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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시위가 5일로 12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오마르 술레이만 신임 이집트 부통령과 군부 지도자 등 내부에서도 대통령 퇴진이 논의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4일 이집트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로 가거나 요양을 위해 독일로 떠나는 방식으로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 “우리는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기회의 순간으로 전환되길 바란다”며 “이집트의 권력 이양 작업이 지금 바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권력 이양 과정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3일 “권력 이양이 필요하다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올 9월로 예정된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즉각적인 퇴임은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이집트 현지에서는 2, 3일 이틀간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친(親)무바라크 시위대 수천 명이 난입하면서 양측 간 유혈 충돌이 빚어졌고 4일에도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참가한 대형 반정부 시위가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집트 사태가 폭풍 전야를 맞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가 1일 대규모 총파업과 100만 명 총궐기대회를 선언한 가운데 정부는 시민들의 참가를 막기 위해 31일 전국의 열차 운행마저 일제히 중단시키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치안공백 상태로 방치된 시내 질서를 회복하려고 경찰을 재투입했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31일 오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는 당국의 통금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시위사태에서 최대 규모인 15만 명가량의 시민이 모였다고 알자지라방송이 전했다.이들 가운데 수천 명은 전날 밤부터 철야 시위를 해왔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야당과 대화하고 민주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시위대는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광장을 사수하겠다”며 30년 독재의 종식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일의 총궐기대회에 이어 금요일인 4일이 이번 시위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국가인 이집트에서는 매주 금요일 많은 사람이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회당)에 가기 때문에 4일 전국에 수없이 산재한 모스크에서 대규모 군중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위 7일째 지속…주요 도시기능 마비31일 수만 명의 시민이 운집한 타흐리르 광장에는 군용 장갑차가 눈에 띄고 헬리콥터도 상공에 간간이 보였다. 군인들은 시위대들이 탱크에 적은 반정부 구호 낙서를 지우는 것 외에는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시위대는 이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들은 현 정권의 퇴진을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30일부터 이틀 동안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시내 중심가는 점점 세를 불려나가는 시위대들에 완전히 장악된 모습이다. 이집트 당국은 질서 유지를 위해 통금시간을 기존의 오후 4시에서 오후 3시부터로 당기고 이틀 동안 철수시켰던 경찰을 재배치했으나 시위대는 개의치 않았다. 31일 시위대는 사복 경찰의 광장 진입을 막기 위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했고, 실제 경찰로 지목된 한 사람은 군중의 공격을 받았다가 군이 공포탄을 쏘면서 이들을 해산시켜 겨우 구조됐다. 이날 오후 무바라크 대통령은 국민들의 비난을 받던 하비브 알아들리 내무장관을 교체하는 등의 인사쇄신안을 공개했다. 새 내무장관에는 군경 출신의 마흐무드 와그디 씨가 임명됐다.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은 부총리를 겸임하게 됐다. 재무장관과 무역장관도 교체됐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30일 탄타위 국방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장시간 대화한 것으로 알려져 내용이 주목되고 있다.○ 도시기능 스톱식량난과 연료난이 심해지는 등 경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CNN은 “잇단 시위와 통금 조치 등으로 상점이 문을 닫고 주민들이 빵이나 쌀 같은 생필품을 확보하지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이 차단되고 문을 닫는 학교와 회사가 늘어나면서 카이로 등 주요 도시의 기능은 멈춘 상태다. 주유소에서는 기름이 동났고 은행의 현금입출금기는 약탈을 당했거나 고장이 난 채 방치돼 있었다. 어쩌다 문을 연 가게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고, 생수가 평소 가격의 세 배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도시 곳곳에서는 경찰이 빠져나간 틈을 타 약탈 행위가 빈번해지자 시민들이 곤봉과 총칼로 무장하고 자체 경비에 나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군인과 시민이 함께 조를 짜 방범활동을 벌이는 곳도 있었다. 군인들은 탈주범을 잡기 위해 도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했지만 국민들은 거리를 활보하는 수천 명의 범죄자 때문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최근 괴한들이 난입했던 이집트 국립박물관의 피해는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의 고대유물최고위원회는 “박물관은 현재 안전하며 괴한들이 훼손한 문화재도 원상태에 가깝게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찰은 시위대의 도움을 받아 박물관에 난입해 유물을 파손한 혐의로 9명을 체포하고 손상된 미라의 두개골 2점과 기타 유물을 회수했다.○ 각국 사태 대응에 분주서방 등 각국은 이집트 사태의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30일 통화에서 “이집트에 정치개혁을 위한 질서있고 포괄적인 진전이 필요하다”며 “시위 진압 과정에서 폭력이 사용돼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1979년이후 처음으로 비상사태를 맞은 이집트의 군병력이 시나이 반도에 진주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31일 밝혔다.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내각 해산을 천명한 지 이틀 만인 31일 새 내각을 발표했지만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는 1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고 카이로에서 ‘100만인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시위가 7일째 확산일로인 가운데 군부와 내각이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사임을 권고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그의 30년 권좌가 백척간두로 내몰리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 이집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권력 이양이 불가피하다고 권고했다. 그가 ‘점잖게’ 물러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29일 임명한 최측근이다.하지만 현지 언론인은 31일 내무부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앞으로 3일 이내에 시위를 완전히 진압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에 전했다. 진압이 이뤄질 경우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야권의 행보도 숨 가쁘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집권당인 국민민주당을 배제한 거국정부 구성 논의를 시작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30일 1만여 명의 시위대가 집결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우리는 이 정권이 퇴진해 새로운 이집트 안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길 원한다”고 연설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타흐리르 광장에 31일 오후 5시(한국 시간 1일 0시) 현재 15만 명이 모였다고 전했다.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최근 개각은 시발점에 불과하다”며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민주체제로 전환(transition)하는 것이 이집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과도정부가 9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까지 국가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1일 보도했다.최근 일주일간 이어진 시위로 시민과 경찰 등 120∼15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카이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튀니지와 이집트발(發) 민주화 시위의 물결이 왕정국가인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요르단에서는 28일 3500여 명의 시위대가 수도 암만의 중심가를 장악하고 사미르 리파이 총리의 퇴진과 정치제도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달 들어 세 번째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요르단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치솟으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요르단은 압둘라 2세 국왕이 총리 임면권을 갖고 있어 시위는 국왕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사우디의 서쪽 항구도시 지다에서는 29일 대규모 집회를 열자고 제안하는 메시지가 시민들의 블랙베리 메신저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메시지는 ‘토요일에 지다 시청 앞에서 시위가 있을 것이니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모으라’며 ‘우리는 용기 있는 남녀가 필요하다. 우리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작성자가 밝혀지지 않은 이 메시지는 최근 이 도시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4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후 나왔다. 주민들은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며 이를 제때 막지 못한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북한이 앞으로 5∼10년 내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합참이 27일 공개한 그의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 발언록에 따르면 멀린 의장은 “북한이 억제되지 않을 경우, 정확하진 않지만 5∼10년 내 도발 위협이 아주 높은 수준에서 계속될 것”이라며 “이 같은 위협에는 핵 역량을 가진 ICBM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멀린 의장의 이날 발언은 로버츠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이달 초 “북한이 5년 내에 ICBM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멀린 의장은 또 “북한은 몇 개월 전에 비해 더 위험한 곳이 됐다”며 “오랫동안 매우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었던 김정일과 그의 권력 승계가 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23일 포르투갈 대통령선거에서 중도우파인 아니발 카바쿠 실바 현 대통령(72·사진)이 재선에 성공했다.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 소속 실바 대통령은 53%의 표를 얻어 20%를 얻는 데 그친 여당(사회당)의 마누엘 알레그르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렸다. 2006년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실바 대통령은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1985년부터 10년간 총리를 지냈다. 집권당인 사회당 정부의 초강력 긴축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투갈 유권자들은 야당 소속이긴 하지만 ‘경제통’에 국정 경험도 풍부한 실바 현 대통령을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대통령집권제가 아니라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다수당의 총리가 실질적인 국정을 관장하고 있다. 대통령은 의회해산권 총선요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북한 내 미사일 발사대를 정찰할 수 있는 스파이 위성이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대형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고 CNN을 비롯한 외신이 20일 보도했다.미국 국가정찰국(NRO)은 스파이 위성 KH-11을 탑재한 72m 높이의 델타4 로켓이 이날 오후 로스앤젤레스 서북쪽 200km 지점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추진력이 200만 파운드에 이르는 델타4 로켓은 미국 서해상에서 발사된 로켓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최대 24t의 탑재물을 실을 수 있다. 로켓에 탑재된 KH-11 위성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주먹 크기의 사물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함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가안보기록연구소(NSA)의 제프리 리첼슨 연구원은 “이 위성은 군사 및 테러조직 시설을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위성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위성이 영화처럼 자동차 번호판까지 훑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발사대에 있는 미사일을 정찰할 때는 엄청난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보도했다.KH-11 위성은 1976년 처음 생산됐는데 이번에 발사된 위성이 가장 정밀도가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발사된 로켓은 포물선을 그리며 태평양 쪽으로 향했지만 NRO는 이 로켓의 궤도나 탑재물, 또는 위성의 정찰 가능 거리 등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다. NRO는 이 스파이 위성으로 얻은 정보를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에 전달할 예정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중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의회 방문 등 정치적 일정을 마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찾았다.○ 양국의 우호를 다지는 스케줄 후 주석은 20일 오전 워싱턴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미 의회를 방문해 상하원 지도자들과 만났다. 전날 국빈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던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대대표,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 등이 후 주석을 맞았다. 중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전날 만찬에 불참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이날도 중국의 인권 문제와 경제정책, 이란 핵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후 주석은 시카고로 건너가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과 이번 방문 일정 중 마지막 만찬을 했다. 만찬에는 시카고의 정재계 인사가 총출동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이 시카고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매우 기쁘다”며 “1월의 시카고는 매우 추운데 시카고에 가는 후 주석은 정말 용감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시카고의 지역 언론들은 “후 주석의 시카고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의 표시이자 미국 중서부 경제의 중심지인 이 지역 경제인들의 반중(反中) 감정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지극히 미국적인 만찬” 이에 앞서 19일 후 주석을 위해 미 백악관이 연 국빈만찬은 ‘세기의 대화’로 불리는 이번 정상회담 일정의 하이라이트였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중국의 꿩 깃털로 멋을 낸 꽃 장식, 황금빛 테를 두른 접시,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드레스가 만찬장을 장식했다. 음식 메뉴와 데코레이션은 물론 만찬을 함께할 초대 손님 225명을 선정하는 것도 세심하게 준비됐다. 중국풍의 의상을 고를 것인지 관심을 모았던 미셸 여사가 이날 만찬을 위해 선택한 옷은 영국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이 디자인한 꽃잎 무늬의 이브닝드레스. 빨간색이 중국인들에게 행복과 번영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붉은 드레스는 후 주석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을 담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후 주석은 턱시도 차림의 오바마 대통령과는 달리 비즈니스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를 맸다. 만찬 메뉴로는 배를 넣은 샐러드와 염소치즈 같은 애피타이저에 립아이 스테이크, 바닷가재, 크림으로 요리한 시금치와 감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애플파이 등이 선보였다. 요리에 사용된 꿀과 야채는 미셸 여사가 직접 가꾸는 백악관 텃밭에서 나온 것. 외부의 유명 요리사를 부르지 않고 백악관의 전속 요리사들이 요리를 전담했다. 미국 주요 인사들과 중국계 거물급 유명인사들이 대부분 만찬에 초대됐다. 홍콩 영화배우 청룽(成龍), 첼로 연주자 요요마를 비롯해 피겨스케이트 스타 미셸 콴, 패션 디자이너 베라 왕 등도 참석했다. 3개 방에서 진행된 만찬이 끝난 뒤에는 재즈 연주자 허비 행콕과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 등의 콘서트가 이어졌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이제 ‘평기평좌(平起平坐·서로 대등한 관계)’에 접어들었다고 서방 언론이 소개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 등 중국 언론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이렇게 간접 평가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의 기존 외교정책 기조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와는 영 다른 분위기다. 덩샤오핑(鄧小平) 지도자가 1980년대에 ‘앞으로 100년간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거의 맞서기 일보직전이라는 기류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욱 광범위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후 주석은 19일 환영식에서 “등고망원(登高望遠·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봄)과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의 정신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으로 이끌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며 중국을 압박할 것을 예상해 미리 방어막을 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고위관료들도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중국의 사자성어를 빌려 표현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어려움을 건너다)라는 말을 인용했다. “우린 같은 배를 탔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야지 다른 방향으로 저으면 혼란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또 미중 관계를 ‘프레네미(frenemy)’라고도 표현했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친구이자 적인 관계’로 해석된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18일 오후 백악관에서 만찬을 함께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오전 백악관에서 다시 만났다. 두 정상은 19일 오후에도 국빈만찬을 함께 한다. 미국은 중국 국가주석으로 14년 만의 국빈방문에 나선 후 주석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하고 있다.그러나 이들이 이날 백악관에서 양국 국민과 전 세계에 처음 던진 메시지는 다소 결이 엇갈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각을 세웠고 후 주석은 ‘양국 관계의 발전과 증진’을 주로 역설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의 극진한 대접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5년 전 실수 만회 위해 보안 철저19일 오전 9시 5분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사우스론).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첫날밤을 보낸 후 주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후 주석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 내외의 환영을 받았고 양국 정상은 연단 우측에 도열해 있던 중국과 미국 측 각료들을 접견한 뒤 연단에 올랐다. 곧바로 중국 국가가 울려 퍼졌으며 때맞춰 21발의 예포가 이어졌다. 잔뜩 흐린 잿빛 하늘에 게양된 중국의 오성홍기(五星紅旗)가 유난히 붉게 보였다.오바마 대통령은 10분간의 환영사에서 “양국은 상대의 성공에 서로가 많은 것을 걸고 있다”며 “두 나라가 함께 일할 때 더욱더 번영하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후 주석이 방문한 동안 상호 간의 신뢰를 높이고 21세기를 위한 포괄적인 우정을 쌓기를 희망한다”면서 “미국은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번영하며 성공적인 일원이 된 중국의 부상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1979년 당시 미국을 방문했던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을 여러 차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30여 년 전 1월 겨울을 되돌아보면 이제 모든 것이 분명하다. 국교 정상화를 이룬 1979년 이전 30년의 양국 관계가 상호 간에 반목의 세월이었다면 1979년 이후의 30년은 상호 교류와 이해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또 “당시 덩샤오핑 주석은 두 국가 간의 상호 협력 가능성을 역설했다”며 “이번 후 주석의 방중으로 향후 30년의 미중 관계에 초석을 굳건히 하자”고 말했다.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인권 문제도 거론해 중국 측 참석자들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후 주석은 답사에서 “나의 미국 방문으로 두 나라의 동반자로서의 협력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양국은 서로를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호존중’을 강조한 것을 제외하면 미국 측을 자극할 만한 표현은 자제한 통상적인 환영사 답사였다.○ 인권 상황 개선시위도 잇따라이번 환영식에서는 미국이 5년 전 후 주석에게 범한 외교적 결례를 만회하기 위해 보안에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했다. 보안당국은 이날 환영식을 취재하려는 내외신기자들에 대해 세밀한 보안검색을 한 것은 물론 행사 시작 1시간 전에 모두 입장을 완료하도록 주문했다.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난 후 주석이 같은 장소에서 연설을 할 때 한 파룬궁 수련자가 이를 방해하면서 환영식이 엉망진창이 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백악관과 국무부의 주요 당국자들도 후 주석 도착 직전까지 잇단 대책회의로 회담을 위한 최종 점검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하루 회의를 잇달아 열며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체크했다.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백악관 바깥에서는 중국과 티베트, 위구르족 인권활동가들이 몰려 인권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권단체인 ‘중국민주당’ 당원들은 “후진타오를 꾸짖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티베트 시위대도 “티베트는 해방될 것”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북한 인권운동단체인 북한자유연대도 수잰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대표 주도로 19일 오후 6시 백악관 앞에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인다. 한편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8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후 주석을 “독재자”라고 언급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의 ‘거물’ 상원의원들이 차기 총선을 거의 2년 앞두고 잇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무소속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69·코네티컷)은 18일 2012년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그의 보좌진과 민주당 인사들이 밝혔다. 한 보좌진은 “리버먼 의원은 다시 출마하면 매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는 이런 힘든 선거전을 많이 치러봤고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 민주당 주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리버먼 의원은 1988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현재까지 4선에 성공한 유대계의 중견 정치인이다. 서민적인 이미지와 합리적 언변으로 지지를 얻어 2000년에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까지 지냈다. 민주당의 켄트 콘래드 상원의원(63·노스다코타)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86년 처음 상원에 진출한 콘래드 의원은 현재 상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재정 및 예산 이슈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콘래드 의원은 “미국은 14조 달러에 이르는 국가채무와 높은 해외 원유 의존도 등 심각한 현안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선을 위해 힘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남은 임기 동안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매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불출마 선언에 아쉬움을 표하며 “남은 2년간 중요한 국가 현안에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공화당의 여성 정치인인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68·텍사스)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체 100석 중 33석의 의원을 뽑는 차기 상원의원 선거는 내년 11월 대선과 함께 실시된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일본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의 닦달에 시달리던 여교사가 학부모를 상대로 500만 엔(약 7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내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학부모가 학교나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교사가 학부모를 고소한 것은 일본에선 처음이다. 미국에서도 극성 학부모에게 시달려 교직을 포기하는 교사가 속출하고 있다. ○ ‘괴물 학부모’에게 시달리는 교사들 이번 일본 학교의 문제는 지난해 6월 사이타마(埼玉) 현 교다(行田)시립초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의 다툼을 담임교사가 중재하면서 일어났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잘못은 상대 학생이 했는데 내 자식만 나무랐다”고 담임교사를 비난한 데 이어 학교와 시교육위원회에 8번에 걸쳐 투서를 넣었다. 심지어 학교급식 지도를 하던 담임교사가 자식의 등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경찰에 폭행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담임교사가 “학부모의 괴롭힘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고 교사 생활을 계속하는 데 지장이 있다”며 소송으로 맞대응한 것. 교육현장에서는 교사를 동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새로운 사회문제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교사를 괴롭히는 ‘몬스터 페어런츠’(괴물 학부모)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휴직한 국공립 초중고교 교사는 5458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몬스터 페어런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도 학부모의 교권침해 문제는 큰 사회 이슈다. 미국 교육학자들의 모임인 교육정책연구센터(CTP)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사가 직장을 그만두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문제 학부모와 상대해야 하는 괴로움 때문인 것으로 나왔다. 전직 교사이자 ‘어려운 학부모와 상대하기: 교사의 생존 가이드’의 저자인 수전 팅글리 씨는 책에서 “자식을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과잉보호형과 자기 자식은 절대 거짓말을 안 할 것이라고 믿는 피노키오형, 자기 요구사항이 있으면 즉각 관철을 주장하는 위협형 학부모가 있다”며 사례별로 대처 요령을 소개하기도 했다.○ “교사를 구하라” 교사들이 ‘괴물 학부모’에 대처하는 방안은 나라마다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갖고 있었다. 미국은 교칙을 따르지 않고 상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사안이 심각하면 학부모를 ‘방임’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발한다. 미국 교사들은 또 학부모들의 과잉 행동에 대비한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정행위를 한 학생을 처벌할 때는 증거를 확보해두고 학생과 단둘이 얘기할 때는 ‘성추행’ 같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문을 열어두는 식이다. 소송에 대비해 책임보험에 가입하는 교사들도 있다. 일본에서는 26개 지방자치단체가 학부모의 난감한 요구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매뉴얼을 작성했다. 또 요코하마(橫濱) 등 21개 지자체는 변호사와 의사, 심리상담사로 구성된 전문팀을 설치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아랍권 최초 민중혁명으로 평가받는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 대해 전 식민통치국이자 우방인 프랑스가 보여 온 태도가 세계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한 진 엘아비딘 벤 알리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이었던 프랑스 정부는 한 달 전부터 시작된 튀니지 시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분신자살을 시도했던 무함마드 부아지지 씨가 이달 초 사망한 뒤 민주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독재자 벤 알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르몽드에 의하면 오히려 미셸 알리오마리 외교장관은 12일 튀니지 정부의 시위 진압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가 의회에서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나마 튀니지 시위에 긍정적 메시지를 보낸 것은 벤 알리가 야반도주에 나서기 바로 전날인 13일 프랑수아 피용 총리가 “경찰의 강경한 시위 진압은 문제”라고 비판한 게 처음이자 전부였다. 프랑스는 벤 알리 일가의 프랑스 망명 가능성이 언급되자 14일 국무회의에서 “벤 알리 일행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재빨리 밝혔다. 그러나 환영하지 않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15일 파리 튀니지인들의 시위에는 “벤 알리 암살자, 사르코지 공모자”라는 문구까지 등장했다. 르몽드는 16일 “프랑스가 막판에 벤 알리의 손을 놓았다”고 논평했다. 전 튀니지 주재 프랑스 대사 자크 랑사드 씨는 “프랑스는 튀니지 봉기의 핵심을 완전히 잘못 이해했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벤 알리를 권좌에 계속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큰 오판을 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관계와 이슬람 극단주의자 견제라는 정치적 이해만 생각한 나머지 벤 알리를 너무 옹호해 왔다는 것이다. 프랑스에 거주하던 아이티의 전 독재자 ‘베이비 독’ 장 클로드 뒤발리에(59)가 16일 아이티로 전격 입국한 과정에서도 프랑스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86년 아이티에서 쫓겨난 뒤발리에는 25년간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이날 에어프랑스 편으로 아이티에 도착했다. 지난해 대지진과 콜레라의 재앙을 겪은 아이티는 뒤발리에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또다시 정국 혼돈이 우려된다. 프랑스 외교부 관계자는 “뒤발리에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고 그가 프랑스를 떠났는지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과거 아이티의 식민지배국이었던 프랑스는 1825년 이 나라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신 1억5000만 프랑의 배상금을 요구해 아이티를 빈국(貧國)의 수렁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8일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 한 TV토론 프로그램에서 분에 못 이겨 보수인사에게 위협을 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사건 당시 왼쪽 무릎과 등에 총상을 입은 제임스 에릭 풀러(63) 씨는 15일 ABC방송의 ‘디스위크’ 녹화장에서 청중석에 앉아 있던 중 보수유권자단체 티파티 간부에게 “당신은 죽었어”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 끌려 나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에서 총기규제 법안이 화두에 오르자 투손 지역의 티파티 설립자인 트렌트 험프리스 씨가 “총기법안 문제는 희생자의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논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했다. 이때 퇴역군인인 풀러 씨가 휴대전화기로 험프리스 씨의 사진을 찍더니 “당신은 죽었어”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프로그램 녹화 직후 경찰에 끌려 나가면서도 “당신들은 모두 매춘부야”라고 또 한 번 소리쳤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풀러 씨의 행위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증후군)에 따른 사고로 흔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패장(敗將)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사진)은 애리조나 주 투손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추모식에서 행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극찬했다. 애리조나 주가 지역구인 매케인 의원은 16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높이는 동시에 감동시켰고, 슬픔에 잠긴 미국을 위로했으며 공직자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줬다”고 칭찬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정책의 많은 부분에 반대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기간에 미국의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애국자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매케인 의원은 “우리는 서로 가진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숨길 필요가 없고 각자의 신념을 펼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며 “서로 다른 생각으로 논쟁을 벌이는 과정이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 보수층이 “이번 사건을 보수진영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우파 논객들이 민주당 진영에 대한 ‘독설 정치’를 주도해왔고 이것이 총기난사에도 영향을 줬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보수 성향의 방송인 러시 림보 씨는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 측이 애리조나 주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림보 씨는 이어 이번 사건으로 언론과 민주당 진영에서 협공을 받고 있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에 대한 옹호론도 폈다. 그는 “이들의 가장 큰 목적은 이 정신 나간 사람(범인)과 세라 페일린을 연계시키려는 것”이라며 “하지만 범인은 페일린을 알지 못하고 페일린도 역시 범인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이번 사건으로 중태에 빠진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20명의 지역구에 십자선 모양의 과녁판을 표시한 지도를 지난해 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비난의 대상이 됐다. 또 다른 보수인사인 토크쇼 진행자 글렌 벡 씨도 이날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페일린 전 주지사와 주고받은 e메일을 공개하며 그녀를 두둔하고 나섰다. 벡 씨에 따르면 자신이 “세라, 평화가 항상 정답입니다”라고 편지를 보내자 페일린 전 주지사가 “나도 폭력을 싫어합니다. 정치인들이 이 사건을 이용하려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평화를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답신했다. 보수유권자단체 티파티의 지역조직인 ‘티파티 익스프레스’도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우린 이 비극적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진보진영이 이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미국 법무부는 10일 항공우주국(NASA) 글렌 연구센터에서 일했던 재미동포 천모 씨(66)를 한국에 불법적으로 군사 장비를 수출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천 씨는 2000년 3월부터 5년여간 미국 군수품 리스트에서 보호품목으로 지정된 적외선 탐지기와 적외선 카메라 엔진을 허가 없이 한국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불법행위로 벌어들인 8만3000달러에 대해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천 씨가 연구센터에서 NASA 기술이나 관련 장비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8일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용감한 시민들이 경찰이 오기 전에 직접 테러범을 제압해 더 커질 수 있었던 피해를 막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ABC와 CBS 등 주요 방송사에 따르면 이날 용의자 재러드 리 러프너(22)가 장전돼 있던 실탄을 모두 쏜 뒤 추가로 총격을 시도하자 빌 배저, 로저 설즈버, 조지프 지무디 씨 등이 달려들어 그를 넘어뜨렸다. 곧이어 러프너가 넘어진 채로 새 탄창을 꺼내려 했을 때는 61세의 여성 퍼트리샤 마이슈 씨가 달려들어 범인의 탄창을 빼앗았다.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던 마이슈 씨는 처음 총격이 발생했을 때는 일단 도망가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망가면 오히려 범인의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땅바닥에 엎드렸고, 그 직후 범인이 배저 씨 등 시민들에 의해 제압당해 자기 옆에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마이슈 씨는 “누군가가 ‘탄창을 빼앗으라’고 소리치는 말을 듣고 탄창을 잡았다”며 “나는 영웅이 아니다. (러프너를 제압한) 남자들이 영웅이며 오히려 나를 구해준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 피마 카운티의 클래런스 듀프닉 보안관은 “(이들이 아니었다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더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테드 윌리엄스 씨 화제 술과 마약에 빠져 노숙인으로 전락했다가 ‘신이 내린 목소리’로 순식간에 인생 역전에 성공한 아들이 20년간 떨어져 지냈던 90세 노모와 눈물의 재회를 했다. 한때 건실한 청년이었지만 잘못된 길에 빠져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뒤 극적으로 재기한 이 50대 미국인의 스토리는 이번 주 내내 미국인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주인공은 미국 오하이오 주 컬럼비아 시 인근에서 노숙을 하던 테드 윌리엄스(53). 그리 어렵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그는 타고난 중후한 목소리로 젊을 때는 지역 방송국의 라디오 DJ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30대에 접어들어 술과 마약에 탐닉하면서 감옥에도 여러 차례 들락거리는 등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버렸다. 지난해 5월 윌리엄스 씨가 절도죄로 경찰에 체포됐을 때 당시 법원 기록에는 그의 주소가 ‘컬럼버스 시의 도로’라고 돼 있었다.윌리엄스 씨의 비참한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12월. 컬럼버스 시 도로변에서 ‘나는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쓴 종이조각을 들고 지나가는 자동차를 상대로 구걸을 해오던 그는 인근 주민에게 일찌감치 ‘명물 노숙인’으로 유명해졌고 한 지역신문 기자가 그를 취재하기에 이르렀다. 기자가 “돈을 벌고 싶으면 목소리를 한 번 들려 달라”고 하자 윌리엄스 씨는 매력적인 저음으로 라디오 DJ를 흉내내는 퍼포먼스를 했고 이 장면은 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얼마 전 무려 1000만 회를 돌파했다. 하루아침에 인기스타로 떠오른 윌리엄스 씨에게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와 광고 촬영 등의 제의가 쇄도했다. 특히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팀은 그에게 장내 아나운서 자리와 함께 그의 생활비도 함께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NBC, CBS 등 주요 방송사는 그의 인생에 대한 일련의 특집 보도를 했고 6일에는 윌리엄스 씨가 그동안 따로 살던 어머니와 20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하는 장면도 방영했다.이날 뉴욕 시의 한 호텔 방에서 만난 두 사람은 TV방송으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를 얼싸안았다. 윌리엄스는 “엄마, 안녕”이라고 몇 번을 말한 뒤 “제가 돌아왔어요. 내가 올해 오겠다고 했잖아요”라며 어머니인 줄리아 윌리엄스 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머니가 “더는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라고 하자 아들은 “이젠 안 그럴 거예요. 전 모든 걸 이겨냈어요”라고 답했다. 어머니는 별도 방송 인터뷰에서 “신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며 “나는 아들이 잘되는 것을 보고 죽을 수 있기를 기도해왔다”며 감격해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가파른 통화가치의 상승으로 고민 중이던 브라질이 마침내 위안화의 저평가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해 온 위안화 문제에 또 다른 신흥국인 브라질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은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며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브라질의 페르난두 피멘텔 상무장관은 “지우마 호세프 신임 대통령이 올 4월 중국을 방문할 때 환율 문제를 의제에 올릴 계획”이라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피멘텔 장관은 “환율과 무역 장벽이 앞으로 중국과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는 브라질뿐 아니라 모든 신흥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두 만테가 재무장관도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은 헤알화의 가치 절상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최근까지 미중 환율 분쟁에서 양자를 모두 비난하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엔 미국의 통화정책을 더 비판하면서 같은 신흥국인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여기엔 중국이 평소 브라질의 광물 자원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VIP 고객’인 점을 감안해 중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헤알화 가치가 계속 상승하면서 수출시장은 물론이고 내수시장까지 중국의 값싼 수입품에 고전하기 시작하자 중국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이 미국의 환율 공격은 ‘부자 나라의 괜한 트집’이라며 무시할 수 있겠지만 브라질 같은 신흥국마저 자국을 공격하면 도덕성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해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4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을 쏟아 부었으며 최근에는 중국산 완구에 대한 관세도 인상한 바 있다. 달러화에 대한 헤알화 환율은 4일 현재 달러당 1.66헤알로 최근 2년간 무려 40%가량 하락(헤알화 가치 상승)했다. 반면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 복귀를 선언한 이후에도 3% 안팎 절상되는 데 그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지금까지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위협한 두 나라가 있었다. 냉전시대의 소련과 경제 대국 일본이었다. 하지만 소련은 비효율적인 사회주의 체제로 몰락했고 일본도 장기 침체에 빠졌다. 미국에 대한 세 번째 위협은 중국이다. ○ 미국의 쇠락 우려는 과거에도 있었다. 이번엔 다르다=혹자는 “중국도 ‘양치기 소년의 가짜 늑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신년호 표지기사에서 “중국은 다르다”고 단언했다. 중국이야말로 ‘진짜 늑대’라는 것. ○ 중국이 곧 파멸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났을 때만 해도 이 믿음은 확고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성장가도를 달렸다. FP는 “한번 경제성장의 방법을 알게 된 나라는 쉽게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 미국이 모든 면에서 세계 1위일 것이다. 아니다=미국 대학에 몰려든 지구촌의 인재들은 일자리가 없으면 곧바로 돌아갈 것이다. 또 미국이 재정악화로 군사예산을 줄인다면 아시아는 중국의 뒷마당이 될 것이다. ○ 세계화는 서구의 가치를 확산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많은 사람이 “비록 중국이 부상하더라도 경제가 성장하면 민주주의로 이어지고 결국 미국에 우호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애써 자위한다. 하지만 FP는 “지금까지 성장 과정을 봤을 때 중국은 최강 경제대국이 되더라도 공산당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세계화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미국 지도자들은 중국의 부상을 두고 “다른 국가의 성공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왔지만 좀 더 넓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의 세계는 훨씬 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