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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과 선원 등 19명이 탄 어선이 바다에서 폐 양식장 틀을 들이받아 선체에 구멍이 났지만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15일 오전 7시 50분경 전남 여수시 여서도 남쪽 해상에서 갈치 낚시를 마치고 여수로 돌아가던 9.77t급 어선 H호가 백야도 부근을 지나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물체에 충돌했다. 선장 백모 씨(51)와 선원 1명은 사각형의 가두리 양식장 틀이 배 앞 수면 위로 40~50cm가량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선장 백 씨는 어선이 양식장 틀과 충돌한 것으로 보고 배가 침몰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20~30m 떨어진 갯바위에 어선을 비상 좌초시키기로 했다. 백 씨는 승객 17명에게 구명조끼, 낚시용 조끼를 착용하게 한 뒤 어선을 갯바위로 끌어올렸다. 때마침 부근을 지나던 다른 어선이 이 상황을 목격하고 곧바로 해경에 신고해 구조를 요청한 뒤 또 다른 어선과 함께 승객과 선원들을 옮겨 태웠다. 여수해양경비안전서 구조대는 승객 17명을 인근 포구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다만 선체에 머리를 부딪쳐 다친 홍모 씨(55)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여수의 한 조선소로 예인된 H호의 뱃머리 왼쪽 바닥에는 지름 3m가량의 찢긴 듯한 모양의 커다란 구멍이 났지만 이중벽으로 된 선체 안쪽은 파손되지 않았고 연료인 경유 1400L도 유출되지 않은 상태였다. 해경은 선장 백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해 운항 부주의 혐의 등으로 입건할 것인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여수=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청정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가 일부 얌체 낚시꾼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 출입금지 위반 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인다고 13일 밝혔다. 서부사무소는 지난해부터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에서 낚시꾼들의 쓰레기 투기, 인근 톳·미역 양식장 훼손, 야생동물 포획 및 식물 채취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해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어업권이 있는 어민들은 무인도 출입이 가능하다. 서부사무소가 담당하는 무인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비금·도초·하의면, 진도군 임회·조도면 지역 164곳이다. 어민들은 일부 낚시꾼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양식장을 훼손하고 있다고 민원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진도의 어촌계장 조모 씨는 “많은 낚시꾼들이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가는 등 질서의식이 많이 높아졌지만 일부는 아직도 얌체 짓을 한다”고 말했다. 서부사무소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를 무단출입해 낚시를 하거나 조개 약초 등을 채취한 26명을 단속했다. 이들에게는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됐다. 서부사무소 관계자는 “이들은 거북손, 배말 등 조개류를 채취하다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부사무소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어패류, 약초 등을 채취할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부사무소는 17∼19일 무인도에 들어가 해양생물 포획 및 채취, 취사, 야영, 흡연, 오물 투기, 임산물 채취 등 자연자원을 훼손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이번 단속은 불법 무질서 행위 근절을 위해 사전 홍보 후 실시하는 것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섬마을 여교사를 성폭행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학부모 등 3명에게 법원이 징역 12∼1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엄상섭)는 여교사 성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씨(49)와 이모 씨(34), 김모 씨(38)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각각 징역 12년, 13년,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씨 등은 공모해 여교사를 저항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겪을 고통은 상상할 수 없지만 박 씨 등은 진술을 번복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반성조차 하지 않아 엄벌한다”고 밝혔다. 박 씨 등 3명은 5월 21일 오후 11시 16분부터 다음 날인 22일 오전 1시 44분까지 전남의 한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1, 2차례씩 성폭행한 혐의다. 박 씨 등은 서로 공모해 여교사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취해 쓰러지자 몹쓸 짓을 저질렀다. 박 씨 등은 1심 재판 4개월 동안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여교사에게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며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 씨 등이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진짜 참회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섬마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두 대와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근거로 이들 3명이 22일 0시 10분부터 4분 동안 함께 관사에 머물렀다고 판단했다. 또 한 명이 관사에서 범행을 저지를 때 다른 한 명은 관사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만화나 촬영 영상을 본 것도 공모 정황으로 봤다. 여교사는 이들의 범죄로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몹쓸 짓을 저지른 동네 노인 3명과 외국인 근로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최창훈 지원장)는 12일 다문화가정 자녀 A양(12)에게 상습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68)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72)와 황모 씨(60)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했다. 이 씨 등 3명은 2013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전남의 한 지역의 가게, 집, 종교시설에서 A양을 수차례 성추행 또는 유사성행위를 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가정 등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A 양은 성폭행에 대한 경각심이나 대응방법 등 성적판단력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었다"며 "이 씨 등 3명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 양은 2013년 7월 일자리 때문에 경북의 한 공장에 취업한 엄마를 따라가 외국인 근로자 B 씨(46)를 만나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랐지만 B 씨로부터 몹쓸 짓을 당했다. 법원은 B 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해남=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최근 한국 해양경찰의 단속에 대한 중국 어선들의 저항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는 적발될 경우 나포된 선박 등을 찾기 위한 담보금 마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담보금은 불법 조업에 대한 한국 법원의 판결 전에 선박 등 압수물을 돌려받기 위해 내는 예치금이다. 9일 국민안전처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5년간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 중 나포된 중국 어선 2397척 가운데 285척(11.9%)이 담보금을 내지 않았다. 이 기간에 부과된 담보금 1307억 원 중 미납액은 291억 원(22.2%)에 이른다. 하지만 올 1∼8월에는 검거된 중국 어선 133척 가운데 46척(34.5%)이나 담보금을 내지 않았고 부과된 담보금 96억8000만 원 중 미납액이 50억 원(51.5%)에 이른다. 불법 조업 중국 어선들은 단속에 대비해 그동안 10∼20척씩 일종의 보험을 미리 결성했다. 운이 없어 검거되면 갹출한 ‘보험금’으로 담보금을 내고 선박을 돌려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불법 조업 근절을 위해 이런 사(私)보험을 강력히 단속하기 시작했다. 담보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중국 어선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주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사로잡혔다. 이 때문에 흉기 등을 동원한 저항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남 신안군 홍도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S호도 해경이 검문을 시도하자 문을 걸어 잠그고 저항하다 조타실에서 불이 나 선원 3명이 숨지기도 했다. 구속된 S호 선장 양모 씨(41)는 “담보금 2억 원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거될 것이 두려워 문을 잠그고 저항했다”고 말했다. 담보금 미납이 급증하면서 검거된 중국 어선을 압류, 폐선하는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압류된 중국 어선은 인천 20여 척, 목포 5척, 군산 1척 등 총 30여 척에 이른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폐선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이 16척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담보금을 미납한 중국 어선들은 압류된 뒤 평균 1년 정도 재판을 거쳐 폐선된다. 압류된 어선 관리에는 하루 3만1000원의 비용이 든다. 또 폐선에는 t당 30만 원이 소요된다. 100t짜리 중국 어선을 압류해 폐선하려면 4000만 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불법 조업 재판이 대법원까지 올라가면서 2년가량 걸리는 경우도 있다.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김남기 씨는 공직생활 40년 가운데 23년을 광주도시공사에서 근무했다. 광주 영락공원소장과 도시공사 기획재정관(1급)을 역임했다. 도시공사 직원 250여 명 가운데 행정직으로는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뒤 현재는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씨는 취미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렸지만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특선, 서예대전, 서예전람회전 입선, 전국공무원미술대전 대상 등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실력을 갖췄다. 그는 “취미로 시작한 붓 공부가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등 공직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아이디어가 많아진 것도 취미생활에서 덤으로 얻은 소득이다. 행정은 창의성이 필요한데 서화를 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풍부해졌다고 한다. 염주종합체육관 일방통행제도, 영락공원 일일 명예소장제도, 고객모니터 요원제도 등 시책을 도시공사에 제안했다. 도시공사에서 아이디어맨으로 불리는 것도 어찌 보면 서화작업이 토대가 됐다. 김 씨는 “바쁘고 때로는 힘든 공직업무에서도 서화작업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며 후배 공직자들에게 취미로 붓을 잡을 것을 권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일 전남 담양군 담양읍 들녘은 누런 벼가 고개를 숙여 가을 정취가 물씬 풍겼다. 노란색으로 물든 담양읍 들녘자락에 위치한 한국대나무박물관은 대나무의 파란색 생명력이 넘쳐 대조를 이뤘다. 박물관은 전국에서 대나무 공예문화재, 명인의 대나무 공예 등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한국대나무박물관 입구에 자리한 갤러리에서는 한 화가가 대구에서 온 여행객에게 가훈을 써주고 있었다. 여행객이 화가에게 부탁한 가훈은 ‘근자필성(勤者必成)’. ‘부지런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여행객은 화가가 글귀 옆에 화사한 목단 꽃을 그려 가훈의 의미를 더해 주자 “정말 예쁘다”면서 “서화가 함께하는 가훈을 표구액자로 만들어 집에 걸어놓고 의미를 새기겠다”며 좋아했다. 여행객이 고마움의 표시로 식사라도 대접하겠다고 하자 화가는 “포근한 남도의 정을 맘껏 느끼고 가시라”며 정중하게 손사래를 쳤다. 화가는 서화를 통해 힐링과 나눔을 실천하는 종산(鐘山) 김남기 씨(60)다. 광주도시공사 전문위원인 그는 수시로 갤러리 한쪽에 마련된 책상에서 무료로 가훈과 좌우명을 써주고 있다. 갤러리에서는 김 씨가 천연 염색물감, 아크릴 등으로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기법의 문인화 작품 등 40여 점을 전시하는 ‘대숲에서 놀다’ 기획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시작된 기획초대전은 29일까지 진행된다. 김 씨의 작품은 여느 문인화와는 확연히 달랐다. 무엇보다 색감이 화려했다.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는 대나무, 매화, 연꽃 등으로 다양했다. 각종 소재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것은 참새였다. 참새들은 화선지 속 대나무와 하얀 매화, 홍매화에 앉아 있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생동감이 넘쳤다.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각종 체육시설을 10년 동안 관리하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참새를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이후 역도나 수영 등을 하는 참새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김 씨는 그림에 참새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4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붓을 놓지 않았다. 전남 나주시 세지면에서 태어난 김 씨는 어릴 적 아버지(84)가 쓰던 붓글씨를 흉내 내는 것을 좋아했다.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광주로 유학을 와 숭일중, 석산고를 다니면서 나름 ‘명필’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당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연애편지였다. 글씨체가 좋았던 그는 친구들에게 연애편지 대필(代筆)을 많이 해줬다. 고교를 졸업하고 1976년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전남도청 여천지구 출장소(현 여수시청의 전신)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공직 생활을 하면서 진짜 명필이 되고 싶었다. 행초서(行草書) 대가인 남재 송전석 선생 문하에 들어간 것도 그런 이유였다. 서예를 배우던 중 1979년 군에 입대해 논산훈련소에서 서류를 작성하는 차트병사로 2년여 동안 복무했다. 제대 후 다시 공직 생활을 하면서 광주 서구청, 광주시청을 거쳐 1993년 광주도시공사로 자리를 옮기는 동안에도 붓을 놓지 않았다. 남종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 선생이 설립한 연진미술원에서 서화 과정을 마쳤다. 이후 장강 김인화 선생에게 문인화를, 석운 김재일 선생에게 한국화를 배웠다. 문인화는 옛날 사대부들이 많이 그리던 것으로 난, 매화 등 일상생활 속 소재가 많다. 동양화로 불리던 한국화는 주로 산수 등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그에게 종산이라는 호를 지어준 이는 첫 스승인 남재 선생이다. ‘음침한 골짜기에서 큰 소리를 지르니 맑고 호탕한 기운이 든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김 씨는 낮에는 공직자로 일하고 밤에는 자신의 화실에서 서화에 몰두했다. 광주 남구 백운동에 마련한 종산 서화연구원에서 매일 밤 네다섯 시간씩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글쓰기나 그림그리기 방법도 가르쳐줬다. 그가 각종 행사장에서 무료로 가훈과 좌우명을 써주며 재능기부를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가훈과 좌우명 글귀 한쪽에 문인화를 그려주고 낙관도 찍어준다. 행복한 재능기부에 나선 것은 아들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현재 대기업을 다니는 큰아들(30)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책상 위에 아버지가 써준 ‘나는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 할 수 있다’는 글귀를 자주 보곤 했다. 김 씨의 아들은 군에 입대해 생활관에 붙어 있던 같은 내용의 글귀를 보고 군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김 씨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좋은 글귀를 자주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에 스며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다른 사람들에게 성찰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좋은 글귀를 써줘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이런 생각으로 서화가 더해진 가훈과 좌우명을 써주는 일을 하게 됐어요.” 김 씨는 광주 동구 7080충장로 축제나 광주 남구 고싸움축제, 정율성 음악축제,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나눔 행사, 전남 함평군의 대한민국 난 명품대제전, 장성군 필암서원의 광주대동문화재단 문화행사 등에서 시민들과 자주 만났다. “가훈과 좌우명을 품에 안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저 또한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바로 위안과 행복이구나 싶죠.” 그는 그동안 써준 가훈과 좌우명은 족히 5만 장이 넘는 것 같다고 했다. “서화가 함께 담겨진 유일한 가훈과 좌우명이 5만 가구에 걸려 있는 셈입니다. 사람들이 좋은 글귀를 보고 마음에 새기면서 삶이 풍요로워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붓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김 씨의 진심이 담긴 한마디였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러 명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장소를 옮겨가며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면 이를 기자회견으로 봐야 할까, 집회로 봐야 할까. 법원은 집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김영식)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만 원을 받은 A 씨(72)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1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 일행 7명과 함께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묘역 내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20분 동안 플래카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는 등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 일행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007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건물을 허무는 정책 결정에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며 '문재인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했다. A 씨 등은 문 전 대표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반대한다며 이 같이 행동했다. A 씨는 재판에서 당시 상황이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옥외 기자회견이었던 만큼 검찰의 기소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공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정치인들도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친 사례가 있었으나 처벌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기자회견은 신고하지 않아도 되지만 집회, 시위를 주최하려면 최소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재판부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할지라도 그 방법과 참가자 수, 사용한 물건, 장소 이동 등을 고려하면 A 씨 등의 행동은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되도록 할 의도로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이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대하소설 태백산맥 발행 30주년을 맞아 전남 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문학관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1∼3권은 1986년 10월 5일 초판 발행됐다. 초판 발행 이후 1989년 전체 10권이 간행되는 등 총 네 차례 발행됐다. 태백산맥은 현재 200쇄를 돌파했고 860만 부(전 10권 기준)가 판매될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성군은 소설 태백산맥 속 주무대인 벌교읍에 2008년 11월 태백산맥문학관을 개관했다. 조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누적 관람객 수가 52만 명을 넘어 대표적인 문학기행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태백산맥문학관의 외형은 역사적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다는 의미를 형상화해 산자락을 파내 설계됐다.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아 북향으로 지어졌다. 태백산맥문학관에는 조 작가의 육필 원고 1만6500여 장을 비롯해 작품 관련 자료 등 159건 719점이 전시돼 있다. 보성군은 태백산맥문학관에 소설 필사자 20명의 필사본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작가의 흉상을 제작해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벌교읍에는 태백산맥문학관을 중심으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현부자 집과 제각, 소화의 집, 홍교, 금융조합, 벌교포구의 소화다리(부용교), 남도여관(현재 보성여관) 등 문학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용부 보성군수는 “벌교읍은 소설 속에서 지역특산품으로 알려진 꼬막을 먹거나 문학기행을 꿈꾸는 독자, 중고교 수학여행단, 대학동아리 회원 등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남도여행 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60대 할머니가 70대 할아버지에게 '죽을 때까지 함께 살겠다'고 거짓말을 해 5000만 원을 받은 뒤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 무고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합의3부(부장판사 김영식)는 무고와 사기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은 A 씨(65·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할아버지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A 씨에게 배상명령도 함께 내렸다. A 씨는 2014년 2월 경북에 사는 B 씨(76)에게 '5000만 원을 주면 평생을 같이 살며 보살펴주겠다'고 하며 돈을 건네받았다. 그는 돈을 받고 한 달 뒤 'B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신고했다. A 씨는 경찰에서 "2014년 3월 세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하지만 A 씨가 B 씨와 동거할 생각이 없이 5000만 원을 받아 빚을 갚기 위해 의도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봤다. 또 A 씨가 5000만 원을 갚지 않기 위해 허위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112에 허위 신고한 것으로 판단해 기소했다. 이에 A 씨는 1심과 2심에서 B 씨를 계속 보살펴 주려했으나 침대에 들어올려 성폭행을 해 집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B 씨의 경우 고령인데다 척추장애를 앓고 인공 무릎관절을 하고 있는 상태이어서 A 씨를 침대에 들려 올려 성폭행했다는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며 "B 씨의 정신적 충격이 큰 것을 감안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틈새시장을 파고든 광주 의료산업이 지역경제 전략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광산업이 광의료 분야로 특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의료 산업은 수술용 조명기구, 광 혈당측정기, 광 구강스캐너, X선 진단기 등 빛을 이용한 의료기기 산업을 총칭한다. 3일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 생체의료소재부품센터에 따르면 2002년 당시 지역 생체의료소재부품 회사는 수술용 가위 등을 만드는 N사와 정형외과 분야 사업을 하는 T사 등 2곳에 불과했다. 이들 회사의 직원은 22명, 매출액은 2억 원 수준이었다. 2002년 당시 광주는 의료산업의 불모지였지만 광주테크노파크에 티타늄(타이타늄) 특수합금 부품개발지원센터가 들어섰다. 부품개발지원센터는 5년간 80억 원을 지원받아 치과, 정형외과 소재부품, 항공산업 부품을 개발했다. 부품개발지원센터는 2003년 치과재료업체가 밀집된 서울역 인근 상가에서 기업 이전 설명회를 가졌다. 부품개발지원센터는 강원 원주나 대구는 의료기기, 충북 오송은 제약 바이오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만큼 틈새시장인 생체의료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자는 전략을 선택했다. 부품개발지원센터의 기업 이전 설명회에 대부분 치과재료업체는 관심이 없었지만 광주 출신 사장이 운영하는 업체 1, 2곳이 이전을 결심했다. 이후 치과재료업체 4, 5곳이 광주로 추가 이전했고 알파테크, 티티엠 등의 회사가 큰 성공을 거뒀다. 광주로 이전한 회사들이 성공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2006년에는 이전하는 치과재료업체가 10여 곳으로 늘었다. 이후 광주에 치과재료, 정형외과 소재, 수술용 실, 콘택트렌즈 분야 회사들이 계속 이전했다. 이전 배경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작용했다. 첫 번째 장점은 연구개발에 도움을 주는 생산기술연구원, 광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 고등광기술연구원, 디자인센터 등이 집적화된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전남대나 조선대 의·치대에서 회사들이 개발한 각종 의료소재부품을 적극적으로 써주고 제품 개발 아이디어도 제공했다. 지난해 말까지 광주지역에 위치한 생체의료소재부품 회사는 172곳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매출액도 2372억 원으로 급성장했고 직원도 1617명으로 늘었다. 행정지원을 받지 않는 생체의료소재부품 회사까지 감안하면 200곳에서 2600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국내 의료산업 업체 수의 10% 수준, 매출액은 5%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다. 광주시는 2014년부터 생체의료용소재부품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광주테크노파크 티타늄 특수합금 부품개발지원센터도 생체의료소재부품센터로 명칭을 바꿨다. 이경구 생체의료소재부품센터장(53)은 “국내에서 가장 큰 치과 교정부품 회사가 첨단2지구에, 국내 최고 수술기구 제조업체가 진곡산단에 공장을 세웠다”며 “광주는 생체의료용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을 선점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 첨단2지구에 치과소재부품기술지원센터를 연다. 예산 25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센터는 치과소재 부품개발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전남대병원은 내년부터 5년간 250억 원을 지원받아 인공관절 등을 개발하는 정형외과용 융합의료기기산업지원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 치과용 정밀장비, 콘택트렌즈 산업 육성 사업 등이 추진된다. 더욱이 어려움을 겪었던 광주 광산업 업체 100여 곳이 진단과 치료 기기를 생산하는 광의료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광주는 광의료산업 핵심 기술인 광기술, 금형, 디자인에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광주가 광의료산업에도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1조 원대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상배 광주시 전략산업본부장은 “생체의료용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은 의료관광 활성화나 적극적인 해외의료 봉사활동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서 20~30대 남녀 4명이 연탄불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전남 광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 전남 광양의 한 펜션 객실에서 남녀 5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유모 씨(22) 등 남녀 4명은 숨져 있었고 김모 씨(34)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객실에서는 간이화덕에 타다 남은 연탄 3장과 유서 4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김 씨 등이 휴대전화 트위터를 통해 만나 지난달 30일 전남에 내려와 극단적인 선택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순천에서 만난 이들은 투숙할 빈 방을 구하지 못하자 김 씨의 차량을 이용해 가까운 광양으로 이동해 펜션에 투숙했다. 경찰은 김 씨 등은 1일 오전 3시 펜션 화장실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으나 불이 꺼졌다. 이들은 이후 경남 하동 등에서 연탄, 가스버너 등을 구입한 뒤 3일 오전 1시경 펜션에서 두 번째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사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동반자살로 확인될 경우 생존한 김 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입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개 팔자가 상팔자 됐지만…' 폐사한 애완견 등 반려동물이 폐기물에서 가족처럼 장례를 치룰 수 있게 하는 등 위상이 올라갔다. 하지만 덩달아 동물화장장 설치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동물화장률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박길성)는 동물장묘업체 H사가 광주 광산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동물장묘업 등록사항 변경 미등록 통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H 사는 올 4월 광주 광산구의 한 산업단지 건물에 동물장례식장 영업을 하겠다고 신고했다. 광주전남 지역에는 반려동물 6만6000마리가 있지만 동물장묘업체는 한곳도 없다. 이후 5월 동물장례식장을 화장장·납골당으로 변경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광산구청이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동물화장장·납골당은 장사(葬事)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아 주택, 상가, 공장부지에 설치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은 올 1월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보호법이 '동물장묘업은 사람의 장례절차를 다룬 장사(葬事) 등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적용한 첫 사례다. 동물화장장은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폐사한 애완동물이 폐기물(순환자원)로 평가돼 공장부지 등에 들어섰다. 분쟁이 생길 경우에도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현재 전국에 가동되는 동물장묘시설 18곳 대부분은 공장부지에 있다.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동물장묘시설도 장사(葬事)시설처럼 공장부지가 아닌 산, 들 등 녹지에만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업자들은 도심 인근 녹지이며 주택가 인근에 동물화장장 등을 설치하려했다. 주민들은 "혐오·환경오염시설인 동물화장장이 업체들의 욕심대로 주택가 주변에 설치돼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고양·파주시 등 경기지역 곳곳에서 이런 동물장묘시설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동물장묘시설을 장사(葬事)시설의 각종 법규정과 판례를 토대로 감안해보면 장례식장과 납골당은 도심과 인근에 들어설 개연성도 있지만 화장장이 설치될 가능성은 낮다. 장사(葬事) 시설인 장례식장과 납골당은 사설업체도 운영하지만 화장장은 모두 자치단체가 가동한다. 반면 동물화장장은 시민들의 반발로 자치단체가 운영하기 힘들다. 사설 동물장묘업체들은 도심 인근에 장례식장, 화장장, 납골당을 함께 가동해야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동물 장례·화장·납골 비용은 20만원에서 1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동물장묘업이 장사(葬事)시설 규정을 적용받으면 신설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해 강아지, 고양이 등 애완동물 15만 마리가 폐사하는데 2만 마리(13%)가 화장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13만 마리는 쓰레기봉투에 넣어져 버려지거나 불법 매장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1000만 명이 반려동물 178만 마리를 키우는 상황에서 폐사한 동물이 불법 매장이 증가할 경우 환경오염 등의 문제 유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폐사한 동물을 모두 화장시키기 위해서는 동물장묘시설 50곳이 가동돼야 하고 시설확충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동물애호가는 "동물장묘시설 확충보다 애완동물 등록률 향상과 한해 8만 마리에 달하는 유기동물 감소 등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음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해경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정선명령에 불응해 조타실 문을 잠그고 저항하던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화재원인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남 목포해양경비안전서는 30일 오후 목포 전용부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불이 난 불법조업 중국어선 S호 선체 현장감식을 벌였다. S호(180t)는 29일 오전 9시 45분 전남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 해상에서 해경의 검문검색을 피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불이 나 여모 씨 등 선원 3명이 숨졌다. 해경은 S호 선박 선장 양모 씨(41) 등 선원 14명을 무허가 조업을 한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또 양 씨 등을 상대로 S호에 불이 났을 때 상황과 정선명령을 위반한 이유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 해경은 S호 화재로 숨진 선원 3명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 검안 등을 받을 예정이다. 해경은 특히 여 씨 등 3명이 질식사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화재의 원인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우고 있다. 해경은 비살상 진압무기인 섬광폭음탄을 조타실에 던진 이후 불이 났지만 섬광탄이 화재의 직접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섬광탄이 터져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없는 점을 감안해 선실 내 다른 인화물질의 발화 등의 화인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송모 순경(36) 등 목포해경 3009함 단속대원 4명은 S호 화재당시 중국선원들을 구조하다 연기를 많이 흡입해 병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목포=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해경 검문검색에 불응해 달아나다 조타실 문을 잠그고 흉기로 저항하던 무허가 중국 어선에서 불이 나 선원 3명이 숨졌다. 29일 전남 목포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목포해경 3009함이 이날 오전 9시 20분 전남 신안군 홍도 남서쪽 65km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 8척을 발견했다. 불법 조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경이 정선 명령을 내렸으나 어선 8척은 일제히 도주했다. 고속단정 2척을 내려 떼를 지어 달아나던 중국 어선 8척을 20분가량에 걸쳐 5km 정도 추적했다. 해경 단속대원 14명은 유망어선 S호(102t급)에 힘들게 승선했지만 선원들은 조타실 문을 잠갔다. 일부 선원들은 손에 쇠파이프 등 흉기를 들고 해경 대원들 단속에 물리적으로 저항했다. 이에 해경은 조타실 유리창을 부수고 섬광폭음탄 3발을 선실 내로 던졌으나 1발은 불발됐다. 섬광폭음탄 투척 이후 선실에서 불이 났다. S호 조타실 아래 1층은 선실과 식당, 아래 2층은 기관실 구조다. 해경은 불이 나자 선원 구조 작업과 진화 작업을 1시간 동안 벌였다. 중국 선원들이 해경의 진입을 막기 위해 조타실 등 출입문 곳곳을 쇠파이프 등으로 폐쇄해 탈출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관실에 있던 여모 씨 등 선원 3명은 연기에 질식사했다. 해경은 S호가 무허가 어선인 것을 확인했다. 해경은 S호가 불법 조업 단속을 피하기 위해 물리적 저항을 한 것으로 밝혀냈다. 해경은 섬광폭음탄으로 인해 불이 난 사례가 없지만 행여 식당 기름이나 기관실 유류에 불티가 튀었거나 다른 화인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해경은 여 씨 등 선원 3명의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으로 정확한 화인을 밝혀 낼 방침이다.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ZZ)에서 해경의 검문을 받던 중국어선에서 불이 나 구조작전을 벌였으나 중국 선원 3명이 질식사했다. 29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 전남 신안군 홍도 남서쪽 70㎞ 해상에서 17명이 타고 있던 중국선적 102t급 유망어선 어선 S호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기관실에 있던 중국인 선원 여모씨 등 3명이 연기에 질식해 목포해경 3009함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3009함은 화재사고 직전 S호를 발견한 뒤 검문을 위해 정지명령을 내렸지만 S호는 불응하고 달아났다. 해경은 S호가 우리 측 EEZ에서 조업 허가를 받았는지, 법에서 정한 어획량 지켰는지 등을 확인하려고 검문검색을 시도했다. 이에 해경은 고속단정 2척과 대원 18명을 투입해 검거작전에 나서 S호에 승선했다. 해경 대원들은 S호 선원들이 문을 잠그고 대항하자 진압을 위해 섬광탄을 선체 내부에 투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척한 섬광탄이 이불에 떨어져 순간 불길이 확산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소화 장비를 사용해 S호 진화작업을 벌여 1시간 만에 불 끄고 선원 14명은 구조했다. 하지만 화재를 진화한 뒤 잔류인원 수색에 나섰고 기관실 등에 쓰러져 있는 여모 씨 등 3명을 발견했다. 해경은 여 씨 등이 숨진 경위와 정확한 화재 원인,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목포=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전통시장에 문화·관광을 덧칠하는 특성화 시장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활성화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는 상인들의 노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지역 전통시장은 24곳, 전남지역 전통시장은 117곳이며 특성화 시장은 광주 3곳, 전남 15곳이다. 특성화 시장은 지역의 역사·문화, 특산품 등 시장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즐기고 관광하는 공간으로 개발된 곳이다. 특성화 시장은 3년간 18억 원이 지원되는 문화관광형, 1년간 6억 원이 지원되는 골목길형으로 구분된다. 최근 특성화 시장으로 주목받는 곳은 광주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이다. 시장 명칭은 송정역이 1913년 개장해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13송정역시장은 올 4월 재개장할 당시 점포가 55곳이었지만 최근에는 64곳으로 늘었다. 재개장 당시 하루 평균 손님이 30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4500명으로 증가했다. 인기 비결은 시장이 송정역 지척이라는 지리적 장점 외에 간판, 바닥, 조명 등이 젊은 감각으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또 청년 상인들이 참여해 참신한 감각의 식빵, 팬시용품 등을 만들어 파는 것도 매력이다. 특히 시장 상인들이 공연을 관리하고 쉼터나 시장 청소를 하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이 성공의 숨은 비결이다. 상인들은 올 5월 점포 임대료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상인들은 5년간 월세를 최대 9%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준수하기로 했다. 광주 광산구 관계자는 “1913송정역시장의 인기가 치솟는 것을 감안해 두 번째 점포 임대료 상승 방지 협약을 조만간 체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전남에서 특성화 시장으로 도약한 곳은 장흥 정남진 토요시장이다. 정남진 토요시장은 지역 특산물인 표고버섯, 키조개, 쇠고기를 구워 먹는 삼합 요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우 판매장 20곳과 전문음식점 30곳 등 점포 113곳에는 연간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특색 있는 요리 개발 외에 상인들의 친절 마인드가 관광객 유치 비결이다. 상인들은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상인들은 초등학교에 매년 장학금 100만 원을 기부하고 있다. 또 10개 읍면의 날 행사에 각각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상인들은 이 밖에도 600만 원 상당의 2016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 조감판을 설치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인들은 다음 달 하순 시장에 청년상인 점포 10개를 개설할 계획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상인들 스스로 고령화된 시골 전통시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친절교육을 자주 진행한다”고 말했다. 광양읍 5일 시장에서 운영하는 토요시장도 눈길을 끈다. 상인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고 있는 토요시장은 판매대 28곳에서 젊은 세대에게 어울리는 음식을 판다. 토요시장에 손님이 몰리면서 점포 239곳도 활성화되고 있다. 광양읍 5일 시장은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 조직을 재구성했다. 명성을 얻던 광주 동구 대인예술야시장은 열기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대인예술야시장은 점포 360곳이 있는 대인시장에서 매주 토요일 열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포 임대료 상승 지적과 시장 내 예술인 이탈, 상인회 갈등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대인시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는 한때 40명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20명 정도로 줄었다. 대인시장의 한 관계자는 “인기에 비해 점포 임대료가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예술가 20명 정도가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은 창작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대량 폐사와 종패 공급 부족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새꼬막의 대량 양식이 가능해졌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은 새로운 새꼬막 씨앗 채취 기술을 개발해 종패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등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고 28일 밝혔다. 새꼬막은 여수 순천시, 고흥 보성 장흥군에서 주로 생산되는 전남의 특산물이다. 전남에서 올 1∼6월 생산된 새꼬막은 3749t으로 전국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새꼬막은 2014년부터 수온 상승 등으로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새꼬막 가격은 kg당 4000원 정도로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꼬막 씨앗 채취 작업이 힘들어 종패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기존 채취 방식은 어민 40∼50명이 수심 2∼3m의 바다에 들어가 그물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설치 작업을 할 수 있는 기간은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한 달에 나흘 정도에 불과했다. 씨앗은 2년 이상 지나 4cm 이상 크기의 새꼬막으로 자라면 먹을 수 있다. 어민들이 바다에 들어가 새꼬막 씨앗을 채취하다 보니 인건비가 2000만∼3000만 원 정도 소요되고 고령화로 인해 인력이 부족한 어촌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장흥지원이 2년 만에 개발한 새꼬막 씨앗 채취용 그물은 수심 4∼5m 바다에서도 선상 작업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어민 4, 5명이 작업을 할 수 있어 인건비는 기존 방식에 비해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채취도 한 달 내내 가능한 데다 생산량도 2∼3배 늘었다. 최연수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장은 “새로운 기술이 새꼬막 양식 어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빨리 보급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조직 폭력배들처럼 행동수칙까지 만들어 사기행각을 벌이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사기를 조직적으로 벌어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범죄단체조직)로 이모 씨(31) 등 22명을 구속하고 윤모 씨(32)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해외 도피 중인 총책 박모 씨(42) 등 14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했다. 이 씨 등은 2014년 5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국내 피해자 213명으로부터 453차례에 걸쳐 30억68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 등은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기대출 광고 문자메시지를 피해자들에게 발송한 뒤 전화를 걸어오면 '대출 비용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입금 받았다. 이들은 전화사기를 목적으로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포통장 확보팀, 통장 전달팀, 사기대금 인출팀, 송금팀, 환전팀 등 7개 팀을 만들었다. 또 사장, 이사, 부장, 팀장, 팀원 등으로 역할을 철저하게 구분했다. 이들은 가명 사용, 경찰에 검거될 때 대응방법 등 행동수칙까지 만들어 실천했다. 이들의 행동수칙은 '입국할 경우 사업(전화금융사기)에 대해 부모 등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조직원이 입국한 뒤 되돌아오지 않을 경우 경찰에 신고한다고 협박' 등 20여개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조직원들의 인적사항을 모두 확인해 범죄단체조직 혐의 적용이 가능해져 엄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CJ대한통운이 중국 주룽(九龍)자동차의 한국법인 주룽코리아가 광주에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를 택배용 차량으로 도입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광주시는 26일 시청 3층 비즈니스룸에서 CJ대한통운, 주룽코리아와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 및 보급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광주시는 전기 화물차 생산 기반 조성, 행정적·재정적 업무 등을 지원한다. 주룽코리아는 택배 등 화물 운송에 적합한 전기 화물차 기술을 개발하고 차량 제작,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3월 광주시와 2020년까지 연간 10만 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는 협약을 맺은 주룽코리아는 최근 한국법인 주룽코리아를 설립했다. CJ대한통운은 주룽코리아와 함께 전기화물차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주룽코리아가 생산한 전기 화물차를 택배 현장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2012년부터 미세먼지 주범으로 알려진 경유 차량 2만 대를 대체하기 위해 실버 택배사업에 전기자전거, 전기카트 등을 도입했다. 향후 전기 화물차를 도입하면 에너지 절감과 대기 질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유 화물차 1대는 1년(주행 거리 2만6000km 기준)에 이산화탄소(CO₂) 4.8t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 화물차로 대체할 경우 960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CJ대한통운의 1t짜리 택배 차량은 하루 평균 운행 거리가 100km, 이동 반경 5km 이내로 일정해 전기 화물차로 대체하기가 쉽다. 광주시는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 보급 촉진을 위해 중국 주룽자동차, CJ대한통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난달 주룽코리아와 함께 CJ대한통운 관계자를 만나 두 기업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전기화물차 생산 기반 구축 등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약속해 이번 협약을 이끌어 냈다. 이번 협약으로 광주는 7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자동차 100만 대 생산 도시 조성 사업과 더불어 친환경자동차 선도 도시 조성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룽자동차는 23일 한국법인 주룽코리아 설립을 완료하고 광주공장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주룽자동차 본사 기술진은 당분간 광주에 머물며 광주공장에서 생산할 자동차 협력 기업 선정, 한국법인 인력 채용, 인증 절차 진행, 차량 설계 등 실무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과 체결한 전기차 보급 촉진 업무협약은 앞으로 주룽코리아 광주공장에서 생산될 차종의 보급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주룽코리아 측의 차량 설계·인증, 생산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룽코리아는 국내 1위 물류 기업인 CJ대한통운의 강점인 물류 컨설팅, 운영 능력과 세계 54개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 시장은 “그동안 주룽자동차의 광주 투자 후속 절차가 더디게 진행돼 지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협약을 통해 공장 설립과 투자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친환경 자동차 선도 도시로서 국내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