사이버 시민 30여만 명을 모집해 증명서를 가져올 경우 모든 문화재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각종 상품도 저렴하게 구입하게 해주는 '공주 마케팅'을 하고 있다. 700년 백제 고도 공주를 가로지르는 금강을 끼고 있고 공산성과 무녕왕릉 등 백제의 혼을 느낄 수 있는 백제마라톤 코스는 '펀런(즐겁게 달리기)'의 대명사다. 이날 남녀노소 모두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5km 건강달리기 등 4개 부문에 참가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여자 10km에서 38분7초로 우승한 베아테 크렉클로우 씨(38)는 남자친구 디르크 알브레히트 씨(39·이상 독일)와 휴가차 한국에 왔다가 완주해 눈길을 끌었다. 크렉클로우 씨는 풀코스를 8회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2주 전에 입국해 한국의 문화를 느끼다 백제마라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남자친구와 함께 참가해 애정을 과시하며 달렸고 우승 트로피와 50만원 상당의 스포츠용품 아식스 상품권도 덤으로 얻었다. 그는 "날씨가 좋아 즐겁게 뛰었는데 우승까지 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양동인 씨(49)는 2시간59분13초를 기록해 꿈의 기록인 서브 스리(3시간 이내 기록) 100회를 국내 두 번째로 달성했다. 2004년 3월 시작해 115번 달린 끝에 달성한 기록. 김성은 씨(51)는 3시간2분42초로 200회 완주 기록을 세웠다. 마라톤 시작 7년 7개월만이다. SC 제일은행 직원 수십 명은 시각장애인들과 5km 건강달리기를 함께 했다. 남녀부 풀코스에서는 최진수 씨(40)가 2시간42분47초, 유금숙 씨(45)가 3시간9분39초로 정상에 올랐다. 하프코스에서는 박창하 씨(1시간14분55초·31)와 유정미 씨(1시간25분37초·39)가 남녀부에서 우승했다.공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공주=유근형기자 noel@donga.com}

서너 시간 쪽잠으로 버티며 하루 100km씩 25일을 달렸다. 충주∼대구∼남원∼춘천∼속초∼부산∼완도∼서산∼임진각을 거쳐 국토를 두 바퀴 돌았다. 사투를 벌이는 동안 16명이던 참가자는 3명으로 줄었다. 1일 오후 1시 최종 목적지인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하자 뜨거운 눈물이 터져 나왔다. 2013년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성공을 위한 대한민국 순회 2500km 울트라마라톤 완주자 권순덕(45), 이승근(45), 진장환 씨(55) 얘기다. 대한민국 최초로 2500km 울트라마라톤에 성공한 철인 중의 철인 삼총사가 탄생했다. 종전 최고 기록(1500km)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진 씨는 “해외에 4000km 넘게 뛰는 울트라마라톤이 있지만 하루에 60km씩 뛰는 등 우리보다 못하다. 완주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다”고 말했다. 25일을 달리며 이들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몸에 태극기를 두르고 골인한 이 씨는 “2200km 지점부터 몸살로 페이스가 처져 27시간 동안 자지 않고 달릴 때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마지막 날 어깨에 매달기 위해 간직했던 태극기를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권 씨도 “속초에서 허벅지 부상이 생겨 300km 정도를 쩔뚝거리며 뛰었지만 내 생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가족, 지인, 울트라마라톤 관계자, 시민 등 100여 명이 나와 철인 탄생을 축하했다. 직장암을 딛고 이번 레이스에 나섰지만 체력 저하로 중도 포기한 강준성 씨(59)도 완주자 3명을 맞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사직: 롯데 이재곤-두산 홍상삼(14시·SBS)▽프로축구 △대전-울산(대전·KBSN) △전북-광주(전주·이상 15시) ▽골프 신한동해오픈(7시·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테니스 현대카드 슈퍼매치(16시·잠실학생체육관)}

2년 연속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과 롯데. 연일 진땀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경부선 시리즈의 숨은 주역들이 있다. 양 팀 응원전의 수장인 롯데 조지훈 응원단장(31)과 두산 오종학 응원단장(27)이다.○ “부산서 끝장” “잠실 돌아올 것” 두 번의 잠실벌 혈투를 마친 두 사람의 목소리엔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롯데 조 단장은 “1, 2차전은 승부에서도, 응원에서도 롯데의 2연승이었다. 구도 부산에서 지난해 롯데의 패배를 완전히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두산 오 단장은 “그건 롯데 생각일 뿐이다. 지는 상황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두산 팬들이 정신력에서 이겼다. 반드시 잠실로 돌아와 5차전을 펼치고 싶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이 벌어진 잠실구장의 열기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두산은 정규 시즌의 5배가 넘는 인력과 크레인 2대, 대형 통천 3개, 대형 깃발 10개 등을 이용해 매머드 급 위용을 보여줬다. 롯데도 방문 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평소 6회부터 시작하던 오렌지색 봉지 응원을 3회부터 펼치며 맞불을 놨다. 특히 롯데 팬들이 상대 투수의 견제 동작 후 날리는 “마(‘하지 마’를 줄인 말로 ‘인마’의 뜻도 담겨 있음)” 응원이 시작되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마” 공격에 두산 팬들이 “왜”라고 응수하자 롯데는 걸그룹 미스에이의 노래를 이용해 “셧업 보이즈(Shut up boys)”라 외치며 두산 팬의 신경을 자극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일격을 당한 두산은 2차전에선 이효리의 신곡으로 응수했다. “니가 니가 나는 나는 웃긴다.” 두산 오 단장은 롯데의 “마” 응원에 대해 “처음엔 반말이라 욱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홈과 방문 팀이 이렇게 멋지게 주고받는 응원은 전 세계적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양 팀 응원단장은 응원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 뺨치는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경기 분석을 거침없이 풀어놨다. 롯데 조 단장은 “개막전 라인업대로 이대호를 3루에, 조성환을 3번 타순에 기용한 것은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증거다”라며 “두산을 뚝심 야구라 하는데, 롯데의 뚝심이 이번엔 이겼다”고 자평했다. ○ “응원 진수 보여줄 것” “일당백 각오로 응원” 두산 오 단장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오 단장은 “2차전 라이언 사도스키보다 김선우가 더 오래 마운드를 지켰고, 캘빈 히메네스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의 믿음 야구를 롯데가 따라한 거 아니냐”고 응수했다. 3, 4차전 전망에서도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오 단장이 “늦게 시동이 걸리는 편인 두산 중심 타선이 부산에선 터질 것이라 확신한다. 임재철 등 고참들이 버텨주고 있는 만큼 작년과 같이 3연승으로 뒤집을 것”이라 말했다. 조 단장은 “2차전 이대호의 홈런 후 팬들의 우렁찬 부산갈매기 노랫소리를 들을 때 우승까지 문제없겠다고 직감했다. 두산이 분위기를 바꾸기 힘들다”고 자신했다. 2일 사직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응원 전쟁은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응원 메카 부산’의 위용을 맘껏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조 단장은 “응원의 중심은 화려한 보조 기구보다는 팬이 중심이 돼야 한다. 특별한 장치들보다는 어떻게 팬들과 교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원전에서 잠실보다는 다소 열세가 예상되는 두산 오 단장은 “두산의 방망이 응원과 치어리더 안무의 퀄리티는 8개 구단 중 1등이다. 일당백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경기 후엔 함께 모여 소주 한잔을 기울일 정도로 가깝다는 두 사람이지만 인터뷰 내내 응원에서만큼은 지고 싶지 않은 표정이 역력했다. 2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펼쳐질 사직구장은 어느 팀의 응원 함성으로 가득 찰까.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포스트시즌만 되면 도지는 롯데의 고질병이 하나 있다. 바로 견고하지 못한 수비.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는 실책이 앗아간 패배였다. 4경기 연속으로 모두 8개의 실책을 범한 롯데가 무실점 철벽 수비를 보여준 두산에 무릎을 꿇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올해에도 준플레이오프 개막을 앞두고 “롯데의 최대 불안 요소는 바로 수비”라는 진단이 지배적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 실책 91개로 8개 구단 중 다섯 번째로 많다. 롯데는 102개로 최다 실책을 했다. 이랬던 롯데가 확 바뀌었다. 지난달 29일 1차전 무실책 수비로 승리의 초석을 놓았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실책이 없어서 좋았다”며 칭찬했다. 폭투, 패스트볼, 번트 송구 실패 등 수비로 운 것은 오히려 두산이었다. 롯데의 안정적인 수비는 2차전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이 속임수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의 호수비를 펼쳤던 이대호는 이날도 풀타임으로 롯데의 3루를 지켰다. 3회 김동주의 까다로운 강습 타구를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6회엔 뜬공을 놓쳤지만 재빨리 잡아 2루로 던져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실수가 오히려 행운의 선행주자 아웃으로 이어졌다. 10회엔 다이빙캐치까지 선보이며 이원석의 3루 땅볼을 처리했다. 좌익수 손아섭은 빨랫줄 송구로 손시헌의 왼쪽 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던 2루 주자 양의지를 잡아내며 롯데의 호수비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국가대표 유격수인 두산 손시헌은 4회 무사 1, 2루에서 이대호의 유격수 앞 땅볼을 놓쳐 만루를 자초했다. 이 실책은 롯데의 선취점으로 이어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전 “1차전이 그랬듯 5점 이내로 두산 타선을 막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상대도 우리 타선을 5점 이내로 막기 힘들 것이다”라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두 선발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전날 각각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던 두 팀은 6회까지 롯데가 2개, 두산이 3개를 치는 데 그쳤다. 로이스터 감독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이날도 활짝 웃은 쪽은 그였다. 팽팽하던 승부는 전날처럼 홈런으로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정규 시즌에서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던 롯데 이대호였다. 롯데가 30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을 4-1로 꺾고 2연승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11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대호는 1-1로 맞선 연장 10회 선두 타자 김주찬의 안타와 조성환의 고의 볼넷으로 얻은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등장했다. 두산은 이날 안타 2개를 때린 조성환을 피하는 대신 이대호와 정면 대결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대호는 정규 시즌 타격 7관왕답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 1볼에서 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3구째 포크볼을 강타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홈런으로 만들었다. 이대호는 “대기 타석에 서 있는데 상황이 조금 웃겼다. 타격 감각이 좋지 않아 그랬던 것 같은데 나도 자존심이 있다. 꼭 이기고 싶었다. 삼진을 당했던 포크볼이라 끝까지 보고 쳤는데 잘 맞았다”고 말했다. 롯데 네 번째 투수 임경완은 3과 3분의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은 초반부터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회 무사 1, 2루에서 삼진 3개를 당했고 2회에도 1사 1, 2루에서 이종욱이 삼진, 오재원이 2루 땅볼로 아웃됐다. 두산은 0-1로 뒤진 7회 롯데 선발 사도스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이성열의 내야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김현수가 땅볼을 쳐 3루 주자 이종욱이 횡사했고 김동주까지 삼진으로 물러나며 역전 기회를 날렸다. 김현수는 2경기 연속 무안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을 포함해 이날까지 12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예매를 시작한 3, 4, 5차전 입장권도 모두 매진됐다. 3차전은 2일 부산에서 열린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잘 막고 잘 마무리 대만족▽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대단한 경기였다. 상대를 못 도망가게 잘 막았고 이대호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대호의 수비력을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데 오늘도 2개의 호수비를 보여줬다. 손아섭은 롯데를 살리는 수비를 했고 황재균은 경기 막판 글러브도 없이 대단한 송구를 보여줬다. 사도스키와 김선우 모두 고비를 잘 넘겼다.타격감 떨어져… 3차전 최선 ▽김경문 두산 감독=무조건 이겨야 했는데 감독이 경기를 잘 못 풀어서 2연패를 당했다. 쳐야 할 타자들이 감각이 안 좋다. 2경기를 졌으니 부산에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 결과적으로는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10회 조성환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낸 것은 1점 내주면 지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선우가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